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조건 ( 57회 )

<div class="table-wrap"><table data-ke-type="table" data-ke-align="alignLeft" style="width: 103.54%;" border="1"><tbody><tr><td style="width: 100%;"><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Center"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Jej5/f6fa419751e3b731bdd2f190be9c2e5da88e1f8f" class="txc-image"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Jej5/f6fa419751e3b731bdd2f190be9c2e5da88e1f8f" data-origin-width="1223" data-origin-height="684"></div> 제 57장, 진희는 서노인이 장사를 계속할 것이라는 걸 안다. 아무리 말려도 그만두실 분이 아니시다. 진희는 많은 생각을 해 본다. 기왕에 도움을 주기로 한 것인데 이대로 구경만 하고 바라본다면 다시 또 서노인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두 아이는 어찌 될 것인가? 진희는 서노인이 그대로 길바닥의 노점장사를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작은 점포라도 마련을 해주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시장 내의 작은 점포를 알아본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점포가격이다. 구석진 곳보다는 그래도 장사가 될 만한 곳을 얻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자세하게 알아본다. 또한 어떤 품목을 팔아야 하는지도 알아야 할 것이다. 물건을 하러 다니기 그다지 힘들지 않고 사람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장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여러 가지로 알아본다. 노인이라도 해도 아직은 칠십 전의 나이라서 일을 하고자 한다면 무슨 일이든지 해 나가는 그런 나이다. 건강만 회복한다면 요즘 세상에서 늙었다는 말을 듣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무엇을 하던 가게를 할 장소는 매우 좋은 곳으로 하려고 많은 발품을 판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게 나오지 않는 가게다. 야채가게들이 즐비한 곳에 점포가 나온다. 진희는 계약을 하고 서노인을 만난다. “할머니! 어떤 장사를 하시면 잘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그야.......형편이 된다면 야채가게가 제일 나은 것도 같지만...... 지금은 노점에서 파는 것이라서 제대로 물건 구색을 갖추어 놓지를 못해서 그렇지 구색만 제대로 갖춘다면 그래도 제일 할 만하지. 팔다가 남은 것은 식구들이 먹어도 되니까!“ ”그렇다면 제가 점포를 얻어드릴게요.“ ”아이고, 어떻게 그런 신세까지 지을 수가 있겠소? 그냥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할머니! 이미 가게를 계약을 했습니다. 시장 안에 야채가게들이 있는 곳 중간쯤에 마침 점포가 나와 있더라고요.“ ”그곳이면 점포 값이 만만치 않을 것인데...........“ 서노인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표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가 알아보니 매일 아침이면 물건들을 배달을 해 주는 차량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일일이 나가서 구입을 하시는 것보다는 전날 저녁에 전화로 주문을 하시면 된다고 하니까 그다지 힘들 것 같지 않고요.“ ”네! 나도 알고 있지요. 매일 아침 일부러 나가보곤 하지요. 장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구멍가게만도 못한 거라서 늘 그런 가게들이 부럽고 했는데............. 미안하고 송구스러워 어떻게 넙죽 받겠는지...........“ “할머니! 할머니께서 건강하셔서 정미와 정훈이를 위해서 살아주시는 것이 제겐 커다란 기쁨입니다. 정미와 정훈이가 잘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가 보살펴주시고 키워주시기 때문이거든요.“ ”고맙습니다. 피도 살도 섞이지 않은 남을 이렇게 생각해 주시는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진희는 가게를 인수받고 가게에 물건을 고루 채워 넣어준다. 이제 서노인은 어엿한 가게를 가지고 찬바람을 맞지 않고서도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신바람이 난다. 정미 또한 할머니가 그런 가게를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진희언니가 도와주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린 진희는 그 고마움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학교를 다녀오면 부지런히 숙제를 다 해놓고 밥을 해서 가게로 가지고 나간다. 분명 할머닌 다 식은 찬밥을 드실 것이기 때문에 할머니께 따뜻한 밥을 해서 가지고 나간다. 이제 반찬거리는 가게에 얼마든지 있다. 저녁이면 팔다 남은 것들만 가지고서도 세 식구 충분한 반찬거리가 된다. 진희는 정미의 그런 부지런함에 마음이 놓이고 더 이상 매일 그들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갖는다. 많은 자금이 투자가 되었지만 그들의 안정된 삶을 살아가게 해 주었다는 생각을 하며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제 가끔 돌아보는 것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살아나갈 것이다. 진희는 오랜만에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간다. 전날 미리 전화를 해 놓았기에 기다리실 것 같아 눈이 떠지는 대로 바로 출발을 한다. 