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七 章
轉禍爲福.
탁! 탈! 탁!
“헉! 헉!”
주자헌은 숨이 턱에 차도록 뛰고 있었다.
무공도 없는 그가, 다른 사람을 업어 본 적도 없었던 그가 이토록 힘들게 뛰어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가 그리하는데는 당연한 이유가 있었다.
(천세흑령독오공 영성을 지닌 전설적인 독물이 먹이감을 그냥 포기할 리는 없다!)
그것이 주자헌이 다급히 도주해가는 이유였다.
천세흑령독오공?
주자헌이 아는 한 가장 무서운 동물이었다.
이제껏
단 한 번도인세에 천세흑령독오공이 잡혔다는 말이 없었던 전설적인 동물!
놈은 한 번 본 먹이감은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성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헉! 헉! 최대한 멀리 가야 한다!”
주자헌은 이를 악물며 뛰고 또 뛰었다.
천하에서 가장 지고한 신분을 지닌 인물
만일, 누군가가 있어 주자헌을 본다면 눈을 의심했을 일이었다.
뛰기는 커녕 그가 일 마장이라도 옮길 때엔 사인교자가 항시 대령해 있었던 존귀한 몸이었지 않았던가?
그런 주자헌이 반송장이나 다름 없는 소녀를 업고 뛰어가는 것이었다.
(인명(人命)은 존귀함과 천함이 없는 것이다! 누군지는 모르나 구해주어야 한다!)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었고, 무소불능(무소불능)의 권위를 지녔던 인물이 산 속의 한 명 소녀를 구하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모습은 차라리 성스럽기조차 했다.
“후! 더 이상 지체하면 위험하니...”
주자헌은 길게 숨을 몰아쉬며 걸음을 멈추었다.
소녀의 안위 때문에 그는 다급해하고 있었다.
천세흑령독오공의 절독에 중독된 상태라면 삼각을 넘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주자헌은 잘 알고 있었다.
그 이전에 치료를 해야하는 것이었다.
“.....”
주자헌은 주위의 경물이 낯익음을 느꼈다.
암흑철패황과 공령비황 무흔영을 만났던 바로 그 자리에 돌아와 있었던 것이었다.
“우선은 저 안으로 들어가 치료부터 해야겠군!”
주자헌은 환상비극의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것이 또다른 운명의 열림이었음을 주자헌은 알지 못했다.
“흠!”
환상비곡의 안,
부드러운 초지 위로 주자헌은 소녀를 조심스레 눕혔다.
“후훗! 설아(雪兒)만큼이나 귀여운 소녀로군!”
주자헌은 소녀의 옥용을 보자 미소를 머금었다.
미화공주(美花公主) 주예설(朱藝雪)!
후궁(後宮) 지씨(池氏)에게서 태어난 영락제의 마지막 황녀(皇女)였다.
주자헌과는 이복동생인 공주의 신분을 지닌 당년 십 사 세의 소녀였다.
공주라는 지엄한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말썽을 부리는 귀염둥이로 대명제국의 칠황자(七皇子) 모두가 꼼짝 못하는 유일한 공주였다.
지금 주자헌은 소녀에게서 동생의 귀여운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름모를 소녀의 안색은 급격히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런 빨리 치료를 해야겠군!”
주자헌은 급히 웅황주를 꺼내 소녀의 입에 밀어 넣었다.
작은 소녀의 입술이 찢어질 듯 벌어졌음에도 주자헌은 개의치 않았다.
독기를 제거할 유일한 방법이였기 때문이었다.
한데, 웅황주를 물렸음에도 소녀의 안색은 점점 독기가 짙어지고 있지 않은가?
웅황주가 빨아들이는 독기보다 번져가는 속도가 빠른 현상이었다.
“설마 천세흑령독오공에게 물리기라도 했나?”
주자헌은 소녀의 전신을 샅샅이 살펴 보았다.
상체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으음! 이곳에 물렸군!”
주자헌은 소녀의 하체 한 곳에서 시선을 멈췄다.
소녀는 바지를 입고 있었다.
소녀답지 않게 풍염한 둔부와 통통한 허벅지가 꽉 조여져 그 굴곡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한데, 약간 벌어진 소녀의 허벅지 사이,
우측의 허벅지 안쪽 바지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바로 천세흑령독오공의 독아(毒牙)에 뚫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독혈(毒血)을 빨아내야겠군!”
주자헌은 다급한 신색으로 손을 뻗었다.
허리춤의 끈을 풀고 한 손으로 소녀의 허리를 들어 올리고 다른 손으로 소녀의 바지를 잡아 그대로 벗겨내고 말았다.
드러난 소녀의 하체!
저 폭발적인 탄력을 보이는 둔부와 허벅지 살이 드러난다.
풋풋한 소녀의 체취와 함께 농익어 터질 듯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소녀의 몸이었다.
허벅지의 사이, 녹색의 조그만 나뭇잎 한 장이 붙어 있는 듯한 삼각의 고의가 덮혀 있었다.
불룩한 둔덕과 그 계곡의 윤곽마저 뚜렷이 비춰진다.
사내라면 누구라도 나뭇잎을 들춰내고 그 신비의 계곡을 보고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
주자헌의 눈은 한점의 흔들림도 없이 그런 소녀의 육감적인 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의 우측 허벅지가 들려 올려졌다.
허벅지 안쪽, 바늘로 찌른 듯한 상처가 무수히 찍혀 있었고, 그 주위는 시커멓게 살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 부위는 주자헌이 보고 있는 순간에도 확대되고 있었다.
“휴! 아직 심장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주자헌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시선을 돌렸다.
소녀는 혼절했음에도 수중에 단검을 꼭 쥐고 있었다.
황금으로 손잡이를 만든 자그만 소검(少劒),
그렇지만, 그 예리한 예기(銳氣)는 단검이 결코 예사로운 물건이 아님을 반증해 주고 있었다.
주자헌은 소녀의 교수에서 단검을 빼내었다.
그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단검으로 소녀의 허벅지 살을 그었다.
촤-아아!
시커멓게 변색된 독혈(毒血)이 뿜어져 나왔다.
얼마간 지나자 출혈(出血)은 멎었다.
찌-익!
주자헌은 자신의 옷자락 한 귀퉁이를 잘라내어 독혈을 씻어냈다.
“.....”
그는 작은 상처가 난 소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몸을 굽혔다.
“읍!”
그는 입술을 상처에 댄 채 힘껏 빨아들인 후,
“퉤!”
그대로 한쪽에 입 안의 불순물을 뱉아 버렸다.
