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 15. 1일차 [고성 동광초고 - 진동 태봉병원]
무더운 시골길을 걸으며 당항포에 도착하니 크게 서 계신 이순신장군의 본혼과 병사들은 아직도 포구를 지키고 계십니다. '이제 저희가 기운잇기를 하고 정화를 하고 있으니 염려하지 마십시요.' 말씀올리자 스르르 사라지며 통영의 이순신장군 본혼과 합쳐지듯 느껴집니다. 지도를 보고 따라간 길 끝에 도착한 웅장한(?) 연두색 철책은 쉬는 날이라 닫혀있습니다. 지도에서는 빨간 날에 문이 닫힌다는 안내는 읍내요 ㅠㅠ
그래도 저는 길을 계속 이어갔으니 어찌된것일까요? ㅋㅋ
배정된 길을 고행의 수련 재료로 삼고자 발걸음을 빨리 옮기는 중 자꾸 길을 헤매게 됨을 보자, 지금은 빠르게 걷는 것이 중요함이 아니라 한발한발 정성으로 행함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낮은 산이라 괜찮을거라 여겼던 자전거길은 오르막에 길이 없어진 곳도 있고 하루살이들이 친구하자 제 주위를 계속 맴돕니다..
오랜만의 행군이라 무거워진 육체로 오르막을 낑낑대며 오르니, 드뎌 지역의 경계를 넘어 창원으로 들어서 내려오는 길은 훨씬 가볍습니다^^
2. 8. 16. 2일차 [진동 태봉병원 - 창원 벧엘교회]
산중턱을 넘어서는 고갯길보다 좀 더 짧은 터널을 선택하여 지나가니, 사고사보다 그동안 갈 길 몰라 모여있는 무주고혼들이 많습니다. 최치원선생께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월영동은 청량한 맑음이 느껴지고, 마산자유무역지역은 바다의 호방함과 진취적인 기운으로 이동하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뒤이어 길게 이어진 공단지역은 무거움이 느껴집니다.
폭우예보에도 잠깐 요기할 때는 비가 쏟아지고 다시길을 나설때에는 세우(細雨)로 변하여 스승님들의 든든한 지원에 감사함으로 한발한발 이동합니다.
3. 8. 17. 3일차 [창원 벧엘교회 - 죽동1구마을회관]
오늘 일정에 있는 불모산터널은 자동차전용구역이라 산을 넘어가는 자전거도로를 선택합니다.
비가 와 산속에서 인터넷이 되지 않을 상황에 대비하여 길을 확인하고, 저장해놓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산속에서는 인터넷이 되지 않아 삼거리에서 어떻게 할까 고민할 즈음, 길을 알려줄 '귀인'을 만나 헤매지 않고 일정을 마칩니다.
오랜만의 행군은 그동안 불어난 육신과 늘어진 정신상태를 다시 조이는 시발점이 되어,
지친 몸이지만 푸른 논을 보며 싱그러움으로 마무리합니다.
비전 참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