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희의 기행문

1/07   오늘은 하루종일 돌아다녔다. 새벽 3시에 산남동을 출발하여 인천공항으로 갔고 9시 비행기를 타 홍콩으로 이동하였으며, 홍콩에서 약 5시간을 기다려 네팔 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몇시간 만에 도착인지... 홍콩까지 4시간,홍콩에서5시간,홍콩에서 네팔까지 약 3시간을 날아왔으니, 12시간이나 돌아다녔다. 드디어 네팔과의 첫 대면, 과연 어떤 모습 일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네팔공항에 도착하였다.기대와는 다른 네팔 공항, 공항의 이미지가 교도소를 연상시켰고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두껍게 입은 옷을 걷어붙혔다. 갈색벽돌로 만들어진 듯 하고, 커다랗고 갈색의 거울이 곳곳에 달려있으며. 향 냄새가 진동을 하는 공항은 네팔의 고생길을 활짝 열어 주는 듯 하였다.  자 이제 호텔로 이동할 시간이다. 공항문이 열리고, 네팔의 공기가 나를 맞이하였다.그리고 나오자마자 엄청난 인파가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우리의 가이드 아저씨, 파상아저씨와 통역사이신 밍마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분들과 함께 호텔로 이동하면서, 창밖으로 경치를 보았다. 불 켜진 곳 하나없고, 전부 후미졌으며 정말 듣던데로 우리나라의 60년대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불 하나 켜진 곳 없는 이 동네.. 시골동네가 아니라 수도인 카투만두이다. 나는 가이드 아저씨에게 왜 불이 다 꺼져있었냐고 묻자, 몇년째 계속 된 가뭄으로 전력발전이 부족하여,8시가 되면 강제 정전을 한다고 하였다. 호텔에 도착, 오면서 봐온 풍경과는 달리 호텔은 정말 깨끗하고 꽤 넓었다. 이렇게 고생고생 하며 도착한 카투만두의 밤은 깊어갔다.   1/08   오늘은 호텔에 미리 부탁한 모닝콜조차 듣지 못한 체 늦잠을 자고 말았다.부랴부랴 모자를 뒤집어 쓰고 식당에 가니,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늦잠을 자버린 나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아침밥을 후딱 먹어버렸다.  어제 고생하며 도착한 지라, 오늘은 트레킹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더니, 역시나 오늘은 트레킹 대신 문화체험 및 관광을 한다고 하셨다. 첫 순서는 몽키템플, 이름처럼 원숭이가 사원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만져보려고 하던 순간, 단장님께서 원숭이가 사나우니 절때 만지거나, 먹이를 주거나, 신경을 건들지 말라고 하셨다. 좀 더 둘러보니, 공항에서 맡았던 향보다 더 강한 향이 나는 곳이 나왔다. 그곳에서 뭔가를 돌리고 있었는데,스투파라고 하였다. 스투파를 돌리면서 소원을 비는 거라고 하셨다.  몽키템플을 뒤로하고, 다음은 부처님의 사리가 있는 곳을 관광하였다. 부처님의 사리 답게 무지막자하게 컷다. 그리고 점심은 타상아저씨의 집에서 네팔식사를 하였는데, 반달이라고 하는 음식을 먹었다. 내 입맛에는 쪼금 별로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 퍼슈퍼티나트로 항했다. 퍼슈퍼티나트는 시신을 태우는 곳인데, 인도의 갠지스 강이 있다면 여기에는 바그마티 강이 있다. 시체를 태우고 난 뼛가루를 이 강에 뿌르는 것이다. 물은 굉장히 더러웠고 앞에서 말했듯이 몇년 째 가뭄이 지속되어, 강이 굉장이 얕았다. 난생 처음 시체가 불타는 모습을 내 눈으로 목격한 느낌은 굉장이 미묘하였다. 퍼슈퍼티나트를 좀 더 구경하고는, 근처의 한식당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먹은 김치찌개와 된장찌개가 어찌나 맛있던지, 허겁지겁 2그릇을 비워버렸다. 오늘도 숙소는 샹그릴라 호텔, 어제와 같이 불꺼진 거리를 보며, 호텔에 도착하였다. 내일부터 샤워를 못한다고 하였지만, 나는 바보처럼 씻지않고 자버렸다.얼마나 가려워 질지 생각도 못한 체,   1/09   일어나자 마자,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자마자 버스에 오른다. 오늘은 10시간을 넘게 버스를 타야 한다는 단장님의 말씀에 기겁을 하였다.4시간을 달려 도착한 점심먹는곳..... 이 곳에서 네팔 식 식사를 마친 후,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한참을 달려..... 