얼마의 시각이 지났을까? 소녀의 허벅지에서 나오는 핏줄기가 선홍빛의 원래 혈색(血色)이 되자 주자헌은 신형을 일으켰다.
“이제 됐군!”
그는 입술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점차 소녀의 피부는 원래의 살색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남은 여독은 웅황주가 처리해주면 되겠지? 하루쯤 지나면 정신을 차리리라!”
주자헌은 미소를 머금으며 시선을 돌렸다.
치료가 끝난 이상 더 이상 소녀를 욕되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을까?
그는 벗겨낸 소녀의 바지를 소녀의 하체에 덮어준 뒤 신형을 일으켰다.
하체를 드러낸 채, 허벅지를 벌리고 그 위로 비스듬히 바지를 걸치고 있는 소녀의 모습,
오히려 완전히 벗어버린 알몸보다 더한 유혹적인 자태라는 것을 주자헌은 보지 못했다.
“.....”
주자헌은 환상비곡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철비(鐵碑)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시선을 돌려 계곡의 안쪽을 바라보았다.
산수화를 보듯 수려한 절경이 거기 있었다.
그런 계곡의 끝,
스으.... 스으!
아지랑이같은 운무(雲霧)가 자욱이 깔려 있었다.
내부는 보이지도 않았다.
단지, 너울거리며 춤추는 여인들의 흐느적거리는 몸짓과도 같이 백색운무는 기묘한 유혹의 마력을 흩뿌리며 꿈틀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심력(心力)이 약한 자라면 누구라도 절로 발길이 끌려갈 정도로 환상적인 운무의 춤사위였다.
“환상미령사혼진(幻像迷靈死魂陣)....”
주자헌은 혼자 중얼거리며 힐끗 소녀를 돌아보았다.
“어차피 웅황주가 독기를 제거하려해도 하루는 지날 것이고!”
뚜벅!
그는 계곡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 진세의 신비나 풀면서 시간을 보내야겠군!”
-환상미령사혼진!
너울거리는 백색운무의 정체가 그런 전율적인 욕망의 대살진임을 아는 인물은 천하에 셋밖엔 없었다.
두 명은 이곳을 보지 못했고, 주자헌은 이곳 환상비곡을 아는 인물 중 유일하게 그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유령천존(幽靈天尊)이 죽어 없어진 곳을 지나, 그 자신이 여기까지 타고온 애마(愛馬)의 시체를 건너 앞으로 나아갔다.
환상미령사혼진에 오장 앞으로 다가든 상태였다.
“욕망이란 정신이 굳건하면 물리칠 수 있는 것.... ”
주자헌은 백색운무를 직시하며 자신 있게 중얼거렸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피-쉬쉬쉬쉬!
고무공에서 공기가 빠지는 듯한 소성이 들려온다.
(아차! 놈이 추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니!)
주자헌은 안색을 일변시키며 내심으로 다급한 침음성을 토했다.
그는 마음과는 달리 아주 천천히 신형을 돌렸다.
그런 그의 오 장 전면,
피쉬쉬쉬쉬!
스스스스!
시커먼 거대하기 이를 데 없는 지네가 슬금슬금 주자헌을 향해 기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천세흑령독오공!
암흑의 악령(惡靈)!
한 번 목표한 먹이감은 끝까지 추적하여 잡아먹고야 마는 천하제일의 독물!
주자헌이 그렇게도 우려했었고, 그래서 황급히 도망쳐 이곳까지 왔건만 소녀의 상세를 치료하느라 그 사실을 잠시 간과한 것이었다.
(소녀는 웅황주를 지니고 있으니 덤비지 못하고 날 목표로 삼은 것이로군!)
주자헌은 내심 쓴 웃음을 머금었다.
타인을 구하려다가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게 된 것이었다.
푸시시시시시!
천체흑령독오공은 주자헌의 퇴로를 차단하려는 듯 각질의 모공 사이에서 굉렬한 흑령독무를 뿜어 내었다.
삽시간에 십 장 이내의 모든 나무와 꽃, 풀들이 누렇게 죽었다.
화르르르르!
까맣게 타버린 잿가루처럼 부숴져 내렸다.
이제 주자헌은 앞으로 나갈 길이 차단된 상태가 되고 말았다.
날아가지 않는 이상엔 말이다.
스스스스스!
천세흑령독오공은 서서히 주자헌을 향해 기어들기 시작했다.
“으음!”
주자헌은 뒷걸음질 치며 침을 삼켰다.
위기였다.
앞으로 나아갈 길은 없었다.
뒤로는 무엇이 있을지도 모를 진세가 가로막혀져 있었다.
주자헌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있으면 저놈에게 물리지 않더라도 중독되어 죽어 결국 먹이가 되고 만다!)
그는 최대한 빠른 상황판단을 내렸다.
그는 신형을 돌리며 뒤로 힘껏 뛰었다.
그렇지만, 바로 그 순간이다.
쐐액-!
십장에 달하는 긴 몸을 지니고 있는 천세흑령독오공의 몸이 일직선으로 펴지며 비사(飛蛇)와도 같이 날아드는 것이 아닌가?
“헉!”
주자헌은 어깻죽지가 화끈거리며 육중한 무게감에 신형을 휘청였다.
천세흑령독오공이 그의 어깨를 물어버린 것이었다.
아울러, 놈의 거대한 동체가 주자헌을 짓누르고 있었다.
“이익!”
주자헌은 그대로 몸을 옆으로 뒹굴었다.
쿠웅!
찌-이이이익!
그가 몸을 뒹굴자 그의 어깻죽지 살과 옷자락이 뜯겨지며 그의 몸은 자유를 되찾았다.
촤아아!
살점이 뜯긴 어깻죽지로부터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렇지만, 아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데구르르....
주자헌은 그대로 몸을 굴리며 환상미령혼진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피-쉬쉬쉬쉬!
천세흑령독오공은 주자헌의 어깻죽지 살점을 삼킨 후 빠르게 머리를 휘둘렀다.
놈의 시커먼 동공에서는 의아로운 빛이 역력했다.
먹이감(?)이 삽시간에 사라져 버린 때문이었다.
환상미령사혼진!
그 내부는 인간 뿐 아니라 금수에게도 비춰지지 않고 있는 듯했다.
피쉬쉬쉬쉬!
천세흑령독오공은 실망한 채 몸을 돌렸다.
웅황주를 입에 문 채 누워 있는 소녀에게로 놈은 목표를 바꾼 것이었다.
그렇지만, 삼 장 이내로는 천세흑령독오공도 감히 침범하지 못했다.
놈은 소녀의 주위를 뱅뱅돌며 소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크으!”
주자헌의 몰골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혈인(血人)!
