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에 다녀온 운주사 순례기입니다.
읽어보니 이건 사심 가득한 기록이었네요.
왜 그렇게 됐는 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겐 유난히도 좋았던 운주사였습니다.
사진 보니 저만 그랬던 건 아니었네요. 다들 온몸으로 웃고 계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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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가 되기까진 하룻밤도 너무 길어, 화순 운주사/ 인드라망 제53차 사찰순례기
지난해 10월 이후 한참을 쉬었던 인드라망 사찰순례 일정이 운영진 모임을 통해 3월 넷째 일요일로 정해지던 때부터 기대 반 염려 반이었다.
그러다 장소가 '운주사'로 정해지면서는 기대 쪽으로 확 기울었다.
한없이 설렜다.
사실 순례는 매달 진행했을 때도 그 나름의 어려움이 컸지만, 이렇게 쉬었다가 재개할 때면 참가 인원이 신경 쓰이고, 준비하는 데도 살짝 버벅거림이 끼어든다.
그런 염려를 보란듯이 날려버린 이번 '53차 인드라망 사찰순례' 는 좌석을 다 채우고, 마법사 팀장님과 풍경 총무님의 진행으로 처음도 끝도 다 좋았다는 것을 보고 올리며 운주사순례 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대체로 숫기 모자란 인드라망 님들이 많아, 순례 버스 속은 조용히 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리를 잡으면 먼저 준비해온 김밥이며 생수 등 먹거리를 나누고,
순례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지고,
휴게실 하나를 지날 쯤에 아침예불을 올리게 된다.
이 날도 이 순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풍경 총무님의 주장(?)과 진행으로 회원 소개가 있었다.
늘 그렇듯이 이번 회차에도 부부, 남매, 친구 등 가족 단위의 순례객이 많다.
그래서 더 훈훈한 분위기인 건 당연지사이다.
소개 끝에 이어 문화해설 전문가이신 부산의 청민님을 모셔 오후 순례지인 '조광조 유배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서해가 가까워진 어느 순간, 창밖을 내다보다가 모두 깜짝 놀랐다. 대구에 비해 미세먼지가 너~무 많았다.
마법사님이 휴게실에 내려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자비로 마련해 하나씩 돌렸다.
다행히 운주사는 미세먼지가 많지 않아 순례사진이 저런 시커먼스로 도배되는 불상사는 피했다!!
-운주사 일주문
2시간 30분여를 달려 도착한 화순 영귀산 운주사, 천불천탑으로 불리는 수많은 불상과 탑,
이 땅의 불자라면 한 번쯤은 사진으로 접해 봤을 와불,
그 이미지를 품고 산 사람들이라면 운주사 일주문이 보일 때쯤 가슴이 콩닥대지 않을 도리가 없겠다.
운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송광사 말사이다.
홈페이지에는 운주사의 건립 설화로 두 이야기가 올려져 있다.
신라말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에 근거해 비보사찰로 세웠다는 이야기와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에 고려 혜명(惠明)스님이 1천여 명과 함께 천불천탑을 조성했다고 기록돼 있는데, 이 혜명스님은 970년(광종 21)에 관촉사 대불을 조성한 혜명(慧明)스님과 동일인으로 보고 있어 운주사가 고려초에 건립됐음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문화재청의 소개는 또 이렇다.
도선국사가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웠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운주사는 나지막한 야산 분지에 있는 고려시대의 절터이다.
절을 처음 지은 연대는 정확히 알지 못하나, 고려 중기에서 말기까지 매우 번창했던 사찰로 보이며, 15세기 후반에 다시 크게 지어졌다가 정유재란으로 폐찰되었다. 운주사(雲住寺)는 ‘구름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배를 움직인다’는 뜻의 운주사(運舟寺)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돌부처 70구와 석탑 18기만이 남아 있으나, 조선 초기까지는 천 여 구의 불상과 탑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산과 들에 흩어져 있는 70여 구의 돌부처들은, 수 십 ㎝에서 10m 이상의 거대한 돌부처까지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평면적이면서 토속적인 생김새에 어색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은 신체 구조는 고려시대 지방적인 특색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석탑 또한 그 모양이나 무늬의 표현방식이 매우 독특하여, 3층·5층·7층 등 층수도 다양하다. 둥근 공모양의 원형탑이나 호떡 모양의 돌을 올려놓은 듯한 원판형탑 등 특이한 모양의 탑도 있다. 또한 탑의 표면에 ‘X’, ‘◇’, ‘川’과 같은 기하학 무늬들이 새겨져 있어 특이하다.