단장님 께서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하였다. 나는 그 말에 귀가 번쩍 하여 창 밖을 내다보자, 시장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왕... 드디어 관광인가 나는 얼른 차에서 내려 뭔가 살 것이 있을까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곳이 네팔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가이드 아저씨께서 설명을 해 주셨다. 간간히 둘러보니 한글로 써 있는 과자도 보였다.ㅎㅎ 왠지 뿌듯함. 이렇게 시장을 둘러보고, 버스에 타려는 순간, 내 옷깃을 잡아끄는 손길이 있었다. 뒤돌아 보니 3~4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내 옷깃을 잡고 "깁미 스윗"이라고 하고 있었다.  단장님께서 이런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이 아이가 자기 패거리를 끌고와서 단체로 먹을것을 달라고 하기 때문에 주면 안된다고 하셨다. 어쩔 수 없이 버스에 오르고, 다시 한참을 올라가,드디어 목적지인 시발라야에 도착하였다.그곳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잠시 밖으로 나와봤다. 귀엽게 생긴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이방인의 방문에 신기한지, 계속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내가 한 아이에게 ABC초콜렛을 주자,그 아이의 표정이 확 변했다. 웃음이 가득 차올랐고,얼른 입에 쏙 넣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자기 친구들을 대리고 왔다.아.. 단장님이 하신 예기가 사실이었군ㅇㅅㅇ... 나는 그 아이들에게 각각 하나씩 초콜렛을 나누어 주었고, 어떤 아이는 직접 먹여주었다.아이들은 행복한 미소로 답하였다.나는 우리 한국에는 흔하디 흔한 초콜렛 하나가지고 이렇게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다시 숙고로 들어가 주의사항을 듣고있는데 고도가 높아져서 샤워는 물론,뛰는 것도 안된다고 하셨다.컥,나 어제 안씻었는데...... 미칠듯한 가려움을 억지로 누른 체 식사를 하고 롯지에 들어섰다. 롯지는 달랑 매트리스 두개만 놓여있었다. 어제 상그릴라 호텔은 7성급이었구나..... 찬 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방에서 잠을 청했다.   1/10   오늘은 첫 트레킹이 있던 날,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한걸음,한걸음씩 산을 올라간다. 잠시 숨을 고르며 아래를 내려다 보면....우와,탄성이 절로 나온다..... 우리가 잔 마을이 눈에 살짝 덮혀 있고 뒷 산은 자신의 덩치를 자랑하듯, 당당하고 멋지게 자리하고있다. 그 앞으로 졸졸 흐르는 강물, 절경이 따로 없다. 다시 한걸음씩 천천히 산을 오르며 심심할 땐 뒤를 보면 절로 힘이 솟는 것 같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정상이다. 다시한번 밑을 내려다 본다. 우와.....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이제는 아침해까지 받아 더욱더 빛나는 산과 강,정말 영화에서만 보던 한 장면처럼 멋지고, 우와하다. 정상에서 먹는 점심은 바로 라면이다. 추운 날씨에 맞추어 뜨끈한 라면이 우리의 얼어버린 속을 녹여준다.점심을 먹고 불가에 앉아 얼었던 몸을 녹이고, 하산길에 오른다.다리가 풀려서인지, 하산하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리고, 계속 넘어질 것 처럼 불안하다. 겨우겨우 숙소 도착.롯지에 들어서며, 이 곳 직원들과 인사를 건넨다. 그 중 눈에 띄게 예쁜 누님이 보여서 얼른 인사를 건넸다.각자 방에 짐을 풀고선, 저녁을 먹기 전 까지 자유시간을 가졌다. 나는 mp3를 꺼네 음악을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도 잠시 후 미리 식당으로 내려가 불을 쬐고 있었다. 지루하게 흘러가던 시간, 심심했던 나는 부엌을 보기로 하였다. 그 때 통역사 아저씨께서 나를 이곳 현지인들에게 간단하게 소개해 주신다고 하셨고, 나는 좋다고 하였다. 부엌에 들어서자. 요리를 하고 계시던 분들이 계셨다. 물론 그중에는 아까 예쁜누님도 있으였고....통역사 아저씨께서, 나를 불가에 대려다 놓고 나를 간략하게 소개 해 주셨다.  덕분에 그 누나와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그곳 감자도 맛보고,따스한 불도 쬘 수 있었다. 