어깻죽지의 살점이 한 근은 족히 떨어져 나갔고, 거기서 흘러내린 핏물은 그의 옷을 혈의(血衣)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주자헌의 얼굴 뿐 아니라 모든 피부가 새카맣게 변색되고 있었다.
천세흑령독오공의 독아에서 흘러 나오는 흑정독액(黑精毒液)이 그의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가고 있는 현상이었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주자헌의 생명이 삼각 이내에 끊어지리란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휘-류류류류!
눈을 어지럽히는 운무,
물론, 주자헌은 환상미령사혼진의 파진도(破陣圖)를 뇌리에 그려놓고 있었다.
그렇지만, 독기가 점차 확산되며 그의 이성은 흐릿해져가고 있었으니....
주자헌은 질끈 눈을 감았다. 이어, 그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이 터지며 핏물이 흐르자 주자헌은 순간적으로 육체의 고통으로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전삼(前三)... 우육(右六)... 전칠(前七).... 후사(後四)!”
비틀비틀!
주자헌은 간신히 신형을 가누며 술취한 사람같이 좌우사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만일, 한 발자욱이라도 잘못 디딘다면 그는 끝없는 미로(迷路) 속을 헤매며 욕망의 광란을 벌이다가 독사(毒死)할 것이다.
“나, 나왔다!”
주자헌은 시야가 확 트임을 느끼며 힘겹게 중얼거렸다.
그토록 혼미한 정신으로도 주자헌은 환상미령사혼진을 돌파한 것이다.
초인적인 정신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모습....거의 몸전체가 검은 흑색으로 변해 있었다.
쿠-웅!
주자헌은 고목이 쓰러지듯 옆으로 나뒹굴고 말았다.
망막은 뿌옇게 안개가 낀 듯 흐려지고 그의 전신은 마비를 일으키며 경련하고 있었다.
(후후! 나의 운명이 한갓 독물 따위로 인해 끝날줄이야!)
주자헌의 입술가로 자조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한데, 그가 쓰러지는 충격 때문이었을까?
데구르르....
하나의 둥근 물체가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눈 앞으로 굴러오고 있었다.
어린 아이의 주먹만한 구슬이었다.
백옥(白玉) 덩이를 갈아놓은 듯한 구슬.
스스스스!
변하고 있지 않은가?
녹슨 쇠붙이에서 붉은 녹이 떨어져나가듯 백색의 단주는 점차 자광을 띠며 자색(紫色)으로 씻겨내리고 있었다.
-자령천선과!
일만년(一萬年)을 모수(母樹)에서 자라나야 형체(形體)가 생기고, 떨어져서 다시 일천년(一千年)의 시공이 흘러야만 익는다는 전설상의 영과(靈果)!
장장 일만일천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신비가 껍질을 벗은 것이었다.
휘-류류류!
영롱한 자광이 황홀하게 빛난다.
(으으! 저, 저걸 먹어야만 한다!)
주자헌은 꺼져가는 정신의 불꽃을 다잡으며 눈을 부릅떴다.
그렇지만, 독기는 이미 그의 심장과 뇌수에마저 침투되어 모든 신경조직을 마비시킨 뒤였다.
주자헌은 최후의 힘을 짜내어 몸을 옆으로 굴렸다.
쿵!
앞으로 고꾸라진다.
“읍!”
답답한 신음성이 주자헌의 목에서 흘러나왔다.
자령천선과!
그것이 그대로 주자헌의 입으로 흙모래와 함께 삼켜진 때문이었다.
“으음!”
아직 말할 수 없는 청량감이 그의 전신으로 확 퍼져올랐다.
그렇지만, 그 느낌은 극히 짧은 순간에 불과했다.
우르르르!
돌연, 그의 전신이 불꽃같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콰-콰콰콰-!
흡사, 그의 내부에서 활화산(활화산)이 들끓어 오르는 듯한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새로운 운명!
한 인간의 인생(人生)이 뒤바뀔 때 변화가 드디어 이루어지고 있는 순간이었다.
-자령천선과! 이 천고의 영과가 신비의 껍질을 벗고 왕야(王爺)에게 닿을 때 또 다른 하늘이 있음을 알고, 무림천(武林天)에 들기를 원하오이다!
공령비황 무흔영!
천하에서 가장 신비로운 인물이 그렇게 주문하며 주었던 자령천선과였다.
주자헌은 과연 자신의 운명로를 바꿀 것인가?
“흐 으윽!”
주자헌은 가슴을 움켜쥐며 비명을 질렀다.
전신이 산산이 부서져 나가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 엄습했다.
“으으윽!”
그것은 실로 인간으로서 참을 수 없는 가공할 고통이었다.
우르르...쿠-쿵!
그의 내부는 몇번이고 폭발하듯 뒤흔들리며 진동했다.
“크윽! 악!”
주자헌은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전신이 갈가리 찢기는 고통을 여기에 비하랴!
산 채로 온몸에 불을 뒤집어 쓴 고통에 비견되랴!
아니었다.
그 아무것도 지금 주자헌이 당하고 있는 고통보다 지독한 것도 없었다.
그것은 이 세상에 없는 고통, 지옥에서도 가장 참혹한 고통이 그것이리라.
“으으으.... 악!”
주자헌은 미친 듯 바닥을 구르며 몸부림쳤다.
파-파팍!
그의 손은 온통 돌멩이 투성이의 바닥을 마구 후벼파고 있지 않은가?
한데, 실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스-팟!
쾅! 콰-쾅!
놀랍게도 주자헌의 손끝이 스칠 때마다 단단한 돌덩이들이 두부 베어지듯 쩍쩍 갈라지고 있지 않은가?
놀라운 힘이었다.
그리고 보라!
주자헌은 변신하고 있었다.
쩍....쩍.... 투툭!
그의 피부가 쩍쩍 갈라지며 허물을 벗고 있었다.
스르르르!
뼈가 들여다 보이도록 깊은 그의 어깨상처가 급격히 아무는 것이 아닌가?
실로 눈깜짝할 순간에 그의 상처는 거짓말처럼 멀쩡해졌다.
스스스... 투툭!
상처가 치료된 후에도 그의 피부는 반복하여 계속 벗겨졌다.
- 탈태환골(脫胎換骨)!
주자헌은 탈태환골을 하고 있었다.
자령천선과로 인해 그는 천고의 기연을 만나고 있는 것이었다.
우르르.... 콰-콰-쾅!
그의 내부는 끊임없이 파열되고 뒤집히고 요동치며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거대한 불기둥처럼 막강한 기운은 주자헌의 기경팔맥, 십팔경락, 십이중혈을 거침없이 뚫어나갔다.