운주사에는 누운 부처(와불)가 있어 유명하다. 도선이 천불천탑을 하룻밤에 세울 때 맨 마지막으로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는데, 공사에 싫증난 동자승이 닭이 울었다고 거짓말을 하여 불상을 세우지 못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운주사는 특이한 돌부처와 석탑이 모두 한 절 안에 있다는 점에서 천불천탑에 대한 독특한 신앙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서 우리나라 미술사와 불교사 연구에 중요한 곳이다.
-문화재청에서 옮김
그런데 여러 발굴조사와 학술조사를 통해서도 창건연대와 조성배경은 구체적인 확증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불가사의한 유적으로 남아 있다는데,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이루려 했다는 창건설화를 먼저 떠올리는 건
정형을 타파한 채 자유로이 놓여 있는 수많은 불상과 탑의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혼자 우뚝 잘난 사람이 아니라, 우리네 민초들처럼 제 각각인 모습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사람사는 세상이 거기 펼쳐져 있어서가 아닐까.
-운주사 9층석탑
우와~ 탑이다!!!
지금까지 50차례 넘게 사찰순례를 다녔지만 개성으로 치자면 단연 돋보이는 운주사이다.
가람 배치도 그렇고, 한 자리에 석탑을 이렇게 많이 세운 곳은 처음이다. (마이산 탑사의 경우는 작은 돌멩이를 모은 돌탑이라 이 경우와는 많이 다르다.)
운주사 일주문을 지나 만난 첫번째 탑은 '보물 제796호 화순운주사 9층석탑'이다.
청민님께서 인드라망 순례단에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셨지만 나와는 동선이 맞지 않아 듣지못해 아쉬웠다.
운주사 탑과 불상에 대한 설명은 운주사 홈페이지와 문화재청 자료를 빌려온다.
이 곳은 공식 설명으로는 '운주사지'로 돼 있다.
예전 운주사 가람은 9층 석탑보다 더 아래쪽이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탑군을 다 지나 뒷쪽에 대웅전, 미륵전 등 가람이 자리해 있다.
-9층석탑 앞에서 청민님의 해설을 듣고 있는 인드라망 순례단
9층석탑은 커다란 바윗돌로 바닥돌과 아래층 기단을 삼고 그 위로 윗층 기단을 쌓은 후 9층에 이르는 탑신을 세운 모습으로 운주사에서 가장 높은 탑이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가늘고 많이 길~쭉하다. ^^
운주사는 풍수지리상 배의 형국이라는데 9층 석탑은 돛대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기단의 맨윗돌이 탑신의 1층 지붕돌로 대신하고 있는 점이 특이한데, 이 곳의 모든 탑이 이런 양식이며 고려시대 탑의 특징이라고 한다.
탑의 면이 사각인 건 고려시대의 전형이지만, 여러 겹의 빗살무늬며 탑신의 각 면에 새겨진 저 고운 문양들은 고려 탑 중에서도 독특한 것이라고 문화재청엔 설명돼 있다.
-운주사 9층석탑
구층석탑 바로 옆엔 '가'군으로 불리는 불상군이 있다.
청민님 설명으로 부처가족이라는데 우리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인다.
그 앞에 선 마법사님, 초록빛님, 인학군, 효련양,
형체만 겨우 남은 불상가족에 비해
이목구비 너무너무 또렷한 예쁜 가족불이다. ^^*
아, 그런데 운주사 부처님들은 연화대며 광배를 제대로 갖춘 분이 드물다.
납작납작 편편한 상호에 혼자서는 제대로 설 수도 없어 대개는 바위에 기대어 계시다.
자료들을 읽어보면 너른 바위에서 불상을 조각해 마지막에 불상 부분만 떼내어 세우는 방법으로 조성됐다고 한다.
