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건 맨주먹밖에 없는 두 복서의 처절한 인생 타이틀 매치를 그릴 이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새로운 영화인 동시에 류승완 감독 본인에게도 새로운 영화가 될 것이다.
“우리 콘티는 이면지로밖에 못 써요.” 지난 11월 27일 <주먹이 운다> 36회차 촬영일. 강물 위로 해질녘 노을이 곱게 번지는 한강 둔치 잠원 지구의 수상 카페에서 류승완 감독은 따뜻한 우유를 감싸 쥐고 이렇게 말했다. 안 그래도 영화사가 준 당일 촬영 콘티 뒷면에 이런저런 메모를 해 주머니에 접어 넣은 터라 뜨끔했다. “아까 현장에서 봐서 알겠죠? 대사 바꾸는 건 일도 아니에요.” 조금 전 그는 <주먹이 운다>의 신 넘버 67번과 69-1번에 해당하는 10컷을 이곳 한강둔치 잠원지구에서 찍었다. 43세 먹은(시나리오상 나이는 39세지만 촬영에 들어가면서 최민식의 실제 나이로 바꾸는 것 역시 일도 아니었다) 전직 복서 태식(최민식)이 다시 권투를 시작하겠다는 걸 후배 원태(임원희)가 말리는 장면이다. 가만히 앉아서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지만 링에 다시 오르기로 결심한 태식의 피로하면서도 결연한 의지를 관객에게 심어줄 중요한 장면이다. 하지만 콘티에 써 있는 대사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다른 신으로 착각하기 딱 좋다.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들어? 그러다 죽어!” 잠자코 듣고만 있어야 할 원태가 대뜸 내지르는 이 대사는 콘티는 물론 시나리오 어디를 뒤져봐도 없다. 돌아서면 까먹을 그 대사를 얼른 적어 두기에 콘티 뒷면은 꽤 유용한 메모지였다.
“원래 계획한 촬영 스케줄보다 촬영 횟수가 오히려 줄 것 같습니다. 한 2~3회차 정도?” 류승완 감독 옆에서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던 한재덕 프로듀서는 다른 프로듀서들이 들으면 부러워 죽을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쯤 시작한 고수 부지 촬영은 애초 계획한 5시가 채 되기도 전에 끝났다. 시끄러운 사이렌을 울리며 강변 북로를 달리던 구급차가 꽉 막힌 한남대교를 건너 와 더 꽉 막힌 올림픽대로를 지나 빠져 나가는 한참 동안 촬영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훨씬 더 빨리 끝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강 바람이 차고 오줌이 마렵다는 핑계로 촬영을 독촉한 류승완 감독이 이윽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을 때 최민식은 “어? 끝났어? 끝났대?”라며 아주 잠깐 당황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사실 이렇게 당혹스러울 만큼 빠른 촬영 일정은 <주먹이 운다> 현장에선 비일비재하다.
이번엔 촬영하는 게 재미있다
그러나 늘 빨리만 끝나는 건 아니다. 11월 11일 <주먹이 운다> 27회차 촬영일. 분당 서현역 광장에서 찍은 이날 촬영 분량은 신 넘버 28번, 사업에 실패한 태식이 길거리에서 매 맞는 복서가 돼 손님을 상대하는 장면이다.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쌍문동에서 오신 효리 씨’가 태식을 두드린 후 다음 차례인 ‘뚱녀’가 카메라를 향해 우람한 주먹을 들어 보이는 것으로 이 신은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선 남자 손님 두 명과 여자 손님 한 명이 추가됐다. 촬영은 해가 진 뒤에야 끝났고 현장에 취재온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부득이하게 1시간쯤 지연됐다. 어둑어둑해진 광장 한켠에서 이날 벌어들인 한 뭉치의 돈을 세어보는 태식의 추레한 모습이 추가된 덕분에 ‘뚱녀’의 우람한 주먹 앞에 망연자실하는 그의 표정은 더욱 우스꽝스러워졌다. 시나리오에 나온 대로 배경이 벌건 대낮이었다면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출신 길거리 복서의 초라한 몰골은 조금 밋밋할 뻔했다. 추가된 인물들과 즉석으로 바뀐 태식의 대사들을 얼른 적어 두는데, 3장짜리 촬영 콘티는 이번에도 유용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전까지 자신이 만든 영화의 연출 스타일이 전적으로 자신의 취향을 따랐다면 이번엔 <주먹이 운다>가 요구하는 방향을 따르고 있다”고 말한다. <주먹이 운다>가 요구하는 연출 방향이란 즉석 콘티와 자율적 연기, 그리고 핸드헬드 기법으로 가급적 시나리오 순서대로 촬영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 결과 “결코 저예산 영화가 아닌데도 저예산 영화 현장에서와 같은 소박함과 자유 분방함을 느끼게 되었다”며 감독은 흡족해한다. <아라한-장풍대작전>을 끝낸 류승완 감독은 FILM2.0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 전체 과정 중에서 촬영하는 게 제일 재미없고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촬영하는 게 제일 재미있다”고 말하니 의외다. “<주먹이 운다> 현장에선 외롭지가 않아요. <피도 눈물도 없이>하고 <아라한-장풍대작전> 때는 굉장히 외로웠거든요.”
