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시대
손태영 / 문헌정보(주)대표
우리나라는 각 가정에 1천만 이상 보급된 초고속 인터넷 가입 가구 수와 3천만 이상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 그리고 세계 4위의 가전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것을 기반으로 통신, 정보가전, 컨텐츠 등 국내 IT 산업 전반에 걸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홈 네트워킹시대
그동안 회사 업무위주의 인트라넷이 발전하면서 각 흩어져 있던 정보를 통합해 관리하듯이 이제는 각 가정에 놓여있는 TV나 에어컨 등을 집 안팎에서 원격 리모콘이나 핸드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각 가정에는 알게 모르게 적어도 2~3개 이상의 리모콘이 장롱서랍에 있거나 아니면 집구석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각 가정의 모든 가전 장비들을 한 가지 제어장치를 이용하여 집 안팎 어디에서나 제어할 수 있다면 너무나 편리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방안이 바로 홈 네트워킹으로 실마리가 풀리면서 비교적 초고속정보통신망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홈 네트워킹을 구축하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홈 네트워킹이란 가정 내에 있는 칩을 장착한 2개 이상의 장비들 간에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망 구성으로서 가정에 있는 가전 장비들을 서로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결해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족 구성원이 현재 위치에 관계없이 가정 안팎에서 장비를 제어하거나 감시, 관리, 통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기술이다.
MS사 회장인 빌 게이츠도 홈 네트워킹을 TV·게임기·카메라 등 집안의 모든 가전 기기가 PC에 연결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차세대 정보 환경이 구현되는 것을 말하고 있으며, 그는 이를 ‘빈틈없는 정보생활(seamless computing)’이란 말로 요약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가정 내의 모든 정보ㆍ가전기기가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누구나 기기,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홈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홈 네트워킹이라 할 수 있다.
즉, TV, 비디오, 오디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컴퓨터, PDA, 전화기, 욕조, 조명, 실내난방온도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전자 제품을 전화선이나 무선으로 연결해 가정 안팎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제어할 수 있는 시대이다.
예를 들어, 거실에 앉아서 잠자리에 든 아이들 방의 불을 끈다거나, 어느 직업을 갖고 있는 가정주부가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깜박 잊고 도시가스 밸브를 열어 놓았다거나 가스레인지를 켜놓은 상태라 할지라도 휴대폰에 부가된 원격 리모콘으로 즉시 가스차단기를 작동시켜 곧 바로 가스 불을 끄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집 밖에서 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이 현관문 벨을 누르면 리모콘의 벨이 울릴 수 있도록 제어해 놓으면 원격리모콘 멀티미디어 화면으로 찾아온 손님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가 가능해진다.
아파트 현관문 밖에 서있는 손님은 그 사실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만일에 집 안에 도둑이 들었다 할지라도 집 안팎에 설치해 놓은 감시카메라에 의해 전송되어온 데이터를 보면서 곧바로 보안 회사나 경찰서에 연락할 수 있는 기능 활용도 가능해 질 수 있다.
또한 더운 여름에 직장에서 집으로 퇴근하면서 원격리모콘이나 핸드폰으로 날씨정보를 알아내어 기온에 알맞게 집안의 에어컨을 켜 놓을 수 있을 것이며, 냉장고에 우유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핸드폰에 신호로 알려와 근처 슈퍼마켓에 주문으로 연결이 되도록 조치하고 적절한 시간을 지정해 놓으면 마치 자장면 배달을 받듯이 해당 시간대에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가기능이 함께 있는 홈 네트워킹은 네트워킹기술, 기반소프트웨어 그리고 정보 가전기기의 발전에 따라 급속히 모든 가정에 보급되리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간단히 ‘가정정보화’라고 표현할 수 있는 홈 네트워킹은 멀티PC를 갖고 있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홈 서버가 등장하여 노트북에 비해 갖고 다니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데스크 탑은 가정 내 각종 기기와 연결해 사용하는 홈 서버로서의 그 효용성은 더욱 커질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지금 홈 서버의 운영체제를 MS사 윈도우로 하느냐 아니면 로열티를 주지 않는 리눅스로 표준화하느냐 하는 정보기술 전쟁이 각 기업들 간에 컨소시엄형태로 보이지 않는 정보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여기에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각 기술의 표준이라든가 홈 서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미 이 분야의 정보기술은 많은 각 기업들의 연구개발 인력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실에 있다.
유비퀴터스 컴퓨팅
홈 네트워킹과 더불어 곧 가전 제품기기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기기에도 제어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컴퓨터 칩을 장착하여 언제 어디서나, 어떤 것을 통해서든지 제어가 가능한 생활환경이 유비쿼터스 시대이다.