그리고 한 순간,
콰-쾅!
주자헌의 내부에서 엄청난 폭음이 터져 올랐다.
“크악!”
주자헌은 비명을 지르며 혼절하고 말았다.
그의 놀라운 인내력이 죽음보다 지독한 고통 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만 것이었다.
한데 그때였다.
휘류류!
돌연, 신비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혼절한 주자헌의 주위는 창창한 자색 서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 아닌가?
주자헌은 천년공력(千年功力)과 만독불침(萬毒不侵)의 체질을 한꺼번에 얻은 것이었다.
삼천 년 무림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대기연!
물론, 무공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주자헌에게 있어 당장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앞으로의 천 년 무림의 역사를 움직일 새 지표가 될 것이다.
우르르.... 위-잉!
츠츠츠츠
아무 것도 모른 채 죽은 듯이 혼절해 있는 주자헌의 주위는 신비롭고 장엄한 자색 서기류가 계속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 *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주자헌은 눈을 떴다.
“으...읍!”
정신을 차린 순간 그는 자신의 몸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를 느꼈다.
가히 무엇으로도 형용하기 힘든 돌연한 변화,
주자헌은 무거운 신음성을 터뜨렸다.
“음...몸 안에 화산을 담고 있는 기분이군!”
그는 그렇게밖에 더 이상 표현할 수가 없었다.
눈앞이 아득할 정도의 지독한 고통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대신, 그의 몸은 벗겨진 허물과 껍질 속에 무서운 힘을 숨기고 있었다.
“.....?”
주자헌은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다.
삼경이 훨씬 지난 심야였다.
주위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평소 밤눈이 별로 밝지 못한 주자헌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주위의 경물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로 놀라운 변화였다.
지금은 온통 묵운에 휩싸여 있는 칠흑같은 밤이건만 주위가 대낮같이 훤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도 그럴 것이...
주자헌의 몸 속에는 천년 공력이라는 상상을 불허하는 막강한 잠력(잠력)이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에 불과했다.
주자헌 역시 자신의 엄청난 변화를 깨달았다.
그렇지만, 결코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몸의 변화를 인정한 것이었다.
이 또한 범인으로서는 힘든 일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주자헌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순간, 그는 흡사 허공으로 몸이 붕 뜨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몸, 한 번의 도약으로 태산이라도 타 넘을 듯 무궁무진한 힘을 느꼈다.
얼마나 걸어 들어갔을까?
문득, 주자헌은 흠칫하며 멈추어섰다.
“.....”
그의 눈빛이 일순 강하게 빛났다.
“도(刀)!”
그는 짧게 외치며 전면을 주시했다.
그의 몇 걸음 앞엔 한 자루의 도가 지면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우- 우우- 웅!
도(刀)의 길이는 석자 정도였다.
도신(刀身)의 폭이 네치나 되는 고색창연한 도였다.
그것은 계속 웅후한 도명을 발하며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한데, 도는 전체가 검은 빛을 띄운 칙칙한 철도(鐵刀)였다.
보잘 것 없게도 무엇하나 베지 못할 듯이 보이는 고철도,
투박하고 둔탁한 느낌의 도였다.
그렇지만,
어쩐 일일까?
그럼에도 주자헌은 그 도에 대해 기이한 매력을 느꼈다.
그는 자신도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오래전부터 지녀온 것처럼 전혀 낯설지가 않다니”
그것은 실로 기이한 느낌이었다.
주자헌은 왠지 고철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좋아! 너를 거두마!”
그는 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철도에 손을 가져갔다.
위- 이잉- 웅!
주자헌의 손길이 닿자 철도의 도명(도명)이 더욱 웅혼하게 커졌다.
꽈- 악!
주자헌의 도의 손잡이를 굳게 움켜쥐자 신기하게도 도명이 뚝 끊기는 것이 아닌가?
츠으으으!
“.....”
주자헌의 눈빛이 다른 어느 때보다 밝고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스릉!
도는 어렵지 않게 지면에서 뽑혀져 나왔다.
순간, 주자헌은 보았다.
<패황(覇皇).>
도신에 새겨진 흐릿한 갑골문자를....
바로 도명(刀名)이었다.
주자헌은 기분이 좋아졌다.
도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었다.
“패황! 좋은 이름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철도의 도신을 쓰다듬었다.
<패황(覇皇).... 천도(天刀)!>
패도(覇刀)의 제황(帝皇)이 지니는 하늘의 도(天刀)!
주자헌이 생명의 위기 속에 자령천선과와 함께 그의 운명이 바뀌었고, 새로이 재탄생한 주자헌에게 닿은 운명의 도(刀)다.
그것은 언뜻 보아 볼품없을 뿐 아니라 날카로운 예기(銳氣)도 없었다.
그렇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았다.
도신을 누르고 있는 묵중하고도 장엄한 기운은 바로 만병지존(萬兵至尊)의 풍도였다.
주자헌은 패황천도를 손에 들고 다시 절곡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차피 들어왔으니 깊숙이 들어가보자.”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절곡의 안은 직각으로 꺾여져 있었다.
주자헌은 절곡을 돌아 들어갔다.
한데, 눈 앞을 일별한 순간,
“엇!”
안으로 들어서던 주자헌은 흠칫 멈추어섰다.
그의 눈 앞은 놀랍게도 방원 백여 장에 달하는 석곡이었다.
주자헌은 어느 새 석곡의 안으로 발을 들여 놓고 있는 형편이었다.
“.....”
주위를 둘러보던 주자헌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그곳은 사면이 모두 백 장 석벽으로 되어 있었다.
한데, 석곡의 중앙,
엄청난 광경이었다.
수십 개의 석상(石像)이 각가지 형상으로 도열해 있는 것이 아닌가?
끔찍하게도 그것은 공통적으로 하나같이 아수라천마왕(阿修羅天魔王)의 형상을 조각한 것이었다.
주자헌은 섬뜩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눈을 빛내며 석상의 숫자를 헤아려 보았다.
“음.... 모두 칠십 이 개로군”
그는 침음하듯 낮게 중얼거렸다.
이어, 천천히 석상군(石像群)을 향해 다가갔다.
석상들은 모두 청옥석(靑玉石)으로 조각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풍우(風雨)에 깎기고 시달려 여기저기 이끼가 끼었는가 하면 손상된 부분도 있었다.
“.....”
주자헌은 상이 나타내고 있는 세월의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
문득, 그는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적어도 삼천 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과연 누가 이렇게 군상을 만들었단 말인가?”
그는 보기만해도 섬뜩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아수라천마상을 둘러보았다.
뚜벅!
