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오늘 찬호는 시즌 9승과 5연승을 마감하고 단지 두가지의
기분좋은 기록만을 남긴 채 경기는 종료되었군요.
그것은 다들 아시겠지만 첫째는 1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과 두 번째
통산 탈삼진 1,000개를 달성했다는 점이죠.
물론 첫 번째의 기록은 팀의 에이스로서의 꾸준한 자질을 말하는 것이니까
스카웃을 목적하는 팀들에게는 괄목기록일테죠.
특히나 찬호를 데려다 제 2,3 선발을 목적하는 양키즈나 보스턴, 애틀랜타
등에서는 앞으로의 추가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팀의 에이스로서 당장을 목적하는 텍사스나 37살의 두 노장 알 라이터와
릭 리드를 거느린 뉴욕 메츠, 랜디 존슨을 보낸 이후 애런 실리와 차세대 에이스로
기른다는 프레디 가르시아가 버티는 씨애틀 매리너스 등에서는
아마도 더욱 눈여겨 볼만한 기록일 겁니다.
근데 두 번째의 기록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가 외계인이라 부르는
페드로와 같은 6년차에 이룬 것이라 기분좋은 일입니다.
찬호가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맏형 케빈 브라운이나 컴퓨터 제구의 매덕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늘 비교대상으로 떠올리는 마이크 햄턴은 8년차인 올해
그것도 시즌 막판에나 가능한 기록이라니 괜히 우리가 우쭐하게 되죠. ^^*
그건 그렇고.....
오늘은 정말 우리가 사랑하는 (그래서 항간에는 박빠라는 용어까지 만들어 낸)
찬호가 정말 존경받는 선수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보았으면 합니다.
사실 선수로서야 그렇다고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부분까지
우리가 들춰 낸다는 것은
그가 좋은 면이 많다면 다행이려니와 안 좋은 부분이 더 많다면
말도 꺼내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를 일이잖아요. (미안합니다)
제일 먼저 훈련의 성실성을 한번 볼까요?
미국 내에서 까지 유명한 부분이죠.
매년 하루도 거르지 않는 자율훈련(금년에도 메이져리거들 중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은 유일한 선수로 밝혀졌잖아요)이나 스프링 캠프의 수행을
보면 언젠가 리사 게레로인가요.....그 쭉쭉빵빵하다는 미녀리포터...
다른 선수들의 입을 통해서 연습벌레(걔네들은 아마 이런 표현은
하지 않았겠죠. 아마 우리네 신문사 특파원들의 표현이겠지만...)라는 칭호까지
얻은 걸 보면 훈련중독(!)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제 작은 아이에게 공부를 하라는 말을 쓸 때
이 말을 곧잘 들먹인답니다.
얘, 찬호가 왜 그렇게 위대한 선수로 자라는지 아니?
그만한 자질에 훈련하는 걸 좀 봐.라구요. ^^*
금년도 시즌 전에는 러닝을 하다가 발에 쥐가 나서 훈련을 줄이라는
트레이너나 코칭스탭들의 조언까지 얻을 정도였으니, 원...
이 점이야 시즌 중인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승리를 한 이후나 패전 후에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다시 훈련으로
들어가는 찬호를 생각해 보자구요.
탐 시버를 연상케 하는 굵은 허벅지가 반증이잖아요.
항간에는 찬호는 그래도 동양인이니까 로켓맨이나 빅유닛, 가까이는
맏형의 나이가 될 때는 성적이 시들 것이라는 얘기.....
전 그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의........천재성 때문에 경기 전날까지도 술을 먹고 등판해도
이겼다는 국보나 영원한 우리의 My Way의 스타 불사조,
아님 얼마 전 은퇴해서 한참 코치수업 중인 김용수 선수를 보시죠.
제 생각에는 찬호는 40이 조금 넘어도 꾸준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물론 다져에 있지 않는다는 전제이겠지만....
(이 팀은 도데체 정이 가다가도 정내미가 뚝 떨어질 때가 참 많거든요.)
라몬 마르티네즈나 허샤이저 같은 경우를 보면 원....나참..
