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내를 아우르는 지역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아우내는 병천면의 옛 이름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얘기하면 아우내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이 병천(竝川)이다. 그 이유야 어찌됐든 아우내라는 우리 이름이 있음에도 굳이 한자를 빌어 병천이라 표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그래도 지금껏 병천장터가 아니 아우내장터라는 우리네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우내장터는 정감 어린 이름처럼 참 소박한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아우내장터는 말 그대로 장이 열리는 공터다. 5일에 한번 장날에 맞춰 들고 나는 상인들이 짐을 부리고 장사를 하는 장소라는 얘기다. 그래서 여느 상설 재래시장처럼 시장을 알리는 거대한 간판도, 또 다닥다닥 줄 맞춰 늘어선 상점들도 없다. 아우내장터에서는 매월 끝자리가 1과 6으로 끝나는 날 한바탕 장이 펼쳐진다.
[왼쪽/오른쪽]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아우내장터 / 아우내장터는 3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유서 깊은 장터이다
유관순 열사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
아우내장터는 유관순 열사가 1919년 4월1일 만세운동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관순 열사와 관련된 유적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유관순 열사 기념관은 유관순 열사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2003년 4월 1일 개관했다. 이곳에는 열사의 출생에서 옥중 순국까지의 열사일대기를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유관순 열사가 고문을 당했던 것과 같은 크기의 벽관과 태극기를 그려보며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유관순 열사 기념관 자세히보기
유관순 열사 생가는 기념관에서 1km 남짓 떨어진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에 위치해 있다. 사적 제230호로 지정된 이곳은 1919년 4월 1일 아우내 만세운동 당시 일본관헌들이 가옥과 헛간을 불태워 유품 한 점 없이 전소된 것을 1991년 12월 30일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생가 옆에는 기념비가 있고 열사가 다녔던 매봉교회가 생가 뒤편에 자리해 있다.
유관순 열사 유적지 자세히보기
여유가 된다면 독립기념관도 함께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역사적 자료를 갖추고 있는 독립기념관은 모두 7개의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으며 3D영상, 터치스크린 방식의 애니메이션, 사이버전시관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통해 우리나라의 독립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독립기념관 자세히보기
시간이 멈춘 추억 속으로의 여행
아우내장터는 사람으로 북적대는 장날도 좋지만, 장이 서지 않는 날도 꽤 운치가 있다. 장이 서지 않는 날 장터에서 뭐 볼 게 있을까 싶지만 그게 또 아니다. 물 빠진 갯벌처럼 허허로운 그곳에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많은 보물들이 숨겨져 있다. 바로 시간을 20~30년은 거꾸로 돌려놓은 듯한 장터 주변의 풍경들이 그것들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시절 그 풍경들이, 전파사 처마에 걸려 있는 낡은 손전등에서, 도련님 복장으로 한껏 폼을 잡고 있는 어린아이의 빛바랜 사진에서 오롯이 묻어난다.
[왼쪽/오른쪽]소소한 풍경 속에 짙은 추억이 배어 있다 / 잡화점 한켠에 쌓여 있는 가마솥의 모습 [왼쪽/오른쪽]전파사 처마에 걸려 있는 낡은 손전등 / 빛바랜 사진 속 아이의 모습에서 오래전 기억이 묻어난다
이런 소소한 풍경들은 마치 다락방에 처박아 두었던 낡은 사진첩을 꺼내보는 듯한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잊힌 기억이라 생각했던, 아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그것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그래서 낡은 사진첩을 다루듯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고 소중해지는 이유다. 아우내 시장길이라 이름 붙여진 골목골목에는 이처럼 흐릿한 기억 속 아련한 추억들이 키 작은 상점의 수만큼이나 풍성하게 남아있다.
병천순대로 유명한 병천순대거리
아우내장터를 찾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병천순대를 맛보는 일이다. 병천순대는 한국전쟁 당시 병천에 들어선 서양식 햄 공장에서 나온 돼지 부산물로 만들어 먹던 순대다. 돼지의 작은창자에 찹쌀, 당면, 양배추, 들깨 등을 넣고 만든 벙천순대는 그 쫄깃한 맛과 푸짐한 양으로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이어온 맛이 50여 년. 주린 배를 채워주던 순대는 이제 병천순대거리가 생길 정도로 아우내장터 아니 천안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목천IC → 목천요금소 사거리 21번국도 좌회전 → 아우내장터(병천순대골목) → 유관순 열사 기념관, 유관순 열사 생가
* 대중교통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경부선 천안행 버스를 이용
2.주변 음식점
청화집 : 순대 / 천안시 동남구 / 041-564-1558 / korean.visitkorea.or.kr
3.숙소
아비숑 호텔 : 천안시 동남구 / 041-578-8283 / korean.visitkorea.or.kr
첫댓글 병천순대가 맛나지요?
딱 한번 병천가서 먹어봤습니다. 맛있더군요.
본래 순대... 좋아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