그는 천천히 석상군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갔다.
칠십 이 개가 아수라천마상은 하나같이 자세가 틀렸다.
츠츠츠츠!
시뻘건 피가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 생생한 모습에다가 실제 살아 있는 것처럼 울고 고함지르고 뛰고 나는 등,
칠십 이 가지 각기 다른 형상의 아수라천마왕이 피에 굶주린 눈을 희번뜩이며 아우성치고 있었다.
비록, 석상에 불과했으나 그것은 너무도 생생하여 금방이라도 뛰쳐 나와 주자헌의 목을 노를 듯했다.
“으음!”
주자헌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윽고, 그는 석상군의 중앙에 이르렀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크크크크!”
“으흐흐흐흐!”
돌연, 석상군 사이에서 머리털을 쭈뼛 곤두서게 만드는 악마의 호곡성이 터지는 것이 아닌가?
“.....”
주자헌은 흠칫했다.
“누구냐?”
그는 홱 돌아섰다.
“헉!”
그는 헛바람을 삼키며 눈을 흡떴다.
“크크크크!”
“으흐흐흐흐!”
쉬- 학!
그의 바로 뒷면에 우뚝 서 있던 아수라천마상이 벼락같이 주자헌을 덮쳐온 것이었다.
“우웃!”
그는 흠칫 뒤로 물러서며 본능적으로 수중의 패황천도를 불끈 움켜쥐었다. 다음 순간,
츠-파앗!
그는 힘껏 철도를 휘둘렀다.
츠츠츠
패황천도는 헛되이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그 순간 주자헌의 안색이 일변하고 말았다.
그는 비로소 느낀 것이었다.
“환상(幻想)! 진세(陣勢)에 걸렸군!”
그렇다!
천문황룡 주자헌이 미처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는 진세에 휘말려 있는 상태였다.
“으흐흐흐흐!”
“크크 크크!”
“우!”
끼- 끼끼끽!
쿠쿠쿠쿠쿠!
칠십 이개의 아수라천마상이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기세는 실로 가공했다.
주자헌은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 내림을 느꼈다.
“환상이지만 천지를 뒤덮는 살기가 있다!”
그는 눈 앞이 어지러워졌다.
분명 진세로 인해 일어나는 허상(허상)이라는 것을 주자헌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율배반적으로 그 허상들에게서 숨통을 끊어버릴 듯한 살기가 폭출되고 있음도 역시 사실이었다.
(허허(虛虛).... 실실(實實)! 허(虛) 중에 살(殺)이 있다니!)
주자헌은 경이감마저 느낄 지경이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돌연,
-천마지존(天魔至尊)의 지존군림마검결(至尊君臨魔劒訣)의 정수가 그 안에 있도다! 살고 싶으면 그것을 부숴라!
환상인지 실체인지 모를 음성이 주자헌의 귓전에 울림처럼 들리는 것이 아닌가?
우르르르.....
콰- 콰콰콰콰-!
칠십이아수라천마(七十二阿修羅天魔)가 미친 듯이 주자헌에게로 쇄도해들었다.
“우웃!”
주자헌은 엄청난 혼돈과 압박감을 느끼며 신형을 비틀거렸다.
그렇지만 곧, 그는 거의 본능적으로 천도를 휘둘러 아수라천마의 환상을 베어 넘겼다.
쿠- 쿵!
츠파파파파- 팟!
꽝! 퍼- 펑!
파열음과 함께 굉렬한 폭음이 일었다.
“키키키키!”
“크 으 으!”
두 눈을 찢어져라 부릅뜬 아수라천마상들은 주자헌의 사면 팔방을 무차별 공격해 들고 있었다.
쿠- 쿠쿠쿠-!
츠츠츠!
주자헌은 미친 듯이 철도를 휘둘렀다.
“부숴 주마! 모조리!”
그는 사방에서 덤벼드는 아수라천마상을 향해 살기를 띄우며 패황천도를 휘둘렀다.
그러는 사이 주자헌은 점차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무디어 보이기만 하는 패황천도!
그것으로부터 강렬한 기도가 흘러들어와 그의 일신과 융합되는 것이 아닌가?
어느 새, 주자헌과 패황천도는 합일되어 하나로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해 마구 어지럽고 헛된 도세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어느 덧 도세는 물 흐르듯 유연하게 변해 자유자재로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츠츠- 파팟!
쩌- 쩌쩡!
콰- 쾅!
주자헌은 정확히 아수라천마상의 환상을 베어 넘기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주자헌!
그는 석상의 환상과 싸우는 가운데 본능적으로 한 가지 절세도결을 타득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모두 벨 수 있는 무적도결이었다.
쩌- 엉!
콰콰쾅!
패황천도가 하나의 석상의 목을 무섭게 후려쳤다.
청옥석은 웬만한 보검으로도 벨수조차 없는 견고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패황천도가 닿는 순간 그것은 두부같이 베어져 나갔다.
콰쾅!
하나의 석상이 폭음을 내며 부서진 순간,
휘류류류....
장내의 경물이 급격히 변화를 일으켰다.
모든 환상이 모래같이 스러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주자헌도 흠칫 정신을 차렸다.
“이 이럴 수가?”
주자헌은 경악의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칠십 이 개의 아수라천마형상을 조각한 석상군,
놀랍게도 그것들은 모조리 부서져 박살나 버린 것이 아닌가?
주자헌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는 제멋대로 부서져 나뒹굴고 있는 석상군 사이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의 시선이 석곡의 끝에 이르렀다.
주자헌은 흠칫했다.
“시신이?”
그는 눈썹을 꿈틀하며 시신을 예의 주시했다.
높은 석벽 아래 석문으로 굳게 닫힌 하나의 석부가 있었다.
석문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갑골문자로 씌여져 있었다.
<패천도문(覇天刀門).>
그 석문의 앞엔 한 구의 앙상한 유골이 앉아 있지 않은가?
“.....”
주자헌은 천천히 석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것은 매우 오래된 유골로 보였다.
그렇지만, 주자헌이 놀란 것은 단지 유골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끔찍하게도 앙상한 유골은 전체가 섬뜩한 핏빛으로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유골 앞에는 하나의 널찍한 옥함이 놓여 있었다.
“열어 보자!”
주자헌은 망설이지 않았다.
달칵!
옥함은 어렵지 않게 열렸다.
옥함 안엔 한 권의 양피지 비급이 들어 있었다.
또한, 교룡피로 만든 도집이 눈에 띄었다.
주자헌은 먼저 양피지 비급을 집어들었다.
<패황지존도록(覇皇至尊刀錄).>
비급의 표시에는 역시 갑골문자로 위와 같이 쓰여져 있었다.