찬호만 아니라면 도데체 응원할 맘이 생기질 않는 팀입니다.
영리함이 두 번째 볼 항목일 겁니다.
찬호의 영리함 역시 참으로 잘 알려진 부분입니다.
투수들 중에는 상대선수 분석보다는 그날그날의 감과
그날 제일 손에 잘 감기는 공으로 상대한다는 선수가 있나 하면..
상대하는 선수의 타격버릇까지 챙기는 선수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찬호는 이 부분에서는 좀 어중간한 입장인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자신을 가리킬 때 박찬호의 전담포수 크루터라고
익살을 떠는 크루터에게 이 부분을 넘겨서 자신의 부담감을 줄인 탓인지
상대선수분석에는 그다지 에너지를 낭비하지는 않는 모양이죠.
하지만 찬호가 인터뷰할 때 보자구요.
오늘 공이 참 좋았다. 승리의 원동력이라면?
우리 선수들이 참 많이 도와줬다. 운도 좋았다.
이제 오늘이 몇 승째인데.....20승은 가능할 것 같은가?
난 그냥 공 하나하나에 집중할 뿐이다.
승리는 거기에 따라오는 것일 뿐이다.
이런 말 우리 참 많이 들었잖아요.
찬호라고 20승이 왜 염두에 없겠습니까?
그 말 꺼내기 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듯이 하잖습니까?
한 마디로 공인으로서의 자세에는 표현 한 마디까지 신중합니다.
작년의 우리가 잘 아는 스조의 민훈기 특파원과의 조그만 문제....
사실 우리끼리야 민기자가 예민하다느니
아니면 찬호가 과민하다느니 하지만.....
(전 그걸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별로 좋은 게 아니니까요)
KAL기의 문제나 연예인 모씨(사실여부를 떠나...)와의 스캔들,
제가 그 정도의 스타라면 별로 신경도 쓰지 않을 것입니다.
또 잘 알려진 한국 방송사와의 불편한 관계도 (인천방송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전혀 눈치조차 채지않게 정리합니다.
이건 어쩌면 특파원들이 알아서 안좋은 부분은 미리 가리워주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찬호는 영리한 부분이많습니다.
팀 프런트에 있어서의 처신, 동료들과의 관계유지,
(우리가 맨날 삽질왕이라고 부르는 DD도 찬호에게 있어서는
정말 좋은 친구이고, 제 별명이기도 한 캐로스도 찬호는
정말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죠. 아참, 이 둘의 특징이 프랜챠이즈
스타인가요?
그 뿐인가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필두(^^*)
그 선수도 아주 유효적절한 우군으로 만들었잖아요.
이러면서 자연스레 팀의 리더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모양이
정말이지 보기 좋습니다.)
매스컴과 팬들과의 관계....
이 모든 부분을 그는 매끄럽게 이용할 줄 아는 선수죠.
세 번째로는 선수로서의 기록을 볼까요?
첨에 언급한 두 가지의 기록말고 올해의 기록을 볼까요?
물론 오늘까지지만.....
(1) 젤 먼저 QS 부문은 양리그를 통틀어 1위죠. 15게임으로..
기분 좋은 내용이죠.
(2) ERA.....2.86으로 7위이지만.....이건 사실 5위부터는 0.01의
차이를 내는 것이므로 벌써 얘기하기는 좀 그렇죠.
(3) 다승...8승으로 공동 7위 (쩝....억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4) 피칭이닝 수 ... 116.1 이닝으로 3위 (이게 꾸준함의 상징이겠죠.)
(5) 탈삼진 122개로 4위 (랜디존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 2위 자리는
사정권안에 있죠. 시즌 종료 무렵에는 2위는 확보할 듯한 느낌입니다)
(6) 피안타율 0.198로 2위
그 다음 안 좋은 부분들......
(7) 찬호의 영원한 숙제..... 볼넷 45개로 6위....
이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많은 이닝을 던진 선수가 볼넷이 많은 건 당연한 이치겠죠.
따라서 이건 경기당 볼넷의 개수를 따지는 게 옳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3.5개로 30위권입니다.
