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이끼폭포를 가다
언제? : 2014년 7월 22일
날씨는? : 구름후 비교적 맑음
코스는? : 성삼재 - 노고단 - 노루목 삼거리 - 반야봉 - 중봉 - 묘향대 - 이끼폭포 - 제승대 - 뱀사골 - 반선 (18,5km 11시간)
(지난번엔 7시간 30분정도 걸렸던거 같은데 이번엔 야생화에 빠져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신선놀음....)
개요 : 몇년전 이 코스를 산행할때도 7월 말쯤 이었는데 주변에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던 기억이 나서
이번엔 야생화 탐사 겸 느긋한 산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서산에서 04시 출발.
남원의 인월에 도착 할즈음 개인택시 기사님께 전화를 걸어 뱀사골의 입구인 반선에서 만나자고 전화를 한다
반선에 차를 주차 시키고 택시를 타고 섬삼재로 향하는데 택시는 출발전에 타든 하산해서 타든 마찬가지....
그러나 성삼재에 주차를 할경우 장시간 주차로 인한 주차료가 만만치 않고 또한 산행후에 곧바로 옷들을 갈아 입을수 있는 편리함을 위해서
우리는 반선에 차를놓고 택시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 했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에 산행을 시작 하는데 노고단을 향하는 길목은 운무로 가득한 가운데
길가엔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는데 제일먼저 큰뱀무가 우리를 반겨준다
잎이 무우잎을 닮아 뱀무란다
물레야....
물레야....
빙빙빙 돌아라~~
명창소리 들리는듯....
물레처럼 빙빙 돌아가는 모습이라 하여 물레나물이다
노란 물레나물꽃이 지리산 전체에 한창 만개햇다
물레나물과의 물레나물속....
꽃말은 님을향한 일편단심....그리고 추억 이랜다
풀거북꼬리도 꽃을 피웠다
엊그제 내린 소나기로 계곡엔 졸졸졸.....
계곡수 흐르는 소리가 청량하다
병조회풀도 이제 막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
느긋하게 야생화 찍으며 한시간쯤 걸었을까?.....
노고단에 도착 했는데 사방이 야생화들의 천국이다
희뿌연 구름 사이로 노고단 정상으로 가는길.....
몽환적 느낌이다
둥근이질풀.....
노고단 대피소 부근엔 수십개체의 야생화들이 꽃을 피우고 오가는 산객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에전부터 산행을 하면서 눈에 밟히는 야생화들에게 늘 마음이 쏠렸다
하지만 회원들 사진 몇장 박고나면 일행들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져 버리고.....
산악회 회원님들 사진 찍어 주기만도 바빴던것......
그러다가 작년부터 야생화들에게 빠져들게 되었다
지리터리풀....
세계적으로 지리산에서만 자생 한다는 지리터리풀인데 색감이 참 곱다
누구가가 그랬다
꽃을 좋아 한다는것은 나이를 먹어 간다는 거라고.....
사실이 그런거 같다
꽃을 좋아 한다는건
거칠고 투박했던 마음이 순화 되어 가는 걸꺼야....
마음이 순화 되어 간다는것 또한 크고작은 일들을 숱하게 겪고난뒤에 얻어지는 자기성찰?...
인생살이....한바탕 폭풍우를 겪고난뒤의 씁쓸한 교훈?...
뭐 그런거......
지리산 주능선의 숲속엔 온통 지리터리풀과 산꿩의다리 일월비비추 흰갈퀴 모싯대 등등....
이루 헤아릴수 없이 야생화들의 천국이다
긴산꼬리풀....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인생의 나이 불혹을 넘어 쉰살을 넘긴다는건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을 볼수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일까?...
요즘들어 산을 오를때마다 모든 자연의 사물들에 나를 비추어 보는 습관이 생겼는데....
이제서야 나의 장,단점들이 보이기 시작 하나보다
어수리.....
이 녀석의 어린잎은 맛과 향이좋아 임금님의 수랏상에 올랐다 하여 어수리란 이름이 붙었다
어떤 것들을 잘해왔고
또 어떤 것들을 간과하며 살아 왔는지....
