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딸, 세살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 책은 녹색평론134호(2014년 1~2월)를 통해 알게 된 책이란다.
녹색평론134호(2014년 1~2월)에서 이 책의 서평이 실렸거든.
읽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제목을 적어두었다가 이번에 구입해서 읽게 되었단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 책을 읽을 즈음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이 갓 지날 때였구나.
세월이 빠르긴 빠르구나.
일본대지진의 참사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나갔다니..
일본대지진은 그 지진보다
그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단다.
그리고 후쿠시마원전사고의 영향력이 더욱 크고 말이야.
아직도 그때 누출된 방사능은 일본 뿐만 아니라
주변국 더 나아가 태평양 연안 국가들까지, 어쩌면 전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단다.
왜 그런 사고가 일어나야했을까?
아빠는 대지진이라는 천재지변으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사고라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그렇게 큰 사고까지 가지 않아도 될 기회가 여러번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단다.
이 책의 책띠에는
"이책은 어리석은 인간들의 이야기다"라고 써있단다.
어리석은 인간들의 어리석은 대처로 인해
원전사고가 커졌다는 거야.
그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단다.
지은이는 오시카 야스아키라는 사람인데, 기자라고 하는구나.
1. 정전은 될리 없다더니....
2011년 3월 11일 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단다.
상상할수도 없는 엄청난 해일이 일본동북부 해안을 쓸고갔어.
이때 지진강도가 9.5였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일어난 지진 중 4번째로 강한 지진이었대.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지진으로 죽었어.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대지진보다 연이어 일어난 후쿠시마원전사고가 더 심각한 불행이었단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전,
그런 대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할 경우 대비가 안되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들 있었대.
몇년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후쿠시마를 보호하고 있는 제방은 3~4미터 높이의 해일만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대.
큰 해일이 발생하면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부족한 것을 알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대.
본인들도 일본이 지진이 잦고, 큰 해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텐데,
시뮬레이션 결과 큰 해일이 오면 막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도,
어찌 아무런 조치도 안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돈 때문에 그랬겠지?
그리고 원전 청문회 비슷한 것을 원전사고 나기 전 1~2년전에 했었는데,
그때 어떤 정치인이 원전의 모든 전기가 꺼지는 사고가 났을 때
대처 방법을 물은 적이 있었대.
그런데, 원자력 발전소 관련자가 대답하길,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불가능하고,
설계 당시부터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답변을 했대.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인지...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15미터 높이의 해일이 원전을 덮쳤고,
그로 인해 정전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들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장담하던 일들이 일어난거야.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서 그런지,
사고 발생 후 계속 우왕좌왕되는 모습을 보였단다.
거기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긴급 상황인데 윗사람 눈치나 보다가 조치가 늦어지고,
위기관리매뉴얼이 있지만, 이런 상황은 적혀있지 않았다는구나.
.....
2. 원전사고는 천재 아닌 인재
후쿠시마 원전의 주인은 도쿄전력이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났을 때
도쿄전력 회장인 가쓰마타와 부회장은 모두 중국 출장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사장인 시미즈는 재계모임이 있어 국내 출장중이었는데,
업무가 아닌 부인과 함께 나라현에서 관광중이었다고 하는구나.
즉, 진두지휘해야할 우두머리들이 동시에 자리를 비운거야.
사고 소식을 들은 시미즈 사장도 도쿄로 돌아오고 싶어했어.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비행기도 안뜨고, 도로는 끊겼고,
돌아온 방법이 없었대.
간신히 군비행기를 빌려 이륙했지만, 정부의 명령을 잘못 해석한 아랫사람이 그 비행기를 회항조치했다는구나.
그래서 시미즈 사장은 사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도쿄에 도착을 했대.
....
그럼 원전사고가 났을 때 정부의 상황과 대처는 어땠는지 한번 볼까?
당시 총리는 간 나오토 총리였어.
수십년만의 정권 교체된 민주당의 총리로 2010년 6월부터 총리가 되었어.
당시 그는 정치자금 문제로 정치적 입장이 좋지 못한 시기였대.
