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놀이
- 커피만 마시고 있기 아까운 날씨네
가까이라도 단풍구경 가요
청명한 하늘이 참 맑다.
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들
두손 꼭 잡고 가는 간만의 단풍놀이에 맘이 설렌다.
시원하게 쏱아지는 하얀 포말들
나를 생각하며 정성껏 밀었을 파란 수염자국이 날 유혹한다.
그 한가운데 수줍게 열려 있는 붉은 입술
그리고 은은히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
그의 눈에도 내 모든게
내장산의 화려한 단풍처럼 이뻐 보일까?
나도 모르게 입술을 닿았다.
그대도 그에 화답을 해주듯 부드럽게 포개주었다.
장미의 꽃잎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어디선가 풍기는 강한 살내음..
老松아래 수줍은듯 숨어 있는 송이 버섯 한송이
어림잡아 60년은 넘은 듯
그 향과 굵기에 압도 당하고 만다.
차갑고 촉촉한 그러나 따스한 젤의 촉감
그리고 더 붉고 더 화려한 정상의 단풍을 보기위해
남은 힘을 쏱아 부으며 더 빨라지는 몸짓
황홀한 마음과 몸은 절정에 치닫고...
주위 어딘가 미처 떨어지지 못한 밤꽃들이 남았는지
그 향이 사방으로 흩날린다.
하산후 맞이한 모듬전과 막걸리 한잔..
멀리 가지 않아도 오늘 단풍 구경한번 잘했네.
남들은 왜 단풍본다고 힘들게 멀리 까지 갈까?
파릿하고 새빨간..그리고 하얀 거시기 까지..
설악산과 내장산의 단풍보다 더 붉고 화려한
단풍이 여기 가까이 있는데..
단풍 구경은 못가더라도 거시기 구경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