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청소년문학상 심사평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랑의 담장’
매년 되풀이 되는 안타까움은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대회에 응모할 때는 응모규정을 눈여겨 보고 따라야 함에도 이를 어긴 학생이 여럿 있었다.
공모작품은 대체로 주제에 맞추다 보니 비슷비슷한 내용들이 많다. 주제가 분명하거나 문장표현이 탁월하고 소재가 뛰어나면 선정하기 어렵지 않은데 고마고마한 수준이라서 가려내기가 어려웠다.
표절 의심이 가는 작품과 기성작가의 흉내를 내다보니 자기 목소리가 없는 작품도 더러 있었다.
이번에 응모주제는 <사랑>이었다. 효도, 관심, 화목, 우정, 배려, 그리움은 사랑과 비슷하지만 나름대로 맛이 다르다.
같은 사랑이라도 저속하거나 본받으면 안 되는 사랑을 소재로 선택한 작품이 있었는데 문장력이나 구성력은 뛰어났지만 내용이 건전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사랑’이란? 어떤 상대를 애틋하게 그리워 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다른 사람을 아끼고 위하며 소중히 여기는 마음. 어떤 대상을 매우 좋아해서 아끼고 즐기는 마음을 말한다.
<고등부>
83편 중에서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9편이었다.
강예나 | 서울 휘경여고 3-9 | 호수에 담은 사랑 | 시조 |
고송아 | 경기 고양예고 1-1 | 상상구름 | 시 |
김성림 | 대구 혜화여고 2-7 | 들꽃과 나비 | 시 |
김세연 | 서울 휘경여고 3-10 | 할미꽃 사랑 | 수필 |
김영광 | 서울 대광고 1-10 | 사랑 | 시조 |
김예진 | 서울 오금고 2-9 | 생장점 | 소설 |
김진선 | 경기 고양예고 3-1 | 기차소리 | 수필 |
나예빈 | 경기 안양예고 3-7 | 할머니의 분재 | 수필 |
박은서 | 충주 중산고 2-6 | 의자 | 시 |
박지원 | 전남 외국어고 2-3 | 혼잣말 | 시 |
김예진의 소설 ‘생장점’은 자신의 뿌리가 농촌에 있고 부모라고 생각하면서도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 도시생활을 하면서 남자친구도 사귀어 보았으나 자유롭지 못하여 결국 자신의 뿌리였던 시골 엄마에게도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서두 부분이 좀 난해하고 주제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작위적인 데가 있지만 전체 내용에 일관성과 통일성이 보여 앞으로 습작을 하면 좋은 작품을 쓰겠다는 확신이 든다.
김영광의 ‘사랑’은 이별 뒤에 오는 아픔과 회한 그리고 되돌릴 마음에 대한 미련을 상징적으로 잘 그렸다. 그러나 ‘상처는 딱지가 된다’는 사실표현 같은 것은 의미화 하여 표현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나예빈의 ‘할머니 분재’는 모처럼 시골에 내려가 단기간 생활하면서 할머니 분재사랑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늙으면서 생각지 못한 친구가 생긴 거’라는 할머니의 말을 되새기며 자신이 무관심 했던 마음을 후회하는 내용이다. 수필은 솔직담백하면서 깊이 사유하는 모습이 담겨야 하는데 이 작품은 다소 소설적이 구성이 느껴진다. 홧김에 건드린 분재 잎에 집착하다보니 할머니의 애틋한 손주 사랑이 희석되어 보이는 것이 아쉽다.
김성림의 ‘들꽃과 나비’는 꽃과 나비가 주는 현실적 이미지를 뛰어넘지 못하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고정되어 있어 아쉽다. 표면적인 것보다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중등부>
41편 중에서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9편이었다.
강예진 | 서울 전일중 3-6 | 사랑의 담장 | 수필 |
김유리 | 강릉 율곡중 3-3 | 지구와 달 | 시 |
문예주 | 거제 해성중 2-8 | 소꼽친구 | 시 |
박지유 | 원주 버들중 1-11 | 사랑이란 감정 | 시 |
오소현 | 강릉 솔올중 2-4 | 첫사랑, 시작 끝 | 시 |
이송희 | 경기 가평중 2-2 | 내가 보는 세상 | 시조 |
이시은 | 충북 무극중 3-3 | 사랑 | 시 |
최 건 | 대구 경상중 3-4 | 미친 봄날 시골에서의 추억 | 소설 |
최서진 | 서울 덕산중 3-4 | 열다섯 사랑은 타이밍 | 수필 |
강예진의 ‘사랑의 담장’은 잔잔한 감동을 주는 놀라운 작품이다. 시작 첫 줄을 읽을 때 벌써 대상작이란걸 실감했다. 지루함 없이 단숨에 읽어내려간 작품이다. 중학생의 글이지만 고등학생을 제치고 대상에 올랐다. 의미와 표현이 잘 버무러진 놀라운 작품이다.
이시은의 ‘사랑’은 쉬운 언어로 청소년의 사랑의 감정을 잘 형상화한 비유가 뛰어난 작품이다. 처음과 끝부분의 비유가 특히 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이송희의 ‘내가 보는 세상’은 연시조로 시적 자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달과 돌에 비유하여 쓴 간결한 이미지가 생생하게 부각되는 좋은 작품이다.
최건의 ‘미친 봄날 시골에서의 추억’은 1인칭 단편소설로 주인공인 내가 문학공감 캠프에 참석해서 있었던 체험을 소설 형식을 빌려 쓴 작품이다. 같은 조에서 활동한 누나를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게 된다. 선천적 천식으로 호흡곤란이 일어난 나를 정성을 다해 도와주고 보살펴준 누나를 사랑하게 된다. 아픈 나의 손을 잡아주는 누나의 사랑의 온기가 따스하게 담겨 있다. <내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는......비밀이다>의 여운을 남기는 끝맺음이 인상적이다. 다만 끝맺은 바로 직전에 독자가 상상해야 할 부분까지 침범해서 한 단락이나 친절히 설명한 부분은 꼭 필요했는지 묻고 싶다.
뽑힌 모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탈락한 응모자들도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니 내년에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2017 한국청소년문학상 입상자 발표
대상/강예진(서울 전일중 3) 수필 ‘사랑의 담장’
금상/김예진(서울 오금고 2) 소설 ‘생장점’
은상/이시은(충북 무극중 3) 시 ‘사랑’ /김영광(서울 대광고 1) 시조 ‘사랑’
동상/이송희(경기 가평중 2) 시조 ‘내가 보는 세상’/나예빈(경기 안양예고 3) 수필 ‘할머니의 분재’
장려/최건(대구 경상중 3) 소설 ‘미친 봄날 시골에서의 추억’/김성림(대구 혜화여고 2) 시 ‘들꽃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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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2017년 7월 5일, 춘천 이디오피아 집
심사위원장/ 회장 김양수
심사위원/시인, 아동문학가 김진광
수필가 박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