한재덕 프로듀서는 류승완 감독과 처음 <주먹이 운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저런 테크닉 안 쓰고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만들 때의 기분으로 돌아가고 싶다.” <피도 눈물도 없이>를 연출할 때는 그렇게 큰 현장을 진두지휘해 본 적 없는 충무로 데뷔 감독의 압박감이 짓눌렀다. <아라한-장풍대작전>을 찍으면서는 오랜 스튜디오 촬영과 지난한 특수 효과 작업에 지쳐 있었다. 셧과 셧이 어떤 리듬으로 연결되고 신과 신의 장면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꼼꼼한 콘티로 만들어 현장에 들고 가야 안심하던 그다. 그 콘티에 따라 배우들 앞에서 일일이 시연을 해보이며 자신이 원하는 동선을 얻을 때까지 제작진을 다그치던 그다. 그는 현장에서 독재자였고 식당에 가면 한때 자기 주변에 아무 스탭도 앉지 않는 고독한 감독이었다. 그런 류승완 감독이 지금은 “이 세상에 안 붙는 컷은 없다”는 말을 되뇌이며 애써 그린 콘티를 이면지로나 쓰게 만드는 영화를 찍고 있다. “유쾌한 영화를 찍겠다면서 정작 나 스스로는 유쾌하지 못했다”던 앞서 영화의 현장들과 달리 별로 유쾌하지 않은 장면조차 몹시 유쾌하게 찍어 가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주먹이 운다> 두 주인공의 실제 모델 '하레루야 아키라'와 '서철'을 만나면서 시작됐고 오랜만에 공동체적 일체감을 유발하는 스탭과 배우에 대한 신뢰로 완성되고 있다.
이번엔 테크닉이 아니라 정서다
<주먹이 운다>는 잘 알려진 대로 거리에서 매를 맞으며 돈 버는 전직 복서 강태식과 소년원에서 권투를 배운 복서 유상환(류승범)이 단 한번 링 위에서 겨루는 줄거리다. 강태식은 자기가 운영하는 공장을 직원의 방화로 몽땅 날린 후 먹고살기 위해 인간 샌드백이 되는 남자다. 아내마저 떠난 그에게 남은 건 한때의 전성기를 증거하는 아시안게임 은메달뿐이다. 벼랑 끝에 몰린 그가 마지막 도전장을 내민다. 유상환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라 강도짓을 하다 소년원에 잡혀간 뒤 권투로 갱생하는 남자다. 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고 언제나 상환의 편이 되어주던 할머니는 쓰러진다. 그에겐 복싱만이 유일한 탈출구다. 이 두 사람이 신인왕전 결승전에서 맞대결할 때까지 영화 속에서 단 한번도 마주치지 않는다.