“패황지존도록.”
주자헌은 의혹의 빛을 띄우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어, 그는 첫 장을 펼쳤다.
-패천무극파황도결(覇天無極破荒刀訣)을 얻은 것을 경하하노라.
주자헌이 맨 처음으로 읽은 글귀였다.
“패천무극파황도결! 아수라천마의 허상과 싸우며 본능적으로 시전한 그것이?”
그는 해연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곧 마음을 진정시키며 다시 눈길을 돌려 패황지존도록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패천도문의 패황지존도록, 그리고 패황천도는 그대의 것이다. 부디 패천무극파황도결로 천마검공(天魔劒功)을 깨주기를 바라노라.
-패천도황(覇天刀皇) 막풍(幕風) 서(書).>
“패천도황!”
주자헌은 뭔가 알 수 없는 기이한 힘이 전신을 압도함을 느끼며 나직이 이름을 뇌까렸다.
이어, 그는 강렬한 호기심의 눈빛을 빛내며 계속 글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패황지존도록 속에는 실로 놀라운 내용이 적혀 있었다.
-패천도황 막풍!
그는 삼천 년 전의 인물이었다.
무림(武林)의 개벽기(開闢期).
정(正)이 광명(光明)이 자라기도 전에 한 자루 지존마검(至尊魔劒)을 들고 환우천하를 아수라의 천마풍(天魔風)으로 휩쓸어버린 마도(魔道)의 조종(祖宗)!
칠십이(七十二) 마도류(魔道流)가 바로 천마지존 패무극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마도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병기 중 곧 만병(萬兵) 중 제왕이 검(劒)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천마지존 패무극에게 운명적인 적수(敵手)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검(劒) - 날카롭고 예리함으로 무인에게 가장 애호되는 병기!
도(刀) - 육중함과 묵직함으로 대변되는 호한들의 병기!
검대 도(劒對刀)!
어쩌면 병기 중에서 숙명적인 호적수가 그것들이리라!
그 초유의 격돌은 삼천 년 전 무림의 개벽기에 벌어졌었다.
지존마검 대(對) 패황천도!
천마지존 대(對) 패천도황!
그 숙명적인 대결이 벌어졌다.
병기를 쥔 자 무인(武人)이고, 무인 중 최강(最强)을 가리는 대결전(大決戰)!
천마후(天魔吼)와 함께 지존마검이 날고 사자후(獅子吼)를 대동한 채 패황천도가 부딪혀갔다.
그리고, 끝은 시작과 더불어 존재했다.
만병(萬兵)의 제왕(帝王)은 탄생되었다.
검(劒)!
지존마검이 그 만병제왕천좌(萬兵帝王天座)에 오른 것이었다.
패황천도의 패천도황 막풍은 영원히 무림의 역사 속에 묻혀져 버렸다.
그렇지만, 도를 사랑하는 도호(刀豪)들은 알고 있었다.
저 무림의 개벽기에 세 가지의 천무류(天武流)가 존재하고 있음을....
-무적권류.
-천마검류.
-패천도류.
즉 천 가지의 무류(武流) 중 최강의 무공들,
그 중 애석하나마 말석(末席)으로 밀려났으나 패천도류도 당당히 합석(合席)해 있었다.
* * *
패배자에게는 죽음보다 더한 패배의 치욕과 굴욕감이 남게 되었고, 승리자에겐 승리의 쾌감과 영광의 자리가 보장되었다.
그것이 무림의 깨어질 수 없는 철혈율법(鐵血律法)이었다.
강(强)... 자(者)... 존(存)!
영원히 무너질 수 없는 무인들의 숙명!
천마지존 패무극은 무적권왕이라는 신비초인이 출현하기 전까지 지상최강자의 명예를 안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패천도황 막풍은 패배의 치욕을 씹으며 절치부심했다.
백년(百年)!
그 장구한 세월 속에 육중함과 패도(覇道)를 사랑하며 일도(一刀)를 걸었던 한 인간의 위대한 신비 속의 전설을 탄생시켰다.
-지존군림마검결!
칠십이 천마도류를 파생시켰던 존재하는 모든 마공 중 최강의 정화를 부술 수 있는 패도(覇道)의 끝!
-패천무극파황도결!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거치는 모든 것을 산산이 바스러뜨리는 파멸(破滅)의 도법(刀法)이다.
패천도황 막풍은 비로소 자신할 수 있었다.
그 어떤 적수라도 결코 패배하지 않을 자신감!
그렇지만 그가 패도의 극치를 이루었을 때, 이미 그의 나이는 삼갑자(三甲子)를 넘고 있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천수가 다했음을 알고는 환상미령사혼진을 펼쳐 능력없는 자의 입곡(入谷)을 저지시키는 안배를 해놓고는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누구도 알지 못했던 삼천 년의 비사(비사)!
그 전모는 그러한 내용이었다.
탁!
주자헌은 양피책자를 덮었다.
“무인(武人).... 이토록이나 강(强)해지고픈 야망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는 나직이 독백(獨白)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인의 생리(生理)!
그것은 검(劒)을 잡으며 숙명적으로 짊어지게 되는 강자존의 철혈율법이었다.
오로지 끊임없이 강해지고픈 욕망!
패배(敗北)를 죽음보다 더한 치욕으로 생각하는 인간들.
그런 무인의 생리를 주자헌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철- 컥!
주자헌은 교룡피의 도집을 들어 패황천도를 끼워 넣었다.
이어, 그는 도경(刀經)을 품 속에 갈무리하고는 시선을 옮겼다. 패천도황 막풍의 유해가 보였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후계자를 정해 패천도문을 이어드리겠소!”
그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결코, 그 자신이 무도를 걷고자 하는 마음은 먹지 않았다.
그 대신, 다른 인물에게라도 전(傳)해주겠다는 말인데....
그의 뜻대로 될는지?
* * *
입에 웅황주를 문 채로 소녀는 여전히 그대로 누워 있었다.
소녀의 옥용은 발그레한 홍조마저 피어 오르고 있었다.
독기(毒氣)가 제거되었다는 증거였다.
한데, 소녀의 입 안 가득히 물려 있던 웅황주,
스르르!
그것이 점차 빠져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숨을 몰아쉴 때마다 웅황주는 한 치 한 치씩 입 속에서 삐져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녀의 삼 장 밖엔 예의 고무공에서 바람빠지는 소성과 함께 소녀의 주위를 맴도는 검은 물체가 보였다.
천세흑령독오공!
놈은 소녀의 주위를 떠나지 않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급기야, 웅황주가 소녀의 입에서 튀어 오르고,
“하- 아!”