잠시 후 저녁식사 떄 맛있게 저녁을 먹곤, 단장님과 잠시 별을 보러 갔다. 별이 쏟아질듯 많았고, 단장님께서는 돌맹이를 하늘로 던지면 별에 맞아 튕겨나온다고 하셨다. 농담이었지만 정말 그만큼 별이 많았다.     1/11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힘든 산행을 거행했다. 어제 비교적 수월하게 산행을 하였기 때문에 오늘은 힘들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힘들어 죽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어제와 비교하면 확실히 더욱 힘들었다.고도가 높아져서 그런가..하지만 경치는 역시 끝내줬다. 지나가면서 학교를 목격하였는데,아이들이 나를 볼때 마다 먹을것을 달라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어제 일로 초콜렛이 모두 떨어진 상태.... 정말 미안했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먹을것을 나누어 줄 수가 없었다.그 아이들을 뒤로 하고 예쁜 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자,롯지가 저 멀리 보였다. 와후~ 더욱 힘이 난 우리는 남은 힘을 다해 롯지로 향하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 롯지에 남은 방이 없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조금더 가 보기로 하였다. 힘들어 죽을것 같았지만, 방이없다는데 어쩔수가 없었다. 약간 걷고나니 이번에도 롯지가 나왔다.드디어 쉬는건가.....싶었으나 이번에도 방이없단다... 결국 텐트 치기로 결정, 총 4개에 텐트에서 13명이 자기로 하였다. 여자4,남자4,단장님과 선생님과 형빈이, 그리고 큰 형님들 둘이서 이렇게 텐트를 나누기로 하였다. 텐트안은 역시, 추웠다. 아...역시 샤워는 불가능 했다. 발만 씻었는데도 이렇게 찬데.... 아우 가려워... 각자 짐을 대충 정리하고 식당으로 향하였다. 오늘은 닭백숙이 나왔다. 오랜만에 닭을 맛나게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찰라, 옆에 있던 유석이가 갑자기 구토를 하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제일 잘 가길레 별 문제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고산병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다.지금도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보온에 신경쓰라고 단장님이 말씀하셨다. 어쨋든 탈많았던 저녁식사가 끝나고 마당에서 캠프파이어를 하기로 하였다.캠프파이어를 하는데, 우리 포터들이 레쌈삐리리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점점 흥이 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음악이 깔리고, 우리 포터들과 가이드아저씨,통역아저씨 모두 음악에 맞추어 막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근데 춤출때, 옆의 구경꾼들을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다. 다운이형과 민수형을 비롯해 나와 재훈이 까지 얼떨결에 춤판에 껴들었다. 처음에는 되게 뻘줌했는데 막상 춰보니 잘 춰졌다. 게다가 아무리 나처럼 춤을 못 추는 사람들고 뭐라 하지 않고 모두가 하나 되어 놀았다. 한참을 놀다가 지쳐서 쓰러지듯 텐트로 갔다.     1/12 오늘은 나우르로 출발,나우르로 가는 길에 눈덮힌 산이 정말 멋졌다.책에서만 보던,TV로만 보던 바로 그런 설산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설산을 두 눈으로 보며 코로 숨을 크게 들이쉬어본다. 적지만 맑고 오염되지않은,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가 나의 폐 속을 청소해 준다. 힘들고 지친 내 몸과 마음에 다시 한번 힘을 불어 넣어 준다.힘들지만 한걸음 한걸음 쉬지않고 걸어본다.계속 걷다보니 잠시 쉴수있는 장소가 나왔다. 휴, 방금 들어간 에너지는 다 어디갔는지, 숨을 내쉬며 가방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 때,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이 쪽으로 걸어온다.