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다면 평온하게 보일 태은전일것이고, 지독한 공기만이 떠돌아다닌다면 그리 보일
태은전이다. 경상궁의 언행, 그리고 사라진 미희. 태은전에 남겨진 나인들과 무수리의
언행역시 모두들 근엄해지고, 한층 더 조심스러워진 모습을 남겨보인다.
결국 찾아올 운명이고, 결국 다가올 아픔일것이다. 그 아픔을 맛보는것은 그리 아프지
않을것이다. 다만, 그 운명을 기다릴 시간이 아프고 견디기 힘들정도로 불안할 뿐이라지.
"마마님, 황후마마의 모습이 보인다 하옵니다"
지금이구나. 황후의 등장이, 다소 황제가 아니라는 아쉬움비슷한 감정이 오만가지의
감정으로 가슴을 휑하게 만들어버렸지만.
"늦으셨구나, 아니 - 그분이 아니라서인가....
다들 경거망동하지 말고, 조숙한 몸가짐으로 태은전을 지키거라, 그 방역시"
"예"
"...마중하러 나가야겠구나."
발걸음을 몇걸음 걸었을까. 그래도 걱정이 앞서는 마음에, 그래도 못내 미희를 향한
괴로운 감정에 민혁이 있는 방을 쳐다보는 경상궁.
지체할 수 없다. 차라리, 지겨운 몸뚱아리를 희생이란 숭고한 이름에 맡기고
진황의 이생에남은 미련을 지키어야 한다. 한 평생 아픔만 간직한 진황의 마지막 미련.
그리고 살아갈 미희의 간절한 희망 -
"마마,,,, "
위상궁의 낮은 자잘조리에 황후의 눈이 다시금 치켜떠진다.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사옵니다, 혹시모르오니 나인들을 먼저 보내올까요"
"설마하니, 천하의 황귀비가 나를 죽이려는 아둔한짓을 일삼을까."
"소름끼칠 정도로 이상하옵니다, 태은전의 기(氣)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옵니다,
마마, 아무래도.."
"어허, 그만두게. 어쩌면 호랑이가 없는 호랑이의 굴일지도 모르지.
새끼여우들이 내뿜는 기(氣)에, 그리 어깨를 낮추다니. 위상궁도 이젠 늙었나보구먼"
짙지않은 황후의 질책에도 왠지모를 느낌에 위상궁은 경직되어 가는 몸을 조심히
다스리고 있었다. 청아한 빛이 더욱 바라고있는 연못, 태은전 뒤로 보이는 대나무숲.
그대로이지만, 계집들의 행동어리는 그대로라고 말하기에는 미심적음이 없잖아 남아있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보폭으로 어느새 건너와버린 태은전.
"홍복을 누리소서, 마마"
"...... 달갑지만은 않은 마중이로군"
"..............."
"..........황귀비는 잘 계시는가, 경상궁"
"............. "
"피식, 그 비장한 표정은 뭔가. 대신 죽기라도 하듯, 그 모습이란 -"
".......... 어인일이시옵니까,"
".....경상궁...... 아무리 희생양이 되고자 하여도, 그대는 희생양이 되기에는 가소로운
이무기에 지나치지 않네."
".......무슨 말씀이시온지, "
".....글쎄, 태은전 내부의 기이한 일좀 구경하고 말해주지."
"안으로는 못들어가시옵니다"
"........뭐라"
"안으로는.... 들어가시지 못하옵니다, 마마"
"상궁따위가 내 앞을 가로막는것인가,"
"..황제폐하의 근신령으로 인하여, 외부의 출입을 단단히 거부하는것이 소인의
임무인지라, 소인 - 무례하게 보일지 모르옵사오나 송구하게도 이 길을 막겠사옵니다"
황제의 근신령, -
감히 그런 얕은 재주로 잠시라도 시간을 벌 생각인게냐, 아해황귀비
경상궁의 옆으로 나인들이 가로막고, 황후의 심기도 - 따라서 위상궁을 비롯한
황후쪽의 나인들의 신경전이 시작되려 했다.
"경상궁, 내가 황귀비의 얄팍한 술수에 넘어갈것이...."