상대의 생각을 억지로 내 생각에 맞추려 하며 살아오진 않았는지....
산꿩의다리도 지천으로 피었다
꿩의 다리처럼 줄기가 가냘프고 길어서 산꿩의다리 랜다
모싯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이 녀석을 보며 귓전에 맴도는 소리....
뎅그렁.....
뎅그렁......
어릴적 학교의 종소리....
그런데....
돌아보면 돌아 볼수록 회한속에 빠져든다
내 맘과 내 의견과 다르다고 상대의 의견을 무시해 버렸던 오만과
상대방에게 무조건 내 뜻에 맞춰주길 바랐던 아집....
흰갈퀴....
흰여로......
자주색 꽃이피는 자주여로...
검붉은 꽃이피는 참여로....
푸르른 빛이도는 꽃이피는 푸른여로 등이 있다
내 뜻에 동조 한다고
그 사람만이 진정한 나의 친구라 여겼던 어리석음....
여로의 줄기엔 흰털이 가득한 털복숭이.....
우리는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사는 모듬사회.....
동자꽃.....
깊은 산속의 노스님과 어린 동자의 슬픈 전설이 얽혀있는 꽃......
주능선의 양쪽 길가엔 지리터리풀들이 지천.....
그 사이사이로 다른 개체의 야생화들도 섞여 피었고.....
오.....
진분홍 구름패랭이가 바람타고 두둥실.....
노고단 뭉개구름되어 두둥실........
가슴에 붉은털을 휘날리며 두둥실.....
꽃잎 안쪽에 난 털들은 훼밍웨이의 턱수염 만큼이나 붉으스름.....
꽃잎 안쪽에 털이없고 매끈하면 술패랭이.....
마치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두둥실 떠다니는듯.....
산꼬리풀.....
꼬리풀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긴산꼬리풀...
구와꼬리풀...
여우꼬리풀....
부산꼬리풀.....
큰꼬리풀.....
털꼬리풀.....등등...
일월비비추.....
잎을 따서 손으로 비벼서 부드럽게 한후 무쳐먹었던 취나물 이라고 해서
비비취로 불리다가 비비추로 바뀐 거랜다
인생에 있어 삶이란....
태어난곳도 다르고
살고 자랐던 환경도 다르니
가치관도 다를것....
심지어 일랑성 쌍둥이들 마저도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데....
기린초....
두꺼운 잎과 뾰족한 꽃잎이 기린의 뿔을 닮아 기린초란다
흰일월비비추....
꽃이 흰색이래서 흰일월비비추다
등산로 주변엔 흰일월비비추들이 무리를 지어 피기 시작하고.....
말나리....
나라의 종류들도 다량한데 하늘말나리나 누른말나리처럼
말 이라는 접미어가 들어가면 줄기의 가운데에 이렇게 삿갓나물처럼 여러장의 잎이 돌려난다
돌려난 잎의 끝이 뾰족해서 말위 귀를 닮은걸까?....
늘씬한 키가 말을 닮은걸까?....
큰까치수염.....
까치의 흰 목덜미를 닮아 까치수염 이랜다
큰까치수영 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이름은 큰까치수염이다
개시호.....
개 라는 접두어가 들어 갔으니 시호보다 한수 아래 라는뜻....
개시호는 이렇게 잎이 줄기를 감싼듯 한게 특징이다
노루목 삼거리....
세상에나.....
성삼재에서 이곳까지 능선길로 불과 7km.....
그런데 4시간이나 걸렸다....
야생화에 완전히 푹 빠져 들었다는 애기.....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바위틈엔 온통 노오란 돌양지꽃이.....
반야봉 근처엔 성질급한 산오이풀이 꽃대를 내밀었다
마타리도 이제 막 피기 시작하고....
반야봉 올라 오느라 다소 힘들었을까?.....
표정이.....ㅎㅎㅎ
고추나물....
욘석도 붉은 열매가 고추를 닮았나 보다
왜우산풀....
우산을 닮았을까?...
지금까지는 참으로 어리석은 삶을 살아 왔다지만....
이제부터라도....
훗날....
내가 용케도 참 잘 살았노라
미소 지으며 죽음을 받아 들일수 있는길........