아휴, 한 자리에서만 봐도 눈에 다 담지못할 만치 많은 불탑, 불상이다.
사진 몇 장 찍다 보니 노란 조끼들은 어느새 까마득히 멀어가고,
늘 따로 노는(?) 연꽃지기님마저 저만치 앞서 있다.
그래도 그렇지, 어찌 만난 님들인데 쉽게 지나갈 수 있나.
이목구비, 형체마저 희미하지만 깊은 눈맞춤을 한다.
이 화창한 봄날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온몸으로 맞고 계신 검게 젖은 부처님,
그러고도 천년을 견디셨으니 내 기우쯤은 꽃노래로 들리시리.
민초로 보여서일테지만, 불상이 불쌍해 보이긴 또 처음이다. ^^*
푸석한 돌에 검은 이끼옷, 못 알아볼 얼굴에 빈약하게 표현된 법의,
있는둥 마는둥한 팔...
혼자 서 있기도 힘겨워 딱히 단단해 보이지도 않는 바위에 기대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고달픈 민초의 형상이다.
바위감실은 초라한 행색에 깔맞춤한 누옥이라면 너무 나간걸까?
꼭 안아주고 싶고, 온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불상에 비하면 탑은 참 잘 생겼다.
그러고 보면 탑이 중심이고 불상들이 주변부다.
맞네, 불사리를 우러르는 민초가 맞았어.
햐~ 탑신의 문양이 정말 독특하다.
돋을새김도 있고 선각도 있다.
저 기호들, 무슨 의미일지 궁금하지만 딱히 설명돼 있는 곳이 없다.
오, 그나마 정형에 가까운 부처님일세.
광배에 멋진 무늬까지 새겨져 있다.
그래도 많이 달라!!
이 곳 불상이 민초의 느낌이 강했던 건 역시 곱슬곱슬한 나발이 없어서야.
불상에도 헤어스타일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이쯤에서야 깨닫네.
아, 이 부처님은 또 옆으로 갸우뚱 하시네.
바위 생긴 모양 그대로 조성했을테지.
아래 사진은 삐딱하게 찍었나 싶어 수평을 일부러 맞추기까지 한 보정사진이다.
그냥 봤을 땐 많이 기운 지도 몰랐었다. 그래서 사진기록도 중요한 것.
얼굴은 심하게 얽어 있고, 입은 아예 없는 걸로 진화했다.
그래도 알아듣는 사람은 다 알아 듣지.
위 불상의 뒷모습이다.
대개는 바위에 기대섰는데 이 분들은 뒷모습을 보여주신다.
불두 뒤로 금방 캐낸듯 새 것(?)인 돌무더기가 있다. 주변에선 굴삭기가 연신 돌을 운반하고 있었다.
색깔만 다르지 돌도 불두 같고, 불두도 돌 같다.
5층, 7층 석탑들을 지나면 보물 제797호의 석조불감을 만난다. 팔작지붕 안에 석불 두 분이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등을 대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雲住寺在千佛山……又有石室二石佛相背而坐'라는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라는 설명글을 봤다.
-보물 제797호 운주사 석조불감
감실 안을 들여다 본다.
역시 민머리로 보이는 남쪽과 북쪽 부처님.
석재로 만든 거대한 크기의 불감은 2구의 석불좌상이 안치돼 있는데, 보기 드문 사례로 고려시대 불교미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보물 제798호, 운주사 원형다층석탑
보물 제798호 운주사원형다층석탑으로 일명 연화탑, 떡탑 등으로 불리는 탑이다. 원형다층석탑은 바닥에서 탑 꼭대기까지 둥근 모습을 하고 있다. 현재는 6층이나 그 위로 몇 층이 더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돼 있다.
(한 마당에 보물이 몇이야?)
모양도 크기도 참 다양한 탑들이다.
이 탑은 정말 기단부터 꼭대기까지가 다 동글동글 하다. 떡도 그냥 떡이 아니라 경상도식 빵떡을 닮은 탑.
떡탑이라니 또 주변부의 민초들 생각이 난다.
불탑에 떡공양 올린 뒤 두루 나눠먹는 걸 표현한 건 아닐지.
