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남자 14세부 대회에서 안동스포츠클럽 김원민이 우승했다. 지난해 남녀 3위한 것에 비하면 남자 우승, 중학교 입학예정자 홍예리가 여자 3위를 해 보다 나은 성적을 올렸다.
전세계 14세부 테니스 주니어가 모여 경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승한 선수는 호주오픈 대회장을 경험하고 트로피 든 추억을 지니게 된다.
14세부 시상식이 시작된 시점에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조코비치와 시너의 호주오픈 남자 준결승 경기가 열렸다.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하는 경기장 입장권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명승부를 펼쳤다.
이 경기에서 이번 호주오픈 취재의 큰 수확을 거뒀다. 즉 한국테니스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테니스를 하면 14세부 우승뿐 아니라 그랜드슬램 주니어대회 우승, 더 나아가 호주오픈 4강, 결승까지 갈 수 있다.
올해는 한명밖에 프로 본선에 뛰지 못했고 1회전 탈락했지만 조코비치-시너 경기에서 시너의 새로운 테니스를 한국테니스가 장착하면 앞으로 그랜드슬램 본선 출전 선수가 수두룩하게 나올 수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시너의 새 테니스는 무엇인가. 즉 혁신의 테니스는 무엇인가.
첫째 백스윙, 테이크백이 적다. 바로 친다. 조코비치도 인터뷰에서 인정하듯이 볼이 이렇게 빨리 그리고 강하게 온 것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시너가 예전의 시너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서브에서도 전통적인 트로피 자세를 시너에게서 찾아 볼 수 없다. 트로피 자세는 교과서에 박제해둬야 하는 것을 시너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 천하의 디펜스 제왕 조코비치도 시너의 서브를 받을 수도 브레이크할 수도 없다고 고백했다. 시너의 서브 시속이 빨라서가 아니라 서브가 리시버에게 다가오는 시간이 순간이고 짧다는 것이다.
셋째 시너는 볼을 기다리지 않는다. 테이크백하고 공 준비해 사정권에 두고 치는 것이 아니라 공에 다가가 친다. 툭툭 댄다. 연인에게 다가가듯 공에게 다가간다. 볼이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기에 볼처리가 빠르고 라켓을 뒤로 뺄 시간이 없다. 볼을 처리하는 시너도 바쁘지만 기다리지 않고 치는 볼을 받는 것은 더 바쁘다.
넷째, 스키타고 길 내려가듯 두팔 앞으로 슥슥 나가는 테니스를 하는 시너는 테니스를 쉽게 한다. 그저 무릎 구부리고 좌우 회전해 기문을 통과하듯 테니스를 한다. 기문이 테니스로 말하면 공이다. 그 공을 잡아가며 앞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중심 잘 잡고 몸만 구부렸다 펴고 몸을 돌려 나가니 테니스가 쉽다. 예전에 상체를 조금 앞으로 수그려 테니스를 하다보니 테니스가 어렵고 체력이 많이 고갈됐다. 이제 시너는 상체를 펴고 테니스를 한다. 조코비치가 세세트 끝나고 젖은 셔츠를 갈아입었지만 시너는 약간 젖은 셔츠를 멜버른 바람으로 말리며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랠리의 달인,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을 상대로 별로 땀 흘리지 않고 경기한 것이다. 테니스는 볼을 미는 운동이 아니라 몸을 돌려하는 회전운동이라는 것을 시너가 보였다.
다섯째, 시너는 조코비치가 연습코트에서 같이 연습한 적이 없는데 특이한 테니스를 한다. 그래서 조코비치가 1-6 2-6으로 두세트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시너의 공 구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결국 공이 특이해야 투어에서 통한디. 베이스라인에 바짝붙어 등 돌려가며 전광석화처럼 쳐야 한다. 볼 기다리고 폼잡으면 구닥다리 테니스다.
여섯째, 스트로크가 자신이 있는 시너는 네트 대시해 발리하고 득점을 시도하지 않았다. 스트로크가 무기다.
과거 페더러를 따라하다가 이제는 시너를 따라할 판이다. 따라하는 선수가 나오면 어느 정도 시너와 대적한다. 시너가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의 기술 시대에서 이제는 새로운 모멘텀의 기준이 되었다.
우리나라 테니스는 시너를 보고 따라하면 된다. 백스윙 노, 테이크백 노, 트로피 자세 노, 볼 기다림 노. 이 5가지 노만 실천하면 해외 테니스 투어 대회 도전할 맛이 생긴다.
.팔 내밀어 폴 잡고 슥슥 슬로프 내려가듯 테니스코트를 누비며 다닌다. 볼이 오는 임팩트 지점을 기문이라 생각하고 막아낸다.
구식테니스로는 그랜드슬램 출전 선수 한명 배출하지 못한다. 남자고 여자고 체력과 체격 좋은 동유럽 선수들을 어찌 감당하고 서브 좋은 미국 선수들, 그라운드 스트로크 끈질김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선수를 어찌감당하랴. 결국 기술이 테니스를 자유롭게 하리라.
도움말 신태진 기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