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발, 모르겠다........밥은 먹고 다니냐?"
이 장면.
동: 이 대사는 정말 이상한 대사거든요. 또 제가 나중에 듣기로는 이 대사는 원래 시나리오에도 없었던 대사고요.
송: 그렇죠.
송: 그 대사는 사실 봉준호 감독의 치밀함이 이루어낸 대사죠. 촬영은 경남 사천 죽봉터널에서 했단 말이예요. 빈 철로에서 촬영을 했는데...
송: 하루는 제가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점심 같이 먹자고. 근데 그 분은 아무 이유 없이 점심을 같이 안 먹어요. ㅋㅋ
동: ㅋㅋㅋㅋㅋ
송: ㅋㅋㅋ 무슨 또 말씀을 하시려고...ㅋㅋ 어느 피자집이었는데요.
송: 감독님 말씀이, "3일 후에 그 장면을 촬영할 것 같다" 고 하시더라고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됐다. 가라.> 라고 되어 있는데...
송: 감독님이 하는 말이, "형님, 이 대사 말고 뒤에 더 있을 것 같아..."
동: 감독님이 여지를 주셨군요.
* 봉준호 감독보다 송강호 배우가 두 살 형임
송: 감독님은 그렇게 계산하고 가셨습니다. 그 후 3일 동안 저는 빈 선로를 걸으면서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동: 봉준호 감독님이 평소에도 그렇게 대사를 넘기시지는 않잖아요.
송: 그렇죠. 그 장면에서만 저한테 숙제를 남겼죠.
송: 어쨌든 3일이 지나고, 여러 평범한 버전을 찍다가 그 대사가 나왔어요. 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다 보니까 카메라맨만 그 대사를 들었어요. 카메라 감독님도 못 들었고요.
송: 그런데 그 카메라맨이 대사를 듣는 순간 픽 웃는 거예요.
동: 너무 이상한 대사니까.
송: 그렇죠.
송: 제가 생각해도 이상한 대사니까. 아무튼, 촬영이 끝나고,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편집실에 자주 놀러 갔단 말이예요.
송: 편집을 두 달을 하는데, 그럼 60일이잖아요. 감독님은 59일동안 그 장면(밥은 먹고 다니냐?)을 넣지 않았어요.
송: 봉준호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냐면...그걸 마지막 날에 탁 갈아 끼우더라고요.
동: 누가 반대할까봐요.
송: 그렇죠. 그 장면이 들어간 걸 결국은 아무도 몰랐던 거죠. 그 정도로 봉준호 감독님의 치밀함과 정교함은 혀를 내두릅니다.
송: 편집하는 60일 중에 첫 날부터 그 장면을 넣었으면 모두가 반대했을 거예요. 그 대사가 이상하지 않냐, 말이 안 되지 않냐....
송: 아시겠지만 봉준호 감독은 굉장히 신사적이고 예의바른 사람이예요. '내일 편집실 오지 말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안 해요. 모든 스탭들한테 하루종일 빙빙 돌려서 '편집실 안 오셔도 된다'고 얘기했다는 말이예요. 그래서 저도 안 갔죠.
동: 이렇게 명장면이 탄생했군요.
https://youtu.be/iY1hUZHI1nc?si=Q9uusckkTWB0av41
첫댓글 봉테일~~
뽕뽀로뽕뽕뽕
쏭쏘롱쏭쏭쏭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