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강남이 무너졌다?… ‘광교 7억 폭락설’ 진실은
[수도권 주택시장 긴급진단] ①'수원의 강남’ 광교 대장아파트, 7억 뚝?
[땅집고] 광교신도시 대장 아파트인 '광교중흥S클래스'. 최근 집값이 7억원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거렸다. /박기람 기자
[땅집고] “광교 대장아파트 최근 매매가가 최고가에서 7억원 떨어졌다는 기사 저도 봤는데요. 실제로는 2억~3억원 정도가 빠졌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기사를 보고 그 가격대 매물 찾는 문의가 꽤 많이 오는데요. 원하시는 가격대의 프리미엄뷰 매물은 없다고 하죠.”(장혁 광교중흥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최근 경기 남부권 핵심인 광교신도시 일대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땅집고 취재 결과 광교신도시 일대도 집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우려처럼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았고, 당분간 하락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광교중흥S클래스 7억 급락? 진실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단지는 바로 올해 준공 3년째인 ‘광교중흥S클래스’다. 총 2231가구로 광교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른바 대장 아파트다. 전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1번 출구를 나와 롯데아울렛, 갤러리아백화점, 신풍초 등 광교의 핵심 인프라가 몰려 있는 대로변을 따라 10여 분 걷자 이 단지가 나왔다. 대로변 끝자락에 광교의 상징인 원천호수가 있는데, 단지 내 휴게공간에서 원천호수가 손에 잡힐듯 보였고, 단지 안에 뒷동산 규모 사색공원도 눈에 들어왔다.
[땅집고]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109㎡ 중 일부 가구는 호수를 볼 수 있다. 서울에서도 '한강뷰' 타입 가격이 높은 것처럼 광교에서는 원천호수 뷰가 걸리면 매물 가격이 10% 이상 뛴다. /현지부동산 제공
[땅집고] 최고가에서 7억원이 떨어진 20억2000만원에 최근 거래된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109㎡ 매물의 실제 뷰. 호수뷰가 아닌 사색공원과 도시를 볼 수 있는 시티뷰 특징이 있다. 현지 부동산은 "신도시 아파트 중에서는 이 뷰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호수뷰가 워낙 선호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비선호 타입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현지부동산 제공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109㎡는 지난 5월 20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는 올해 4월 성사된 직전 거래가인 25억1000만원보다 5억원쯤, 지난해 6월 신고가인 27억원보다 7억원쯤 떨어진 금액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매물은 특이 거래가 아닌 일반 거래가 맞지만 이른바 프리미엄뷰가 아닌 일반 매물로, 신고가를 찍은 프리미엄뷰 매물과는 애당초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 내 상가에 있는 장혁 광교중흥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같은 타입이라도 호수뷰는 프리미엄이 붙어 매매가가 10% 이상 높다. 지금도 전용 109㎡ 호수뷰와 일반뷰 호가는 각각 25억원, 23억원”이라면서 “해당 물건은 일반뷰 매물 중에도 집주인 사정상 매우 싸게 내놓은 급매물이라 일주일만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광교는 입지적 장점이 있어 가격을 대폭 내린 급매물은 내놓자마자 거래된다고 한다.
전용 109㎡ 일반뷰 매물은 작년 3월 23억2000만원에 팔려 최근 거래된 매물과 딱 3억원 차이난다. 또 올해 거래가 이뤄진 전용 109㎡는 모두 일반뷰 매물로, 호수뷰는 없다.
[땅집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1번 출구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광교신청사 공사 현장./박기람 기자
■‘수원의 강남’도 하락세…집값 견인 재료 남아 ‘낙관론’도
광교신도시 집값이 빠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광교신도시는 투기과열지구임에도 최근 몇 년 간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다른 수도권 지역과 마찬가지로 집값이 2억, 3억원 가량 떨어졌다. 대장 아파트로 불리던 이의동 ‘e편한세상광교’ 전용 120㎡는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10월 찍은 최고가 20억원에서 3억5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이 단지는 2012년11월 준공한 1970가구 규모로, 광교중흥S클래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단지다.
광교신도시 하락세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경기도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다. 6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수원 영통구는 -0.27%로, 오산(-0.37%) 다음으로 하락 폭이 크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집값 상승 피로감 탓에 당분간 광교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아직 집값을 지지할 재료가 남아 있어 그나마 과도한 하락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김명섭 원천부동산랜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수원에서는 광교가 상급지다. 플랫폼시티나 전철 인동선 개통 등 호재도 남아 있어 이른바 갈아타려는 1주택자 수요가 많고, 집주인들도 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으려고 해 집값이 급격하게 빠지진 않고 있다”며 “다만 지난 3년간 집값이 2배 이상으로 뛰었기 때문에 하락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