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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모양의 섬-페낭. 말레이시아 북서쪽에 놓여 있는 이 섬의 애칭은 '동양의 진주'다.
울릉도 크기만한 이 섬의 매력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거창한' 이름을 갖게 됐을까.
맑은 인도양과 다양한 해물요리,하늘 높이 솟은 야자수…? 이 정도는 기본이다.
△페낭힐=30분 정도 급경사지(50~60도)를 오르내리는 궤도열차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 본다.
승객 60여명이 좁은 열차칸에서 몸을 부대끼며 여행하는 과정이 이채롭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가무잡잡한 피부의 말레이계와 그보다 더 검은 인도계,중국계 등 세 종류의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까지 함께 뒤섞이다 보니 열차 안은 말 그대로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가 통용되기 때문에 평소 갈고닦은 '콩글리시'를 마음껏 사용해 볼 수도 있다.
옷깃을 스친 '깊은 인연'의 지구촌 식구들과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페낭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페낭힐. 해발 830m다.
페낭 시가지와 해변,본토와 연결된 길이 13.5㎞의 페낭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눈이 시원해진다.
정상에 조성된 힌두·이슬람 사원도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다.
같은 과정을 거쳐 페낭힐에서 즐기는 야간 경관도 추천할 만하다.
△나비농장=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나비 농장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페낭힐에서 나비농장으로 뻗은 해안도로는 부산에서 울산,강릉으로 연결되는 국도 7호선과 닮았다.
탁 트인 인도양이 끝없이 펼쳐진다.
도로변에서 느끼는 밀림의 풍경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다.
나비농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채집해 온 5천500여마리의 나비와 희귀 곤충,식충식물 등이 살고 있다.
부화실에서 애벌레가 탈피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사람을 꽃으로 착각했나? 나비가 머리와 팔에 내려앉는다.
일행들과 함께 보호색으로 위장한 곤충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파이스 가든=스파이스 가든 역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조성 면적만 해도 수십만평에 달하는 데다 온갖 나무가 우거져 있기까지 해서 정글 체험에 제격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향긋한 풀 내음과 각종 새들의 맑은 지저귐에 정신이 맑아진다.
관람에 소요되는 시간은 50여분. 안내원의 뒤를 따라 거대한 팜나무 잎사귀를 헤치고 들어가 보니 립스틱 재료로 쓰이는 붉은색 나무 등 희귀한 열대식물들이 그득하다.
국내의 고산 습지에 사는 꼬마잠자리도 눈에 띈다.
지난 2004년 12월 동남아 지진해일 당시 본토에서 떠내려 왔다는 이른바 '쓰나미나무(벌채된 원목)'도 눈길을 끈다.
인근의 과일농장에서는 망고,구아바 등 여러 가지 열대과일을 직접 따서 먹을 수 있다.
냄새는 다소 역하지만 '열대 과일의 왕'으로 불리는 두리안을 직접 맛보는 사치도 누릴 수 있다.
형형색색의 도롱뇽들도 지천에 널렸다.
농장 자체가 생태학습장인 셈이다.
생태학습을 끝낸 뒤에는 바비큐와 각종 과일주스를 곁들인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또 다른 즐길거리=페낭에는 이밖에도 영국 식민 통치의 역사를 간직한 콘웰리스 요새,뱀 사원,최대 번화가인 조지타운,1만개의 부처가 있는 케록시 사원 등 각종 볼거리가 넘쳐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인력거에 몸을 맡기고 현지인들의 일상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다.
이곳 무슬림(이슬람교 신도) 여성들은 얼굴가리개인 히잡을 쓰고 있는데 색상과 문양이 무척 밝고 화려하다.
밤이면 페낭의 자랑거리인 바투페링기 해변 인근에 야시장이 개설된다.
불야성이다.
쌀국수인 '락사' 등 전통음식을 즐기면서 이국적인 기념품을 흥정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페낭의 리조트들은 대부분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서 패러세일링과 스노클링 등 각종 해양스포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관광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피곤하다면 전통안마센터를 찾아보자. 곳곳에 안마센터가 널려 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진흥청은 독립 50주년이 되는 내년을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지정,관광객 우대 전략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국사무소 홈페이지(www.mtpb.co.kr)를 통해 상세한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사진=천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