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엔지 포스테코글루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방어적인 접근을 취한 감독이 아니었다.
브라이튼의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는 치과 수술을 받은 이후 경기에서 빠졌지만 팀의 압박 전략에는 그의 흔적이 묻어있었다.
데 제르비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팀 원정 경기에서 1vs1 압박을 취하는 팀의 '용기'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해왔다. 지난 시즌에는 아스날 원정에서, 이번 시즌에는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이 전략으로 승리했고 이번 토트넘전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는 들어맞았다 :: 브라이튼전에서 토트넘은 이번 시즌에 치른 리그 경기들 중 가장 많은 하이 턴오버 - 역자 주 :: 우리 팀 골문에서 40m 안쪽에서 상대의 오픈 플레이가 시작하는 것 - 를 기록했다. 브라이튼의 공격적인 4-4-2 다이아몬드 압박은 지난 12월 AMEX에서 치른 경기에서 효과를 봤다. 포스테코글루가 자신의 풀백들을 안쪽으로 이동시켜 하프 스페이스에 많은 인원을 채울 것임을 브라이튼은 알았음에도 말이다.
전환이 많은 토트넘의 접근법과 제임스 메디슨에게 제공된 유동적인 역할에 대응하기 위해 브라이튼은 공격적으로 선수vs선수 접근을 취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접근은 동료에게 마크맨을 떠넘기기 전에 위치나 거리에서 제한을 두지만 브라이튼은 그러지 않았다.
핵심은 토트넘의 빌드업 과정에서 핵심인 로드리고 벤탄쿠르 - 특히 이브 비수마가 벤치에 있는 상황에서 - 를 9번인 대니 웰벡이 막은 것에 있다. 센터백 얀 폴 반 헤크는 메디슨을 따라가는 임무를 맡았고 벤탄쿠르가 앞으로 올라갈 때 웰벡이 그를 따라갔기에 센터백인 반 헤크가 웰벡보다 오랜 시간 동안 더 높은 위치에 있었다.
초반에는 경기가 이렇게 전개됐다. 아래 예시에서 브라이튼의 두 윙어 - 카오루 미토마와 파쿤도 부오나노테 - 는 토트넘의 센터백을 주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미토마의 역할이었지만 이번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애덤 랄라나가 페드로 포로에 가깝게 붙어있다. 토트넘은 파페 마타르 사르에게 전개할 수 있지만 사르가 돌아설 공간은 없다.
토트넘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팀 내 최고의 패서 메디슨이 더 많이 공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토트넘의 골문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그가 공을 소유했기에 라인을 부수는 메디슨의 능력을 쓰지 못했다. 아래 장면에서 반 헤크는 측면의 미키 반 데 벤에게 열어주는 메디슨을 압박하고 있다.
반 헤크는 왼쪽 윙어 티모 베르너에게 접근할 수도 있었지만 베르너가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연결할 때 부오나노테가 소유권을 접근하고 뺏어낸다. 토트넘은 하프라인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토트넘이 많은 전환을 하면 브라이튼이 따라가는 바람에 그들이 주로 하던 패싱 콤비네이션이 사라지는 게 전반전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일이었다. 토트넘이 오픈 플레이에서 기록한 18번의 10회 이상 패스 중 상대 박스에서의 터치나 슈팅으로 이어진 것은 5회에 불과했다.
브라이튼은 양 팀 모두가 교체카드를 가져간 후반전에도 이렇게 압박했다. 아래 장면에서 반 헤크는 메디슨이 토트넘의 센터백 사이에서 경기하자 압박을 주도한다. 그는 결국 토트넘 박스 바로 앞에서 메디슨에게 파울한다.
상대하기 성가실 수는 있지만 선수vs선수 압박 전략의 취약성은 피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가운데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브라이튼은 반 헤크를 너무 높이 올렸기에 피치 가운데에서는 3vs3 상황을 노출시켰다. 센터백 루이스 덩크가 공중볼에서 강하고 타릭 램프티와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의 풀백 조합은 베르너와 브레넌 존슨에 견줄 만한 속도를 가지고 있지만 이 전략은 수비적으로 완벽함을 요구한다.
수치상으로 토트넘의 골리 굴리에모 비카리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슈팅을 잘 막는 키퍼지만 먼 거리로 전개하는 것은 강점이 아니다. 지난 시즌 브라이튼이 이티하드에서 선수vs선수 전략을 취했을 때 맨체스터 시티는 에데르송이 엘링 홀란한테 연결하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비카리오는 이렇게 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처럼 보였고 할 때도 퀄리티가 부족했다. 아래 장면에서 비카리오는 램프티의 뒷공간으로 베르너에게 연결하려 하지만 그의 킥은 너무 이상했고 브라이튼은 소유권을 되찾는다.