이 정도면 찬호의 아킬레스 건이라는 게 그다지 크게
부각될 문제는 아니죠. 다만 완벽(!)을 바라는 우리니까
항상 찬호만 생각하면 볼넷을 연상하고 줄여주기를 바라는 것이잖아요.
오늘도 near beer count (풀 카운트)는 많았다 하더라도
볼넷은 하나 뿐이었으니까......흠...과히 나쁘진 않죠.
(8) 홈런허용 10개로 공동 38위 (정말 굳~~~입니다.)
(9) 득점지원율......그냥 이건 얘기하지 맙시다.
정말 이것만 생각하면 혈압이 오릅니다.
찬호가 등판하면 얘는 점수를 조금만 내 줘도 혼자
승을 따낼 능력을 지녔다고 인정해서 점수를 못 얻는건지, 원....
아무튼 저는 sabermetrician은 아니니까 괜히 수리적 접근으로
분석하려는 척 하다가 욕 먹기는 싫습니다. ^^*
이건 이쯤 할께요.
요 근래 들어서 찬호의 인지도에 대한 논쟁이 참 많더군요.
이걸 혹시 아십니까?
일단 다져가 속한 LA에서는 한국인을 제외한 순수 미국인들
사이에서의 인지도가 89%라는 사실을....
게다가 찬호가 올해 16승 이상할 선수라고 인정한 사람들이
74%라네요. 이건 제 말이 아니구요.
스조에서 시즌 전에 앙케이트, 아니 여론조사를 해서 얻은
결과이니까 믿을 만한 거잖아요.
스조에서 한 거니까 더 못 믿으시겠다구요......헐~~~
그러나 전국구 스타는 분명히 아니죠.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은 수퍼스타가 아님에도 적어도
야구를 볼 줄알고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찬호가
에이스급 피쳐라는 사실을 안다고 하더라구요.
이것 역시 읽어 본 분들은 아실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찬호의 인지도 문제는 거론하는 것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구요, 오히려 수퍼스타로의 발돋움을 하려면.....라는
논쟁이 올바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두 번째로 찬호의 선수로서의 자질을 거론한 것은 트레이드
문제가 공식적으로 불거져 나올 때 제일 먼저 생각할 부분이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에 생각할 것이 바로 돈이냐 명분이냐를 따져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저는 이 점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찬호는 한 인간으로서의 찬호라기에는
그는 이미 너무 커버렸습니다. 스스로 컨트롤 할 수없을 정도로요.
다시 말하면 이제는 어쩌면 스포츠 스타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민의 일정부분을 대표하는 자리에 까지 이른 게 사실이죠.
지금 구단과 보라스 사이에서 팽팽히 감돌고 있는 전운....(?)
나는 지금 찬호는 이걸 즐기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가 나설 일도 아니고, 또 나서서도 안되죠.
외계인이 시즌 전에 에이로드와 라미레즈의 FA 파동이 있었을 때
도미니카에서 일갈한 것 기억나시죠?
레드삭스는 나를 잡으려면 계약기간 전에 나에게 다른 예우로
확보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는 계약이 만료되려면 아직도 2년인가가 남았죠.
매스컴.....특히 LA지역과 찬호를 호시탐탐 지켜보고 있는 구단이
속한 지역의 매스컴.....보라스의 논쟁과 몸값 불리기에
그는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야 할 것입니다.
초연히.....관조하듯이....달관한 듯이....
속에야 할 말이 많겠지만 말이죠.
정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 길이 따로 있구나 라는 생각으로...
그래서 보라스와 구단과의 논쟁 끝에 나온 결과대로
따르라는 게 아닙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그는 스타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보라스에게도 거절하고 구단에게도 거절할 때
그는 영웅이 됩니다. 모든 이들에게...
그건 야구를 좋아하던, 안 좋아하던 상관없이요.
그야말로 품위로 수퍼스타가 되는 것이죠.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저를 요기스트(Yogiist)로 보지는 마시죠.
아무튼.......이 내용은 3번째의 글에서 쓰렵니다.
이것이 노모나 이찌로 논쟁에서 반드시 제기되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구요. 쩝....
그럼 아이아빠는 이만 물러갑니다.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