소녀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툭! 데구르르르르!
웅황주는 바닥으로 떨어지며 그 충격으로 굴러갔다.
피쉬쉬쉬!
물실호기(物實好機)!
장애물이 제거되자 천세흑령독오공은 그대로 소녀에게 다가들었다.
수십 개의 독침(毒針)이 돋아난 아가리를 벌린 채로 말이다.
십(十)의 죽음에서 살아난 소녀.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또다시 무방비의 완전한 죽음으로의 길로 접어든 것이었다.
피쉬쉬쉬쉬!
천세흑령독오공은 소녀의 드러난 허벅지 살을 노려보며 동공을 탐욕으로 물들였다.
“으음!”
소녀는 가볍게 신음을 흘리며 봉목을 떴다.
“.....”
그녀는 정신을 차리면서 흠칫했다.
자신의 하체가 너무도 시원하지 않은가?
“내가 살아 있다니!”
그녀는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좌우를 둘러 보았다.
“저.... 저!”
화다닥!
소녀는 질겁하며 교구를 일으켰다.
바지가 흘러내리고, 희멀건 허벅지와 만월같은 둔부가 드러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피쉬쉬쉬쉬!
천세흑령독오공이 대가리를 치켜 올리며 다가드는 것을 본 것이었다.
“아!”
소녀는 웅황주가 멀리 떨어져 있음을 보며 안타깝게 신음을 토했다.
독기는 제거되어 살아 있으나, 그녀는 아직은 운신하기에 힘든 상태였다.
온몸의 근육과 신경이 마비되었던 탓이었다.
피쉬쉬쉬쉬!
천세흑령독오공은 그런 소녀의 주위를 빙글거리며 휘돌아 근접해 갔다.
놈이 막 일 장 이내로 접근하며 도약할 찰나!
쐐애액!
쾌속한 파공음과 함께,
퍼- 억!
주먹만한 돌덩이가 놈의 후두부를 강타했다.
끄- 르르!
놈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뒹굴었다.
피- 쉬쉬쉬쉬!
놈은 돌이 날아온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며 살기를 뿜어내었다.
“미물 주제에 인간을 먹이감으로 노리다니 오늘 네놈을 요절내리라!”
저미한 음성과 함께 걸어오는 인영이 있었다.
주자헌!
스- 르릉!
그는 패황천도를 뽑아들며 살의를 발했다.
피- 쉬쉬쉬!
뭉클! 뭉클!
천세흑령독오공은 예의 흑정독기류를 뿜어내며 주자헌에게로 달려들었다.
물론,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살아움직이는 먹이감이 곧 마비되어 쓰러질 것으로 기대하며...
그렇지만, 그것은 놈의 착각일 뿐이었다.
주자헌은 이미 자령천선과를 복용하여 천년내공에 맞먹는 잠력(潛力)과 만독불침지체를 이루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마땅한 내공구결을 연성하지 않은 탓에 내공은 쓸 수 없었어도, 지금 주자헌의 힘은 만근거암을 박살낼 정도는 되어 있었다.
아울러, 그가 지니고 있는 최강의 중병기인 패황천도!
닿는 모든 것을 베어 넘겨버릴 수 있는 파멸도력(破滅刀力)이 맺혀있는 천도(天刀)였다.
“후후!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모르되 나를 건드린다면 그 대가를 확실히 지불해야만 할꺼야!”
뚜벅!
주자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휙-!
천세흑령독오공은 지면을 박차며 주자헌을 덮쳐들었다.
아가리를 벌려 목덜미를 노리며 놈이 막 주자헌의 목줄기를 물어 뜯을 찰나였다.
스- 하악!
주자헌은 그대로 패황천도를 하늘로 들어올렸다가 내리꽂았다.
서- 거- 억!
섬뜩한 파육음이 터져오른다.
후- 두두둑!
시커먼 독혈(毒血)이 확 번졌다.
쿠- 쿵!
떨구어지는 길고 시커먼 두 덩이의 고깃덩어리,
천세흑령독오공!
어지간한 병기는 튕겨내버릴 갑주를 두른 놈의 몸뚱이가 대가리의 정수리를 분기점으로 꼬리까지 좌우로 두 동강이 나버린 것이었다.
“아!”
두 손을 꼭 쥐고 마음 졸이며 인간과 괴수(怪獸)의 결전을 지켜보던 소녀는 죽어자빠진 천세흑령독오공의 시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시선을 돌린 순간, 소녀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핏물에 절은 백의를 걸친 미청년...
그렇지만, 찢겨지고 더럽혀진 옷만으로는 그의 미려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헌앙한 풍채에 형용할 수조차 없는 환상적인 미안(美顔)!
은하(銀河)의 성좌(星座)를 모조리 쓸어 담을 듯한 마력적(魔力的)인 성목(星目)과 생명을 구해준 저 웅혼한 신위(神威)!
밤마다 백마(白馬)탄 기사의 꿈을 꾸는 소녀의 가슴에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깊은 충격이 새겨진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꿈을 꾸듯 몽롱하게 풀어지는 소녀의 봉목...
(어쩜 저리 아름다우신 분이...!)
어떤 형용사도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험! 그만 옷을 입거라!”
주자헌은 소녀를 외면하며 가볍게 헛기침을 발했다.
“어맛!”
소녀는 그제서야 자신이 결코 정숙한 여인이 보일 수 없는 부위를 드러내놓고 있음을 자각하며 화들짝 놀랐다.
화다닥!
그녀는 황급히 바지를 줏어들었다.
“아니야!”
문득, 그녀는 바지를 입으려다가 도로 내던지고 있었다.
휙!
그녀는 주자헌에게로 몸을 돌려세웠다.
미끈한 종아리에 알맞게 살이 오른 허벅지살.
소녀의 싱그러운 탄력감이 물씬 흐르는 하체였다.
더욱이, 삼각의 조그만 헝겊조각으로 신비의 지대만을 가리운 채인데 고의끈은 실(絲)처럼 가늘어 둔부의 위에 걸쳐져 있을 뿐이었다.
만월(滿月)이 내려 앉은 듯한 풍염한 둔부의 곡선이 팽팽한 탄력감에 폭발할 듯 율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 둔부의 살집 위로 소녀는 자신의 교수를 올려놓고는,
“오빠가 벗겼죠? 그죠?”
소녀는 따지듯 주자헌을 노려보며 거침없이 교갈을 터뜨리고 있었다.
“허..... 이런 무경우가 있나!”
주자헌은 그런 소녀의 모습에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그가 자라온 자금성에선 발이라도 보인다면 목을 매고 자결해야만 하는 것이 여인이었다.