자식들이 내려간다고 하는 연락을 받으면 새벽부터 기다리시느라고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이시다. 모처럼의 가게 휴일이다. 진성이가 떠나고 나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것이 자꾸만 죄송스럽다. 요리를 한 재료들을 이것저것 챙겨가지고 간다. 모처럼만에 자신의 손으로 부모님께 따뜻한 식사라도 챙겨드리고 싶다. 남에게 아무리 잘하면 무엇을 하겠는가? 자신을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을 외면한다면 아무런 소용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진희다. 진희는 새벽에 출발을 한다. 일찍 도착하면 아침을 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새벽에 출발을 한다. “이렇게 일찍 도착하면 잠을 자지 않고 오는 것이냐” 김소희는 일찍 도착한 진희를 보며 놀란다. “잠을 왜 안자요? 서울에서 이곳까지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은데다 새벽이라서 차가 막히지도 않고 잘 빠지니까 더 빨리 올 수 있었지요.“ “그래도 모처럼 휴일 날 잠이라도 실컷 자고 나서 오지. 일을 하느라 매일 얼마나 피곤했을 것인데 잠을 자지도 않고 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잠이 와요?“ 진희는 짐짓 엄마가 보고 싶었다는 제스처 쓴다. 김소희는 그런 딸이 더욱 사랑스럽다.“ 아침은 제가 할 것이니까 들어가셔서 더 쉬세요.”“ 쉬기는? 아, 점심 때 쯤 진숙이네도 도착을 할 것이다.” “어머? 정말이에요?“ ”그래, 어제 늦은 밤에 전화가 왔더라!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한다고 했으니까 점심 때 쯤 이면 도착을 할 거야!“ ”잘 되었네요. 그러지 않아도 보고 싶었는데............ 언니는 연락 없었어요?“ ”언니는 지금 일본에 가 있는 거 모르니?“ ”아직 안 왔어요? 지금 쯤 왔으려니 했는데. 형부가 회장님으로 되시고 나서부터는 우리 가게에 잘 오지 못하고 계시기 때문에 일부러 연락을 해 보지 않으면 모를 때가 많아요.“ ”그렇구나! 허기야 둘이 모두 바쁘게 살아가고 있으니 때로는 연락도 쉽지 않더구나!“ “그럴겁니다. 이제는 개인이기보다는 공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더욱 바쁘고 힘들겠지만 보람은 크겠지요?“ ”그래! 내 자식이기는 하지만 참으로 바라보기조차 아까운 사람이 아니더냐?“ ”엄마! 진성이에게 연락은 자주 오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전화가 온다.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하지만 어디 내 나라에 있는 것만 하겠니?“ ”그래도 지금은 세계가 하나로 뭉쳐서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니 마음만 먹으면 그 어느 나라라고 해도 갈 수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진희는 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면서 엄마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민섭은 새벽이면 등산을 한다. 가까운 산이지만 새벽등산을 빼 놓지 않는다. 매일 새벽에 산에 올라 가벼운 체조와 함께 약수터를 돌아서 약수를 받아서 내려오곤 한다. 김소희는 매일 남편이 떠오는 약수를 마신다. 물맛이 너무 달고 시원하다. 수질 검사를 자주 받는 곳으로 약수터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약수터는 그렇게 약수터를 찾는 사람들 스스로 청소를 하고 깨끗하게 가꾸어 놓아서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가꾸어 나가는 약수터에는 가벼운 운동기구도 마련이 되어 있다. 이민섭은 등산과 약수터를 오가면서 주민들을 사귀곤 한다. 인근의 마을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지내다 보면 서로가 반가운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약수 물을 떠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아침을 준비해도 넉넉한 시간이기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니는 길이다. 가끔은 아내의 켠디션이 좋은 날이면 약수터까지 함께 오르기도 한다. 바쁠 것 없는 느린 걸음으로 산책 삼아서 아내와 보조를 맞추어 준다. 항암치료가 끝났다고 해도 아직은 환자인 아내다. 모든 것을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아내를 보살피는 일로 하루를 보내곤 한다.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좋아지는 아내를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제는 음식도 제대로 먹고 늘 피곤해 하지도 않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 것이야 말로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 이민섭은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맛있는 음식냄새가 나는 것을 본다. 밖에 진희의 차가 있는 것으로 보아 진희가 와서 이미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딸! 이렇게 일찍 왔구나!“ ”아빠!“ 진희는 아빠가 들고 들어오시는 약수통을 받아들면서 아빠를 반긴다. “내 자식들 모두가 하나같이 부지런한 것을 보면 아빠 마음이 정말 흐뭇하고 내 자식들이 자랑스럽다.” “아빠!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들이 사랑스럽고 귀엽다고 합니다.“ ”그래? 허나 아빠는 세상에 내 자식들처럼 자랑스러운 자식들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남들이 바라보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후후후.............. 아빠는 자식 바보? 아님 딸 바보?“ 아침부터 집안은 웃음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아침을 간단하게 준비를 했어요. 