류승완 감독이 이 이야기를 처음 구상한 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전인지 <피도 눈물도 없이> 전인지 좌우지간 본격적으로 감독님 소리를 듣기 전”이다. 2000년 MBC <생방송 화제집중 6시>에서 일본에 실존하는 매 맞는 길거리 복서 하레루야 아키라의 사연을 본 뒤, 2001년 SBS <휴먼 TV 아름다운 세상>에서 한국의 소년원 복서 서철의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발단이다. '로보트 태권 브이'와 '마징가 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궁금해하듯 그 둘이 같은 링 위에서 싸운다면 어떨까를 상상하는 데서 <주먹이 운다>, 당시의 가제 '어느 스파링 파트너의 고독'의 이야기 얼개가 탄생했다. <아라한-장풍대작전> 작업 중 최민식, 류승범, 임원희를 데리고 박찬욱 감독의 <3인조>를 리메이크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당시 <올드보이>의 임승용 프로듀서(현 시오필름 대표)로부터 받았을 때, 류승완 감독은 “그건 시나리오 쓰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대신 이 시놉시스를 내밀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는 최민식, 류승범, 임원희 3인조를 데리고 두 실존 인물의 삶을 자기식대로 리메이크하고 있는 것이다.
한재덕 프로듀서가 두 실존 인물을 만나 제작 동의서를 얻고, 강태식 분량의 주요 무대인 분당 서현역 광장 주변 600여 개 업소 주인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유상환의 실제 모델 서철이 복역했던 천안 소년 교도소 촬영 허가를 극적으로 받아내는 동안, 최민식과 류승범은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중2 때부터 복싱을 시작해 지금은 서울체육고등학교 교사가 된 이 영화의 테크니컬 트레이너 김지훈 씨는 무조건 운동장 10바퀴로 시작하는 하드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3개월 동안 두 배우를 다그쳤다. 첫날부터 10바퀴를 다 채운 최민식에게 자극받아 죽어라 운동장을 달린 류승범은 일요일에도 트레이너를 불러내 개인 훈련을 받는 최민식에게 또 자극받아 아예 트레이너와 4주간 합숙 훈련을 자청하며 권투 선수 기질을 몸에 익혔다. 그러자 최민식은 전날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어김없이 훈련장에 나타나는 프로 근성으로 응수했다. 그러는 동안 류승완 감독은 무엇을 했을까? 무술감독 정두홍의 프로 복서 데뷔전을 보러 갔다.
“카메라가 링 위의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점을 선택하는 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단순히 테크니컬한 측면에서가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 실제 선수 가족들은 경기장에 잘 안 온다고 하잖아요.” 핏방울이 튀는 링 사이드에서 안타까운 표정으로 링 위의 정두홍 감독을 바라보는 류승완 감독 얼굴은 정두홍 감독이 출연한 모 TV 프로그램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는 <주먹이 운다>를 보는 관객들 역시 그런 표정을 짓게 되길 바란다. 관객은 생면부지 두 남자가 사각의 링 위에서 서로의 얼굴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가격할 때까지, 각자가 걸어온 처절한 인생 역정을 교대로, 공평하게 보게 될 생각이다. 이윽고 링 위에 오른 둘 중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연출하는 감독 류승완의 목표다. “1, 2라운드는 카메라가 링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벌거벗은 두 남자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점이 될 것 같고, 3, 4, 5라운드부터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시선으로 바뀔 것 같고, 마지막 6라운드에서는 반대로 링 안에서 링 바깥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시선이 개입될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예전 같으면 구체적인 콘티를 준비했을 텐데 지금은 그때 가서 그냥 되는 대로 찍으려고요.”