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는 우리들에게 작은 손을 내민다.먹을 것을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며칠 전 시장에서산 옥수수 젤리를 건네줬다. 입속에 쏙 넣고는 오물오물 씹는다. 잘 먹길레 맛이 괜찮나 싶어, 나는 생각도 하지않고 입안에 털어넣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았을지 몰라도 나한테는 정말 끔찍했다. 하지만 뱉을수는 없었다. 만일 내가 뱉었다가, 이 아이가 주워먹기라도 한다면, 너무 미안할것 같았다.결국 나는 젤리를 끝까지 씹어 삼켰다. 길었던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였다.아까 쉬었던 곳에서 1시간 정도 더 올라가니, 전망이 좋은 점심먹는 장소가 나왔다.오늘의 매뉴는 비빔밥이 나왔다. 설산을 바라보며,비빔밥을 먹어볼 줄야....정말 좋은 경험을 해 본것 같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네팔의 빗자루로 쓰이는 풀을 가방에 멋지게 꼿아본다.한층 멋져진 가방을 매고, 다시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였다.우리의 길안내를 해주는 든든한 강아지를 벗삼아 천천히 정상을 향하여 걸어간다. 앞만 보고 걷지 않고, 가끔은 뒤도 바라보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쉬엄쉬엄 간다. 지금까지 넘은 산, 걸어온 길을 보면 뿌듯하고,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나도 내 인생의 길을 네팔의 트레킹처럼, 앞만보고 걷지않고, 지금까지 걸어온,지나온 길을 봐가며 쉬엄쉬엄 걷고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느덧 정상. 정상에 도착했을 때 그 느낌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것이다. 조금씩 우리의 숙소가 보이고, 그 뒤로 지금까지 봐왔던 설산의 전부가 뒷배경으로 깔려있다. 우리 일행 모두 경치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잠시 후 저녁식사, 오늘 정말 힘들었던 만큼 꿀맛이었다. 그리고 숙소로 향했는데, 법당처럼 생긴 곳 에서 우리 일행 전부가 잠을 자기로 하였다.짐을 정리하고,쏟아질 듯한 별을 보고, 불을 쬐며 네팔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재잘재잘 떠들었다.   1/13 오늘은 피케이카르카로 출발하는날. 오늘은 조금만 걷는다고 단장님이 말씀해 주셨다. 내일은 우리의 목적지인 피케이피크... 오늘만 잘 버티면 한명도 빠짐없이 피케이피크를 넘을 수 있다. 다들 철저한 보온을 하고 출발하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슬슬 출출하던 찰라, 저쪽에서 점심먹을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역아저씨께 저 곳이 롯지냐고 여쭈었더니 맞다고 하셨다. 나는 이렇게 빨리 도착한 적은 처음이라 어리벙벙한 기분으로 롯지에 도착했다.보통은 밥을 먹고 트레킹을 다시 하는 것이 일방적이나 밥을 먹고 간편한 복장으로 숙소에서 10초 거리에 있는 야크치즈 공장으로 견학을 가니, 기분도 새롭고 좋았다.공장은 현재 운영을 하지 않는 상태,정말 간단하게 견학을 마친 후 숙소에 가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였다. 휴식시간이 길었던 만큼 지겨운 면도 없잖아 있었으나, 얘들과 함께 간단한 게임도 즐기면서 여유있고 재미있는 휴식시간을 취하였다.저녁 먹기전, 재훈이와 함께 간단히 산책을 해 보았고,내가 산을 바라보자 마치 우리의 트레킹을 환영하기 위해 꾸며놓은 것 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멀리 보이는 웅장한 산과 더 멀리 보이는 설산, 그리고 거기에 살짝 걸쳐진 저녁노을은 장관이었다. 롯지에 도착하자,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내일 힘든 출전을 위해 다들 밥을 맛있게 먹었다.   1/14   드디어, 오늘은 우리의 최종 목적지 피케이피크에 가는 날이다.... 엄청난 고난이 예정되는 가운데, 나는 바짝 긴장한 바람에 나의 스키장갑을 깜빡하고 챙기지 못하였다... 드디어 출발,오늘 날씨는 생각보다 따듯했다.의외로 쉬운 등반이 될 수도.....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은 10분후 깔끔하게 사라져버렸다. 차가운 칼바람이 슁슁 불 줄이야.... 