진숙이네가 온다고 했으니 금방 점심준비를 해야 하고 점심을 맛있게 드시려면 간단하게 아침을 드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서요.“ ”그래야겠지? 요리사인 우리 딸이 해주는 것인데 어련하겠니?“ 부부는 딸이 해주는 아침을 맛있게 먹는다. 아침을 끝내고 나서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 후식까지도 준비를 해 놓은 진희는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베란다 창가로 다과를 준비해 가져간다. “장사는 잘 되어 가고 있니?” “네! 형부의 입김으로 단골들이 많이 늘어나서 매일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그래도 예약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힘들지는 않지요.“ ”정말 다행이구나! 우리 정서방이 참으로 너희들을 위해서 해주는 것이 많다. 언니의 은공을 늘 깊이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럼요! 처갓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남자들이 많은데 우리 형부는 그런 사람들하고는 다른 사람이에요.“ ”그래, 우리한테 하는 것도 정말 더 이상 잘 할 수가 없다. 참으로 따뜻하고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부부는 서로 정규호를 칭찬하기에 바쁘다. “그나저나 넌 언제 결혼을 할 것이냐? 지금까지 사귀는 사람도 없니?“ 김소희는 둘째 딸의 결혼에 마음이 초조해진다. 벌써 막내딸까지도 결혼을 해서 지금 진숙이는 한창 입덧을 한다. 둘째인 진희가 아직도 결혼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않는 것 같아서 부모로서 마음이 초조해지는 것이다. “엄마! 저는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요. 결혼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요.“ ”그렇다고 어떻게 평생을 홀로 살아가겠니? 지금이야 젊음이 있어서 외로운 것을 모른다고 하지만 나이가 더 들어가면 그때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짝을 찾지 못할 것이다. 또한 네 속으로 낳은 자식도 있어야 하지 않겠니?“ ”엄마!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자 하는 삶은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아가는 것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며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것이 잘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자선 사업가들이나 하는 생각 아니더냐?“ “그렇지 않습니다. 반드시 자선 사업이 아니더라도 주변에는 얼마든지 고통을 받으며 조그만 도움이라도 준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면서 혼자만 잘 살아간다면 얼마나 혼탁한 사회가 될 것인가를 잠시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민섭과 김소희는 딸의 말에 반박을 할 말이 없다. 딸의 올바른 생각을 막을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부모로서 마냥 혼자 살아가겠다는 딸의 말에 찬동을 할 수도 없다. “엄마, 그리고 아빠! 언제라도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면 그때는 망설이지 않고 할게요.“ 진희는 부모님의 불안해하시는 것을 안다.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리려는 말을 하지만 진희 마음 역시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그런 마음을 가지게 하는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며 결혼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갖지 않는다. 자신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세상에 인구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자신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는 남자 또한 없을 것이다. 진희는 다시 주방으로 간다. 입덧을 하는 진숙을 위해서 산뜻한 음식과 부모님을 위한 성찬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요리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진희야! 아빠가 도와 줄 것이 있으면 말을 해라!“ “아빠! 이런 날은 편안하게 앉아서 쉬세요. 제가 혼자 해도 다 할 수 있습니다.“ ”함께 하면 더 쉽지 않겠니?“ ”아니요! 아빠가 주방 일을 하시는 것이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엄마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도 해도 제가 오는 날만큼은 편안하게 안자서 받아 드세요.“ ”허허허............. 우리 딸이 최고구나!“ 말과는 달리 이민섭은 양파도 까고 텃밭에서 싱싱한 야채들을 가져다 깨끗하게 손질을 해 놓는다. 점심시간이 조금 못되어서 박유찬과 진숙이 도착을 한다. 부부는 막내딸과 사위를 보며 함박웃음을 웃으며 맞이한다. 진희는 하던 일을 멈추고 현관문을 열고 나간다. “진숙아!” “어? 언니!” 진숙은 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자매는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기에 더욱 반갑다. “요즘 입덧이 심하다며?” “언니! 그러지 않아도 언니에게 가려고 했어! 언니가 해주는 음식이 생각이 나는 거 있지?“ ”그랬어? 아무 때라도 오면 되지.“ 진희는 진숙의 입덧이 신기하기만 하다. 글: 일향 이봉우</td></tr></tbody></table></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