내 생각이 참 소박순진하다. ^^*
이 곳부터는 새로 조성된 운주사 영역이겠다.
불이문쯤 되나?
운주사 현판이 붙어 있다.
삐딱삐딱한 글씨체가 매혹적이다.
내 눈엔 雲 자는 바위집 아래 앉고 선 불상군같고, 寺 자는 탑처럼 보여진다.
'구름일듯 천 부처님 이 회상에 머무시니,
만산 천탑 메시지, 온 우주를 채우네.'
내 멋대로의 주련 읽기다. ^^
대웅전 앞에는 아담하게 묵은 탑이 하나 서 있다.
나이로 보면 저 탑을 중심으로 대웅전을 세웠겠다.
대웅전 영역은 보통은 사찰의 중심이 될 곳이지만
이 곳에서 와 닿는 느낌은 편의를 위한 전각으로 보였으니
마음은 내내 전각 안 보다는 노천에 머물렀다.
템플스테이 안내 플랭카드가 붙은 곳은 수행처라 출입을 삼가라고 적혀 있다.
이 곳 어느 탑인들 개성이 없으랴먄, 그 마당에 실패처럼 생긴 자그마한 탑이 서 있다.
낮은 담장은 매화 두어 그루 꽃그림자 드리우고,
도량엔 명상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 옛날 천불의 꿈을 잇고 싶었을까?
꽃나무 아래 목불상 한쌍이 머리 맞댄채 봄볕 속에 졸고 있다.
미래세상을 꿈꾸는 도량은 온통 미륵 천지인데
대웅전의 주인은 늠름한 대웅, 석가모니시다.
후불탱화 뒤로 돌아가면
천수천안관음도가 그려진 후불벽화가 있다.
분명 좁은 공간 어둠 속에서 찍어온 사진인데 어째 환하다. 벽화 속 천안 탓인가? ^^*
이래저래 둘러대고 꿰맞추는 재미가 후기 쓰는 재미의 하나이지.
대웅전 뒷편이거나 옆편에서 담은 사진이다.
위는 탑의 부자재들을 모아 올린 탑,
아래는 운주사 발형다층석탑이다.
딱 봐도 바루를 닮았다.
저 앞마당에선 떡 대중공양을, 뒷마당에선 쌀밥은 못되더라도 따끈한 잡곡밥 한 그릇씩 나누었나 보다.
아니면 그 꿈이라도 뜨겁게 꾸었나 보다.
어른 밥그릇, 청년 밥그릇 , 아이 밥그릇, 참 반듯도 하다.
미륵도량의 미륵전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상호 반듯하신 현대판 미륵께서 연꽃 봉오리 한 가지 들고 반기신다.
그렇지, 미래불은 아직 피지않은 봉오리로 상징됨이 마땅하겠네.
그런데 참 고우시다.
또 다시 석불군이다.
앉아 계신 주불 주변에 자유로이 서거나 앉아 있는 석불,
금방 삭아져 내린데도 의아하지 않을 오래 묵은 바위와 고불이다.
어쩌면 고행상의 앙상한 가슴이 연상되는 법의 주름.
살짝 기울어진 상호가 빈 속을 표현한 것 같아 또 한번 아련해 오는데
양팔을 무릎 아래로 내린 저 수인에선 새 세상을 꿈꾸는 결의라곤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무심히 쉬고 있는 아버지가 보일 뿐.
발형다층탑에서 주발 하나 내려 뜨거운 밥 소복이 담아 공양 올리고 싶다.
아버지, 그 주발 반도 못 비우시고 뒷편의 식솔들께 밀어주지 않을까.
허리는 자꾸 더 접혀질 테고.
-운주사 명당탑, 뒤로는 4층탑
이름이 명당탑이란다.
여기도 큰 떡이다.
뭐든 해석하는 건 각자의 몫, 나는 떡으로 간다.
모든 게 풍족한 지금도 가난은 서러운데 그 예전의 가난은 더욱 모질었을테지.
그래, 떡으로 치면 이번은 시루떡이다. 고물이 저렇게 소복소복하잖아.
몇 사람이 길동무가 돼 불사바위를 향했다.
명당탑 뒤의 마애여래좌상은 이 곳에선 처음 만난 마애불이다.
