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슬픔 너무 큰 거 알기에 오늘 밤은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정경심/보리/2023 1판 2쇄
불무시 ・ 2023. 12. 4. 7:25
- 최유리 페이스북에서
정경심 교수가
책을 냈다고 한다.
감옥에서 분명히 책을 쓰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옥에 있으나
어디에 있으나
자신의 할 일을 충실히 하면
그 시간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정말 아까운 시간은
비통해 하느라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겠지..
그런데
나는 그런 생각도 든다.
정경심교수를 많은 분들이 단순하게 안타까워 하지만 이게 쉬운 싸움이 아니었기에 시작된 일임에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보니
악한 이들이 멍청한 윤석열말고도 한둘이 아니고 검사들 대다수가 썩은 놈들이고
그들의 뻔뻔함과 악랄함은 끝이 없으며
그들은 욕을 하고도 뻔뻔히 아무일도 없지만
그들에게 방해가 되는 이들에게는 한없는 손가락질을 해대어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는 것을..그 첫 시작이 정경심교수였다는 것을..
그것이 아직도 통해서
김남국 의원을 최강욱 의원을 무너뜨리려 했다는 것을..
그러니 그들이 공격하는 이들은
오히려 믿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정경심 교수가 옥에서 슬픔의 글을 쓰는 동안
많은 분들이 더 큰 슬픔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이름도 이유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 사라져 가셨다..
유서를 써놓고 돌아가신 건설노조 분 생각이 가장 먼저 난다.
악이 지배한 세상에서,
감옥보다 더 위험한 세상에서,
너무 힘든 생활로,
억울함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친구를 잃은 비통함으로,
더러운 세상에 실망해서...
고통받는 많은 서민이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그리하여 제일 안타까운 것은
도덕을 가장한 손가락질로 이뤄진 패악질에 정신을 뺏겨 생겨난
현재의 정권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무명씨들 국민들이다.
아직 읽어보지도 않은 책을
꺼풀만 뜯고도
이렇게 설레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푸하하하.. 그러고는 울고 있습니다.
뭐가 그리 슬픈지
뭐가 그리 애틋한지
내 가족도 아닌데.. 아니지, 이런 울음 운 적이 몇 번 있기는 있지 카면서
울다 웃다 그러다가
크으으으윽 흡흡.. 피이! 식 카면서..
살아남아야지요. 그분들의 최후도 지켜봐야지요. 얼마나 잘 살고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리고 얼마나 위대하게 역사에 기록되는지를요.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봐야지요. 우리나라가 그렇게 근본도 없는 나라가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그렇게 허약하고 나약하고, 부정, 불의의 힘 앞에 겁많고 들쥐같은 어리숙한 시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릴 게요.
참 잘하셨어요.
작가의 말
이 책에 실린 글은 제 인생의 가장 참혹한 시간에 저를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신 분들을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
당신들의 조건 없는 위로와 격려를 생각하며 반드시 살아야겠다고 아니 살아 내고 싶어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에 대한 제 마음을 담았습니다.
처음부터 세상에 내놓겠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뭐라도 뱉어 내야 했기에 그래야 살아갈 힘을 붙잡을 수 있기에,
그러나 허리가 아파 독방 바닥에 웅크리고 그저 고통스러운 넋두리를 손바닥만 한 구치소 보고전(報告箋) 용지에 삐뚤삐뚤 적은 글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세상에 내놓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당신들이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서입니다.
당신들의 사랑이 저를 어떻게 살렸는지 알아주셨으면 해서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생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해서입니다. 지금 그대는 생의 가장 깊은 어두움을 지나고 있다고, 그러나 앞으로는 빛을 향해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힘내 달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이 글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면 저는 족합니다.
교도소 내 수용자 A씨는
- 다른 재소자들이 외부에 보내는 편지,
- 수용 생활에 필요한 내역을 적는 보고전,
- 필요 물품 구매내역을 기록하는 구매장 등을
교도관이 아니라 수용자들이 수거해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0310781Y
인권위 "교도소 내 개인정보 서류관리는 교도관이 직접"
인권위 "교도소 내 개인정보 서류관리는 교도관이 직접", 사회
www.hankyung.com
전
기록할 전
부수
𥫗 [竹] (대죽2, 6획)
모양자
𥫗(대죽 죽) + 戔(나머지 잔)
뜻풀이부
1. 기록하다(記錄--)
2. 주내다(註--)
3. 찌지(간단한 쪽지)
4. 부전(附箋)
5. 글
6. 문서(文書)
7. 명함(名銜)
8. 상표(商標)
9. 종이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 석사 학위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연구한 후, 영국의 요크대학교에서 석사(MPhil) 과정을 마치고 애버딘대학교에서 현대영미시인 T.S. 엘리엇을 주제로 박사 학위(DPhil)를 취득하였다. 동양대 등에서 지난 25년간 외국 문학 전공자로서 우리 문학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심하며 가르쳤고, 후학 양성에 노력했다. 2019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생애 가장 힘든 고난을 견디며 나 자신을 성찰하고 있다.
