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을 이용한 학교 이름도 문제가 생기게 될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좋은 의미를 가진 지명이 오랜 세월 동안 변이되면서 오늘날에 와서는 이상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거나 학교 이름으로 사용하기가 불편한 이름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청주시 상당구 방서동의 ‘대머리’, 충주시 소태면과 충남 보령시 남포면 달산리의 ‘야동리’,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의 ‘대변리’, 전남 영광군 군서면 만금리의 ‘고참마을’, 전북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의 ‘똥섬’, 경남 거제시 일은면의 ‘망치리’,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의 ‘사탄마을’, 경남 영산시 웅상읍의 ‘소주리’,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의 ‘썩은섬’, 경남 거창군 웅양면 죽림리의 ‘유령마을’ 등에 초등학교가 생긴다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연상되는 학교 이름이 되고 마는 것이다.
충주시 소태면의 야동(冶洞)은 원래 순우리말 지명으로 ‘불무골’로 불려왔다. ‘인근 지역보다 더 높이 솟아 있는 뫼’라는 의미의 ‘붓뫼’가 ‘불무’로 불리다 보니 대장간의 ‘불무’가 연상되어 한자로 ‘야(冶)’로 표기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야동’이라는 줄임말이 생겨나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고 급기야 야동초등학교는 학교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실제로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의 대변리(大邊里)에는 ‘대변항, 대변방파제’처럼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대변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문제가 있으므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에 의해서 2018년 3월1일자로 ‘용암초등학교’로 개명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상준 지명연구가·전 음성교육장
출처 : 동양일보(http://www.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