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0:14-26
찬송가 456장 ‘거친 세상에서 실패하거든’
사무엘서에는 세 명의 지혜로운 여인이 등장합니다. 사무엘상 25장에 등장하는 아비가일과 사무엘하 14장에 등장하는 드고아의 여인 그리고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아벨성의 여인이 있습니다. 이들의 지혜에 관한 내용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무력으로 인해 피를 흘리지 않고 평화로운 방법을 선택하게끔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반역자 세바 한 사람을 잡기 위해 아벨성을 무너뜨리려고 했던 요압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나 그 여인의 지혜를 통해 아벨성을 지키며 세바의 반란을 지혜롭게 진압하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혜로운 여인의 등장(14-22절)
(14-15) 세바가 이스라엘 모든 지파 가운데 두루 다녀서 아벨과 벧마아가와 베림 온 땅에 이르니 그 무리도 다 모여 그를 따르더라 이에 그들이 벧마아가 아벨로 가서 세바를 에우고 그 성읍을 향한 지역 언덕 위에 토성을 쌓고 요압과 함께 한 모든 백성이 성벽을 쳐서 헐고자 하더니
세바가 이스라엘 모든 지파 가운데 두루 다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바가 다윗과 유다 사람들과 결별한 뒤에 이스라엘 각지를 다니며 자신의 지지 세력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세바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아 벧마아가 아벨성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벨성은 이스라엘 최북단 납달리 지파의 요새지역입니다.
세바와 세바를 따르는 세력이 아벨성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알게 된 요압은 병사들과 함께 아벨성을 포위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성읍을 무너뜨리는 전략으로 토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이 토성은 아벨성의 성벽 높이만큼 쌓아 올리고 그 위에서 공격하는 전쟁의 방법으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크게 발생하게 됩니다. 아벨성은 세바로 인해 본의 아니게 전멸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아벨성에 주거하고 있는 이름 모를 한 지혜로운 여인이 등장합니다.
(16-17) 그 성읍에서 지혜로운 여인 한 사람이 외쳐 이르되 들을지어다 들을지어다 청하건대 너희는 요압에게 이르기를 이리로 가까이 오라 내가 네게 말하려 하노라 한다 하라 요압이 그 여인에게 가까이 가니 여인이 이르되 당신이 요압이니이까 하니 대답하되 그러하다 하니라 여인이 그에게 이르되 여종의 말을 들으소서 하니 대답하되 내가 들으리라 하니라
한 지혜로운 여인이 성 밖의 요압과 그의 군사들이게 “들을지어다 들을지어다” 말을 두 번씩이나 반복하여 외친 것은 그녀가 빨리 나서지 않으면 성이 파괴될 것 같은 위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벨성에는 지도자를 비롯하여 남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 중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지혜로운 한 여인이 아벨성 보호를 위해 나섰다는 것은 그 여인이 지혜로웠을 뿐만아니라 용기가 있는 여인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한 여인의 외침을 들은 요압은 여인에게 가까이 가서 그 여인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18) 여인이 말하여 이르되 옛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아벨에게 가서 물을 것이라 하고 그 일을 끝내었나이다
지혜로운 여인은 요압과의 대화에서 아벨성에 대한 역사적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옛날부터 내려오고 있는 속담이나 격언을 이야기합니다. 그 내용은 “옛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아벨에게 가서 물을 것이라 하고 그 일을 끝내었나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 속담 혹은 격언의 뜻은 예로부터 아벨성에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있어 문제나 어려움이 생겼을 때 아벨성으로 가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면 그 일이 해결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혜로운 여인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혜의 성으로 이야기하는 이 성읍을 파괴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9) 나는 이스라엘의 화평하고 충성된 자 중 하나이거늘 당신이 이스라엘 가운데 어머니 같은 성을 멸하고자 하시는도다 어찌하여 당신이 여호와의 기업을 삼키고자 하시나이까 하니
지혜로운 여인은 자신을 “이스라엘의 화평하고 충성된 자 중 하나”라고 말하며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반란이 아닌 충성을 강조하는 것을 보아 자신과 성읍 사람들은 다윗에게 반란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요압의 군대에 의해 무고한 수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화평과 충성을 이야기함으로 오늘 본문에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요압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모습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명기 20장 10절에서11절은 이렇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네가 어떤 성읍으로 나아가서 치려 할 때에는 그 성읍에 먼저 화평을 선언하라 그 성읍이 만일 화평하기로 회답하고 너를 향하여 성문을 열거든 그 모든 주민들에게 네게 조공을 바치고 너를 섬기게 할 것이요.”
이스라엘의 전쟁은 다른 나라들의 전쟁과는 달리 전쟁의 목적이 달랐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고, 하나님의 도구로서 전쟁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에 앞서 하나님께 여쭈었고,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전쟁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스라엘은 전쟁에 앞서 평화를 선언하였고, 이에 상대국이 이를 받아드리는가, 받아드리지 않는가에 따라 달랐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기브온 사람들과, 가나안 땅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았던 헤스본 왕 시혼에서 있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압은 이러한 모습 없이 세바를 잡기 위해 아벨성을 무너뜨리려고 했습니다.