조국의 배우자. 참고로 조국의 대학교 1년 선배, 81학번으로 조국보다 연상이다.[8] 2남 1녀 중 둘째로 남동생 정광보 전 두우해운 이사가 있으며, 오빠 정모씨가 과거 웅동학원 행정실장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영문학 학사 학위 취득 후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대학 강사로 근무하다, 1990년 조국과 결혼했고, 1997년 영국으로 유학, 요크 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Mphil)[9] 취득 후 귀국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다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2007년 스코틀랜드에 소재한 애버딘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9년 10월 21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2부 고형곤 부장검사는 상기된 혐의로 정경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고
10월 24일 구속 영장이 발부되었다. 정경심의 구속영장 심사를 맡은 송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18]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 지금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고,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구속영장 발부 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SBS - 정경심 구속 "범죄 혐의 소명"…조국 수사 최대 분수령
이 사건의 1심을 담당한 재판부인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판사
2019년 11월 11일 검찰이 정경심을 기소하였다
2023년 9월 26일, 추석 앞두고 가석방으로 풀려남.
현행법상 유기징역을 선고받은 사람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될 수 있으며, 확정된 징역 4년을 기준으로 정 전 교수의 만기 출소일은 2024년 8월.#
멀리서 너를 바라만 보아도
고난의 지금을 견딘다 / 멀리서 너를 바라만 보아도 /
새집 짓기 /
엄청난 재난은
암이든 사고든 재해든 그 무엇이든
삶을 리셋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의 한계 /
아무리 안타까워도
다 이해할 수도
다 나눌 수도 없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도
예수와 열두 제자도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알지는 못했다
그것이 우리 존재의 피할 수 없는 조건
아무리 안타까워도
모든 것을 다 공감할 수도
다 내어 줄 수도 없다
- 중략
일상으로 돌아가면 /
고난의 역치 /
사람들은 내 실패에 기뻐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
그 가족 /
아직도 버티는
그 가족.
수녀님의 편지 /
하느님이 깊이 사랑하지 않고서야
이게 가능한 일이기나 한가요.
지네 / 면회 가는 길 /
잡초는 없습니다 /
세상에 무의미한 그 어떤
창조도 없다고 하신 조물주는
그래서 오늘도 한숨을 쉬고 계실 겁니다.
내 딸 /
너의 십이 년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는데
회한과 미안함과 속상함으로 내 속은
썩어 문드러지는구나
내 딸아 너는 그 힘든 중에도 끊임없이
내게 살아갈 힘을 주는구나
엄마는 믿어 행복 총량과 고통 총량의 법칙을
그러니 이 세상이 뭐라 해도
네겐 이미 당한 만큼의 행복이
예약되어 있음을
삶의 두 얼굴 /
이것도 삶이다
나 /
고유하며 결코 소멸되지 않는 존재는 나이니까.
한여름 밤의 꿈 /
텔레비전 속 쪽방살이 외로운 노인
선풍기 하나 없이
나중에 나중에 그들을 챙기겠노라고
시작과 끝 /
다 잃었다 해도 괜찮습니다
더위 속 사소의 노동 /
사소들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품는다
* 사소: 교정 기관에서 사동의 허드렛일을 담당해 주는 이들로서 보통 청소 도우미라고도 하는데, 수용자들 중 지원을 받아 선발한다.
나의 대우주 /
나의 존재가 없다면 의미 없을 것들
꽃처럼 /
키도 작고 연약한 채송화를 제일 예뻐했다
코스모스
사랑 /
사랑은 그냥 가만히 있어 주는 것
의지 /
그러니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백기완 선생님 /
학림다방에서 뵈었던 그날
한없이 처연했던 선생님의 영혼이
묵직한 클래식에 실려
주춤거리며 다가왔을 때
한 시대를 호령했던 거인의
노쇠함에 가슴 아팠습니다.