스키장갑을 챙기지 못한 나 자신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어쩔 수 있나, 이미 나의 카고는 떠나는 중인데, 그렇다고 지나가는 포터들을 일일이 붙잡아 나의 집을 꺼낼 수도 없는 일, 손이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으나, 참고 가는 수 밖에 없었다.지형은 비교적 완만했으나,바람이 정말 강하게 불어서 시련을 겪었다. 이건 나중에 들은 얘긴데, 이 바람에 초등학교 1~2학년은 날아갈 수도 있다고 하였다.그래서 그 때 2명의 포터가 형빈이를 꼭 붙들고 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13시간 같았던 1시간 30분이 지나고, 드디어 정상에 도착! 와아.... 그 때 본 풍경이 아직도 눈앞에 선 하다.우선 바로 보이는 정면을 바라본다.산맥들이 너울 너울 펼쳐져있고, 그 위로 구름이 어깨동무를 하듯이 나란히 깔려있다. 산이 멀리 있어서 그런지, 약간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구름과 더불어 히말라야 산들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왼쪽을 보자, 수많은 설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 멀리 에베레스트도 보였다. 높이가 무려 8848m라니...피케이피크의 두배에 달하는 높이는 실감나지 않을 정도였다. 일단 경치를 구경하고, 정상에 도착했다는 것이 서서희 실감나기 시작하자,다리에 힘이 쫙 풀린다. 바람이 덜 드는 자리를 잡고 털푸덕 앉아버린다. 앞의 경치가 절경이다. 정상에서의 기념촬영이 끝나고, 자 이제 즐거운 하산시간인가. 잠깐 잠시 햇갈렸다...즐거운 하산시간이 아니라 끔찍한 하산시간이다.... 지금은 오전 9시정도, 준베시까지 걸어가면 예정 도착시간은 오후 5시이다. 절대 즐거운 하산시간이 아니다. 말그대로 끔찍 그 자체일지도..흐아... 3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점심먹을 곳, 이곳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후 식사가 끝나자 마자 바로 출발....급한 출발 때문인가,머리가 아프구나.... 여기 와서 처음 격는 고산병이다. 머리가 지끈지끈거리고 속은 약간 매스껍다.후아, 왜 피케이피크 넘고 나서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도중에 아픈건지,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흐아.... 진짜 오후 5시에 도착해버릴 줄야... 이번 롯지는... 우와 진짜 완전 호텔인데? 알고보니 준베시에서 가장 좋은 롯지, 정말 호텔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넓고 훌룡했다. 이곳에서 5일만에 핫샤워를 했다. 와웅, 100루피나 준 것 치고는 핫샤워에는 가깝지 않았지만,일단 머리를 감았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상쾌했다.간단한 샤워 후 식당에서 집합. 내일 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 다 듣고 정리해보니, 내일 힘든 일정이 없다.단장님께서 이제 힘든 일정은 모두 끝났다고 하셨다.드디어 힘든 트레킹은 마감되고 약간 수월한 일정만이 남았다. 좋아라 하는 우리에게, 단장님께서 내일 학교로 봉사를 가신다고 하셨는데....거기서 장기자랑은 한덴다.잉? 난 장기자랑 한단 말은 처음 듣는데.... 준비를 안해왔다.내가 준비를 전혀 해오지 않았다고 하자, 단장님께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이곳 아이들은 간단한 것만 해도 호응을 잘 해준다고,걱정없으니 뭐 간단한 거라도 하라고 하셨다.결국 민수형과 팝송을 부르기로 하였다. 고음불가인 나에게 짧게나마 음악을 가르치시느라, 민수형과 다운이형 애먹으셨다. 불안불안하게 공연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과연 내일 잘 할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지면서   1/15   오늘은 불안한 장기자랑날.... 아침에 일어나 노래가사를 줄줄줄 외운다. 어제 처음 듣고 본 노래, 거기에 긴장감까지 더해져 당연히 잘 외워질 턱이 없다.아침일정은 절 방문, 1시간 가량 평지를 걸어 도착한 절은 굉장히 크고 깨끗했다.그곳에서 간절한 소원을 빌고 다시 1시간을 걸어 롯지에 도착하니,벌써 12시다.서둘러 밥을 먹고 얼른 학교로 간다. 학교에 가자 사람들이 꽤 모였다. 이 앞에서 팝송을 부르라니... 