바위에서 나서 다시 바위로 회귀 중인 분,
코만 유독 도드라진다.
삭아짐이 내 눈엔 풍화가 아닌 진화로 보인다. 참 멋지게 나아가는 분.
불사바위에서 내려다 본 운주사 전경이다.
배를 움직인다는 뜻의 運舟寺로도 불렸다더니,
이쯤에서 보는 풍경은 그럴듯하다.
지금은 하얗게 말라 있는 저 물길에 굽이굽이 푸른물이 차 오르면
두둥실 배가 뜨게 생겼다.
그 배는 새 세상으로 나아가는 반야선,
순풍을 맞아 두둥실 떠가는 상상만으로도 따습다.
그 날이 와 푸른 물결이 건너편 언덕위 와불 옆구리에 찰랑이면
두분 와불께서 벌떡 일어나시겠네.
에헤라 디야~ ^^*
큰 손으로 반야선 쭈욱 밀어 주시겠네.
혼자 부르는 노래는 갈수록 흥이 돋는데
실상은 이 길을 내려가 다시 저 건너편 오른쪽 언덕을 숨가쁘게 올라야 한다.
착한 모델이 돼 준 세 보살님,
딛고 내려오는 길은 하나의 바위가 비스듬히 깔려진 길이다.
아마도 이런 바위에서 불상을 조성해 일으켰을듯 싶다.
다시 대웅전 앞을 지나 와불이 계신 언덕길로 오른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경사의 언덕이다.
숨이 좀 찰만하면 이렇게 불탑이 맞아준다.
아, 이렇게 높은 탑이 바위 위, 그것도 아주 비탈진 바위 위에 서 있다.
바위를 기단 삼은 탑은 더러 봤어도 이렇게 기울기가 심한 바위에 터를 세운 탑은 또 처음이다.
이래저래 눈길을 잡아끄는 운주사 탑들이다.
독특한 X자 문양을 여기서도 만난다.
석굴군 '바'로 불리는 곳이다.
바위를 지붕 삼은 대가족이다.
좌불이 주불, 그 옆엔 곱게 손 모은 어머니 부처,
둘레둘레 가족이 많다.
불상은 아홉기이나 대좌는 12개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 있다.
이 곳 주불은 대웅전 뒤 아버지라 불렀던 주불과 상호가 많이 닮아 있다.
옷주름이며 힘을 빼고 늘여뜨린 두 팔, 손, 그리고 고행상을 연상시키는 옷 주름, 굽은 등, 접힌 배 부분 등이 그렇다.
반대편에서 보니 불상군은 탑을 머리에 받치고 있다.
불신을 공양하고 받드는 신심 장한 민초들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확신에 가깝게 든다.
운주사에서 탑은 편평한 자리, 우뚝한 곳에 자리하고,
불상은 대체로 구석진 바위 아래 여럿이 모여 있다.
-운주사 시위불
이름이 시위불, 일명 머슴부처란다.
저 위 와불을 호위하는 시위불이라는데
선이 너무 고운 거 아닌가? ^^*
머슴이라기엔 어째 유월이에 더 가까워 보인다.
어쨌건 경호부처님 바로 근처에 본불이 계실테지?
잠시 또 호흡을 가다듬고 산등성으로 고고~
-화순운주사 와형석조여래불
꿈에 그리던 와불이다.
정식명칭은 '화순운주사 와형석조여래불'로 보물이 아닌 전남유형문화재로 돼 있다.
이런 딱딱한 정보 보단 역시 설화가 끌린다.
와불은 도선국사가 하루 낮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워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으나 공사가 끝나갈 무렵 일하기 싫어한 동자승이 '꼬끼오'하고 닭울음 소리를 내는 바람에 석수장이들이 날이 샌 줄 알고 하늘로 가버려 결국 일어서지 못한 와불로 남게 됐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그러니까 이 두분, 부부로 불리는 와불이 999번, 1천번째의 불상이다.
와불이 일어나는 날 이곳이 불국토의 중심이 된다는 이야기가 천년을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그 날의 염원이 참 크긴 컸나보다.
그 꿈을 꾸는 동안이라도 사람들은 행복했을 것이다.
