6년만에 10배 뛴 톱스타 드라마 출연료
으악 소리가 절로 난다. 지난해 ‘대장금’의 이영애가 출연료 1,000만원을 기록해 최고라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일년도 안돼 톱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2,000만원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뛰어도 너무 뛴다. 1998년 IMF 이전 방송사가 주말극이나 미니시리즌 출연료 상한선이 회당 200만원 인 점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출연료 상승 속도이다.
올 10월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 ‘슬픈 연가’(제작 김종학프로덕션·포이보스)의 세 주인공 권상우, 김희선, 송승헌이 나란히 회당 2,000 만원을 받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출연료는 스타의 인기에 비례한 것이니 할 말은 없다.
‘슬픈 연가’의 세 스타의 출연료를 보면서 드는 의문은 천장부지로 올라가는 스타들의 몸값의 문제는 없는 것일까, 왜 드라마의 스타 출연료가 엄청나게 뛰는 것일까, 과연 이들은 출연료만큼의 몸값을 하는 것일까 등등이다.
고액 출연료 때문에 재벌2세 주인공 등장
스타들의 몸값 상승을 주도하는 곳은 방송사가 아닌 외주제작사들이다. 이들 외주제작사들은 방송사의 방송 수주를 따내기 위해 흥행성이 높고 일정 정도의 고정 팬을 확보해 시청률 올리기에 용이한 즉 한계 생산력이 높은 스타들을 엄청난 출연료를 지불하는 무리를 해서라도 기용한다. 바로 외주제작사의 방송 수주권 따기가 스타들의 몸값 인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의 엄청난 출연료는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우선 스타의 몸값 비중이 한정된 제작비에서 많아지면서 무대세트의 부실이나 조연, 스태프들의 인건비의 하향으로 이어져 결국 이것이 드라마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들의 높은 출연료는 드라마의 내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요즘 어김없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벌 2세나 의사, 변호사, 기업기획 실장 등의 화려한 캐릭터 등장은 스타들의 높은 출연료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외주제작사들이 방송사에서 지급하는 제작비 외에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이들 캐릭터들이다. 서민이나 중산층 캐릭터보다는 상대적으로 소비의 폭이나 강도에서 재벌 2세나 의사, 변호사, 기업 기획실장등이 광범위하고 화려해 다양한 상품을 광고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재벌 2세가 속한 기업이 극중 무대로 등장할 수밖에 없어 특정 업체를 광고하기 매우 쉬운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간접 광고 도구로 전락
최근 높은 관심 속에 끝난 SBS ‘파리의 연인’ 을 한번 살펴보자. 극중 재벌 2세 한기주(박신양)의 기업은 GD자동차는 로고도 비슷한 GM대우를 간접 홍보한 것을 비롯해, 기주가 태영(김정은)에게 준 휴대폰 선물은 팬텍&큐리텔 제품이며, 기주 애인인 태영이 근무했던 영화관은 CGV복합상영관 등이다. 그야말로 재벌 2세 한기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파리의 연인’은 간접광고 대행진과 다를 바 없었다. 클럽 메드를 거의 직접 광고하는 수준까지 극중에서 노골적으로 간접 광고한 MBC ‘황태자의 첫사랑’ 역시 재벌 2세가 등장해 각종 제품을 시청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간접광고 했다. 여기에 ‘풀 하우스’에서 처럼 특정 스타들이 개별적으로 협찬을 받은 의류, 액세서리 등까지 겹쳐 그야말로 드라마는 ‘50분물 광고’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간접 광고의 전시장으로 전락한 드라마의 내적 상황과 고정 캐릭터의 반복적인 등장은 스타의 높은 몸값이 낳은 병폐로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현재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에 드라마 방송을 계약할 때 회당 6,500만~7000만원을 지급하는데 외주제작사의 드라마 회당 제작비가 1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까지 소요돼 실질 제작비에 턱없이 모자란다. 제작비의 부족분을 간접광고 협찬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작가는 자신의 창의성이나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한 캐릭터 등장과 내용전개보다는 간접광고 제품을 염두에 두고 극본을 집필하는 웃지 못할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 또한 연기자도 다른 연기자의 호흡이나 연기 동선을 따라가며 연기를 하기보다는 특정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연기를 하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빚어지기 일쑤다. 그야말로 드라마의 전개를 위해 소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품을 위해 드라마가 전개되는 양상이 돼 버린 것이다.
젊은 스타들 비싼 몸값은 제대로 하나
이처럼 문제가 많은데도 수직 상승하는 스타의 몸값에 비례해 스타들은 드라마에서 그 값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된다. 적지 않는 스타들이 출연료만을 고려해 작품 선택을 하다보니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드라마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스스로 상품성을 깍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황태자의 첫사랑’의 차태현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한 높은 몸값만큼 놀라운 연기력으로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한 사례도 허다하다. 지난해 회당 1,500만원이라는 눈길을 끌만한 요란한 스포츠지 기사와 함께 ‘요조숙녀’에 출연한 김희선은 부족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청자의 외면을 초래해 몸값이 아깝다는 비아냥거림을 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때문에 이제 대중들은 마냥 치솟는 스타의 몸값에 부러운 시선보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첫댓글 요조숙녀는. 김희선이라서; 시청률 그정도 나온 드라마;; 그게 단순히 희선언니 연기력덕에 시청자들이 외면했을까..?
요조숙녀는 김희선나와서 정말 그 정도 시청률 나온드라마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