"황제폐하 납쉬오 - "
황후의 말이 끝나갈 찰나, 들려오는 건청궁 내관의 아룀에 황후의 고개가 천천히
돌려졌다. 들려오는 발소리에 들고있던 고개를 숙이는 경상궁.
"태은전에는 어인행차이시옵니까, 폐하"
"황후야 말로, 산달이 다 차가는 와중에 태은전을 들린 연유가 무엇이오"
"..그것이...... 아해황귀비나 만나볼까하여.."
"근신령을 내린것을 알고있을텐데"
".......... ..... ....."
"또한 무례하다, 옆으로 나열된 나인들의 행렬은 감히 국모인 황후를 얕잡아
보는 행위이다. 경상궁이 언제부터 이런 건방진 행동을 내비취고 있었느냐"
"송구하옵니다, 폐하"
나인들이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씩 뒤로 물러서자 황후뒤에 서있던 나인들의
표정이 간결해졌다.
"경상궁은 잠시 짐을 따르도록 하고, 황후는 처소로 돌아가 안정을 취하도록하시오."
".......... 신첩이 그간 복중에 태아에게만 관심이 있어 내명부질서를 어지럽게
한것같아 송구한 마음뿐이옵니다, 황귀비가 외도한 사실은 신첩에게도 잘못이 있사오니
신첩, 황귀비를 만나뵙게 수락해주시옵소서"
"쓸데없는 짓일 뿐이오"
"........... 쓸데없다니요.. 하오면"
"회의를 갖을 필요도없이, 황귀비를 사형에 처할것이니
황후는 황귀비를 만날 필요가 더이상 없다는것이오"
안타까운 모습이 황후의 얼굴에 확연히 드러났다. 위선의 그림자가.
사형 - 결국은 성원의 선택이다. 절망적인 괴로움이 경상궁의 마음속에서 커져있던
응아리를 사정없이 옭아매어버린다.
*
"민혁!!!!"
거친 숨소리와 함게 바닥에서 튕기듯 허리를 세운 미희의 얼굴사이로 땀구슬이
자잘히 맺혀있다. 거친숨소리가 몇번 오갈무렵, 무섭게 들이닥치는 여자하인들.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시향아, 땀 닦아드리어라"
"아, 예!!"
투명하면서도 짙은 아픔을 갖고 태어난 눈물이 붉게 상기된 볼을 타고 외롭게
추락한다. 무의미한 눈물을 흘리는 미희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계집 몸종.
그리고 걱정스럽게 혹시라도 몸이 마비라도 된것은 아닐까 미희의 팔 다리를
열심히 주무르는 중년의 몸종.
`.. ..꿈이었다..... .. . . . .지독한 꿈이었다..`
"..꿈이었습니다......하하.. "
다행이라듯 웃음을 터트리는 미희의 행동에 시향은 땀을 몸이 경직되는것 같았다.
혹시라도, 정신을 잃어버린것은 아닐까. 그 고고하던 미희가 - 꼿꼿하던 미희가,
실성을 한것은 아닐까. 걱정되게 울다가, 두렵게 웃고있는 알수없는 저 행동에
평진댁은 소리없이 방문을 나선다.
"..아..가씨.. 아가씨..!!.. .왜그러세요.. 소녀 무서워 죽겠습니다.정말..."
"꿈이었다..시향아..... 다행히 죽지않았어..... 내앞에서 죽지않았단말이다..
내품에안겨서.. 그리 눈물흘린것도.. 내가 찌른 칼에 숨을거둔것도..모두 거짓이 됬구나.
모두 한방울의 공깃방울로 흩어지었다... .. . ... 시향아.. "
지독히도 몸서리치고싶었던 꿈.
알수없는 시향으로서는, 고개를 흔들며 괴롭다듯 서럽게 말하는 미희의 행동에
그저 푸근히 안아주기만 할 뿐이다.
`...꿈이었다...민혁아........... 살아만 있어다오.......제발..`
.
.
.
"아까까지만해도, 멀쩡했던 아이가 당장 정신을 놓지는 않을것이야.
좀 더 지켜보고 그래도 이상하면 내게도 알릴시간없이 당장 의원을 찾도록 하게."
