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경제포커스
[경제포커스] “제발 과학으로 접근해달라”
조선일보
이인열 기자
입력 2024.02.08. 03:00업데이트 2024.02.08. 06:14
https://www.chosun.com/opinion/economic_focus/2024/02/08/FJPY2H5EH5AAJFUYQKM6GVL5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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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 120억원으로
제초제 견디는 잔디 만들었더니
주무 부처 20년 끌다가 ‘부적합’
“제발 시민단체 눈치 보지 말라”
약 5,000천평 GMO 포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제초제 내성 제주그린 잔디./이효연 교수 제공
제주대 생명공학부 이효연(63) 교수의 대표 연구작은 잔디다. 이름은 ‘제주 그린’. 제초제를 뿌려도 잡초만 죽고 버틸 수 있는 잔디다. 연간 국내만 1조원, 글로벌 40조원 이상인 잔디 시장에서 ‘혁명적’ 품종으로 평가받아 국내외 특허만 12건이 등록돼 있다.
일본 도호쿠대에서 생명공학 석·박사를 딴 그가 잔디와 인연을 맺은 건 1996년.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회장이 “앞으로는 바이오 시대’라며 설립한 ‘금호생명과학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미국서 영입된 송필순 박사를 만나면서다. 송 박사는 이 교수에게 “미국 잔디 대부분이 한국 잔디를 품종 개량한 것이니 우리가 한번 연구해 보자”고 제안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00년 제초제에 견디는 잔디를 만들었다. 일 년에 한두 번 제초제를 뿌리면 농약도 많이 칠 필요가 없는 친환경 품종이었다. 정작 기구한 시련은 이때부터였다.
품종특허는 재배 허가를 받아내는 심사가 최종 관문이다. 주무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 여기에 질병관리청, 농림부, 해양부, 환경부 등과 협의해야 한다. GMO(유전자변형작물)인 만큼 꼼꼼한 심사는 필수란 걸 그도 충분히 인정한다. 2003년 심사를 신청하고 11년 만인 2014년 위해성 평가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로부터 작년 6월까지 9년 가까이 무려 23가지 보완 요청을 받았다. 여기엔 믿기지 않는 내용도 많다. 해양부는 “품종 개량한 잔디가 해양에 영향이 없다는 걸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무슨 방법으로 입증할까부터 난감했다. 결국 잔디를 갈아서 물고기에게 1년간 먹인 뒤 심장박동수 등을 측정해 무해성을 입증했다. 이런 식으로 23건을 입증했더니 작년 6월 30일 “부적합’ 결론을 통보했다. 이유가 기가 막혔다. “국내 환경에 위해성이 없음을 인정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GMO가 위험할 수 있으니 이런 결정은 일리가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가 전 세계 GMO 농작물 수입에서 일본에 이어 2위 국가란 점을 감안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대부분 콩, 옥수수 등이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GMO 작물 수입은 허가하면서 잔디 재배는 불허하는 논리는 무엇인가. 이 교수는 “미국 등에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GMO 작물 수입을 요청할 때는 ‘통상 마찰’을 우려한 관료들이 필사적으로 통과시키지만, 정작 우리가 개발한 품종 허가엔 환경시민단체 눈치를 보느라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약 5,000천평 GMO 포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제주그린 잔디 사진./이효연 교수 제공
제주 그린 개발에 투입된 120억원은 농림부, 교육부 등 정부에서 지원한 돈이다. 돈을 줘가며 GMO 개발을 독려한 정부가 결실을 눈앞에 두고 20년 넘게 끌다가 부적합 결론을 냈다. GMO 연구는 이 교수팀만 한 게 아니다. 30년간 우리 정부는 GMO개발에 수조원 이상을 투자해 81개 품종을 선정했다. 어느 누구도 상업화는 못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건 과학적 접근이 아니다. 정치에 오염된 것이다. 제발 과학을 과학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지금 한국엔 ‘제2의 제주 그린’ 같은 일들이 부지기수로 있을 것이다. 관료들과 기관장들이 일부 목소리 큰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는 사이 한국 과학은 이렇게 위기를 맞고, 쇠락하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 글로벌 작물 회사들로부터 제주 그린을 미국에서 통과시켜 세계 시장으로 가자고 설득받고 있다. 그럴 경우 이 품종은 미국 기업의 것이 되고 만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허가만 난다면 사회에 공짜로 내놓을 테니 제발 우리나라에 유익하게 써달라”고 말했다.
