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뒤를 이어 1편의 시작입니다. 말이 1편이지 예전글의 중간부분을 약간 각색해서
올리는겁니다. 반의 특전대로의 차출전의 모습, 그리고 첫 출전, 동료들과의 우정, 크르준 함장의
음모등 그전의 이야기는 공중분해되서; 간단한 프롤로그로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특전대로서 반의 두번째 출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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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쾅.. 콰쾅..
쿠구구구..
콰아아앙!!
"휴우.. 이번엔 좀 큰데..?" 면도를 몇일 하지 못해 수염이 수북히 자란 가레스가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러게. 이제 곧 이별도 끝이군."
"하하. 맞아. 우리들이야 아주 편하게 됐지."
"그러게말야. 그 하르... 하르..?" 뭔가가 잘 기억나지 않을 때마다 코를 찡긋거리는
크리스가 말을 더듬자 가레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런 병신! 아직도 제대로 모르냐. 하르크자엘이잖아!"
"아 그래그래. 하르크자엘. 그 놈들이 오고서부터 우리 보병들은 정말 살판났다니깐."
"크크, 그렇지. 죽을 목숨들도 그 놈들만 나타나면 개선군으로 돌아오니.."
약간 허무한듯이 웃던 가레스는 문득 표정을 굳혔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눈치못챈 크리스는
과거를 회상하는듯 약간 몽롱한 얼굴표정을 지었다.
"난 저번에 꼼짝없이 저글링놈에게 뒈질뻔했는데 아 글쎄 그 놈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나타나서 살았다니깐. 꼭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는 것 같았어."
"크큭. 천사는 무슨. 살인병기지. 아, 아니지. 저그놈들 때려잡는거니까 벌레박멸병기인가."
이렇게 말하는 가레스였지만 그들이 싫지만은 않았다. 크리스 역시 약간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두 난 그 놈들이 좋아. 첨에야 찝찝한 것이 별로였는데 지금은 우리의 수호신 아냐?"
"그렇군. 하여튼 믿어지지 않아. 우리가 여길 접수하게 될 줄이야.."
계속되는 포격속에 급조된 진지속에 마린들은 내일의 결전을 위해 잡담을 나누며 긴장을
풀고 있었다.
쿠쿵.. 콰쾅..
계속 울리는 시즈탱크의 포격에 새벽잠을 놓치는 보병들의 불만섞인 목소리도
어느때보다 즐거워 보였다.
이제 내일이면 저그 본행성 "챠"의 마지막 보루를 점령할 수 있었다.
저그의 총수 캐리건은 "챠" 행성이 공격당하는 시점부터 모습을 감춘채 나타나지 않았다.
이대로 별을 내줄 것이라는 정보부의 분석이 100% 정확활 날도 하루 남은 것이었다.
새벽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또 다시 피를 얻고 내주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삣.삣. 리시버를 울리는 짤막한 단음.
이것을 계기로 전방을 주시하던 가레스가 속한 소대의 선임하사 켈로한 하사는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자아 모두들 나가자! 이 별에서의 마지막 전투다. 멍청하게 죽거나 부상당하지마라.
오늘은 말 그대로 마지막 대청소하는 날이니깐!!"
선임하사의 외침속에 급조진지속에 들어가있던 보병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병들이 진지 및 벙커에서 나와 본 것은 참혹하리만큼 박살난 성큰콜로니와 스포어콜로니였다.
전방 500 여미터 까지 뻗어있던 크립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하지만 악취는 여전해
헬멧의 방탄커버를 올리고 있던 크리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으음 이거 냄새한번 고약하군... 이거 날씨 한번 좋은데. 이런 날은 사격놀이하기에 딱이지."
"그렇군. 야 크리스 그렇게 공기를 들이마시다간 독소도 같이 마실지도 몰라. 언제나 몸
생각해야지. 그래 맞아. 우리 내기나 한번할까?"
가레스의 핀잔에 얼굴을 또 한번 찌푸린 크리스는 내기란 말에 궁금한 빛을 띠었다.
"잔소리는.. 무슨 내기?"
