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밤사이에 겨울비가 아스팔트
바닥을 촉촉하게 적셔 놓은 탓인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작년에 입었던 겨울 내의가 작아서 못 입는 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일요일 엄마 그리고 깃비랑 같이 내의를 사러 갔지만,
깃비 것은 맞는 치수가 있어서 구입을 했지만,
너의 것은 치수가 없어서 구입하지 못했단다.
너의 신체는 성인 크기에는 조금 모자라고,
아동 크기에는 조금 큰 아주 애매한, 네 나이 때에는 흔히들 구입하기 어려운 치수가 아닌가 생각된다.
장사는 이문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물건은 진열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빠른 시간 내에 내의 전문 매장에 들러 겨울내의를 구입해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마.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준 건오가 벌써 초등학생의 마지막 겨울을 보낸다는 생각을 하니
세월이 화살같이 빠르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단다.
걸음 거리가 또래 아이들 보다 늦어 외출 때에는 가슴에 두 손으로 안고 다니고,
또 목마 타기를 좋아해 너의 두 다리를 목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늘어뜨리고 아빠보다 높이 그리고 멀리 세상 보기를 좋아했던 일.
가족들과 보라매공원 놀러가서 솜사탕 사 달라고 조르던 일.
자전거를 따고 나가 이름 모를 형이 한번 타 본다고 해서 줬다가 그 자전거를 영원히 못 찾은 일.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빠의 자전거 뒷자리에 태워 달라고 졸라 등교 길을 바래다주던 일. 등등.....
바로 얼마 전 일처럼 생각되는데, 그 일들이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옛이야기가 됐구나!
요즈음 건오가 사춘기를 보내는 것 같다.
청개구리처럼 행동하고, 말대꾸에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만 하려고 하니 이 나라가 심히 걱정된다.
또 말을 할 때에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들은 뒤 자기의 의사를 나타낼 줄 알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데,
건오는 짜증부터 내고,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얼굴을 찡그리면 우리 가족 모두가 피곤하단다.
아빠도 건오가 지금 겪고 있는 사춘기를 겪은 사람으로서 이해하려고 무척이나 노력을 하지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란 말 있지? 아빠도 예외는 아니란다.
그래서 목소리는 높이고,
얼굴은 악마의 가면을 쓰고,
눈은 먹이를 찾는 독수리눈처럼 치켜뜨고,
손에는 다른 사람 듣기 좋게 누군가가 단어에 예쁜 포장을 한 ‘사랑의 매’라는 회초리를 들고 아버지로써의 위엄을 부려 보지만,
야단치는 시간이 지나면 아빠도 반성을 한단다.
조금만 참을 것을 …….
만약 아빠가 건오의 입장이 되었으면 아버지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고 말이야
건오는 학교가 끝난 후 서당에서 한문 공부를 한 후,
컴퓨터 학원에 가 강의를 듣고,
동생 깃비를 챙겨 집에와 또 학교 숙제와 일기,
그리고 그날그날 분량의 학습지를 풀어야 하니 힘들고,
짜증도 나고 쌓이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스트레스뿐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공부는 때가 있는 거고,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은 건오는 학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은 좋던 싫던 그 직업에 충실하고 만족해야지 만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빠가 돈버는 일에 충실하지 않고, 돈 쓰는 일에 열심히 라면 우리 가정은 파산 선고를 신청해야만 할 것이다.
지금은 힘들어도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건오가 참고 노력하리라 아빠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건오는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 같은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고,
책도 많이 읽어서 아는 것이 많고,
주말마다 문화 유적답사와 시민단체 등에서 주최하는 체험 학습에도 참가를 많이 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으리라 확신한다.
아버지로써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느끼지만,
우리 가족의 풍요로운 식탁과 주말여행을 위하여 바쁘게 사회생활 한다는 핑계로 서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부분이 부족했구나!
한해 두 해 흘러가다 보면 건오도 성인이 되겠지?
그때는 포장마차에서 쓴 소주에 해산물을 안주 삼아 먹으며 기나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자 친구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정치 경제 등등 ....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좋은 친구가 되지 않을까?
건오를 하늘 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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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푸님삶자유글┓
희망의 세계를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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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10 07:25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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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부는 때가있는거고.......<=== 공부할때는 그렇게 놀고싶더라구요,ㅎㅎㅎ 진즉 그 사실을 깨닳았으면 큰 인물되었을텐데....행복한 모범 가장에 고민아닌 고민인것같습니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구구절절 가슴시리게 하네요 아버지의 마음깊은곳에 피멍이 들도록 자식을 사랑하건만 표현력 부족으로 언제나 재미없는 아버지가 되는 안타까운현실에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아들과 오래도록 친구되시고 영원히 돈독하고 끈끈한 우정도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울 아버님은 돌아가셨는데 .....
난 성인이 되어서 겨우 아버지의 속정을 깨달은 바보였는데....그래서 좋은 딸도,,,,내 아이에겐 좋은 엄마도 되지 못한 미완성에 늘 버둥거립니다^^*
좋은아빠시네요~~멋져요~~
영우라님은 다정한 아빠 이시네요 부모의 마음을 자식들은 모른답니다 세월이 지나야 알지요 아들님에게 메일을 보낼수 있다면 보내시구 아니면 쪽지를 가방안에 넣어주세요 ~지속적으로 보내주세요 어느날 부터 변할거에요 ~
오늘 저도 아침에 출근하면서 아이들에게 "신경질적인 잔소리"를 몇마디 했는데 그게 맘에 걸리네요. 사람살아가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