이인열 기자 산업부장
밥좀도
2024.02.08 06:08:19
한국은 이념과 정치가 나라를 망친다. 제발 국익 증진과 국민 행복 위해 정치하는 사회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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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cwleelee
2024.02.08 06:42:33
남눈치보지말고 조건부 승인하여 결과보고 다음결정하면 어덜까? 저런일들은 사회가 보둠고 가야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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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팽약선
2024.02.08 06:26:18
궁물족을 잘 요리하지 못한 요령 부족이 잘못이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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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자
2024.02.08 06:49:32
덜 떨어진 공무원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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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유공자
2024.02.08 06:48:28
난 처음부터 GMO 위험하다는 놈들 얘기 전혀 믿지 못하겠더라. GMO 원천 생물도 지구에 살고 있는데 그게 위험하면 그 생물을 먼저 죽여 없애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물이 육지와 해양에 살고 있는데 그 GMO 작물이 바다에 위험하지 않을 것을 증명하라니? 해로운 것은 공무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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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사파이어
2024.02.08 08:07:29
철밥통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의 자세들이다. 이들은 그냥 이대로만 외칠 뿐이다. 주어진 과제만 묵묵히 수행하고 배정된 예산을 적절히 시용하기만하면 다시 예산이 채워지니 새로은 기술이나 개혁을 바라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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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2
2024.02.08 08:07:25
환경단체가 환경을 위한 단체인가요. 지들 공짜 배불리고 갑질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좌파단체이지. 다 아는 사?恃틈璣×? 이걸 부정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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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경애
2024.02.08 08:06:45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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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ar
2024.02.08 08:05:27
공무원의 복지부동, 무사안일, 책임회피의 전형적인 자세이다. 담당자를 공무원에서 해임해야 할 것이나 철밥통을 갖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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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cool
2024.02.08 07:43:33
국무총리는 뭐한답니까? 이런거나 해결하지. 요즘 얼굴보기도 어렵던데...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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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ee
2024.02.08 07:29:08
법없는 민국이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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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네
2024.02.08 08:19:51
물고기가 먹어다는데 환경단체가 반대한다고라 하 참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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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벌
2024.02.08 07:36:36
한동훈 국힘에 민원 넣으세요! 빨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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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을잡자
2024.02.08 09:04:22
공무원들의 창의력없는 무사안일이 나라를 좀 먹는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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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골
2024.02.08 08:50:27
이런 비과학적 사례가 어디 이것 뿐이랴?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그 자체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제도 및 제도 운영의 비과학적인 사례가 무궁무진하다. 이걸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된다. 여러 분야에서 많이 뒤져 있으면서도 고집과 배짱만 부릴게 아니라 잘 모르면 앞서 가는 나라들을 벤치마킹해라. 우리 같은 일반 국민들도 해외에 한번만 나가봐도 우리가 뭐가 문제인지 금방 보이는데, 결정권이 있는 분들은 해외에 자주 다니시면서도 눈을 감고 다니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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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스티얼 엔젤
2024.02.08 08:13:48
그러면 골프장에서 저 잔디를 사다가 심고 제초제를 왕창 뿌리겠구나. 우리의 강과 바다는 누가 지키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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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jjnyy
2024.02.08 08:10:48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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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8
2024.02.08 08:50:58
영향이 없다는걸 증명하라? 일찌기, 어떤 결함이 있다는 것은 증명할 수 있지만, 결함이 없다는 것은 증명할 수 없다는 Edsger Dijkstra의 가르침이 있었듯이; 또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를 출시할 때 여러 시험을 거쳐 결함을 찾아내지만, 어떤 시험을 거쳐도 무결함이라는 걸 증명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이 늘공들의 무식과 무사안일주의가 발전의 원흉인 것이다. 늘공 늘공 늘공... 참 참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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