그런데 원전사고가 발생해서 그의 문제는 덮여졌어. 운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었지.
원전사고 대처만 잘 했어도 그의 지지도가 올라갔을텐데...
....
도쿄전력의 우두머리들이 자리를 비워서, 원자력발전소장인 요시다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개그가 따로 없었단다.
냉각장치의 전원 공급을 전원차로 하려고 했는데,
전원 케이블이 없거나,
케이블이 들어있는 창고의 열쇠가 없는등... 사소한 문제로 조치는 점점 늦어졌어.
그렇게 냉각이 지연되면서, 원전 1호기 벤트를 해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졌어.
그 상황까지 안 갈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벤트란 무엇이냐면, 격납고 문을 열어 서서히 방사능을 고의로 빼내는 거야.
그 안좋은 방사능을 밖으로 고의로 유출하다니...
그런데, 그렇게라도 안하면, 폭발의 위험성이 있어 더 큰 재해가 일어나기 때문에,
벤트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거야.
그런데, 벤트는 도쿄전력의 결정이 필요하고, 인근 주민들의 대피가 완료되어야 할 수 있어.
그런데, 이 벤트라는 것이 도쿄전력에서 볼 때 자존심을 크게 상하는 일이란다.
그런데, 이 벤트도 소통 부재와 리더쉽 부재로 인해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계속 지나가고 있었어.
또 그렇게 결정이 늦어지는 게,
원자력 관련 단체들의 우두머리들이 실제 원전 전문가는 없고,
정치인이나 권력과 친밀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도 원인이었어.
정부에도 전문 용어가 나오면 일일이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어야 하고 말이야.
거기에 현장에 갈까말까를 거듭 고민하던 간 총리의 현장 방문이 이루어졌는데,
간 총리가 현장 방문을 한 3월 12일 아침에 그의 방문을 준비한다고
원전사고에 대한 조치는 또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원전사고에 대한 조치보다 총리의 방문이 더욱 큰일이었던거야. 그들에게는....
이런저런 이유로 벤트를 하기로 결정한 지 14시간이나 지나서야 벤트를 시작했대.
그런데, 그것도 전기가 끊겨서 수동으로 해야 했는데,
결사대를 만들기로 했어.
결사대는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장시간 작업이 어려웠고,
교대로 작업을 이루어졌어.
그런데, 첫번째 결사대가 작업을 하고 나서 이후 교대조는 방사능 수치가 높아서 작업을 하지도 못했대.
그래도 첫번째 결사대의 노력으로 벤트가는 이루어졌는지 격납용기의 압력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대.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거처럼 벤트 자체가 방사능 유출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에 따라 주변지역의 피폭은 불가피했단다.
....
벤트를 뒤늦게 하긴 했지만, 이미 멜트다운은 진행되고 있었어.
이 책의 제목인 멜트다운....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원자력 관련 용어로 이야기하면 '노심용융'이래..
간단히 이야기하면 핵연료가 녹아서 원자로 바닥에 떨어져서,,,
바닥 밑으로 스며들어가는 현상을 멜트다운이래..
....
답답하지만, 서서히 대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3월 12일 오후 3시 26분쯤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1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났어.
전원차 케이블이 파손되어 다시 전원 공급은 어려워졌대.
그대로 방사능이 다량 유출되는 것이었지.
이제 방법은 몇가지 없었어.
그 중에 해수를 주입하여 냉각하는 방식이 있었는데,
이 방법은 다시는 그 원자로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어.
그러자, 총리는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아랫사람들은 총리의 눈치를 보고,
아랫사람들은 총리의 의중이 해수냉각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수주입을 하지말라고 명령을 내렸어.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요시다 소장은 자시의 의지로 해수냉각을 강행했고,
피난 반경을 20km로 확대를 했어.
...
이렇듯 원전사고는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우왕좌왕, 결단력 부족, 리더십 부족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단다.
1호기 폭발에 이어 3호기, 4호기에서도 폭발이 이루어졌어.
그러자, 미국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나봐.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를 파견하여 협조하기로 했어.