"우리분대에서 라바 10마리 먼저 잡는 놈에게 이번 특박밀어주기. 어때?"
"오~ 그거 좋군!" 상당히 재밌는 내기를 제안하자 크리스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야 모두들 들었지??"
"좋아. 그건 내꺼야. 가레스"
여태까지 묵묵히 듣고만 있던 켈로한하사는 이들의 여유가 싫지만은 않은지 한소리 일침을
놓는것으로 내기분위기를 일단락했다.
"이놈들아! 라바 잡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 저글링에게 잡히지나 마라."
"걱정 마십쇼~ 하사님."
"자아 가자아!!"
쉬이이이잉~~
쿠쿵.. 쿠궁..
하늘엔 레이스가 저 멀리 날아가며 또 다시 폭격중이었고 발키리편대와
배틀쿠루져가 저 멀리 포진 하고 있었다.
시즈탱크 및 골리앗이 주축인 기갑부대.
그 기갑부대를 서포트하듯 보병들이 주위에 포진한채 뒤를 따랐다.
그들은 사이언 베슬의 스캔을 받으며 안전한 진군을 계속 했다.
특전대 하르크자엘은 배틀쿠르져의 격납고에 위치한 강습함(드랍쉽)에 탑승하고 있었다.
"대위님. 저흰 언제 출격합니까?"
"우린 사령관의 지시만을 따른다. 아직 명령이 하달되지않았어. 아마 내 예상에
하이브가 발견 되는대로 출격할 것 같다."
"적의 마지막 반격이 눈에 선합니다."
"훗.. 그럴지도..."
어두운 파란등아래 좌석에 부동자세로 앉아 있던 그들은 이 둘의 대화를 끝으로 다시 침묵에
빠져들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삭막했다.
그들의 복장은 일반적인 보병과 사뭇달랐는데 마린과 비교해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자면
날렵한 모습이었다. 검은 빛을 띄는 얇은 장갑에 간단한 무장을 한 모습. 어두운 실내조명
때문에 그들의 정확한 무장상태를 파악할 순 없었다.
구석자리에 앉아있던 반. 그의 눈길은 지상에 머물고 있었다. 그의 눈빛이 약간 흔들리는 것이
심리적인 동요가 있는 듯 했다.
'스팅, 커터, 스판. 이번 전투는 너희들 보병이 알고 있는 정보와는 달라. 부디 조심해라.'
"크아아악."
"으아아!! 살려..."
콰지직. 푸아악.
"키에에에에엑"
"어서 쏴!! 거기 가레스 뒤로 빠져 위험햇!"
두두두두.. 두두두. 콰쾅.
쉬이이익~ 바람을 가르는 파공성.
"닥치는대로 숨어! 엄폐물을.. 폭격이다!!!"
콰콰쾅!! 쿠콰콰쾅~~
"으으.. 이건 사전정보랑 다르잖아..."
켈로한은 또 말도 안되는 사전정보를 준 상부를 욕하며 주위를 살폈다.
뿌연 피먼지속으로 보이는 많은 수의 병력..
자신의 소대만 그런진 모르겠으나 엄청난 고전중이었다.
기갑부대의 주력 시즈탱크의 포화는 여전히 거셌지만 한계가 있었다.
레이스의 폭격속을 뚫고나온 운좋은 저글링 한마리가 곧장 가레스에게 달려들었다.
"크르르륵."
폭격으로 머리가 띵해 잠시 정신이 없던 가레스는 괴성에 눈을 들었다.
"으윽.. 으.. 오지마!!!"
두두두두두. 퍼퍼퍼퍼퍼퍽.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서도 그대로 돌진해오는 저글링은 흡사 귀신 같았다.
스팀팩을 벌써 다 써버린것인지 뒷걸음질 치는 가레스의 모습은 거북이를 연상시켜
동료들의 입에서 자동 욕지꺼리가 튀어나왔다.
"키에에에~"
저글링은 달려오다 그대로 점프해서 가레스를 덮쳤고,
운인지 실력인지 쓰러지지 않고 버틴 가레스는 계속 뒷걸음질치며 가우스를 난사했다.