차라리 신나는 노래를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여기에는 엠프가 없어서 반주가 안나온단다. 다운이형이 앞에서 연설을 하시고, 윤지가 마술공연을 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였다. 어제 단장님께서 이곳 아이들이 뭐만 쪼금 해도 엄청나게 호응해준다고 하셔서 팝송이라는 무리수를 두었으나..... 반응이 없다. 민수형의 표정을 보니, 나와 마찬가지로 '이 공연, 못하겠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듯 했다. 아이들의 호응에 더불이 이 한낮에 운동장에서 팝송을 부른다니, 좀 아니지 않은가. 민수형이 노래를 잘 하긴 하셨으나, 이 공연은 초보인 나에게 무리인듯 싶어, 선생님께 얼른 말씀드려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처음 태권도를 하게 생겼다.형빈이의 귀여운 택견이 끝나자, 방금 급히 껴들은 나와 민수형의 태권도 시범이 다가왔다. 민수형이 발차기를 하셨고 나는 지르기와 간단한 막기를 선보였는데,5분전 급조한 것이라 엄청 뻘줌했다.이렇게 엉성한 공연이 끝나고,간단한 게임을 했다.닭싸움도하고, 이어달리기도했다. 그리고 이제 준비해온 선물을 나눠주는데, 그 큰 쇼핑팩에, 헌옷 한벌씩만 들어가 있으니, 굉장히 미안헀다. 우리가 줄 선물을 받기 위해 10시부터 기달렸다고 하던데...미안한 마음으로 선물을 주기는 처음이었다.이렇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아이들이 모두 돌아갔다. 그 때 포터들이 500루피를 걸고 축구시합을 제의했다.나 축구 못하는데....생각하면서 어영부영 골키퍼가 됬다.전반전, 운이 따라줘서인지, 포터들은 골대에선 약간 떨어진 곳으로 슛을 꼿았고, 전반전은 우리의 승리로 이겼다.더 축구를 하고 싶었던 우리는 후반전을 제의했고, 나는 다시 골키퍼를 맞았다.1:0으로 이기고 있었던 우리. 다운이 형과 민수형이 있는데 뭐가 두려우랴, 넣을 수 있다면 넣어봐 라는 심정으로 수비를 했는데 결과는 비참... 1:3으로  뒤집혔다.내가 골키퍼 일때 말이다... 죄송한 마음에 골키퍼를 자퇴하곤 수비수로 나섰다. 그런데 으악! 한골 더 먹혀 버렸다.이렇게 1:4로 진 우리팀...착한 포터들은 500루피는 받지 않았지만, 나는 나때문에 졌다는 죄책감에 약간은 찔렸다.결국 나는 잠시 쉬고 다시 경기를 하기로 했지만 빠지기로 결심했다.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 나는 운동에 콤플렉스가 있나보다.운동만 하면 다시 하고싶어지진 않는다. 별로 유퀘하진 않다.나는 혼자 쉰다고 하고 숙소에 남아 낮잠을 잤다. 얼마나 잤을까. 깨어보니 저녁을 먹으라고 하셨다. 흠 한 두시간은 잤나보다. 맑아진 머리로 식당에 내려가 밥을 먹었다. 잠에서 덜 깨 비몽사몽했던지 밥을 약간 먹고 난 지금 우리 멤버들의 상태가 보였는데..엄청 피곤해 보였다.어우,안뛰길 잘 했지.저녁을 먹자, 포터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또 춤판이 벌어졌나,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포터들이 우리를 춤판에 끼워주기 위하여 왔다.그렇게 뛰고도 이렇게 놀수 있다니...괴물인가.어쩌다  보니 포터들과 어울렸고,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다.1시간 정도를 놀다 보니 지친다.아무리 적응이 됬다고 해도, 여긴 아직 2000미터 위다.숙소로 들어가 침대에 다시 쓰러졌다.밑에선 여전히 음악소리가 들린다.   1/16   오늘은 정든 준베시를 떠나는 날이다. 짐을 싸고 간단한 체조를 한 후 길을 나선다.가는 길, 어제 선물을 받은 아이들이 인사를 한다.이래서 봉사를 하는거구나, 한일은 별로 없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함을 느꼈다. 이 아이들 때문에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오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문뜩 든다. 떠나는 데,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진다.눈이다. 준베시를 떠나는 우리를 축복하기 위해 준베시를 지키는 신이 뿌려주는 것 같다.하지만 얼마 걷지 않아 깨닫게 되었는데, 이건 축복이 아니라 저주인 듯 하다.자세히 보니 눈도 아니다. 우박이다. 물론 하늘에 예쁘게 떨어지는 정도는 대환영이나,문제는 너무 많이 온다는 것.파풀루로 가는 내내 우박이 내렸는데,축축하기도 하였고,춥기도 하였다.신나게 떨어지는 우박을 맞으며,파풀루로 향했다.오늘은 꽤 걸어야 했다. 4시간정도? 