"..... 불길하옵니다"
"무엇이 그리 불길한가,"
"............. 아가씨가 그리 외치던것처럼, 예전의 그 아름다웠던 추억이
모두 잿더미로 변할까봐 잠결에 일어난 꿈이될까..... "
"어허, 불경스러운 말은 입밖에도 내지 말게. "
"....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평진댁이 물러나자, 그제야 근엄하기만 했던 얼굴에 걱정이 가득 고여버린다.
"............. 이제는 아픔만 남더라도, 그때의 추억이 재가되게 해서는 아니되질
않겠느냐.....내게 남은 마지막 꽃마저 앗아가지 말거라.... ... 진황"
*
"민혁을 데려갔다 들었다. 미희가 시킨짓이냐"
".....꼭 들으셔야 겠사옵니까, 폐하"
"대답만 하여라. 미희가 시킨짓이냐 - 자발적으로 한 짓이냐"
"........제가 스스로 했사옵니다"
"어째서,- 미희도 아닌 네가 왜 그따위짓을 한것이냐.
설마, 그것이 미희의 수명을 재촉하리라 염두하지 않았다고는 하지않겠지"
"... 그냥 아무이유없사옵니다, 그냥 그리해야만 하였사옵니다. 그뿐이옵니다"
"그말을 내게 지금 믿으라 하는것이냐"
차가운 성원의 말이 한치의 흔들림없이 고스란히 경상궁의 귀를 적셔왔다.
"... 그냥 죽여주시옵소서"
"내가 너를 죽여 무엇이 남기라도 하느냐. 미희도 죽고, 너도죽고 -
뭣하러 그런 수고를 해야하느냐. 더러운 피는 스스로 죽으면 그만이다.
죽고싶다면 - 스스로 목숨을 끊거라. 너의 목숨까지 친절히 거두고싶은 마음은 없다"
"날이 저물면 , 해가 다시 뜨면 - 아시게 되실것이옵니다.
그때는... 소인의 목숨을 거두지 않으시지는 못하시겠지요."
".............기상은 높게 살것이니라. 사형준비는 오늘 밤부터 시작되고,
내일 새벽에, 바로 태은전을 태울것이다."
"...... "
"..............허튼수작을 벌인다면... 그땐,,,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될것이다. 경상궁"
시린 눈동자가 태은전을 벗어나자, 미희의 방으로 들어서는 경상궁.
큰 창에 쳐저진 천을 걷어내니, 얕게 바람이 부는 바깥풍경이 고스란히 보여졌다.
"...그 말은......... 소인 하나의 가슴에만 담겠사옵니다, 폐하"
// 휘자입니다.
그간 찾아뵙지 못한 누추한 변명을 하고자 한다면; 컴퓨터가 망가진것이구요 ; -
사실 망가지기까지는 아니구 ; 바이러스같은것입니다. 다행히 추석이라서
외삼촌이 고쳐주기로했구요 ^^ ; 하하 ;
즐거운 한가위 되시구요 >< 다음편에는 고마우신 분들에 대한 성의로 땡스투작성을
올리겠습니다 ^^ 송편많이드세요 >< ( 휘자는 송편보다는 튀김을 ㅡ,.ㅡ ) //
첫댓글 ㅋㅋㅋ아우 오랜만이세요~ 너무재밋떠염^^
안녕하세요 삘쟁2님 ^^ 리플감사합니다 ♡ 오랜만에 찾아뵈어 정말 죄송해요 ㅠㅠ 다음편 열심히써서 올릴께요 !! > <
정말 오랜만이시네여 ㅎㅎ 휘자님두 즐거운 한가위 되세여~ 그리구 송편은 너무 많이 드시진 마세여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송편 4개에 270 칼로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조금만 먹을 생각이에여 ^^ㅎㅎ
반가워요 akjglk52님 ^^ 늦게 찾아뵈서 죄송해요 정말 ㅠㅠ 아우, 정말요!! ; 가뜩이나 배걱정인데 ㅎ;헐헐;;ㅋㅋ 저도 조금만먹어야겠어요 >< 즐거운한가위되세요 ㅎㅎ
너무 보고 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미희가 너무 불쌍하네요...... 성원이 그렇게 변할지는 몰랐지만////// 암튼 서운해요.............ㅠㅠㅠ 이제 우리 미희가 일어나야 할 것 같아요..... 미희 화이팅!! 그리고 추석 잘 보내시구요... 맛난거 많이 드세요,,,,,,ㅋ
