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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숲에 들다 거짓말 시 모음(다 읽으시면 공갈빵을 드립니다.^^*)
joofe 추천 0 조회 122 22.04.15 20:09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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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2.04.16 07:44

    첫댓글 거짓말 하나 더 ^^*

    거짓말 / 최현우

    내가 그랬어요, 그애는 나빴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어요, 세제를 탔어요, 물병에, 내가 그랬어요, 죽이고 싶었어요

    없는 아들이 불쑥 말하고
    침대에서 튀어나와 현관을 열고 유치원으로 갔다
    어린 아들과 아들의 어린 친구는
    손을 잡았다 어른처럼
    울기 시작한 아이들의 앞에는 다른 아이가 쓰러져 있고
    백발이 자라고 있었다

    (죽이고 싶었니? 정말 독을 넣었니?)


    다친 아이를 싣고 가는 구급차 안에서
    아들이 대답 없이 친구를 더 꼭 안았고
    그 작은 애인이 나를 무서워했다
    나를 무서워하는 친구를 끌어안은 나의
    없는 아들 쪽으로 길이 가라앉고 있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어요, 가위로 몰래 머리를 자르고, 울면 웃었어요,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았어요, 그애는 나빴고, 지켜주고 싶었어요, 힘이 세니까, 죽이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내가 그랬어요

    ( 죽이고 싶었니? 정말 때렸니?)

    돌아온 집에서 아들은 계속 울었다
    말랑말랑한 눈물이 내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지켜주세요, 제발 지켜주세요
    같이 울던 친구를 돌려보내자 아들은 사라졌다
















  • 22.04.16 17:11


    새치를 모조리 뽑고 잠이 들어도
    아침이면 흰머리가 자라기 시작했다
    아들이 밤마다 다가와 울고 있었다
    나를 단단히 끌어안고 놓을 수 없다는 듯

    실려간 아이가 마신 물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고
    어떤 울음소리가 웃으며 내 흰머리를 하나씩 세고 놀았다



    [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 ,문학동네, 2020.

  • 작성자 22.04.16 08:43

    흰머리 하나 뽑습니다.^^*

  • 22.04.16 08:17

    힘들어서 반만 봅니다.
    詩가 배고플 때, 또 먹겠습니다.
    수고하심에 꾸벅^^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늘 강건하셔요.

    시사랑 마당쇠
    다래투 올림♡

  • 작성자 22.04.16 08:42

    공갈빵 안 줌. ㅋㅋ

  • 22.04.16 17:12

    @joofe 수정 했습니다.늘 감사합니다. joofe님~~ ^^*

  • 22.04.18 20:23

    @joofe 다 읽었으니 공갈빵은 주페님 잡수시고, 천안 명물
    호두 과자 주셔요.

    굿밤 되세요.

    詩사랑 마당쇠
    다래투 올림.

  • 22.05.10 03:24


    시에 대한 사족: 안 현미 시인의 “거짓말을 타전하다”란 시를 좋아한다고 느꼈는데, 잘 알진 못했던 단지 느낌이었던 것같다.
    실컷 잠을 자고 깨어나서 거짓말에 대한 다양한 시들을 읽으며
    이 한 편의 시에 오래 시선이 머문다.

    좋은 시란 다의적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어떤 시어에 대해 다른 단어를 넣어도 다 말이 된다는 거라 생각하는데
    이 시의 “거짓말‘이란 단어와 ”타전하다“란 제목이나 본문의 청춘, 벌레, 기타 시어들을 다양하게
    변용할 수 있는 재미를 느꼈다.

    거짓말을 타전하다란 감각적인 표현보다 더 감각적인 표현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를 &&하다란 식으로 다양하게 변주해보았다.
    거짓말이란 말대신 다른 말로 바꾸어도 감각적이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가시를 발라내다
    꽃을(꽃그림자) 날려보내다
    새를 드러내다
    깃털을 **하다
    눈송이를 **하다
    또 추상적인 언어로 바꾸고 서술어를 감각적으로 해보았다.

    슬픔을 웅얼거리다
    행간을 살해하다
    암호를 분해하다

    스스로 작위적이군하면서도
    오랜만에 시를 쓰고 싶어졌고
    감사한 마음에 긴 댓글을 달았어요.

    그럼 이만, 나도 거짓말을 타전하러
    휘융 날아가요.


  • 작성자 22.05.11 11:14

    바람꼭지님,
    긴 댓글 감사합니다. 시에 대한 식견으로 명쾌한 댓글이었습니다.
    자주 좋은 시에 대한 고견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시 많이 지으시고 많이 읽으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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