또한, 그가 보아왔던 여인들도 그러한 것은 당연했다.
한데, 이 소녀는 아예 주자헌의 여인에 대한 관념을 모조리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었다.
“그대의 생명이 위독하여 할 수 없이......”
주자헌은 당돌한 소녀의 행동에 쩔쩔맸다.
“흥! 벗겨 놓고 다 봤으면 왜 도로 입으라고 그래요?”
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주자헌을 쏘아 보았다.
“그럼 벗고 있으려무나.”
주자헌은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뭐예요? 취취(翠翠)의 몸을 계속 보겠단 말이에요?”
소녀 취취는 빽 교갈을 터뜨렸다.
화다닥!
그녀는 황급히 바지를 줏어 입었다.
“흥! 남자는 다 늑대라더니 흥! 흥!”
취취는 여신 콧방귀를 뀌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난 취취라고 해요! 열 네 살짜리 어린 소녀의 바지를 벗긴 파렴치한 오빠이름은 뭐예요?”
그녀는 주자헌을 빤히 올려보며 물음을 던졌다.
(늑대? 파렴치한)
주자헌은 소녀 취취의 독설에 내심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런 취취의 격의 없는 행동과 말투에 주자헌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때묻지 않은 야생화(野生花)로군!)
풋풋하고 싱그러운 취취의 귀여운 모습에 주자헌의 마음은 풀어지고 있었다.
오로지, 누구라도 그의 앞에선 고개를 숙이고 행동을 조심했었다.
영락제의 사후, 황족(皇族) 간의 암투에 그의 마음은 우울하게 가라앉아 버렸었다.
웃음이란 다시 그의 얼굴에서 떠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그였다.
그렇지만, 소녀 취취의 모습에서 그는 실로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은 것이었다.
(월령극음신체(月靈極陰身體)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거늘 저런 소녀가 그런 극음지체이니 어지간한 사내는 손도 못 내밀겠군!)
문득, 주자헌은 취취의 미간(眉間)을 보며 이채를 발했다.
-월령극음지체!
달의 정령(精靈)......
일백 명의 여인이 지닐 순음지기를 한 몸에 지니는 신비한 여체였다.
무서운 하늘의 저주(詛呪)와 함께, 또다른 여인의 천복(天福)이 함께하는 특이한 몸이었다.
월령극음지체를 타고난 여인은 한 번 사내와 접하고 난 후엔 사내없인 하루도 살지 못했다.
백 명의 여인이 지닐 음욕(陰慾)이 한꺼번에 폭발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한 명의 사내로는 그녀를 결코 감당할 수 없었다.
어지간한 자라면 하릇밤을 지새우고 정력이 고갈되어 죽어갈 것이기에....
그에 반하여, 그런 신비의 몸을 지닌 여인은 죽을 때까지 청춘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름다움과 몸의 탄력성과 마르지 않는 욕망의 샘물.
그런 여인이 한 명 존재했었다.
-소녀여황(少女女皇) 비수월(比水月)!
이천년전의 여인이었다.
고금역사상 다시 없을 희대의 요녀(妖女).
그녀는 일년 동안 일만의 사내를 유혹하여 그 정기를 갈취했다.
내공으로 그녀는 무림역사상 최강이라 불릴만 했다.
또한, 그녀에게 바쳐진 수많은 무서(武書)들...
그렇지만, 하늘은 이 희대의 요부에게 그런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재능은 주지 않았다.
활화산같이 끓어오르는 욕망의 불길!
여인은 끊임없이 강한 사내를 원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추종하는 여인들이 생겨난다.
<여인제국(女人帝國).>
그렇게 탄생되었다.
음욕(淫慾)과 요사(妖邪)함의 천국(天國)!
사내들은 자신들이 쌓아 올린 내공과 무공들을 아낌없이 갖다 바쳤다.
여인천하(女人天下)!
기가 막히게도 그런 현실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홀연히 한 명의 사내가 출현하여 스스로 여인제국으로 들어갔다.
자의(紫衣)를 걸치고, 치렁한 자발(紫髮)을 흩날리며 자안(紫眼)에 태양같은 광휘를 뿜으며....
불세음마황(不世淫魔皇)!
후세인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그는 여인제국의 일만요녀(一萬妖女)들을 단 일 년 만에 침몰시켰다.
그와 하릇밤을 지낸 여인들은 다시는 어떤 사내와도 같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최후로 소녀여황 비수월과 침방에 들었다.
십일(十日)!
믿을 수 없게도 불세음마황과 소녀여황 비수월은 열흘의 낮과 열흘의 밤을 쾌락의 불덩이 속에 보낸 것이었다.
바로 그때, 천하의 무인들이 여인제국을 들이쳤다.
다리가 후들거리던 여인제국의 천사요화여인군(天邪妖花女人軍)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십 일 간의 욕망에 힘을 써버린 소녀여황 비수월!
그녀는 피눈물을 흘리며 겨우 일백의 천사요녀들을 대동한 채 사라지고 말았다.
-자령천선과! 그것 때문에 여인천하의 대망이 무너졌다!
소녀여황 비수월이 남긴 탄식성이었다.
한데, 불세음마황은 소녀여황이 사라지자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영원히 신비로운 인물이 되고 만 것이었다.
단지 하나, 그가 가장 강력한 정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전설(傳說)을 이천 년이 지나도록 누구도 깨지 못하고 있었다.
소녀 취취!
그녀가 그런 소녀여황 비수월과 같은 월령극음지체를 지니고 있다니
주자헌이 무림비사(武林秘事)를 알 리 없었다.
(평생 처녀로 지내거나 그도 아니면 백명의 남편을 거느려야 할 운명이로군!)
주자헌은 취취를 보며 안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주자헌이 거기밖엔 생각지 않은 실수로 인해 그녀는 또다른 운명에 휘말리게 된다.
첫댓글 즐독하고갑니다!! 조은하루^^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았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즐독합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즐독입니다..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독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잘 ㅂㅎ았읍니다 감사
즐독했습니다
즐독입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하고 갑니다.
즐독요
뭐 주인공은 마르지 않는 정력을 갖을테니..걱정할일 없을텐데..
즐독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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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드립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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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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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금음지체
감사합니다
즐감여
즐감
아무리 그래도 저 소녀 취취(翠翠)는 자빠트려야 ~.
즐감에 감사드립니다
줄겁게 열독하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천년공력~~~ 월령극음지체 취취~~~ 다 주인공꺼~~~
무림에 발을 들여놓게 되겠는데요 기대됩니다
잘봅니다.
즐독 ㄳ
새로운 운명 새로운 희망?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
잘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감사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