보고싶었어요 LOVE HOLIC님 ㅠ!! 그러게요 ; 어쩌다가 이런인연이 나타난걸까용 ㅠ; 홀릭님도 맛있는거 많이많이드세요 ><!! 다음편에뵐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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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마녀님 ><!! 오랜만에 찾아뵙게되서 정말송구한마음이에요 ㅠ 기대에 미치도록 열심히쓸께요 히히; 하루마녀님도 즐거운 한가위보내시고계시죠 !ㅎㅎ 다음편에 뵐께요 ★
아~휘자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요~>_< // 히히~ 바이러스..대략 밟으세요!!!<-즐! 여튼간에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_<
죄송해요 비아♪님 ㅠㅠ!! 바..밟아요 ㅋㅋ 비아님도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거의끝나가지만 ; ㅋㅋ;;; 하하 ; 다음편에 뵐께요 ★
정말 오랜만 이예요~~~ 그 사이에 내용 다 잊어버릴뻔 했어요!!(ㅎ_ㅎ) 그래도 오랫만에 보니까 더 재밋는듯 하네요..ㅎㅎ
어우 정말요 ㅠ 그간 잘 계셨죠 스웨터님 ㅎ;?하하; 아!! 그럼안되는데 ; ㅠㅠ 무자기로 올려서 충동적이게 기억을되찾아드릴까요;하하;무슨소리하는건지;ㅋㅋ 그래도 자주자주뵐께요 ㅎ 다음편에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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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꿀벌■님!! ㅎㅎ 명성황후가 나인복을입었던기억이나는것은무엇인지;'ㅋㅋ 허허; 남은 한가위 즐겁게 보내세요 !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
지휘자님 ㅜ_ㅜ 소설보다 휘자님을 훨씬더 보고싶어했는데T_T.. !! 이렇게 소설써주시다니 (탕) .. 세드로 끝날것 같은데 ㅜㅜ 어찌될지모르겠네요. 휘자님 너무보고싶었습니다 !!
어우어우 죄송해요 한올님!! ㅠ!! 허허 -_-* 그리우셨습니까.. 히;ㅋㅋ 그러게요 음.. 대략 그럴것같기두하구..하하; 저도 그...그..그리웠어요 ㅠ!!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
지휘자님 정말 오랜만이네요~~얼마나 지휘자님을 애타게 기다려왔었는지...;;ㅋㅋ 암튼 지휘자님 건필하셔요~!!ㅋㅋ
안녕하세요 ∽월향천유님 !! ㅎㅎ 정말요 ㅠ 너무늦었죠; 이히; 아.. 애타게 기다리는동안 그 흔한 피시방도안간휘자의 양심이 찔립니다 ㅠ 허허; 여튼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
너무 재밋어요 >0<
안녕하세요 메런파이님 !! ㅎㅎㅎ 재밌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손가락이 잘 붙지않고 생각도 드문드문나서 걱정이었는데 ㅎㅎ 이제 많이쓸게요!!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
오래만에 소설보네요~ 재밌어요 ^^ 추석은 잘 지내셨어요?
반가워요 달빛아래저택님 ㅠ!! 늦어서 죄송해요 ;히히; 재밌으셨다니 다행이구요 !! ㅋㅋ 이번추석은 친척들이 별로안와서 조금 씁쓸했지만 잘 지낸것같아요! 저택님도 잘 보내셨죠 !!ㅎㅎ 다음편에 뵐께요 ★
오랫만에 보니까 더 재미있는거 같아요♡ 추석때 너무 많이 먹어서 뱃살만는거같다는< 휘자님힘내세요♡
기다렸습니다 휘자님 ㅜㅜ 보고싶었어요 흑흑 성원이 멋잇어요 ㅎㅎㅎ 역시 성원 경상궁 불쌍해서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