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파이터포럼 10대 뉴스] ①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 부산 광안리 10만 관중 운집
①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 부산 광안리 10만 관중 운집
'꿈★은 이루어진다.'
2004년 파이터포럼과 e스포츠 팬들이 선정하는 10대 뉴스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뉴스는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SK텔레콤T1과 한빛스타즈의 결승전에 모인 10만 관중이었다.
1997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발매와 함께 싹을 틔운 e스포츠가 7년이 지난 2004년 10만명의 관중을 모으는 최고의 흥행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것.
1998년 군소 PC방 대회로 시작한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1999년 KIGL, 배틀탑, 코리아 오픈 등을 거치며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MBC게임 KPGA투어 스타리그, 게임TV 스타리그 등 3개 대회로 압축됐다. 이어 2003년 온게임넷 프로리그와 MBC게임 팀리그가 출범하면서 e스포츠 산업을 토대를 이루었다.
2003년과 2004년을 지나면서부터는 워크래프트3,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새로운 e스포츠 종목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의 10만관중 운집은 바로 이 7년간의 역사가 압축돼 나온 결과였다. 임요환, 홍진호로 시작돼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며 성장한 e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흥행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속성을 증명했다.
광안리 10만 관중 운집은 e스포츠의 규모와 질적 발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국내 학계는 물론, 정치권, 산업권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활성화 열기와 관심을 고취시킨 것. 스포츠 신문의 섹션에 불과했던 e스포츠뉴스가 국내 각종 일간지의 주요 뉴스로 다뤄졌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앞다투어 e스포츠 취재열풍이 일었다.
특히 케이블TV 스타에 불과했던 프로게이머들이 각종 TV 오락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초대되는 등 e스포츠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e스포츠 성장에 가장 고무된 것은 정부와 정치권. 국회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정부는 게임산업개발원과 한국e스포츠협회에 의뢰 학계, 기업, 언론이 모인 e스포츠발전포럼이 구성되면서 2005년 2월 차기 e스포츠협회가 새롭게 구성될 전망이다.
②최연성 돌풍. 임요환-이윤열-최연성의 초특급 테란 계보 이어
2004년 한해의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SK텔레콤 최연성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MBC게임 스타리그 3연패, 에버 스타리그 우승 등 한해동안 우승을 4차례나 기록한 최연성은 임요환, 이윤열에 이어 차세대 황제의 자리에 등극했다.
최연성의 주가가 최고로 치솟은 것은 200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문화부장관상인 최우수 프로게이머를 수상한 것. 2002년 임요환, 2003년 이윤열에 이어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자리매김했다. 또 최연성은 각종대회 수상 경력에 힘입어 1년 넘게 한국e스포츠협회 프로게이머 랭킹에서 1위를 지키던 이윤열을 밀어내고 2004년 9월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최연성은 고교 중퇴이후 SK텔레콤의 전신이던 동양제과 프로게임팀에 연습생으로 합류, 6개월동안 단 2차례만 외출을 나가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최연성의 주가 폭등은 팬카페 회원수에서도 두드러졌는 데 6만여명에 불과하던 최연성의 팬카페 회원수는 8만명을 넘어서면서 인기 프로게이머 대열에도 합류했다.
③임요환 개인 팬클럽 50만 회원 돌파.
대한민국 최고 인기 프로게이머인 SK텔레콤 임요환의 개인 팬클럽 회원수가 50만명을 돌파했다. 2001년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테란 황제'로 떠오른 임요환은 3년여만에 팬클럽 50만명을 넘어서는 신기원을 기록했다.