이번 시즌 PL에서 800분 이상 소화한 골리들 중 비카리오의 장거리 패스 -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40야드 이상 패스 - 성공률은 22.2%로 뒤에서 2등이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발 밑으로 전개할 수는 있지만 토트넘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토트넘의 중앙 미드필더들에게는 반 헤크가 남겨놓은 공간으로 들어갈 이상적인 경기였고 이는 박스로 들어가는 사르의 특성과도 잘 맞았다. 메디슨이 아래로 내려가 반 헤크로부터 교묘하게 빠져나갔고 비카리오로부터 공을 받는다. 빌리 길모어가 하프라인에서 벤탄쿠르를 막고 있는 상황에서 사르는 가장 낮은 지역에서 이 상황을 시작하는 토트넘의 미드필더다.
메디슨이 히샬리송에게 연결하면서 벤탄쿠르와 사르는 위치를 바꾼다. 이는 순간적으로 길모어와 웰벡에게 혼란을 준다.
히샬리송은 우도기에게 연결하고 덩크는 히샬리송을 마크하기 위해 올라간 상황에서 사르는 가운데로 침투하지만 우도기는 전진패스를 뿌리지 않고 측면에 있는 베르너에게 연결한다. 베르너는 언더랩하는 우도기를 찾으려 하지만 이를 눈치챈 파스칼 그로스가 크로스를 저지한다.
포스테코글루는 "전반전은 좋지 못했다. 그 이유들에는 브라이튼이 잘 훈련되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우리 축구에 자유도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후반 초반에도 비슷한 패턴이 연출되었다. 메디슨이 아래로 내려와 반 헤크를 매혹하고 우도기가 좁게 서면서 그로스를 묶어놓아 용이하게 베르너 쪽으로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는 벤탄쿠르가 웰벡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골문을 등지고 있는 베르너에게 패스가 바운드된 채 왔지만 오른발잡이기에 한 번에 뒷공간으로 넘겨줄 수 있었다. 공간이 있는 상황에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공간으로 전달만 하면 됐었다.
하지만 베르너는 공을 컨트롤하고 안쪽으로 드리블을 한 후 본인이 직접 마무리한다.
토트넘의 동점골은 오른쪽에서 일어난 효율적인 플레이에서 시작됐다. 반 헤크는 가로채기를 하려고 앞으로 나왔고 이후에는 토트넘 진영에서 루즈볼을 따내기 위해 이동했다. 그러나 공을 소유한 선수는 벤탄쿠르였고 반 헤크와 부오나노테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벤탄쿠르의 첫 패스는 끊겼지만 재차 얻은 소유권에서 측면에 있는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연결했다. 포로가 에스투피냔을 잡고 있고 반 헤크가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덩크는 달려가고 있는 선수를 뒤쫓을지 아니면 아래로 아래로 내려설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쿨루셉스키는 첫 터치에서 가져간 스루패스로 사르에게 연결해주었다.
사르는 히샬리송에게 연결했으나 덩크가 컷백을 커트했고, 그가 커트한 공이 골대를 맞고 사르에게 재차 연결됐다. 사르는 좁은 공간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는 데에 성공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토트넘의 결승골은 브라이튼의 선수vs선수 압박이 95분 동안 제어했던 바로 그 공격패턴이었다.
지친 반 헤크와 덩크는 뛰어가려 했지만 토트넘이 너무 빨리 공격을 전개했다. 왼쪽 측면에서 히샬리송, 메디슨을 거쳐 다시 히샬리송에게 연결됐고, 히샬리송은 전진하고 있던 손흥민에게 연결했으며 손흥민은 정확한 크로스로 브레넌 존슨의 마무리를 도왔다.
지난해 9월 리버풀을 상대로 한 토트넘의 승리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터진 골로 2-1 승리를 거뒀고, 같은 경기장이었으며 수비적으로 완고한 팀 - 비록 다른 방식이었지만 - 을 상대했으니 말이다.
경기 전 데 제르비vs포스테코글루에 대한 기대는 크게 3가지였다 :: 다득점에 극장골 그리고 전술적으로 재밌는 경기였는데 이 중 2가지는 챙겼으니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https://theathletic.com/5266111/2024/02/12/spurs-brighton-postecoglou-de-zerbi/
첫댓글 잘 봤습니다
쩔쩔매면서 한 15분에 한번꼴로 겨우 풀었던거같은데... 이따 밥먹고바야징 감사합니답!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단하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사실상 이 경기는 토트넘 판정승 그렇지만 브라이튼 또한 대단,,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따볼것
번역은 직접 하시나요?
박사님이네..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