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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약수로 가는 초입에서는 둥그런 흙집을 짓느라 인근 분들이 황토
(자세히 표현하자면 적토가 맞겠다.)를 열심히 뭉치고 있다.
이렇게 황토를 뭉쳐서 하나씩 얹어서 단단히 두드리면 이 집의 벽체가 되는 것이다.
이제 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이다.
비는 내리지 않고 흐린 날씨가 되려 걸음을 옮기기에는 좋기만 하다.
1. 계곡과 무성한 이끼류.
개인약수 쪽에서 오르는 방태산의 계곡에는 이끼류들이 무성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끼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것도 방태산을 남에서 오르는 복이다.
때로는 다니면서 이끼류를 찾아 보기도 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나
온 종일 물이 흐르는 곳에서 볼 수 있는 이끼들은 정말 엄청나리만큼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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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의 사진은 오르막 길에서, 아래 두 장은 다른 길로 내려 오는 내리막 길에서 담아 보았다.
2. 개인약수.
몇 번을 벼르기만 했을 뿐, 정작 이렇게 개인약수를 만나보니 너무도 반갑다.
30여분을 걸어서 만난 개인 약수의 톡 쏘는 맛이 내가 있는 방동 약수의 맛과는
매우 유사하다. 이 일대 개인약수, 방동약수, 필례약수, 오색약수 등의 맛은
그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다만 독 쏘는 그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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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우리가 처음인데 기름기가 가에 떠 있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3. 늘 반가운 들꽃들.
근래 몇개월간 산에서, 들에서 만나는 들꽃들처럼 매우 반가운 존재가 없다.
마치 내 분신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가까이에서 늘 볼 수 없음은 안타깝다.
별 수 없이 내가 만나러 다녀야 하는, 그래서 산엘 가는 큰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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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만난 "바위 채송화"는 그 노랗게 필 것으로 보이는 꽃을 보질 못해서 아쉽다.
바위 위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어렵게 자세를 잡아서 사진으로 담아서 그런것은 아니지만
집 앞 화단에 심어 놓은 채송화보다 더 애정이 가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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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로", "구름패랭이"들도 사진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만나게 되니 오랜 지기를 만난듯이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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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꽃은 보면 볼 수록 그 색이 은은하면서도 한 차례, 두 차례
그 회수가 더해 질수록 비례하여 정을 더 깊이 있도록 느끼게 한다.
이미 낮은 곳에서는 자취를 감춘 메발톱꽃은
1400m의 고지, 방태산의 능선에서는 생생하기만 하다.
그래서 그런지 푯대봉에 닿기 직전에 만난 메발톱꽃으로 인해서
여름이지만 봄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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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버섯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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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을 가로 막고 쓰러진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과 이끼.
그 덕분에 오름길에서 우리도 물을 마시면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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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의해서 잘려진 나무의 단면, 왜 이 나무를 잘랐을까?
그렇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 위에서 새로운 가지들이 뻗어 자라고 있다.
5. 바위 덩어리들과 아기자기한 능선과 자욱한 안개 속을 거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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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산의 푯대봉을 만나는 능선길은 아기자기하고도 볼거리들이 많다.
바위 지대를 지나기도 하지만 그 바위에 끼인 이끼들은 참으로 고급스럽다.
그 틈새에 피어 있는 들꽃들과 이미 뺄래야 뽑을 수 없도록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더 아니 몇 차례 더 그도 아니고
두고 두고 생각이 날때마다 때를 바꾸어 가면서 한 십여년, 이십여년,
내가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다녀 볼 생각을 갖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
가을 단풍 들 즈음, 겨울 눈이 내리거나 쌓여 있을 즈음,
다시 봄의 꽃들이 피어 꽃도 나도 서로를 유혹할 즈음,
또 다른 땡볕의 날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갑작스레 내리는 소나기를
준비없이 만날 수 있는 아무 때에나 들 수 있는
가까이에 있는 것이 더 없는 복이요 행운이다.
