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섯시쯤이면 눈이 떠진다
며칠째 일어나면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고
문밖으로 나선다
대림아파트 옆으로 백화산을 올라가기 위하여 걷는데 감이 떨어져 있다
아이구 감이 벌써 저리 주먹만큼 커졌네
하나를 주워 입에 넣으니 제법 먹을만 하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데 탱자나무가 보인다
사람의 기억속 어딘가에는 차곡차곡 기억이 저장되나보다
고향에서 우리 마당가의 울타리가 탱자나무였고
노란 열매가 맺었다는 기억
초등학교 들어가기전인데도 그 기억이 저장되어 있다
벌써 산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정상까지는 어려우니 약수터 쪽을 향하여 방향을 꺽어 내려가는데
세상에나 저멀리 산산산 물결이 안개를 품고 근사하게 펼쳐져있다
아래에는 태안읍내의 정경이 들어오고 저 멀리 근흥 바닷가인지 채석포쪽인지 등대도 보이고
잔잔한 산들이 물결을 이루며 앉아있는 모습에
너무나 아름다워 그냥 바위에 주저 앉아 두루두루 눈맞춤을 하였다
내려오면서 나는 바위와 손맞춤을 하고
소나무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를 한다
니가 거기 있어줘서 정말 고맙구나
조금만 부지런하면 북한산을 닮은 바위산 백화산에 오르며 산속에서의 향내를 맡을수 있고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도 정겹게 들을수 있고
저멀리 아름다운 풍경들이 나를 위하여 펼쳐진 듯이 그렇게 반겨주는데
나는 참 게으르구나 싶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바닷가에 가고 싶어 근질거린다
파도가 부서지는 그 모습
그리고 하이얀 거품을 일으키며 밀려오는 파도들이 얼마나 근사한지
이번 태풍이 갈아앉으며 바로 만리포로 달려갔다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바다가 잘 보이는 레스토랑에 올라가 피자를 시켰다
혼자 피자를 먹으러 오기에는 좀 양이 많고
바닷가 카페의 인절미 팥빙수도 양이 많은 편이라 누군가 함께 동행을 해야한다
만리포항 방파제까지 나아가 그 파도의 멋스러움에 취하고
바닷가 한눈에 보이는 레스토랑의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마음껏 파도에 취하고
내가 은퇴후 태안을 둥지로 삼은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한숨에 바닷가를 달려가 보면 또 실감하게 된다
천리포 생태공원에 가면 무궁화꽃 동산이 있다
우리나라 무궁화 꽃의 종류가 그리도 많고 꽃의 색갈과 모양도 다양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항구에 가면 비릿한 바다내음과 묶여있는 배들도 근사하고
안흥성에서 내려다 보는 안흥항의 멋스러움은 또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겨울이면 몽산포구 방파제 안으로 바람을 피하여 몰려들어온 물오리떼들이 장관을 이룬다
해당화 꽃을 좋아하면서도 번번히 꽃구경을 놓치고
이번에 만리포에 가니 늦깍이 꽃 몇송이만 피어있고 모두 빠아간 깽무루 열매가 되어 있다
속이 껄끄러운 씨를 품고 있는 저 빨간 열매를 맛있다고 한주먹씩 따먹었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를 부르는 가수 이용복씨는
여전히 만리포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가격대비 맛이 별로라 잘 안가게 된다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이용복씨는 노래를 잘부른다
은퇴후 어디에 둥지를 틀것인가를 고민하고 고민해야한다
그래야 아름다운 노후를 보낼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만 해결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사람과 아름다운 주변의 경치와 건강과 기타등등
노후에는 우선 병원이 가까워야 되고
교통도 편리한 곳을 택해야 될거 같다
백화산에서 내려오는데
하늘에 양떼구름이 가득하다
어떻게 하늘에 저리도 큰 목장을 만드시고
거기에 양떼를 키우시는지요?
첫댓글 부부의 아름다운 동행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제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태안을 선택하였는데
잘 선택한 것 맞지요?
한가위 명절과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어디가나 맘 편한게 제일이고 좋은 이웃 몇 있고 멋진 자연 가까이 있으면 천국이겠쥬,
양떼 구름은 하늘에도 먹고 살아야 할 분들이 많테요 ㅎㅎ
세면대를 보면서 늘 잊지 않고 있씁니다 이곳에는 두루두루 팀들이 자꾸만 생겨나니 사람들 속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태안은 노후를 보내기에 아주 매력적인 곳 같습니다 한편의 시적인 글 감사합니다
즐겁게 추석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태안의 아침 정겨움이 넘치네요
마음도 정화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네 태안은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간만에 마음 편안하게 휘파람새 님 노후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글 잘보았습니다.
지척에 있는 백화산 정상을 자주 가보리라 생각 했는데 귀향한지 십수년동안 한번도 실행을 못했는데 올가을엔 꼭 가보아야 겠습니다^^
백화산 좋지요 정상까지 올라가기는 힘드니 대림아파트 옆으로 올라가 교장바위 약수터 쪽으로 꺽어 내려오면 그래도 태안시내와 먼 곳의 바다와 경치가 아주 좋습니다 바위에 앉아 마음껏 자연을 누리고 집으로 돌아오면 한시간 정도 걸리니까 딱 좋지요
@휘파람 새 두가족이 가서 양쪽에 차를 갖다놓고 정상을 횡단하고 내려와 함께차를 타고 이동하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는중 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