오가면서 강을 보았는데,에메랄드 빛 강이 정말 아름다웠다. 거기에 돌맹이들도 동글동글 한것이 예쁘다.와우.눈과 산,그리고 강과 돌맹이, 이렇게 모여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창조해 낸다. 설산과,구름의 하모니와는 미묘하게 다른 맛이 있는 아름다운 하모니다. 아름다운 하모니를 지나쳐, 파풀루에 도착! 여기에 경비행장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왔다. 마을도 예쁘고,로찌도 좋았다. 새로 지어서 그런지 깨끗하고 바람도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짐을 풀고 점심을 먹었다. 잔치국수가 나왔다.후루룩 후루룩 맛나게 먹고 나서,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나는 오랜만에 롯지에서 책을 보았다. 한비야선생님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이다. 과외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한비야선생님의 봉사활동이야기를 적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어둔 덕분에 이 기행문을 쓰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문장구조나 표현법 등 기행문에게 생소한 나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어느 덧 저녁먹을 시간이다.저녘은 유석이의 생일 덕분에 간만에 돼지고기를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저녁을 맛있게 먹고 우리 학생멤버 전원이 게임을 했다.마피아 게임과 프라이펜 게임을 했다. 민수형의 강력한 손목치기 덕분에 재밌는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게임을 하고 놀고,포터들이 같이 놀자고 하였다. 나는 피곤하여, 숙소로 일찍 들어와 쉬었다.내일은 카투만두에 가서 쇼핑을 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긴장되고, 약간은 가고싶지 않다.네팔에서의 즐거움을 좀더 만끽하고 싶었다.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싶었다.     1/17   오늘은 경비행기를 타기위해 7시에 기상.8시 비행기라는 말에 팀원들 전체가 신속정확하게 움직였다. 그래서 7시50분에 식당에 집합.왜 출발 안하나 하고 기달리고 있는데... 단장님께서 비행기가 안뜬다고 하신다.10시까지 기다려 보고 안뜨면 이틀정도 더 머물러야한다고 하셨다.헉...어제밤 나의 생각이 실현된 것일까...우선 기달려 보기로 함.이 때 우리 포터들과 이제 헤어질 시간이었다.10시....소식이 없다... 결국 12시 까지 기달려 보기로 한다.근데 이곳 난로를 안쓰고 있다. 한기를 느꼇지만 장작이 없다.결국 남정네들이 산에서 마른나무좀 줏어오기로 결정,민망함을 감수하고,산으로 나무하러 갔다. 이곳 전통칼인 쿠쿠리를 들고(약20~25cm정도)산으로 직행, 지나갈 때 마다 이곳 사람들이 우리를 본다.... 민망하게 시리, 하지만 우리의 입장으로 보자면 서양인이 식칼들고 산으로 가서 나무 해오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를 바라보는 것도 이해가 된다.산에서 나무를 줏어가지고 롯지로 돌아가는 길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어쩌라고!추워.... 추위가 민망함을 이겼다.용감하게 땔감을 가지고 돌아가 지펴보니.. 잘탄다 엄청 뜨시다. 민망함을 감수한 보람이 있다. 그 때 단장님이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셔선 비행기가 떳다고 하셨다. 와우!드디어 카투만두로 갈 수 있게되었어...하지만 그 소식을 듣고도 약 2시간은 기달려야했다.작별인사만큼은 제대로 하였다.8시 예정이었는데 결국 1시30분에 비행기 탑승.예쁜 스튜어디스 누나가 반겨주었고, 작은 경비행기에 탑승했다. 휴 이제 한숨 돌렸나 싶어 창가에 기댔다. 그런데, 재빈이가 나를 부르더니 위를 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 생각없이 위를 보자.... 벌레가 기어다니고 있는것이 아닌가...아놔... 벌레 나오는 비행기는 처음 타봐.. 벌레를 진짜진짜 싫어하는 나는 벌레가 혹시 붙을까 싶어, 모자를 푹 뒤집어 쓰고 엎드려있었다. 그랬더니 멀미가 나기 시작... 오늘 일진 진짜 안좋다. 30분쯤 날아가자 카투만두가 보인다. 이렇게 가까운것을 왜이렇게 오래걸렸는지... 