선생님의 커피값을 내며 빚진 마음을
제 알량한 슬픔을 덜고자 했습니다
학림에선 무료로 드신다는
주인장의 말씀에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커피 한 잔에는 결코
담을 수 없는 시대의 부의가
둔탁하고 희미하게
선생님의 도포 자락에 걸려 있던
그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1974년 박정희 정권 아래 긴급조치1호 위반으로 독립군 출신 장준하와 군법재판을 받는 장면.
1932. 황해도 은율
사망
2021. 2. 15.
경력
2000.05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1999 계간지 노나메기 발행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고문
삶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구덩이와 아찔한 절벽으로 가득하다고
인정할 밖에
엄마의 고백 /
아이야 고맙구나
엄마는 한없이 고맙구나.
끝까지 걸어가겠다 /
기쁨의 역치 /
최악 속에서도 살아지게 마련이다.
마음 내려놓기 /
조금만 더 /
그래, 조금만 더 힘내자
…
여기서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하잖아
미친 척하고
속는 셈 치고
그래, 조금만 더 가 보는 거야.
괜찮아지겠지요 /
내가 괜찮다고 말하면 그건 거짓일 거예요
그러나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언젠가 괜찮아지겠지요
그때는 괜찮다고 말해도 거짓이 아니겠죠
괜찮다고 말할 필요도 없을 거예요
그날이 오면 당신은 내 눈만 보아도
내가 괜찮은 줄 알 테니까요
그날이 오기를 묵묵히 기다립니다
그때가 언제일지 알지 못하지만
반드시 올 것을 믿기에
나는 미리 괜찮다고 말해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그러니 믿어 주고 견뎌 주세요
그저 내 말을 받아 주세요
/시인 정경심
https://m.blog.naver.com/kykinsta/223280990693
괜찮아지겠지요..
괜찮아지겠지요 / 정경심 내가 괜찮다고 말하면 그건 거짓일 거예요 그러나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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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사람 /
사나운 퇴장과 고요가 찾아오면
“화나게 해서 미안해요. 내가 좀 더
노력하리다”라고 그는 말했다
수용소의 봄 /
시련을 견디는 힘 /
“여보, 우리 애들이 존댓말 쓰는 거 당신이 가르쳤어요?”
“응, 내가 가르쳤지요.”
그랬구나 그건 교육이었나 봐
그런데 이건? 시련을 견디는 이 능력은?
태생일까 교육일까 경험일까.
이별 /
애틋함
우리 만남과 헤어짐의 아룸다움
그대여, 눈을 들어 먼 산 위의 하늘을 보시라
내 마음이 언제나 그곳에
있을 것이니.
시간 /
망각에 나를 맡기고
시간의 회복력을 믿어 보자
헌사 /
무작정 당신에게로 제가 돌아섭니다
희망 /
희망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어음처럼
잠시 위로하고 언제든 뒤통수칠 수 있음을
나는 절망의 밑바닥에서 똑똑히 보았지
자식 /
왜 자식이 축복이며 업인지
중략
내 삶을 바쳐서라도 자식에게 유익하고 싶다
세상 /
하느님께 /
하느님
왜 이러세요
하느님
이건 아니잖아요
골백번 골만번
생각해 봐도
하느님이 왜 이러시는지
제 작은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이제 그만해 주세요
제가 너무 지쳐서
당신께
달려가기 전에
이제는 멈춰 주세요
의연함이란 /
아마도 의연함이란
회복할 시간을 벌기 위해
짐짓 모른 체하는 걸 거야
벼랑 끝 /
잃을 것이 없다는 말은
무서운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하느님이 채워 주실 일만 남았다는
희망의 말입니다
새로 쓸 희망의 말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
세상에 그 어떤 것도 공짜는 없습니다.
통증 /
오늘 밤 /
여보
오늘 밤은 각자의 슬픔을
슬퍼합시다
내 슬픔이 너무 커서
당신 슬픔도 너무 클 것을 알기에
오늘 밤은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
당신도 슬픔에 겨워 어쩔 줄 모를 테니까요
여보
우리가 오늘 밤
큰 슬픔을 슬퍼하며
홀로이 그 슬픔을 이겨 냈음을
잊지 맙시다
당신과 나보다 더 아픈 마음이
오늘 밤엔 없었음을 기억합시다.