"떨어져!! 떨어져 이.. 괴물!!"
두두두두.. 그런 연사에도 불구하고 저글링의 끈질긴 목숨은 끊어지지 않고 낫같은
팔을 휘두르는데 성공했다.
슈욱.. 퍽.
"으어어.."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질려는 찰나 운좋게 메딕이 힐빔을 난사했다.
곧 동료들의 총알세례에 저글링은 피떡이 되고 가레스는 겨우 목숨을 건졌다.
"이봐 가레스. 하마터면 이몸께서 니 내기특박을 놓칠뻔했잖아." 능글맞게 웃는 크리스는
진정 걱정?했다는듯이 말했다.
"...닥쳐..."
"크크크." 약간 창백한 가레스를 뒤로하고 크리스는 전방을 주시했다.
폭격의 먼지가 걷히면서 보이는 것은 수 많은 저그의 병력이 해물잡탕이 된 모습이었다.
약간 여유가 생긴 이 시간을 켈로한이 허비할리가 없었다. 자신의 탄약잔여량을 확인한뒤
좌측팔 상완에 부착한 미니맵을 체크했다.
"자 이틈에 본대와 합류한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군. 모두 탄약을 점검하고 정찰대형으로
이동한다."
"옛 써."
미니맵을 줌해서 본대의 정확한 위치와 제일 가까이 있는 아군의 위치를 파악한 켈로한은
자신의 분대원중 부상당한 인원이 없는지 바이탈 사인을 체크했다. 모두 겉으로 보기에
지쳐보이긴 했지만 자신의 소대원들 답게 경미한 부상이 전부였다.
"선임하사님!! 저기 저거!"
"응?"
저 멀리 큰 건물같은 것이 보였다.
켈로한은 헬멧의 줌인렌즈를 이용해 확인하니 거대한 하이브였다. 아니 하이브 같았다.
"드디어 발견했군. 자 빨리 합류하자! 저게 하이브라면 특박이 하루 더 추가될거다!"
함대이름으론 독특한 스위티 함대의 모함, 베히모쓰급의 최신예 크르준호는 챠 행성 외곽에
타 함선들과 함께 순항중이었다. 크르준호는 야마토 대함대의 4사단 직속으로 이 챠행성
공략에 선봉에 서고 있었다. 처녀출전인 이 베히모쓰급의 배틀쿠르져는 기공식과 함께 배정받은
사령관의 이름을 따 크르준 디슈터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 배틀쿠르져가 가진
성능에 대해선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이 모함의 심처 사령관실에서 심상치 않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크르준 사령관님."
"뭔가."
"하이브를 발견하였습니다. 야마토포 사용허가를 승인을 해주십시오."
"음.. 작전을 변경하지."
"네??"
"내가 미리 특전대 3개조를 준비시켜놓았지. 그들을 출격시키게."
"예? 하지만.. 그들은 곧.."
"아 더 이상 얘기할 것 없네. 나도 다 알고 있으니깐. 어서 출격시키게."
"옛. 사령관님."
약간의 의문감이 들긴 했지만 부관은 차가운 표정을 짓는 사령관을 뒤로 하고 사령관실을
나섰다. 한광이 번뜩이는 아시아계의 사령관은 뜻모를 미소를 살짝 지었다.
비이이잉
"들어라 20초후 출격한다. 모두들 안전장비를 다시 점검하라."
모두들 지루하다못해 몸이 근질거리던.. 하지만 겉모습으론 차갑기 없는 그들은
드랍쉽파일러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눈빛이 바뀌었다.
"격납고게이트 오픈."
기이이잉.. 철컹.
"드랍쉽 1, 2, 3호기 출격허가를 바란다."
"허가한다. 건투를 빈다"
슈우우우... 드랍쉽 전용 엔진이 아닌 부스터 N3를 장착한 엔진이 동력을 공급받기 시작하자
조그만 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쿠아아아앙!!
빠른 속도로 전장의 한가운데로 날아가는 드랍쉽.
그 드랍쉽엔 다른 드랍쉽엔 볼 수 없는 푸른 늑대마크가 새겨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