이번엔 액션영화가 아니다
12월 9일 오후 2시. 인천시립전문대학교 체육관에 설치된 링 위에 류승범이 올라가 있다. 건설 현장 노동자인 상환의 아버지(기주봉)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과 교차 편집될 상환의 촬영 분량이다. 박 사범(변희봉)의 지도 아래 차츰 복싱에 눈을 뜨는 상환의 훈련 장면이 짧은 컷으로 이어 붙는 신이다. 미술팀이 총 6천만 원을 들여 다시 세팅한 체육관 벽에는 ‘쇠절구도 갈아야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 ’사각의 링은 너를 시험하는 곳이다’ ’주먹은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방어를 위할 뿐이다’ 따위의 글귀들이 군데군데 나붙어 있다. 실제 신인왕전 경기를 본떠 총 6라운드로 구성한 영화에서 오늘 촬영할 분량은 3라운드 ‘한 대 맞으면 꼭 빚을 갚아라’에 속하는 신이다. 가혹한 운명으로부터 치명적인 한 방을 얻어 맞은 상환은 그 빚을 갚기 위해 감옥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붙여만 주십쇼. 이기고 지는 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아버지 장례식에도 가볼 수 없는 상환은 전국체전 선발전을 통과해 특박을 얻기 위해 박 사범을 조르고 있다. 붙여만 주십쇼. 이기고 지는 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어쩌면 류승완 감독도 한때 같은 말을 되뇌었을지 모른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인물의 동선이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아니라 인물의 내면이 어떻게 연결되느냐거든요. 야, 내면. 이런 단어는 내 평생 안 쓸 줄 알았는데.(웃음)” 더 밀려날 수 없는 벼랑 끝까지 내몰린 43세 퇴물 복서의 내면을, ‘내면이란 단어를 평생 안 쓸 줄 알았던’ 30대 초반 감독이 속속들이 알 리야 만무하다. 그래서 그 내면을 표현하는 건 “연기가 아니라 아예 그 인물로 살아가는 배우” 최민식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라 맨주먹으로 세상과 맞서야 했던 상환의 내면은 류승완 감독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상환이 교도소 밖에서 겪은 가난에는 감독의 성장사가 반영돼 있고 교도소 안에서 일전을 준비하는 대목에서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찍던 당시의 오기와 패기가 묻어난다. 실제로 감독은 “<주먹이 운다>는 지금까지 내가 만든 영화 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가장 가까운 영화”라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자리한 건, 외향적으로는 90%에 달하는 야외 로케이션 비중과 즉흥적이고 자유 분방한 연출 스타일일 것이요, 내면적으로는(!) 영화가 내뿜는 격렬한 인파이터의 정서일 것이다.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있는 건? 아마도 영화의 제작비일 것이다.
열흘 전 해질녘 노을이 곱게 번지는 한강 둔치 잠원 지구 수상 카페에서 “<주먹이 운다>는 내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 유일하게 액션영화가 아니다”며 “이젠 액션 장면 찍는 게 귀찮기도 하다”고 말한 건 괜한 엄살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는 촬영 내내 앞서 두 번의 현장에서 볼 수 없던 굳은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 테이크, 한 테이크마다 링 위로 뛰어올라 류승범과 상의하고 촬영감독과 의논한다. 배우들에게 오직 한 가지 주문, “캐릭터에 일관성을 부여하지 말고 촬영을 하면서 그 인물을 만들어 가라”고 요구한 류승완 감독은 자기 자신에게도 똑같은 주문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주먹이 운다>를 찍으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있고 어쩌면 진화하고 있다.
이번엔 나도 결말이 궁금하다
상환의 촬영현장을 공개한 지 1주일 후 한재덕 프로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환의 연습 장면이 기대보다 훨씬 잘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트레이너 김지훈 씨는 “이제 두 사람은 실제 경기에 출전해도 해볼 만하다”며 대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내년 1월에 촬영할 마지막 결승전 장면에서 과연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엄살을 떤다. 관객들 역시 누구를 응원해야 좋을지 모를 운명의 6라운드 마지막 15분 결승전 시퀀스는 대구 컨벤션센터에서 찍을 예정이다. 정반대의 출발점에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전력으로 돌진하는 두 인물이, 기어이 사각의 링 위에서 정면 충돌하고야 마는 이 장면에 영화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류승완 감독의 새로운 영화인 동시에 류승완 감독에게도 새로운 영화는 2005년 4월의 어느 날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낸다. 수많은 콘티를 이면지로 만들어가며 연마한 충무로 인파이터의 회심의 펀치가 과연 감독의 소망대로 '가슴을 울리는 주먹 한 방이 될 수 있을지', 누구보다 감독 자신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