6. 방태산의 푯대봉.
난 사실 방태산의 "푯(깃)대봉"이며 "주억봉"이며 "구룡덕봉"이며 하는
이름을 기억하는 따위에는 별 관심은 없는 듯 하다.
다만 오르면 그 자연이 움직이질 못하고 그대로 있음을 가엾이 여기어서
그저 위로삼아 또한 내가 가면 뭔가 내게 위로를 해주는 그런 자연이 그저 좋을 따름이다.
그러다가 몇 차례 만나면서 내가 그의 이름을 지어서 올 때마다 그렇게 불러주면
나에게는 그는 그런 이름을 가진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서 봉우리가 되어서 계곡이 되어서
"잘 있었냐?"하고 안부를 물으면서 아는 척 해주면....
"사랑골, 좋은 골......" 등은 내가 지금 친구삼기 위해서 지어주고 있는 이름들이다.
그런 재미로 가는 편이 아닌가 싶다,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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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5.6M 이라고 적혀 있는 나무판자 목걸이를 달고 있는 나무는
누군가에 의해서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가지가 잘려 있다.
사람으로 치면 손가락이 잘린 듯이 보인다.
.......
몇 차례 바위를 밟으면서 넘어지는 아픔을 감수하고 올라 온 방태산의 푯대봉이 반갑다.
난 걸음을 더디하여 뒤따라 올라와서 그런지 단 한차례도 궁뎅이가 땅과 만나질 못했다.
안개에 그 모습을 내주질 않았지만 시야를 좁게하여 걸으면서 느껴 본
개인약수, 푯대봉, 한니계곡의 길은 아기자기해서 살금살금, 살랑살랑 걸으면서
두루 두루 시간을 두고 살피기에는 더없이 좋다.
누가 말대로 "딱 내 스타일이야!."다.
7. 함께한 친구의 동서 회사분들 그리고 덤으로 끼워 준 감사함.
늘 함께 일하면서 한 솥밥을 먹는 일행들에 슬그머니 홀로 끼여서 간다는 것은
사실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그 중에 한 분이 친구의 동서지간으로
나와는 그 전에 두 차례 안면을 익혀서 그런지 그분에게 의지하여
함께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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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기로 등산 상황을 후미에서 선두로 생중계 해 주시면서
수시로 웃음을 주었던 이사님.
"정중동"의 말처럼 후미에서 중요한 순간 걸음을 빨리하여
앞 쪽의 지세와 가야할 길을 미리 파악을 하시던 분 등.
그리고 언제나 "덤"으로 밥이나 축내고 그렇지만 일행분들에게 시간적인 피해가 되지 않도록
쏜살같이 때로는 거북이 걸음으로 다니지만 아뭏튼 낑겨 다니는 즐거움은
인제의 자연을 틈이 날때마다 살피기에는 더없이 좋은 부수적인 직업(?)이다.
홀로 다니지 않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부탁, '혹기 여기 오실 기회에 불러 주시면....' 이렇게 혼자 또 웅얼거려 본다.
산행일자 : 2007년 7월 21일, 날씨 : 가끔씩 비 흐리고 비구름 잔뜩
@ 산행 및 펜션 이용에 관한 사항 문의 : 010-7128-5361(인제 펜션 "비개인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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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 개인약수에서 출발하여 방태산의 주능선에 붙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지만 깃대봉으로 하여 한니동계곡 하류부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2. 정예 멤버들이라면 원거리에서 이른 시간에 출발하여 하루만에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평범한 멤버들이라면 이 코스는 가능하면 일박을 권한다.
3. 하루 미리 도착해 덤으로 다른 코스를 워밍업으로 짧게 둘러보고 본코스를 진행하고 출발 시간을 여유롭게 조정하면 좋겠다.
4. 산행 시간은 약 7시간에서 길게는 9시간 정도를 감안하여야 하고, 능선에 올라서면 풍경은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