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년 2월 29일(목), 우리 서테회가 금년 첫 모임을 가진 날입니다. 始務式 아니 始테式을 한 날이지요. 2021년 5월 1일 당시 조경삼 회장이 올린 112회 이후 진짜 오래간 만에 올리는 서테회 후깁니다. 모임 후기를 서테회 카톡방에만 올렸는데 이인성 교수가 “야! 카페에도 올려” 하는 바람에 보름 넘게 망설이다가 카페에도 올리기로 한 것이지요. 글을 자주 써야 치매에도 안 걸린다나 뭐라나...그럴거면 지가 쓰지.... 2015년에도 몇 달 카페에 글을 쓰다가 그만 둔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언제 중단할지 모릅니다. 쓰고 싶으면 쓰고 안 쓰고 싶으면 안 쓰고...
서테회는 서울고19회 테니스 동호회를 줄인 말로 2015년 1월 1일 제가 테니스회 카페지기를 시작하면서 작명한 것이지요. 물론 그 이전에도 19회 테니스회는 있었지요. 1973년, 그러니까 대학 2학년 때부터 총동창 테니스대회에 참석했고 1976년부터 거의 매년 우승을 해 왔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때는 그냥 테니스 모임 정도로 불렸고, 목요일 날 모인다고 해서 목테라고도 불렀습니다. 지금은 매주 목요일, 봉은사 옆에 있는 봉은코트에서 여름에는 오후 3~6시, 겨울에는 2~5시까지 운동을 합니다.
오늘부터 제가 공식적으로 회장을 맡았습니다. 서테회는 가나다 역순으로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 unique한 방법으로 회장을 정합니다. 총무도 없습니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합니다. 의무직이라 뺄 수도 없습니다. 저도 2011년에 처음 회장을 했으니 이제 13년 만에 다시 차례가 돌아온 것이지요. 작년에는 오승용 회장이 열심히 그리고 훌륭히 서테회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서테회는 원래 1월 첫 주부터 모임을 가졌는데 금년에는 날씨도 춥고 눈/비가 오는 등 기상여건이 여의치 않아 아예 구정 지나고부터 모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첫 모임 날인 2월 15일(목)과 그 다음 주 목요일인 22일 연달아 비가 오는 바람에 첫 모임이 오늘로 늦어졌습니다. 오늘도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애고, 오늘도 틀렸구나’ 했더니 우리의 염원이 하늘에 달했는지 비를 다른 데로 돌려 버렸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은 가나다 순으로 김종수+오Y실, 박영철+최Y희, 백기봉, 오승용+한O경, 오세익+김H, 이경한, 이동철, 이인성, 이재학, 조경삼+최J숙, 황종구, 허문열 선배님(17회), 이렇게 17명입니다. 허 선배님은 성균관대학 통계학과 교수를 정년퇴직하시고 테니스, 자전거, 당구, 음주, 가무 등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십니다. 재직 중에는 저명 학술지에 논문기고도 많이 하셨고 수리통계학, 이론통계학 등 책도 많이 쓰셨지요. 아마 지금도 인세가 꽤 많이 나올 것으로 짐작됩니다 (샘 나네요~ㅎㅎ). 작년에는 자전거 한 대 달랑 들고 크로아티아를 돌고 오셨고 얼마 전에는 자전거로 대만을 일주하고 오셨습니다. 구척장신에 허벅지가 절구통 만 하고 종아리 만져보면 쇳덩어리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화내는 일 없이 항상 하하 허허 호걸이십니다. 17회이면서도 19회 정식멤버로 등록되어 있고 19회보다도 더 19회다운 분입니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구요.
< 이 분이 허문열 선배님 > < 김H+조경삼 vs 백기봉+이경한>
오늘은 코트를 한 면만 빌렸는데 이걸로 부족해서 한 면을 추가로 빌렸습니다. 첫 게임은 김H+조경삼 vs 백기봉+이경한. 이 게임은 막상막하입니다. 김H는 서비스 and 발리와 전위 play에 능하고 조경삼은 끊임없이 잘 받아 넘깁니다. 백기봉은 sharp한 슬라이스를 주 무기로 하는 사시미 타법이고 이경한은 큰 키에 학다리 서비스로 유명하지요. 치고 받고 때리고 넘기고, 밀고 밀리고를 반복하다 결국 5:5로 비겼습니다.
두 번째 게임은 한O경+김종수 vs 최J숙+이동철 조인데 이 게임 또한 박빙이었지요. 우리들 게임은 쉬운 게임이 하나도 없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팀이 이깁니다. 운도 좋아야지요. 공이 네트를 맞고 또르르 떨어지면 알카라스도 못 받습니다. 이렇게 모두 두 세 게임씩 하고 박서방 순대국집으로 갔습니다. 모듬순대, 순대국밥, 술국, 새끼보 등으로 배를 채우고 정치얘기, 의료분쟁 얘기, 건강얘기 등으로 안주를 삼았지요. 이 날 식대는 오세익 신임회장이 한 턱 쐇습니다. 오Y실여사가 가지고 오신 쿠키, 오승용 전임 회장님이 쏘신 꽈배기로 후식도 즐겼습니다. 나이 들면 돈도 좋고, 지위도 좋고, 명예도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곱니다. No pain, no gain!. 몸이 편하면 세포가 죽습니다. 운동 할 수 있을 때 운동 많이 합시다.
< 박서방 순대국집: 오승용, 박영철, 김종수, 이인성(오른쪽부터) > < 오세익, 김H, 황종구, 이재학 >
< 오Y실, 최Y희, 최J숙, 한O경> < 이경한, 조경삼, 백기봉, 허문열, 이동철 >
첫댓글 오회장님 취임 축하드리고, 더욱 알찬
모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오회장이 나타나니 카페가 다시 문을 여네요. 오래간만에 들어가려하니 로그인부터 다시 하라네. 댓글 쓰려하니 이곳저곳 헤매면서 이제야 쓰게 되고 ㅋㅋ
서테회 명칭, 역사 등 다시 일깨워주어 감사해요.
올해도 활기찬 모임이 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오회장 화이팅!, 서테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