임요환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개인 팬클럽 회원 수로는 1위를 차지했고, 최근에는 회원수가 55만명을 넘어서면서 6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4년 임요환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 무대 탈락, MBC게임 스타리그 예선 추락하는 등 프로게이머 생명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에버 스타리그 결승무대에 다시 진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또 임요환은 프로게이머의 대표 아이콘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임요환 갤러리'까지 만들어지면서 신세대 인터넷 스타 반열에 있는 자신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④인터넷 커뮤니티 스타 만들기
2004년 한해에는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인터넷 커뮤니티 스타만들기가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다. '효자 테란' 베르트랑(헥사트론), '우리 익이' 박상익(SouL) 등 디씨인사이드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 시작된 스타 만들기는 10월 '그냥 대세' 곽동훈(SouL)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특히 프로게이머 곽동훈의 경우 아무런 이유없이 게시물 리플에 '곽동훈'을 쓰는 놀이(?) 만으로 스타가 된 사례.
인터넷 스타만들기의 최대 수혜자는 곽동훈 뿐만이 아니었다. 삼성전자의 최수범은 '3테란'으로 인기를 끌면서 말꼬리에 '다', '요' 대신 '삼'이나 '3'을 쓰는 새로운 인터넷 놀이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밖에서 눈길을 끄는 중계로 시선을 모았던 온게임넷 스타리그 캐스터인 전용준씨는 'MC용준'으로, 한빛스타즈의 이재균 감독은 '잭윤'으로, KTF 매직엔스의 정수영 감독은 '빠따정'으로, 이고시스POS의 이운재는 '밀실의 추억' 등으로 새로운 e스포츠 문화의 스타로 떠올랐다.
⑤SK텔레콤, 팬택앤큐리텔 등 대기업 속속 e스포츠팀 창단.
SK텔레콤, 팬택앤큐리텔 등 대기업들의 e스포츠팀 창단 소식이 파이터포럼과 게임팬들이 선정한 2004 10대 뉴스의 5위에 올랐다.
지난 4월 SK텔레콤은 클럽팀인 4U(For Union)팀을 인수, SK텔레콤 T1 게임팀으로 창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당시 주 훈 감독과 임요환, 박용욱, 최연성 등의 4U팀은 오리온과의 재계약협상이 결렬되며 한동안 스폰서 없이 표류하고 있었다.
SK텔레콤의 팀 인수 발표는 e스포츠에 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준 것. 이전까지는 기업들이 스폰서링에만 신경쓴 채 팀을 운영한다는 방법은 생각지도 않았던 때였다.
지난 8월 팬택앤큐리텔의 게임팀 창단도 클럽팀이었던 SG패밀리를 통채로 인수,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게임팀으로 새롭게 창단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⑥프로게임팀 숙소 대형화 시대. 차량, 유니폼 대폭 업그레이드 등 처우개선.
기업이 운영하는 프로게임팀들의 숙소가 점차 대형화됐고, 차량과 연봉, 유니폼 등의 처우가 개선된 것이 2004년 10대 뉴스 6위에 선정됐다.
일단 숙소를 확장 이전한 팀은 KTF, SK텔레콤, 팬택앤큐리텔, 삼성전자, 이고시스POS로 총 5곳. 올해 2월 KTF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으로 숙소를 옮겼다. KTF는 총 3층에 100여평 단독주택으로 숙소를 이전, 소속 팀 선수와 감독 등 15여명이 훈련하며 합숙하기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4월 창단한 SK텔레콤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라로 숙소를 이전했다. SK텔레콤은 빌라 2호 중 1호는 훈련을 하는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1호는 숙식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SK텔레콤은 2인1실 1인1침대를 갖췄다. 이는 2층 침대 등을 사용해 한 방에 4~5명씩 수용했던 관행을 탈피, 선수들의 처우 개선에 힘을 쏟았다.
팬택앤큐리텔도 서울 반포동 단독주택에 숙소를 마련했다. 총 3층에 100여평의 공간에 15여명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합숙하고 있다. 이고시스POS도 서울 사당동의 아파트로 숙소를 이전하며 기업소속팀들은 점진적으로 처우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도 아직 숙소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총 3층에 80여평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팬택앤큐리텔은 가장 크고 안락한 스타크래프트 11인승 차량을 게임단에 제공했고, SK텔레콤과 GO팀은 새로운 유니폼을 선보이며 패셔너블한 모습을 보였다.
