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杞憂)
김 난 석
아우가 일반병실에서 응급실로,
다시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진지 일주일이 지났나 보다.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니
때때로 진통제 주사를 놔주는 게 전부다.
오팔 년 개띠이니 한참 살아야 할 땐데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보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중국의 옛 기(杞) 나라에 어떤 별난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면 어찌 살아야 하느냐고 걱정을 했다 한다.
여기에 유래해 부질없는 걱정을 기우(杞憂)라 한다지만
나는 이 판에 무슨 걱정을 해야 하나?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이라 한다.
138억 년 이전의 어느 날 어느 시점에 빅뱅이 터져
‘우주’라는 시공간이 탄생되었다 한다.
당시엔 우주 공간에 수소만 존재했다는데
이게 고온 고압으로 서로 결합해 헬륨이 생기고
헬륨과 수소가 결합과 분열을 거듭해
백여 가지의 원소가 생겼다 한다.
수소, 산소, 질소, 탄소, 칼슘, 인, 철..... 등등
원소의 최소단위를 원자라 하는데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었다 한다.
(리처드 파인만)
별도, 지구도, 달도, 사람도, 나무도, 돌도, 물도...
사람이 생명을 다한 뒤에 세월과 함께 풍화되면
원자로 분해되어 땅속으로 허공으로 사방에 흩어진다.
결국 우주에 합일(合一)되고 마느니
우주에서 와서 우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의지해 사는 태양은 ‘우리 은하’에 속해있다.
우리 은하엔 수천억 개의 별이 있다는데
그중 하나가 태양이다.
하늘엔 우리 은하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은하와 같은 수천억 개의 다른 은하가 있다 한다.
그렇다면 그 가운데 태양은 얼마나 왜소하냐..
우리가 딛고 사는 지구가 태양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2 프로에 지나지 않는다 한다.
그렇다면 수천억 개의 은하 중에서 우리 은하,
우리 은하의 수천억 개의 별들 중에서 태양,
태양계 중에서 0.2 프로에 지나지 않는 지구,
그렇다면 지구는 그 중에서 얼마나 왜소하냐..
지구의 70억 인구 중에서 나 하나,
그런 나 하나는 10의 28 제곱 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데
원자 개수는 많을지언정 얼마나 미미한 존재랴..
그게 종당엔 우주로 합일되고 마느니
물아일체(物我一體)인 셈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허허로울 수도 있지만
걱정은 또 태산 같기도 하다.
태양의 나이는 50억 년이라 한다.
수소와 헬륨의 플라스마 형태로 뭉쳐있는 게 태양인데
수소를 원료로 핵결합 해 열을 내다가 원료가 다 소진되면
적색거성, 백색왜성을 거쳐 사라지고 만다 한다.
그게 앞으로 50억 년이 한계라는데
태양이 사라지면 우린 어찌 살아야 하나?
지구는 달을 거느리고 있어서
달과의 관계에 따라 지구 자전축이 23.5도 기울고
이로 인해 사계절이 생기고 조수가 일어난다는데
지구와 달의 거리가 38만 킬로로 적당하게 떨어져 있기에
이런 균형을 이루고 있다지만
1년에 3.8 센티미터씩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니
앞으론 어찌 된단 말이냐?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면 거대한 목성의 중력에 의해서
달이 목성으로 끌려갈 수도 있고
목성이 아닌 태양으로 끌려갈 수도 있다는데
그게 17억 년 뒤의 일이라지만
그땐 봄나들이도 여름캠핑도 가을소풍도 겨울방학도 없을 테니,
그땐 다달이 쉬는 날도 없어질 테니,
그땐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 명절도 없어지고
모세의 기적도, 만조(滿潮)의 낭만도 사라질 테니,
이걸 어쩌란 말이냐?
우주의 티끌만도 못한 미미한 존재가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부질없는 걱정이나 하고 있으니
이것도 기우(杞憂)가 아닌가 싶다.
첫댓글 무 인이면
무천지라 ㅡㅡ
사람이지구을
윈시반본위치로
ㅎ
정답이길바람니다
생며메서 원시반본이 될까요?
그러면 영생인데요.
기우라는 말 땜에,
석촌님의 걱정이 우주만큼 보다
더 큰가 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내 나라, 내 민족의 일도
눈꼽 만큼도 봉사를 못하니
할 말도 없네요.
보잘것 없다고 자위해볼 뿐입니다.
걱정이란 아직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염려하는 거라던데
50억년 후의 일을 기우하신다면
기우제(杞憂祭)라도 지내야 할 듯~
10여년 전 한국의 박석재 천문학자가
엘에이 한인타운에 있는 증산교당에서
천문학강연을 하였는데 강연이 끝나고
질문시간에 제가 첫 질문을 했습니다
우주는 얼마나 넓은가?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는
천문학자인 자기도 정확히 모르지만
지구가 속해 있는 은하계는
수천억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우주에는 수천억 별을 가진 은하계가
수천억개나 있다 하더군요
석촌님 글을 보면
우주생성과 원소 원자에 관해
자주 말씀하시던데
석촌님의 그 해박한 지식 덕분에
많이 배우면서도 많이 놀라기도 합니다
참으로 무변광대하신 석촌님~
그냥 걱정뿐입니다.
우주가 얼마나 큰지는 아직 모르지요.
그런데 미국 NASA에서 계산해본 바로는 960억 광년이랍니다.
우주의 생성 원리, 생명을 다하면 우주로 소멸되는 사람에 이르기가지
소상히 밝혀주셨습니다.
70억이 넘는 인구 중, 나 하나는 바닷가의 모래알에 불과한 존재이니
사는 동안 근심걱정은 거두고 행복만을 안고 살다가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일이지요.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애쓰고자 합니다
네에 그게 제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마음속에서 걱정이 많으신듯 합니다
동생분 문제나 카페를 사랑하는
마음들
시간이 흘러 가는데로 마음 편히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네에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과학에 근거한 이론이니 기우는 아닐 겁니다.
과학서적을 보니 우리 은하계의 항성인 태양의 에너지가 소멸되면 태양의 행성인
지구도 암흑으로 변하여 뭇 생명이 사라진다고 하니 실로 끔찍한 일이지만
그건 까마득히 먼 후일이니 우리가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걱정해서 될 일도 아니고요 ㅎ.
그나저나 아우님의 병환은 지금 어떠신지요. 안타깝습니다. 기적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네에, 고맙습니다.
그게 다 기우겠지요.
네 공부 많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