이어서 지혜로운 여인은 아벨성을 이스라엘 가운데 어머니 같은 성이자 여호와의 기업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러한 표현은 아벨성이 이스라엘에서 매우 중요한 성임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아벨성을 멸망시킨다면 그것은 여호와의 기업을 멸하는 것이며 여호와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여인의 말에 대해 이후에 요압이 인정하는 것을 볼 때에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서 아벨성은 중요한 성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혜로운 여인의 말에 요압은 자신의 목적이 아벨성의 멸망이 아닌 무엇인지 이야기를 합니다.
(20-22) 요압이 대답하여 이르되 결단코 그렇지 아니하다 결단코 그렇지 아니하다 삼키거나 멸하거나 하려 함이 아니니 그 일이 그러한 것이 아니니라 에브라임 산지 사람 비그리의 아들 그의 이름을 세바라 하는 자가 손을 들어 왕 다윗을 대적하였나니 너희가 그만 내주면 내가 이 성벽에서 떠나가리라 하니라 여인이 요압에게 이르되 그의 머리를 성벽에서 당신에게 내어던지리이다 하고 이에 여인이 그의 지혜를 가지고 모든 백성에게 나아가매 그들이 비그리의 아들 세바의 머리를 베어 요압에게 던진지라 이에 요압이 나팔을 불매 무리가 흩어져 성읍에서 물러나 각기 장막으로 돌아가고 요압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왕에게 나아가니라
요압은 자신이 하나님의 기업을 멸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말하면서 자신의 목적은 다윗을 대적하여 반란을 일으킨 세바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세바를 내주면 어떤 해도 끼치지 않고 조용히 떠나갔다는 떠날 것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있어서 요압은 세바를 에브라임 산지 사람 비그리의 아들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세바를 표현한 것은 세바는 이스라엘 최북단 납달리 지파의 땅과 멀리 떨어진 가나안 중부 에브라임에 연고지를 가진 자로 아벨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요압의 말을 들은 여인은 요압의 제안을 받아드립니다. 그리고 아벨성의 사람들과 세바의 머리를 베어 요압에게 내주었습니다. 아벨성의 지혜로운 한 여인으로 인해 한 사람의 죽음으로 아벨 성의 사람들을 위기에서 건지며 평화롭게 해결을 했습니다. 이에 요압은 자신이 약속한 것처럼 종전나팔을 불었고 요압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다윗에게 나아갔습니다.
이스라엘의 재정비(23-26절)
(23-26) 요압은 이스라엘 온 군대의 지휘관이 되고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는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의 지휘관이 되고 아도람은 감역관이 되고 아힐룻의 아들 여호사밧은 사관이 되고 스와는 서기관이 되고 사독과 아비아달은 제사장이 되고 야일 사람 이라는 다윗의 대신이 되니라
23절부터 26절까지는 압살롬과 세바의 반란이 진압되자 안정을 찾은 다윗은 이스라엘 정치, 경제, 사회, 군사, 종교에 있어서 조직을 새롭게 개편 하므로 이스라엘을 다시금 견고하게 세워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세바의 반란을 제압하는데 있어서 발생 할 수 있었던 전쟁 가운데 한 지혜로운 여인의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지혜로운 여인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 전쟁에 있어서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바는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두루 다니며 자신의 지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모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요압도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아마사를 죽였을 뿐만아니라 세바 한 사람를 잡기 위해 한 성읍을 멸망시켜 그 안에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일까지도 아무렇지 않아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바른 삶의 자리를 벗어났고 그로인해 바른 목적을 잊어버림으로 어리석은 생각과 선택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때론 우리의 욕망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큰 업적을 남기기 위해 삶의 목적과 본질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세바와 요압과 같이 자기 욕심과 헛된 야망을 쫓으며 자신의 바른 삶의 자리를 벗어나 어리석은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가운데 지혜로운 한 사람의 중요성을 새삼 느낍니다. 모두가 어리석은 선택에 빠져 있어 무고한 사람들이 위기에 처했는데 지혜로운 한 사람을 통해 아벨 성의 사람들은 멸망당할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무고한 피를 흘리지 않고, 공동체가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로운 한 사람을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일하심 속에는 사람의 성별, 신분,
경험, 능력에 제한받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저와 여러분을 부르시고 계십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부르심에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말씀을 통하여 주님과 우리의 삶의 목적을 바르게 함으로 바른 삶의 자리에서 신실하게 살아감으로 우리의 삶과 가정, 공동체와 사회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데 하나님의 통로로 살아가시는
교우님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면 때론 우리의 욕망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큰 업적을 남기기 위해 바른 목적을 잊어버리고, 바른 삶의 자리를 벗어나 어리석은 선택을 하며 살아갔던 시간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시고 이제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말씀을 통하여 주님과 삶의 목적을 바르게 알아 삶의 바른 자리에서 우리의 삶과 가정, 공동체와 사회가 새롭게 되며 세상을 이기신 주님과 승리하는 인생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아벨의 지혜로운 여인은 아벨 성을 지키기 위해 요압에게 어떻게 말했습니까?(18-19)
2. 자신의 욕심과 헛된 욕망으로 하나님의 목적과 바른 삶의 자리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지 묵상해봅시다.
3. 분별력 있는 지혜로 주님의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묵상해봅시다.
4. 어리석음을 선택하는 세상 가운데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우리의 삶과 가정, 공동체를 새롭게 하기 위해 오늘 하루 무엇을 결단 하시겠습니까?
(작성: 정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