⑦국제대회에서의 국위선양. 메이븐크루 카운터스트라이크 사상 첫 세계 입상권.
백사장에서 바늘찾기 보다 어려운 것이 있었다. 바로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에서 한국 팀이 세계대회에서 입상권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실 한국의 FPS(First Person Shooting, 1인칭 슈팅 게임) 종목은 유럽이나 북미지역에 비해서 약한 것이 사실. 그러나 지난 10월 한국의 카운터스트라이크 팀 '메이븐크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CG2004에서 세계 강호들을 속속 꺾으며 3위를 차지했다. 세계 대회 FPS 종목에서 입상권을 차지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비단 이 일은 한국만이 아닌 아시아 FPS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동안 FPS게임의 대표격인 퀘이크는 북미지역이, 카운터스트라이크는 스웨덴이 평정하고 있었기 때문. 메이븐크루는 WCG2004 준결승에서 아쉽게 덴마크에 패배했지만 몇년동안 세계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스웨덴의 SK팀을 3-4위전에서 누르며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⑧문화관광부 주도 e스포츠협회 2기 출범 예고.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두팔을 걷어 붙였다.
문화관광부가 주도하는 e스포츠협회 2기가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이다. e스포츠협회 2기에는 문화관광부를 비롯해 KTF, SK텔레콤, 팬택앤큐리텔 등 e스포츠팀을 꾸리고 있는 기업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가 e스포츠협회 2기를 주도한다는 것은 곧 정부 차원에서 e스포츠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e스포츠협회 2기에서는 e스포츠 전용구장 설립, e스포츠 중장기 비전 실행 등이 먼저 실행될 예정이다.
⑧엄격해진 규정. 비시즌 확정.
보다 엄격해진 규정 적용과 비시즌(스토브리그)의 확정이 파이터포럼과 게임팬들이 선정한 2004년 10대 게임뉴스의 공동 8위에 올랐다.
e스포츠가 더욱 프로화를 거듭하며 규정 적용은 점차 엄격해졌다. 지난 스카이 프로리그에서는 관중의 소음으로 인해 경기에 영향이 있었다는 심판의 판단에 의거해 관중을 전원 퇴장시킨 뒤 재경기를 치르는 경우까지 벌어졌다. 이날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관중 퇴장은 심한 처사'와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퇴장 판단도 정당하다'는 분열된 여론이 형성됐다.
또한 지난 9월 방송사와 게임단 사이에서는 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10월로 예정됐던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쉬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문제로 게임단도 방송국도 큰 진통을 앓았다. 결국 이 문제는 양측의 극적인 합의로 내년 3월 한달 내내 쉬는 것으로 합의되며 비시즌을 확정지었다. 앞으로 매년 3월에는 게임단과 방송국 모두 달콤한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⑩연간 단위의 프로리그 출범.
연간단위의 스카이 프로리그가 출범하며 e스포츠는 점차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야구, 농구 등 기타 구기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정규시즌을 본따 만든 스카이 프로리그는 타 스포츠의 장점을 흡수, e스포츠만의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특히 1, 2, 3라운드로 진행된 스카이 프로리그는 매 라운드(3개월)마다 결승전이 펼쳐져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더했다.
1라운드 결승에서는 한빛스타즈가 사실상 연고지인 부산에서 10만 관중을 증인으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SK텔레콤과 맞붙었던 한빛스타즈가 우승할 것은 아무도 예측하지 않았던 일. 때문에 한빛의 우승은 더욱 드라마틱 했다. 2라운드 결승에서는 팬택앤큐리텔이 창단 이후 첫 단체전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2라운드 결승에서 아쉽게 패배한 SouL은 주장인 박상익과 한승엽이 분루를 흘리며 팬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렇듯 프로리그는 스타리그와는 또 다른 드라마와 감동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연간단위 단체전의 발전 가능성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