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하늘 아래 영-호남이 정상에서 맞붙는다.
경남고와 광주일고가 9일 동대문구장에서 계속된 준결승전에서 나란히 서울의 강호 휘문고와 덕수정보고를 물리치고 제5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한국야쿠르트 협찬) 결승에 올랐다.
경남고는 7대4로 역전승, 지난 98년 이후 4년만에 통산 5번째 정상 탈환에 나서며, 광주일고도 9대6으로 역전승한 여세를 몰아 95년 이후 청룡기 7년만의 우승과 함께 지난 4월 대통령배 대회에 이어 올시즌 2연패에 도전한다.
< 경남고 7-4 휘문고>
경남, 휘문 실책 틈타
역전승실책이 운명을 바꿨다.
1-4로 뒤진 경남고 7회초 공격. 2사 1, 2루서 3번 박효준은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다. 유격수 지석훈은 여유있게 1루로 던졌고, 그것으로 경남고의 반격이 끝나나 했다. 하지만 아차하는 순간 1루수 이유섭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공은 미트 끝부분을 맞고 펜스로 굴러갔고, 2루주자가 홈을 밟아 2-4. 경남고는 이어진 2사 2, 3루서 4번 박정준의 좌전안타로 2점을 추가해 4-4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경남의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번 김유신의 4구로 만든 2사 1,2루서 6번 서동환이 친 평범한 2루수 플라이를 휘문고 2루수 주태완이 놓쳐 5-4. 상대 실책에 편승해 역전에 성공한 경남고는 7번 김동현의 1타점 좌전안타로 점수를 6-4로 벌렸고, 결승행 티켓을 잡았다.
강력한 우승후보 광주일고의 뒷심이 무서웠다. 덕수정보고는 1번 김한상의 연타석 홈런과 5번 권두민의 1점 홈런 등으로 초고교급 투수라는 광주일고 김대우를 두들겨 4회까지 5-2의 리드를 잡아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광주일고의 집중력은 후반에 빛났다.
5회 2점을 따라붙은 뒤 6회 이창석의 1점 홈런으로 5-5 균형을 맞추고 7회말 막강 화력을 뽐냈다. 2번 윤드로의 4구와 3번 서 정의 좌중간 2루타로 간단히 역전에 성공한 광주일고는 이후 볼넷 1개에 3안타를 몰아쳐 3점을 추가, 9-5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4회초 2사부터 구원등판한 고우석은 5⅓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역투, 결승진출의 수훈갑이 됐다. < 동대문=정현석 기자 hschung@ 권인하 기자 ind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