그 순간은 배고픔도 참을만하고, 핍박의 설움도 '이 까짓거' 싶었을 것.
그러나 한편으로, 어찌 불국토를 바라는 게 민생고 때문만 이었을까.
서쪽으로 기천만 기십만 국토를 지나 당도했을 때 거기 무슨 정토가 눈앞에 있겠냐는 걸
그 옛님들은 어찌 아시고, 이 곳에서의 하룻밤 사이, 지금 당장의 불국토를 꿈꿨을까!!
배포도 꿈도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은가.
지나간 아픔은 그쯤해 놓고,
지금 우리는 한껏 행복하다.
눈 닿는 곳마다 불상이며, 탑이요,
그도 빈 곳은 노랑조끼 우리님들이다.
불어오는 훈풍에 매화향기 섞여 흐르고
진달래 수줍은 인사에 우리 볼도 붉어진다.
부처님 여전히 누워계셔도 이미 정토이다.
무시이래 정토였다.
누군가에겐 슬픔으로 다가왔을 운주사도
함께라면 이렇게 화창해진다.
석불도 사람도 함께여야 좋더라.
와불을 뵙고 내려오는 길은 가보지 못한 반대편 산의 탑들이 보여 좋았다
우리는 다시 처음의 9층석탑을 지나 일주문 쪽으로 내려왔다.
너른 잔디 마당에는 최근에 조성한 불상군이 늘어서 있다.
같은 돌옷이지만 색깔도 모양도 다르다
표정도 어느 하나 같은 분이 없다.
봄볕 아래 졸고 계신 부처님 앞자락으로 삼삼오오 모여 기대본다.
참 독특한 형상과 표정의 불상들이다.
입 부분이 절묘하게 깨어진 짝눈의 익살스런 불상,
바위 위도 아닌 풀밭에 그냥 누워계신 또 한 분의 와불,
그 곁에 세상 편한 자세로 누워 뒹구는 인드라망님들.
그냥 두면 자장가 없이도 한숨 꿀잠을 잘 것만 같다. ^^*
하~ 이런 부처님은 또 처음 이로고.
저절로 따라해보고 싶어지는 포즈이다. 개구쟁이 바라님, 싱크로율 100%!!
떨어져나감도 삭아짐도 너무나 자연스런 곳,
석불들이 다시 돌로 흙으로 회귀된 후에도
불국토를 염원했던 민초들의 간절함은 오래오래 이 땅에 전해질 것임을 안다.
그런 어느 날, '하룻밤 사이'도 아닌
한 순간에 '반짝'하고 저마다에게 불국토가 펼쳐지는 날,
우리 다함께 인드라망 찬가를 목청껏 부르자고!!
-제53차 인드라망 사찰순례, 화순 운주사편 끝
역시나 선유님 멋지십니다
오늘은 빗님입니다
@거울빈 구름 머무니 비가 오네요.
낮잠 즐기는 날!
한곳에서 여러 모습의 탑과 부처님을 볼수있는 운주사
좀 멀긴해도 다시 한번 가보고십은 사찰순례지입니다
꾸무리한 토오일 출석합니다
그 먼 곳을 우리가 잘도 다녔다 싶어요. ^^
비가 금방이라도 올듯 잔뜩 흐리네요.
피해는 주지말고 장마가 잘 지나가주길 바래 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범심님~~
산에 가려나 도로 집으로
비오십니다 ㅎ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범심님!
범심님 비가 오네요
참 반갑습니다
주말 아침 흐립니다.
운주사 못갔나봐요
기억에 없는걸 보니..
모두 주말 잘 보내시길 희망합니다.
저도 인드라망 순례 아니었으면 못 가봤을 도량이 참 많아요.
강화 보문사 설악 봉정암을 개인적으로 다녀오라면 아마도 못했을 것 같아요.
지현향님도 주말 재밌게 보내세요~~
생각 안나면 못가신걸로.
즐거운 주말 되세요^^
지현향님!