그러자 그제서야 서서히 원전사고의 대책 방향이 세워지기 시작했단다.
3. 책임 전가 전쟁
자, 이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발생했고, 그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했어.
원전사고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폭을 당했고,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했으니,
그에 대한 보상도 이루어져 하는 거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 책임에 관련된 부류들이 여럿 있었어.
먼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소유하고 있는 도쿄전력.
그리고 간 나오토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일본 정보.
또 그리고 예전부터 일본정부의 경제를 맡아오던 경제산업성으로 대표되는 관료집단이 그들이야.
도쿄전력에서는 당연히 이 사고는 대지진이라는 예측하지 못한 천재지변으로 인해
생긴 것이니 국가에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어.
사건을 자꾸만 축소하려고 했어. 그래서 배상을 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했지.
간 나오토 총리 내각은 사고에 대한 대처를 잘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싶었고,
원전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도쿄전력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지.
나아가 시민운동가 출신인 간 나오토 총리는
일본의 원전정책을 탈핵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했어.
...
경제산업성은 이전부터 도쿄전력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어서,
간 나오토 총리 내각과 대립을 했어.
그들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었던 것이지...
사실 도쿄전력이 사기업이긴 하지만, 정부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가 많았거든.
그것이 모두 경제산업성과 도쿄전력의 오랜 관계때문이야.
원자력 마피아란 말이 그래서 생긴거야.
그들은 도쿄전력이라는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서 원전사고를 은폐하고,
간 나오토 총리 내각의 원자력 조치에도 방해를 했었대.
그래서 멜트다운이 일어난 원전을 두달동안이나 숨기기도 했다는구나.
....
개혁파 관료 중에 고가 시게이아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처리함에 있어
도쿄전력 파산 처리, 전력 자유화, 발전송전의 분리 등을 제안했지만,
경제산업성에 의해 실천되지 못했대.
그 대신 도쿄전력이 직접 배상에 나서지 않는 안을 선택했다는구나.
....
야당이었던 자민당도 마찬가지였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거지.
간 나오토 총리가 탈핵정책으로 방향을 바꾸자,
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심지어 간 나오토의 민주당 내부에서 내분이 일어나고,
국민 여론은 악화되어 결국 간 나오토 총리의 내각은 전원 총사퇴를 하게 되었다는구나.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배상 문제에 있어
국민들은 철처하게 배제되었다고 하는구나.
이것이 국가권력의 단상이 아닌가 싶구나.
과연 국가의 주인은 누구인지....
4. 우리나라 사정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거라 생각되는구나.
이미 주요 언론은 권력의 나팔수가 되었지,
공기업의 사장은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들이 낙하산인사들이 앉아있지.
몇년 전에도 원자력 사고가 나도 은폐하다가 술집에서 들통이 난 적도 있었지.
드러나지 않은 크고 작은 원자력 발전소 사고들이 있을텐데,
철저하게 은폐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란다.
그게 우리나라의 현모습이고 말이야.
세계에서 원자력 발전소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란다.
아빠는 탈핵을 찬성한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탈핵을 주장하는 주요 정당은 없단다.
인류의 멸망보다 더 오랫동안 지구상에 남아 있을 핵폐기물.
아직도 핵폐기물의 처리 방법은 땅속에 묻는 방법밖에 없는 현실.
그런데도 핵발전소는 계속 만들겠다고만 하고...
우리 후손들이 지금 우리 세대를 얼마나 욕을 하려나....
걱정이 되는구나.
....
녹색평론134호(2014년 1~2월)에서 추천한 또다른 책 중에
"한국탈핵"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의 실상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 책이라고 하는데,
이 책 또한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aladin.co.kr%2Fproduct%2F3144%2F49%2Fcover%2F8963720942_1.jpg)
책제목 : 멜트다운
지은이 : 오시카 야스아키
펴낸곳 : 양철북
페이지 : 391 page
펴낸날 : 2013년 09월 11일
책정가 : 15,000원
읽은날 : 2014.03.13~2014.03.18
글쓴날 : 2014.03.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