그것은...
서로의 생각이 다를수 있다는걸 인정하고
서로 다른 의견 속에서 최선책을 찾아 나가며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는것....
반야봉에서 중봉으로 넘어가는 길엔 범꼬리들이 마지막 꽃잎을 떨궈내고 있었다
묘향대에 도착 햇다
짐승들도 길을잃고 헤멘다는 묘향대....
그 옛날.....
처 자식을 거느리던 선승이
갈구하던 그 무엇들이 그리도 간절 했기에....
첩첩산중 이곳에서 홀로남아 수행을 하던중....
아들은 대학의 합격 소식을 제일먼저 아버지께 전하려 이 길을 올라오다
그만 길을 잃고 얼어죽고 만다
싸늘한 아들의 주검을 안고
생사의 해탈을 위해 수행 중이던 그 선승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칠팔월....
지리산에 지천인 산수국들도 겉에피는 헛꽃들이 흰색과 분홍색 그리고 보라색으로 각각 변해간다
꽃받침이 자주색인 꿩의다리도 만났다
꿩의다리속 들중에 유일하게 접두어가 안들어가는 녀석이다
묘향대의 옆의 감로수....
맛이 쥑인다
참바위취.....
은하수가 반짝반짝....
멸종 위기종으로 휘귀식물인데 운좋게도 꽃을 피웠다
바위의 절벽엔 금마타리가 한바탕 꽃잔치를 벌인뒤 열매를 맺어가고 있고......
누가 그랬지?....
하고 싶은 말도 세번만 생각한뒤에 하라고....
군중심리에 휘말려 검증되지 않은 의견에 맞장구 치고
생각없이 던진 내 말들에 누군가 마음속 상처는 받지 않았는지......
바위떡풀.....
깊은산 계곡의 습한 바위에 푸른 이끼와 함께 붙어산다
이 녀석도 운도좋게 꽃을 피우고 나를 반긴다
이끼폭포 내려 가는길....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릴때
어떤 한사람의 검증되지 않은 한마디는 곧 사실인양 호도되어 버리는 현실....
그 도마에 오른 어떤 한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전혀 엉뚱하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만다
누군가 그랬지.......
다른 사람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세번만 생각한 뒤에 하라고....
영미띠 늠름한 모습....
멋져.....
계곡에 내려서니 물소리도 시원하다
최고로 멋진 모습 담아 드리려 했는데....
셔터속도를 3초로 맞추고 찍으니 모두가 흔들려 버렸어.....
예전에 왔을때보다 계곡의 모습은 많이 변해 있었다
크고작은 장마에 계곡은 늘 변해 갈수밖에 없을터....
드디어 이끼폭포에 도착했다
사진가들 사이에선 실비단 폭포라고도 부른다
영미씨가 그만 가자는데도....
사진 한컷이라도 더 담으려.....
이끼폭포 앞의 모습들도 많이 변해 있었다....
이끼폭포에 흐르는 물줄기도 한곳으로 몰아져 버려서 실비단 이란 이름이 무색하다
예전엔 푸른 이끼들 전체에 가느다란 물즐기들이 흘러내려 참 아름다웠었는데....
그래도 너~~무 아름답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우리는 오늘 하루의 시간을 투자했고
충분한 보람도 넘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고도 깊다는 뱀사골에 내려섰다
이곳에서도 반선까지는 약 7km.....
제승대....
그 옛날....
반선마을 사람들과 함께 스님들의 애환과 시름을 달래기 위해 제를 지내던 곳....
길고도 긴 뱀사골에서 넓은 도로에 내려선다....
이렇게 해서 지리산 이끼폭포와 야생화 탐사산행이 마감되었다
이날....
담아온 야생화들은 약 50여종.....
대부분 이름을 아는 녀석 들인지라 동정하긴 쉬울터....
함께한 노을님....
그리고 영미씨....
함께 동행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가슴속에 가득 채우고 돌아왔고
그 보람과 행복한 기분은 영원 할것입니다
2014년 7월 26일
청미....
첫댓글 부회장님덕분에 야생화공부이빠이하고갑니다.