30분만에 우리가 버스10시간+도보7일치를 단숨에 건너와버렸다.9일만에 다시보는 카투만두 시내,언제봐도 활기차다.기념품으로 나는 장식용 쿠쿠리를 구입했다.총 2개를 구입했고 나의 여행가방에 넣어놓았다.그리고는 커피를5개나 샀다.나중에 한국가서 알아보니 이건 갈아마시는 기계가 있어야 한단다.이런,선물용으론 다른 거 살걸 그랬다.시내구경도 하고 먹을것도 조금 먹고 사다보니, 어느 덧 약속시간이 다 되었다.약속장소로 가서 모두 모인 후,저녁식사를 위해 양식집을 찾았다.양식집에서 나는 스테이크를 먹었다. 질기긴 했지만,맛은 있었다. 이게 얼마만에 먹는 스테이큰지. 모든 일정이 끝나고, 공항으로 갔다. 구매한 쿠쿠리를 카고속에 넣고, 그 동안 정들었던 밍마아저씨와 파상아저씨와 작별인사를했다.포터들과는 파풀루에서 이미 작별인사를 마쳤다.사람과 만나서 해어질때, 나는 여행 중 이 부분이 가장 싫다. 비행기를 타자마자 잠들어서, 이번에는 멀미도 안하고 홍콩에 잘 도착. 홍콩 공항에서도 졸고 인천행 비행기에서도 조는 바람에 나는 마지막이 짧게 느껴졌다.   1/18   어느 덧 인천공항 도착.휴... 그리웠던 고향에 잘 도착했다. 이제 짐을 찾으러 갔다. 근데 나와 재훈이의 짐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를 않았다. 조금 기다리자 기다리던 짐이 나왔으나, 거기에는 우리것이 아닌 커다란 노란 자물쇠가 달려있었다.공항직원이 그걸보고 우리를 어디론가 인도했다.도착하자 다른 직원들이 우리의 가방을 풀어보라고 했고, 나는 순순히 풀 수 밖에 없었다.나는 슬쩍 엑스레이 사진을 보았는데,본 순간 뭐가 문제가 된지 알았다. 쿠쿠리였다.하지만 나는 칼이 문제가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에, 당황스러웠다.직원이 칼을 꺼내보라 하였고, 우리는 순순히 칼을 꺼냈다. 그러더니 압수한다는 것이었다.그러고 보니 저번에 단장님도 이 칼이 문제가 됬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것 같았는데.... 설마 걸릴줄이야.나는 왜 면도칼과 쌍둥이칼은 되냐고 물었으나, 직원은 답하지 않고 이렇게 날이 서고 뾰족한 것은 안된다는 것이었다...참 어이가 없어서.. 장식용으로 산 칼로 이 넓은 인천공항 테러라도 할까봐 걱정됬나..개인여비10만원을 들고 와선 3만원을 칼에 썻으니,나에게는 큰 돈을 투자한 상품이었는데 그걸 위험하다고 뺏다니,나는 아직도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다.그 직원의 말로는 날이 서있고 뾰족하면 크기에 상관없이 걸린다던데, 그럼 진짜 면도칼은 왜 안뺏는지 말싸움을 한번 벌여보고 싶었으나, 일행이 기다리는 관계로 그럴수는 없었다. 다 좋았던 일정이 마지막에 우리나라에서 깨질줄이야... 직원들을 엿먹이고 나가고 싶었으나, 그럴수는 없어 서류를 구겨 던져놓고는 나왔다.기분이 꿀꿀한 체로 일행과 합류, 우리 일행들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그런데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나쁜일이 있으면 좋은일도 있다더니, 그곳에서 연예인 마르코씨를 봤다. 선글라스를 끼고 햄버거를 먹고 계셨으나,천하무적야구단을 즐겨봤던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차마 말을 걸 용기는 나지 않아서, 그냥 멀리서 지켜만 봤는데 남자가 봐도 잘생겼다.햄버거를 먹으며 이모저모 이야기를 나누었고(당연 칼이야기가 가장 많았다.)다시 단장님과 합류, 거기서 우리는 팜플렛을 펼치고 사진을 찍었다.인천공항에서 외치는 구호는 상당히 민망한 구석도 있었으나,마지막이란 생각이 들어 서운한 면도 있었다.마지막 구호를 외치고 서울에 사는 다운이형,민수형,재훈이,재빈이는 각자의 집으로 갔다.청주에 사는 사람들은 버스에 탑승.그리고 터스터미널에서 해어졌다.단장님께서 2주일안에 다시 만날거라고 하셨는데 그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로서 우리의 10박12일 일정은 모두마무리가 되었다.힘들었지만 보람차고,재미있었던 여행.트레킹이라는 주제로 생판 모르던 사람들끼리 여행을 가다니, 나로서는 굉장히 참신하고 재미있었던 여행이었다. 덕분에 나눔의행복,소통의 즐거움을 알았다.만약 기회가 된다면, 우리 멤버들끼리 뭉쳐서 조촐한 파티라도 하고싶은 마음이다. 다들 너무나 잘대해주셨고,또 나를 챙겨주신 덕분에 허약한 몸 잘 이끌고 피케이피크를 넘을 수 있었다.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그게 먼 훗날이건, 멀지않은 미래이건, 나는 우리 팀원들을 꼭 안아주고 싶다'이 골치덩어리 이끌고 그 험한곳을 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