갇힌 자의 꿈 /
나는 오늘도 거리를 걷는 꿈을 꾼다
갇혀 보지 않은 자는 꾸지 않을 꿈을
걷지 못하는 이의 소망 /
당신은 아마 알지 못할 거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나의 두 다리로 중력을 지탱할 수 있음이
얼마나 위대한 능력인지를
기억도 까마득한 어린 시절 젖먹이 때부터
하늘이 우리 모두에게 주신 직립의 자존감을
당신은 아마 알지 못할 거야
이 작은 축복만 생각해도
이 당연한 능력만 갖추고 있어도
당신이 얼마나 당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당당함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지를.
보지 못하는 이의 세상 /
어려서 헬렌 켈러의 전기를 읽고 생각했지
내가 한 눈으로도 보는 이 모든 세상의 다채로움과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하는 그녀는 참 가엾다고
중략
그래서 이윽고
나는 나의 외눈 세상에 감사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https://m.blog.naver.com/yujmmm/222535414590
헬렌켈러(1880~1968)
**인문학(Humanities) ** 절망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일깨워 주는 잡지로 잘 알려진 ‘리더스 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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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 1 /
당신 앞에서 울지 않았습니다
중략
나의 슬픔을 내 심장에 가두었는데
이제야 풀어 주는 것이라고
그래서 더 아팠다고
긴 한숨을 쉬며 마음껏 눈물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헤어짐 2 /
평소에 준비해야 하나요
그러나 준비도 없이 보내는 것은
너무 힘듭니다
시 /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손 /
태양의 왕국
저는 당신의 손을 잡고 그곳으로 갑니다.
신부님 /
하느님 /
하느님, 기다리겠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슬펐던 이 시간을
어찌 돌려주실지요.
멈추는 것은 없으니까 /
세상은 두고 볼 일이다
결국, 사람이다 / 지금은, 울지 마라 / 낭만을 위하여 /
사랑의 역설 /
그러나 가장 큰 사랑
가장 힘든 사랑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아니며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저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려 주는 것
사랑하지만 절제하는 것
억울하지만 인내하는 것
나서고 싶지만 침묵하는 것
모래성 /
어떡하죠 /
하느님
당신의 체면에 저를
흔들어 떨구지만 않으신다면
저는 버티겠습니다
하느님, 어떡하죠?
스님의 말씀 /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면 그리움은 꺼집니다.
겪어 보니 /
겪어보니 경계가 사라진다.
빛과 그림자 /
아프지만 그대의 결단을 존중합니다
그대와 함께 슬픔도 어둠도 나누어 보겠습니다.
가족 면회 /
누가 빚었는지 참 잘 빚었다
세월의 무게가 서리처럼 내려앉은
그의 모습도 완벽하다
저 쓰리 샷이 포 샷이 될 때는 언제일까
내 자리는 가운데가 분명할 텐데.
부활절 달걀 /
선행 /
행복의 목표치에 도달하면
넘치는 행복은 나누기로 했다는
그의 말을 듣고 고민했다
이제부터 모든 행복은 넘치는 것이려니
나눌 마음을 정하고 행동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봄봄봄 /
이렇게 예고도 없이 영하에서 이십 도로 뛰면
시간이 있을까?
더위 /
우스운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고민도 의미 없는데 마음은 벌써부터
한여름의 더위를 걱정하고 있다.
흐릿한 시력 /
움직이지 않는 모든 것은 안전하다
언 땅에 피는 꽃 /
오래 전부터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를 살린 것들
나 자신이다
희망
반드시 회복할 거라는 믿음
자신에 대한 믿음
가족이다.
사랑이다.
이해와 양보이다.
친구이다
그 고운 의리이다
사람이다
바로, 그 사람이다.
운명의 바퀴여
제발
그대는 어디 계셨던가 /
운명의 바퀴여 제발 /
내 인생이 이토록 극적일 줄은 생각도 못 했지
잊히는 죽음 /
내가 울었다
모두에게 잊히는 죽으은
얼마나 쓸쓸했을까
연탄재 /
어릴 적 눈 온 날이면
집 앞에 뿌려진 연탄재가 미웠다
왜 첫눈을 제 놈이 먼저 차지한 건지
하얀 눈만을 골라 밟으며 연탄재에
눈을 흘겼다
소똥 - 동생의 화상 /
마른 소똥이 약이 되어 동생의 다리에
발라지는 것을 보는 내 마음은 천국이었다
“언니, 내일 또 갈 거지? 그치?”