요즘스트레스로머리가지끈지끈거렸는데~~~~
멋지고아름다운야생화사진에 안구정화와스트레스팍팍 날려
버리고 휘리닉사라집니다. .....
여름가기전에이끼폭포댕겨와야쓰겄네요 ~~~~~
이름이 궁금했던 야생화 하나둘씩 알아가는재미가 있어요 ^^
멋진 이끼폭포와 천상의 지리산 야생화 감상 하느라 시간가는줄모르고있었내요 , 사진감사하고요 수고많으셨습니다 .
저도 이름 몇개 알았습니다. 곧 까먹겠지만 ...
지리산은 늘 가고싶은 곳, 오랫만에 보는 반야봉이 반갑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다녀오신 울님 들 수고했네요..
멋지네요..야생화 넘 이뿌구요..
야생화들의 천국 ,
천상의 화원을 랜즈에 담고 멋진 해설 까지~~~
무슨 말이 더 필요 하겠습니까? 그저 감~탄~할~뿐~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기회 되면 한번 동행 하고 싶습니다?~~~~~
산지식도 풍부하시고,,산에대한 전설도 풍부하시고..야생화도 박사시고....음....
큰 용기을 내 따라붙기을 참 잘한듯해요 7 시간이라고 한 지리산은 야생화 천국처럼 발길을 잠시
쉬여가라고 화들짝 반겨 무색하게 지나칠수 없음을 ~~ 어유 이뻐라 인증샷도 하고 그러기을 몆시간
등줄기가 시원한 계곡에 다다르니 청미 대장님 자리을 못뜨고 계속 찰칵 찰칵 가려니 길을 알아야가지
잠시 두발뻣고 발담그고 구간이 힘든곳이 있어지만 발다녀옴에 자신이 뿌뜻 하고 함꼐하신
불은노을님 청미 대장님 대단히 감사 합니다
이번에 형님 따라 붙었어야 됬는데....쩝
올해도 이끼폭포는 패스네요.
내년에 다시 가실꺼쥬 형님?
삼척 성황골이나 함께 다녀옴세....
지금까지 알아왔던 산행이란 개념이 깨지는 순간을 맞을걸쎄......
아하~~~
이런 트레킹도 있구나.....
하는 새로운 체험....
지리산 이끼폭포와는 또다른 감동이 있을걸쎄.....
24살때 지리산을 종주할때는 몰랐던 많은 것을 느끼게 했던 산행이었습니다.
청미님덕분에 그동안 관심도 없었던 야생화에도 눈을 뜨게 되었고요....
함께 하신분들 친절하시고 먹을것도 많이 주시고 ㅎㅎ.
출발하기전 혹시 지루한 산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지루하기는커녕 야생화 구경하느라 세,네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반야봉에서 내려가는길 위험하고 길었지만 지칠만하면 나타나는 시원한 폭포와 계곡의 절경으로
새힘을 얻으며 지루함을 잊었습니다.
지리산의 정기를 받아서 그런지 장시간의 산행에도 지칠줄 모르고 걸었습니다.
산행시작후 9시간만에 만난 이끼폭포의 아름답고 신기한 모습에 푹 빠져서...
여러장 사진에 담아봤지만 그 감동까지 담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산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계곡물은 너무 투명하고 시원해보여서 빠져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그냥 발만 담가보고 왔습니다. 발이 저려서... ㅋㅋ
하산해서 저녁먹고 집에오니 12시, 천지에서의 첫 산행은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나도 이렇게 산행을 할수 있구나"라고.
그래서 또 도전합니다. 종주 15시간 산행.
아무리 카메라의 신기술이 발달한다 해도 카메라엔 한계가 있죠....
직접 보고 느낀 감동은 도저히 카메라에 담을수가 없더군요....
대자연은 언제가도 지루함을 주지 않습니다
한걸음을 걸어도....
매번 가던길을 또 찾아도....
자연은 한결같이 새로움을 줍니다
그래서 산에만 가면 내려 오기가 싫어지는 법이죠....
인생길 자서전을 이리기록하니 읽어가는 손님한테
편안함을 주네용 감사히 잘 즐기고 갑니다 수고들 하셨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