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When I Dream
“아니!”
내 외침이 그랬다.
눈도 휘둥그레졌다.
놀라운 장면을 목격해서였다.
못 찾아낼 줄 알았다.
그런데 찾아냈다.
그것도 이곳저곳 찾아본 뒤의 결과가 아니었다.
단 번이었다.
바로 내 사랑하는 세 살배기 손자 서율이의 눈썰미가 그랬다.
지난주 일요일인 2023년 4월 16일 오후 1시 반쯤해서, 맏이의 생일 축하를 위해 온 가족이 서울 봉천동 막내네 집에 모였을 때의 일이었다.
점심은 그 인근 고깃집인 ‘강강술래 신림점’에서 이미 했기 때문에, 생일케이크도 나눠먹고 잠시 어울려 놀 작정으로 막내네 집을 찾았던 것이다.
촛불 붙인 케이크를 앞에 놓고 생일 축하노래도 부르고, 그 케이크를 나누어 먹기도 하고, 그리고 간단한 놀이도 했다.
그 끝에 내가 들고 온 그림책 한 권을 꺼냈다.
일러스트 디자이너인 최민주 작가가 3년 전에, 미래에 만나보게 될 손주를 위하여 내게 선물한 ‘시장 나들이’라는 제목의 그림책이었다.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를 기획한 ‘솔거나라’에서 1999년에 펴낸 그림책 중의 한 권으로, 글은 서울시립박물관의 정승모 전문위원이 맡고, 최 작가는 그림을 맡아서 펴낸 책이었다.
바로 그 그림책으로 이제는 말귀가 터진 서율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다싶어서 들고 온 것으로, 그 끝판의 자리에서 그 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대충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그림책을 서율이에게 그 자리에서 선물했다.
그러면서 옆자리에 앉아있는 저 어미인 막내며느리 은영이에게 최 작가의 당부를 전했다.
이 당부였다.
‘그림책 이 장면에 주인공 똘이 찾아보세요’
그러면서 그림책 속의 그림 중에 가장 크게 그린 것으로, 주인공 똘이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해서 온 가족들과 같이 찾은 장날 시장의 풍경을 그린 그림 한 장을 붙여줬었다.
그렇게 최 작가의 당부를 전하고 우리는 막내네 집을 나서서 고향땅 문경 집으로 향했다.
카톡!
미처 서울을 빠져나가기 전에, 내 핸드폰으로 그렇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수신되고 있었다.
막내며느리 은영이가 띄워 보내준 메시지였다.
‘서율이가 똘이를 금새 찾았어요~^^’
그러면서 서율이가 ‘똘이 좀 찾아봐.’라는 저 어미 말이 떨어지자마자 금방 그 그림에서 주인공 ‘똘이’를 찾아내는 순간을 포착한 동영상을 첨부해주고 있었다.
수백 명이 모여들어 혼잡한 그 시장에서, 나는 똘이를 찾아내는데 무려 30분이라는 시간이 걸려야 했었다.
그랬으니, 서율이의 그 눈썰미에, 내 그렇게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나는 언뜻 새로운 꿈 하나를 꾸고 있었다.
혹 서율이를 영재학교에 보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그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