유비쿼터스라는 말은 지난 88년 제록스 팰러앨토연구소의 마크 와이저가 처음 제시한 ‘유비퀴터스 컴퓨팅’이 그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라틴어로는 ‘언제 어디에나 존재 한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물이나 공기처럼 도처에 있는 자연자원이나 종교적으로는 신이 언제 어디서나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것은 컴퓨터를 통해서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가구나 물체에도 컴퓨터 기능을 내장하여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해낸 혁신적 센서 정보기술이다. 즉 유비쿼터스 통신 또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쉽게 말해 현재의 컴퓨터에 어떠한 기능을 추가한다든가 컴퓨터 속에 무엇을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컵이나, 문, 도로, 자동차, 의복, 안경, 신발과 같은 일상적인 사물끼리도 컴퓨터 칩에 의해 서로 무선 접속을 통한 것과 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원하는 컴퓨팅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유비쿼터스 시대에서는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나 기기가 사용자 위주로 발전하면서 인간 친화적으로 접목되어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이해하는 컴퓨터 칩이 내장된 자동차가 이미 시판되고 있으며, 컴퓨터 칩이 내장된 비행기에는 항로파악을 하여 조종사를 도와주는 인공지능 기능이 있고, 화장실 문이나 변기통에 부착된 센서나 카메라를 통해 건강상태 이상의 유무를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해 체크할 수 있다.
고속도로의 경우 국내 영동고속도로 곳곳 구간 바닥에 컴퓨터 센서 칩이 설치된 도로결빙방지시스템은 도로표면에 장착된 특수 센서가 쌓인 눈을 스스로 감지해 도로 위에 액상염화칼슘을 자동으로 뿌려주어 빙판길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내고 있다.
천연기념물들의 경우는 몸체나 서식지에 아주 작은 컴퓨터 센서 칩을 부착해 놓으면 미세한 움직임도 즉시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먼 곳의 원격 통제센터에 정보가 전달되어 움직임이 파악된다.
이러한 정보기술들의 발전으로 센서 칩은 몇 해 안가서 이제 좁쌀만한 크기로 작아지게 되어 사람이나 동식물 또는 모든 기기에 접목하여 지구촌이 수십억 개 이상의 센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새로운 유비쿼터스시대가 올 수 있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기술의 연장은 의류에도 특수 컴퓨터 센서 칩을 부착하면 스마트 웨어가 되어 굳이 컴퓨터 앞이 아니라도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원격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해 원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도 있고, 우리 몸의 건강에 대한 이상 여부도 체크할 수 있다.
즉, 심장박동이나 혈압, 신체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센서 칩을 부착하면 의사의 진단이나 처방 없이도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여 적절한 진단이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정보전달 기능도 가능해 진다.
이러한 기능의 편리성으로 이미 스마트 웨어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미 스포츠 웨어, 식탁보, 소파 커버 등 인테리어용 직물, 유아용 보호복, 소방복, 환자복, 작업복, 우주복, 자동차 타이어 등 다양한 용도로 상품화되고 있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기술을 응용한 지능형 타이어의 사례로 모 회사원은 새로 구입한 자가용을 몰고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차내에서 “삐삐∼삐∼”하는 요란한 경보음이 들렸다.
그래서 급히 가까운 고속도로 가변에 운전하던 승용차를 안전하게 세워놓고 자동차 타이어를 조심스레 살펴보았다. 그 결과 놀랍게도 날카롭고 예리한 쇳조각이 한쪽 타이어에 박혀서 공기가 서서히 새어나가고 있었다.
만일 20여분 정도만 더 운전했더라도 타이어 펑크로 큰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아찔한 사건이었을 수도 있다. 다행히 지능형 타이어가 미리 위험을 경고해준 까닭에 이 회사원은 타이어를 교환하여 무사히 약속된 출장을 다녀올 수가 있었다.
이와 같이 앞으로 가전기기를 포함에 모든 기기에 정보기술을 응용하여 인공지능 센서기능을 부여한다면 인류생활에 혁신적인 패러다임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실생활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게 된다. 즉, 전 세계 어느 지역 누구에게나 전자적으로 우편을 보낼 수 있고 길거리에서 문자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은 이제 일상생활의 삶 속에서 보편화되었다.
이와 같이 보면 앞으로 꿈같은 유비쿼터스시대가 도래하여 우리의 삶의 패턴을 또다시 바꾸어 놓으면서 세상을 다시 한번 바꾸어 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