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밀라네제님 수고많으십니다^^

[GIGI]

안녕하세요.

정말 눈코뜰새없다는 말이 어떤말인지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밀라네제님의 강압아닌 강압때문에 짬을 내서 카페에 들어오게 되네요. 회원님들께 뭐라 변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쵸. 아웃도어에선 그누구도 절 따라올자는 없죠.... 일단 지자랑좀 하고요. ㅋㅋㅋ 그만큼 제가 하는 말에 신임을 가지셔도 괜찮다는 말씀입니다. 양재성님께서 왜 아웃도어만으로 명품업쪽에서 뛰어드시려는지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좀 섣부른건 아닐지요?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아크테릭스와 몬츄라등이 명품취급을 받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세계시장에서는 그다지..... 물론 아크테릭스라면 모를까 몬츄라는 좀...... 그래도 한국시장이 중요하니까요. 이상하리만큼 몬츄라에 대한 요구가 요즘들어 많아지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깍두기 형님들의 시장 영향력이 대단했었나 봅니다. ㅋㅋㅋ

일단, 몬츄라의 바지만을 가지고 시작하시고 싶으시다고요? 그것도 좀 문제는 있을것 같은데요. 일단 몬츄라 바지는 말하자면 쫄바지로서는 독보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어, 그 패턴이 한국시장에서 꽤나 먹혀들어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지만으로는 승부하기 힘들것 같긴합니다. 스트레치 자켓과 함께 가는건 어떨까요? 레이어 자켓에 비해서 스트레치 자켓이 조금 저렴한 편이니 만약 하실거면 스트레치 자켓과 함께 구색을 갖추는게 아마 판매하시기가 쉬울듯 합니다.

얘기를 적다보니, 꼭 하시라고 하는것 같네요..... 근데, 궁극적으로는 그다지 찬성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가격적인 부분과 국내에서의 판매정책에 좀 문제가 있을듯 한데요. 솔직히 저는 한국시장에서 몬츄라가 어느정도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유럽시장에서의 가격이나 구매루트쪽에서 한번 살펴봐드릴께요.

예를 들어 소위 명품축에 들어가는 디스퀘어드 청바지는 도매가대비 소매가의 배수율이 2.6입니다. 100유로에 브랜드로부터 공급받아 260유로 가격을 달고 판매를 한다는 얘기죠. 이걸 시즌오더해서 한 반가격에 사간다면 260유로짜리 반가격이면 구매가격이 130유로가 되겠죠. 한국가서 280~300유로는 충분히 받을수 있죠. 배장사는 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이태리매장에서는 병행수입업자에게 반가격에 준다고 해도 자기네들은 30%정도 마진이 남습니다. 그러니까, 반가격에 뚝 잘라서라도 판매할수 있는거죠.

그런데, 아웃도어는 배수율이 고작 2.0~2.1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명품처럼 매장에서 30%정도 마진을 남기고 팔려면 35% 할인율정도 받을수 있는게 최상이라는 얘기죠. 그런데, 어느 멀티샵들도 몬츄라를 35% 할인에 팔려고 하지 않을겁니다. 왜냐? 왜냐면요. 이 이유때문에 제가 또 반대를 하는건데요.

왜냐하면 매장마다 과연 얼마나 몬츄라 의류를 가지고 있을까요? 통상 시즌오더를 할때 한매장 (큰매장으로 예를 드릴께요)에서 한 아이템에 사이즈별로 2~3이상 절대 안합니다. 사이즈가 S, M, L 이렇게 3사이즈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 10장이 넘지가 않겠죠? 이것밖에 없는데, 매장에서 아무리 많은 금액을 사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2~30%씩 할인을 줄까요? 한 브랜드가 아니라, 몇개 브랜드가 된다면 금액도 커지고 얘기도 되겠죠. 그런데, 한 브랜드만 가지고는 별 성과가 없을거라 짐작합니다.

그러면 방법은 딱 하나, 시즌오더를 하는 것인데요. 정말 잘 아는 매장이 아니면 시즌오더가 힘들겁니다. 매장에서 시즌오더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시즌오더하러 직접 유럽으로 오셔야 한다는 것이죠. 아웃도어 너무 쉽게 보시면 안됩니다. 아웃도어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져있는 쉘러, IBQ, 토레이, 폴라텍, 케브라 등등 원단에서만도 그 종류가 장난이 아닌데, 제가듣기에도 생소한 새로운 자재와 원단들이 매년 쏟아지고 있어서요. 직접 제품을 보지 않고는 오더를 하기가 너무 너무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제 책상에 몬츄라 시즌오더용 워크북이 있는데요. 사이즈가 A3크기입니다. ㅋㅋ 사진이 아니라 디자인과 색상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볼땐 이걸로 오더하면 백전백패입니다. 디자인과 실제 제품의 느낌은 정말 하늘과 땅차이라 직접 보지 않고는 절대 하기 힘들다는게 제 판단입니다.

아웃오더에 관심을 가지시는분들이 요즘 참 많이 늘어나긴 했는데요. 아직까지 필웨이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든것이 제가 말씀드린 이런 어려운점들이 있기때문에 그럴겁니다. 요즘 밀레나 아이더 이런 브랜드들이 라이센스 계약으로 한국에서 직접 디자인, 생산까지 하는건 한국인의 체형때문에 그런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아크테릭스, 몬츄라, 파타고니아 이런 브랜드들은 그냥 직수입을 하기 때문에 이상하게 반대로 시장에서 고가, 명품 으로 인식되는것도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경향이 오래 계속 지속된다면 시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만, 정말 하시려면 연구많이 하고 하셔야 할거라는것...... 꼭 명심하시고요. 그냥 아웃도어 명품이 잘 될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하신다면 정말 곤란할것 같습니다.

에고..... 글을 적다보니 너무 부정적이 되어버렸네요. 요즘 밀라네제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명품업 하시려는 분들께 너무 안좋은 소리만 하는것 같아 죄송스럽긴 하지만, 그 얘기는 즉, 정말 공부 많이 하고 확신이 섰을때 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라는 정도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궁금한것 있으시면 또 연락주시고요. 공부 많이 많이 되어서 이제 시작하겠다 싶으시면 한번 연락주세요. 제가 혹시나 도움이 될수도 있을테니까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