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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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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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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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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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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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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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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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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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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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 |
엑스터시(ecstasy)의 정확한 명칭은 MDMA
(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예: 세로토닌)을 유리시켜 환자의 공포와 방어성향(defensiveness)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터시는 1970년대에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엑스터시를 이용한 광란의 댄스파티가 증가하자 미 마약단속국(US Drug Enforcement Agency)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엑스터시를 1급 마약(Schedule I drug: 남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약물)으로 지정하여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엑스터시를 정신신경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진 환자에게 엑스터시를 이용한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효과가 있으며, 첫 번째 치료 후 효과가 수년 동안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참고논문 1).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 전통적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PTSD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은 소규모 예비연구(pilot study)인 관계로,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들과 동등한 신뢰성을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정신치료나 기존의 정신병치료제(psychopharmacological drugs)에 반응하지 않는 20명의 PTSD 환자들을 대상으로, 8시간에 걸친 정신치료를 2회 실시하는 동안 MDMA와 위약 중 하나를 투여하였다(참고논문 2). 결과는 놀라웠다. MDMA를 투여받은 환자 중 83%가 반응을 보인데 반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25%가 반응을 보였다. PTSD의 효능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CAPS(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로 측정한 결과, MDMA의 치료율(반응률)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MDMA가 공포감과 방어본능을 감소시키며, 임상에서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PTSD 증상을 치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가 실시된 지 4년 후에, 동일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연구(follow-up study)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그 동안 2명의 환자들이 재발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된 증상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료 후에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호소한 환자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처방약으로 등재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에 성큼 다가선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선행연구의 결과가 일시적이거나 MDMA의 환각적 여운(psychedelic afterglow)에 힘입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며, 장기적이고 심오한 치료효과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으로, MAPS(Multidisciplinary Association for Psychedelic Studi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에 근거를 두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의 설립자 겸 전무이사인 릭 도블린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MDMA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거쳐 PTSD를 치료한다고 보고 있다(GTB2009010305):
(1) MDMA는 뇌 안의 옥시토신 농도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유대감(connection), 친밀감(proximity), trust(신뢰감)과 같은 정서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임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MDMA는 환자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치료자에게 마음을 열고 그를 신뢰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2) MDMA는 복내측전전두엽 피질(vm-PFC: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 영역은 공포감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춤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영역은 또한 의사결정을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vm-PFC의 활성화는 공포중추(center for feeling fear)인 편도(amygdala)와도 관련이 있다.(공포감은 편도에서 형성되어 vm-PFC에서 처리된다.) MDMA는 vm-PFC의 활성을 증가시키면서 이와 동시에 편도의 활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공포를 누그러뜨리고 기피행동(evasive behaviours)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MDMA는 스트레스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과 코티솔(cortisol)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호르몬들은 정서적 학습을 촉진하여 장기적으로 공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일반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과학자들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증가되는 코티솔 호르몬이 나쁜 경험들을 망각시키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PTSD로 진단된 사람의 경우 충격을 경험한 직후 코티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분비되는데, 이로 인하여 PTSD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MDMA는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부작용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MDMA는 현재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제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MDMA에 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임페리얼 칼리지의 데이비드 너트 박사(정신신경약학)는 논평했다. (너트 박사 역시 실로시빈(psilocybin: 멕시코산 `신비의 버섯`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으로, 환각효과가 있음)과 같은 금지약물을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킹스칼리지의 제니퍼 와일드 박사(임상정신과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의 샘플 수가 적다는 것을 문제삼으며, 위약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참가자 중 8명이 아직 정신치료를 받고 있으며, 12명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적으로 질병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연구진이 주장하는 MDMA의 효과는 사실상 후속치료의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미퇴퍼 박사(정신과 의사)는 `후속치료가 지속적 증상 향상의 원인`이라는 와일드 박사의 지적에 대해,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로서, 이번 연구에 참가하기 전에 평균 19.5년 동안 PTSD를 앓아 왔다. 따라서 이들의 PTSD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한편 샘플 수가 적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샘플 수가 적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MDMA를 비롯한 다양한 환각제(psychedelic drugs)의 의학적 활용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많은 소규모 연구들 중 하나이다. 지난달 임상연구가인 페터 오언과 울리히 슈나이더(국제 외상스트레스 연구회 前회장)가 발표한 연구에서는(참고논문 3), 12명의 PTSD 환자들이 MDMA를 이용한 정신치료를 받은 후 현저한 증상 완화를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논문 3).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MDMA를 비롯한 금지약물들이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논문:
1. Mithoefer, C. M. et al. J. Psychopharmacol.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dx.doi.org/10.1177/026988112456611 (2012).
2. Mithoefer, M. C., Wagner, M. T., Mithoefer, A. T., Jerome, L. & Doblin, R. J. Psychopharmacol. 25, 439?452 (2011).
3. Oehen, P. et al. J Psychopharmacol http://dx.doi.org/10.1177/0269881112464827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