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5월의 일기, The present
‘Learn from the past, Plan for the future, Be in the present’
십 수 년 전으로 거슬러 검찰수사관 현직일 때에, 검찰 내부통신망인 e-pros에서 어느 후배 수사관으로부터 그 제목으로만 추천받은 책의 마지막 대목에 실린 문장이다.
그 책 제목이 이랬다.
‘The present’
당시의 베스트셀러인 미국 작가 스펜서 존슨(Spencer Johnson)의 소설로, 우리말로는 ‘선물’이라고 풀어놓고 있었다.
내 그 책의 핵심이 바로 위의 문장이었다.
우리말로 이렇게 풀이되고 있었다.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설계해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책을 사는 그날로 다 읽어버렸다.
그 책은 그 이후의 내 인생관을 확 바꾸어버릴 정도로, 내게 너무나 귀한 깨우침을 준 선물이었다.
어느 노인이 동네 어린 소년에게 어릴 적부터 선물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그 소년은 어른이 될 때까지 그 노인이 약속한 선물을 주지 않아서, 소년이 그 노인에게 선물을 달라고 자꾸 보채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노인이 주겠다고 했던 그 선물이란 것이, 선물을 뜻하는 영문 ‘Present’의 또 다른 의미인 ‘지금’이란 것을 소년이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글이었다.
서울 서초의 테헤란로를 찾았다.
엊그저께인 2023년 5월 11일 목요일 오후 2시 반쯤의 일로, 아내와 막내며느리 그 둘과의 동행이었다.
아내가 은영이의 고물딱지 핸드폰을 새 것으로 바꿔주고 싶다고 해서, 그곳 테헤란로 초입인 전철 2호선 교대역 인근의 단골인 SK텔레콤 법조타운 교대역점을 들른 것이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시원했다.
그 풍경이 내게는 선물이었다.
유익종의 노래 한 곡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제목의 노래였다.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내 나이 40대 초반이었을 때, 인생사 세상사에 지친 내게 힘을 실어줬던, 그래서 내 인생에 있어 선물 같은 노래다.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SK텔레콤 법조타운 교대역점 그 점포로 들어섰다.
먼저 들른 아내가 은영이에게 핸드폰을 최신 것으로 바꿔주는 절차를 이미 끝마쳐놓고 있었다.
거기에서 나는 또 선물 같은 찬사 한마디 들었다.
그 점포의 실세인 윤영신 실장의 찬사였다.
그 찬사는 나를 자랑스럽게 했다.
곧 이랬다.
“저 그동안 핸드폰을 참 많이 팔아봤지만, 이런 시어머니에 며느리는 못 봤어요. 시어머니는 최고 비싼 것으로 사주시려고 하고, 며느리는 꼭 필요한 기능만 있으면 된다면서 제일 싼 것으로 사려고 하고요. 정말로 보기 좋은 모습들이에요. 제가 오늘 뜨거운 감동을 선물로 받았어요. 참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