영원 / 천국 / 시동생의 면회 /
그대의 어깨 / 바닥 /
내가 가리니
그대 어깨에 모든 걸 얹지 마세요.
용서란 /
용서란 죄를 없애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엎드림을 받아 주는 것이다
기회를 다시 주는 것이다
기도 1 / 그림 속의 삶 /
경박하다 輕薄하다
형용사 언행이 신중하지 못하고 가볍다.
신의 게임 /
단식 /
체한 듯이 불편해도
우리는 결코 묻지 않는다.
달력을 붙이며 /
감옥에서는 생일 밥을 먹지 못하니
나이를 더해서는 안 된다고 한 지인의 말
나는 안다 /
나는 안다
가장 밝은 웃음 뒤에 감춰 둔
깊은 절망과 더 높은 희망을
언젠가는 활짝 필 슬픔의 승화를.
용기 /
용기는 공포의 부재가 아니다
공포를 가지고도 맞서는 마음
공포를 향해 온몸을 던지는 마음
두렵지만 멈출 수 없는 마음.
짜장면 / 봄바람 / 진실 /
진실에 잠시 눈을 감기로 결정합니다
그들이 진실을 따로 만들어 나의 진실을
덮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생일 선물 /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수번 443번 /
지금 여기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모든 이들에 감사한다.
친구 K에 대한 추억 /
“응, 남의집살이 가”
K야
언젠가 우리 반드시 만나자
그때까지
우리, 잘 살아 있기로 하는 거야.
불가능의 영역 / 휴일의 기도 / 초현실 영화 / 노모의 편지 /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 나무 / 근육 / 일각이 여삼추 / 마음의 대화 / 죽어야 멈출 수 있는 길 / ‘안녕’을 고하는 법 / 산다는 것 / 의사 D 선생님 / 여행 / 못생긴 시 / 두들기는 자의 종말 / 그대의 배반 / 침묵의 위세 / 익모초즙 / 왜 그랬을까 / 면 팬티를 꿰매며 / 접견실 가는 길 / ‘그냥’ 말고 / 잠 / 영양 크림도 살까 / 우리의 길 / 시인이 된다는 것 / 나는 보수주의자 / 침묵 / 아버지 / 빚 / 다리가 많은 벌레 / 나는 왜 몰랐을까 / 오렌지색 호스 / 허리의 통증 / ‘공기마저도’ / 시련 / 신과의 대화 - 꿈 / 여러분 / 생명 / 복통 / 어처구니가 없다 / 한 아이 / 아직은 충분치 않아 / 그늘에 핀 꽃 / 미련 / 기도 2 / 너를 영원히 품는 그릇이고 싶었는데 / 흰머리 / 예전에 / 무직의 변
문득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까지
잡초 / 빨랫감을 고른다 / 온수 / 이렇게 아름다운 날엔 / 손톱깎이 쓰는 날 / 길 없는 길 / 보름달 / 뿌리 깊은 들풀 / 저를 세워 주세요 / 어쩌겠나 맞는 수밖에 / 이 나이에 체면치레 / 인생은 못난 도자기 / 천둥이 우르릉 꽝꽝 / 존재할 가치 / 서원을 세우다 / 무한의 자유 / 여름의 철수 / 그대, 내 곁에 서 주었던 이들 / 고백 / 나는 아직 너무나 살고 싶다 / 땡큐, 끝까지 간다 / 진정한 낭만주의 / 더위는 끈질기게 / 아무것도 아니라고 / 진통제 / 깨달음 / 홀로서기 / 추억 / 죽음을 외면하기로 했다 / 여름과 작별하며 / 머리카락 / 너의 메시지 / 비바람이 불면 / 해답을 찾았습니다 / 나 또한 나아가련다 / 멈추지 않겠다 / 백지의 시간 / 저를 버리시겠나이까 / 늙은 농부 / 어머니의 냄새 / 세상을 수학처럼 / 둥지를 떠나는 새끼 새처럼 / 공기처럼 가볍게 / 사람을 배운다 / 교도관 Q에게 / 그림을 떼어 내며 / 가볍게 떠나리라 / 나를 울린 영치금
글쓴이의 말
[출처] 당신 슬픔 너무 큰 거 알기에 오늘 밤은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정경심/보리/2023 1판 2쇄|작성자 불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