좋은 하루되세요
못 가셨는가요~
사진 찿아도 없으면
못 가셨겠지요
비가 와서 밭에 물 안줘도 되는 날이네요^^
불상두 다양하고 그렇게 많은불상 탑은 못봤네요
시꺼먼 마스크도 생각나고
먼길 가기 힘든곳이라 가보길 참 잘했어요
흙냄새 올라오는거보니 비오십니다
오늘하루도 알차게~~
빗 님이 오십니다 오늘도 좋은날 보내세요 ^^
장마가 시작됐나봅니다
벌써 후텁지근 ~ 꿉꿉
ㅎㅎㅎ
즐거운 주말되세요!
평등심님 비 오는데
영화나 보러 가보까요~^^
장마가 드디어 시작됐네요.
작물들에겐 단비가 될듯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거울빈 둘이서만요?
@演菩提(연보리)
영화나 보고 송현 가게서
떡뽁기 먹고 그러게요 ㅎ
그랄려고 했는데
집에 또 일이 생겨서 아이쿠
@거울빈 오잉?
이제봄
월욜 송현님 휴무일 ㅎㅎ
@평등심 맞네 ㅋ
낼요 낼
@거울빈 아님 아님 ^^ 내가 낼 딸이 오니까 시간없네요
우째될지 몰라서요
@거울빈 미안요
약속 하면 안되네요~~^^
@거울빈 월요일 송현 휴무라 파이네요
수요일 되야 시간됩니다 ㅜ
@평등심 평등심님 은 제주 가잔아야요
ㅎ시간대가 영 아니네요
화는 내가 일가야 하네요
비 내리는 토요일 오늘은 운주사로 댈고 가네요 탑도 불상도 다양한 모습 운주사 순례길 아님 못가볼곳 이죠 감사한 마음으로 주말 잘 보내겠습니다^^
송현님!
주말인데 ...
한마음 분식가게도 문전성시 이루시길요!
오늘 바쁘실까요?
자주 못가서 미안하네요
영화 보러도 안가고
어쨋든 몸이 안아파야지
모든걸 성취 할수 있네요
송현님 바쁜 날 되셔요
지금쯤 점심 때가 지나 좀 쉬시는 시간일까요?
대박나는 주말 되세요, 송현님.
정호승님의 시 때문에도 있었겠지만
정말 기대에 들떳던 사찰순례였습니다
마치 오늘이 그날인양
연보리님의 "언어의 마법"속에 푹 빠져봅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정호승님의 시(풍경달다)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 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그 시 맘 듭니다
월명심님
풍경소리 ~
그려봅니다
풍경달다... 멋진 시이지요.
운주사 순례는 기억에 없단 분이 안 계시네요. 하하~~^^
풍경달다
시도 좋아하고
안치환 님의 노래도 좋아합니다.
호다닥 호다닥
굵은비가 내리다
잠시 주춤해지고
시원합니다
아침 못먹고 나섰던 병원진료
이제 점심 때웠네요
선풍기 틀고 한숨 자야지^^
토욜에 예약이 잡혀있었군요.
비 내리는 소리 자장가 삼아 달콤한 오수 되시길요. ^^
모두들
참 바쁘게 알차게 사시는군요
저도 모처럼 낮잠 잤습니다.
아이구 수고하셨습니다
병원은 어디나 힘들게 합니다
집 오면 녹초 되지요
푹 쉬이소
토욜 출석부 감사합니다
기분좋은 토욜보내고 계시겠지요
저도 잘 놀고 있습니다
어디서 잘 놀고 계실까요^^
해외로 가셨나
어느 나라인지 사원이 멋지네요.
잘 놀다 오세요~~~
달랏 가셨는가요?~^2
운주사 못가본곳이네요
비는 내리고 자두는 익어가고
새벽비 내리기전에 후다닥
설쳐대고 나니 이시간이네요
늦은 출석입니다
내일부터 자두 따는데 비야 오늘만
내리고 쉬었다 밤에만 내려주면 너무
고맙겠다 이 소망 들어주렴_()_
내일은 비가 그칠 거 같으네요
수고 많습니다.
이루어 질겁니다
오뚜기님 ^^
7~~~10시까지 오고 안오네요^^
우중에도 자두는 잘 익나 봅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演菩提(연보리) 낼 딸이랑 통화 해보고
전화 해보께요
연보리님 ~~^^
잘 주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