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아침 10시.
날씨화창.
유로스타타고 브뤼셀로 출발했다. 숙소에서 시계를 잃어버려 불편하다.
열차, 아직까지는 그리 빠르지 않다.
그냥 통일호 기차마냥,,
창밖으로 아담한 집들과 초원이 펼쳐진다.
시릴정도로 눈부셨던 햇빛,
시릴정도로 아름다웠던 풍경들,
이제 익숙해질만하니 떠나게 된다.
이곳...
언제쯤 다시 오게 될까..
끈질기게도 놀아달라고 알쫑알쫑대는 귀여운 꼬맹이 좀 쳐다보다가
잠을 청했다. 근데 요 꼬마
먹을 거 주니 절대 안먹더라. 교육이 잘된건지 우리가 무서웠던건지..ㅋ
지금 시간 11시.
12시에 도착이니깐 한시간 정도 잘 수 있겠군. 냠냠~
에어베게를 뿡뿡불어 목을 기대고
다리도 쫘악 뻗고
양말도 널고-_-
본격적 수면에 몰입하려는데....
Wellcome to.....BRUSSEL!
#^$&%(())$#@@!@#^&**(!!
우흥????
시원찮은 히어링으로
분명 들었다.
브뤼셀이라고.
아직 11시인데..
도착하려면 1시간 남았는데..
잘못 들었나.
우르르르르 어!사람들이 내리네?
여긴 오디인고??????
그랬다.
여기는 브뤼셀.
맞다. 맞고요~;
벨기에는 영국보다 한 시간 빠르다는
시차계산을 안하고 있었던 것..
역시 초고속 유로스타구나...
다급하게 허둥지둥
에어베게 옆구리에끼고
살짜꿍 널어놨던 서양의 암내에 대적할 내 양말들(킁킁)이랑
일기장,,모자,,엠피쓰리..
열차안 네 좌석에 난잡해있던 물건을
후다닥 두 손에 모아쥐고 내렸다.
혹시나 열차가 또 출발할까 두려웠나보다.
바보..종착역인데.가긴 어딜가.ㅋㅋ
음..주변에서 불어가 들려온다.
생.소.하.다!
블라블라~;;;;울라울라~;;;;
언어가 바뀌니 신통치않은 영어가 벌써부터 아쉽다.
한편으로는 미지의 세계스러운 것이 정말 여행 온 기분이 든다.
아싸~출발~고고고~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는
sleepwell이라고 유명한 유스호스텔이 있다.
여긴 싸고 깨끗하다 소문난 곳인데...괜찮았다.
한가지 문제만 빼면. ㅋㅋㅋ.
자 목적지 접수됐고,
인포에서 정보 얻어서 출발이다.
"우리 맞게 탄거야?"
인포에서 적어준 종이의 스펠링을 하나 하나
맞춰보며 확인하고 있었다.
끄덕끄덕.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지,,
지하철에 탄 한 승객이
맞게 탔다는 싸인을 보내준다.
영국은 사람이 타거나~~말거나~~
정말 관심이 없는 반면에
벨기에 사람들은 호기심에 넘친다.
은근슬쩍 계속 우리를 탐색하는데
친근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암튼 X팔린다 쒸 ㅡㅡ
여차여차 시내에 도착하구,,
슬립웰에 대충 짐을 맡기고 바로 브뤼헤로 이동했다.
브뤼헤...
중부유럽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곳...
기대를 두둥두둥 안고 기차를 탔다.
자 마르크트 광장으로 출발~
아싸라비야.
재수다.
1유로짜리 버스를 탈 때 아저씨한테
50센트 두개주니깐 50센트 거슬러준다.
1유로인지 알았나부다.
땡잡았다.
나.이.쑤!!!
50센트면 자그마치..............................
칠.백.원!!이라고..ㅡㅡa
(여행지의 한푼은 소중하답니다...ㅜ.ㅠ)
얼마나 소중했으면 3개월전 50센트 횡재한걸 아직도 기억하다니...ㅜ.ㅠ
버스를 타고 마르크트 광장에서
내리는데 한 할머니인지 아줌마인지 둘이서
불어로 갑자기 신나게(불어사용자는 항상 신나보인다-_-) 말을 걸어오신다.
"몬소리래~~"
"여기온걸 환영한다는 거여 모여,,,,"
"머래는거여 씨방"
자꾸 버스쪽으로 손찟하는데
우리보고 고만 집으로 가라는 거여~;;;
잘들어보니 티켓티켓 어쩌구저쩌구....울랄라~;;
할 수 없어서 못이기는 척,,알아들은 척,,
버스를 다시 탔더니 우리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몬 티켓을 주더라.
시방 우리것 아닌디요 ㅡㅡ
누군가 떨어트린 다쓴 버스티켓 한 장이
우리가 놓친 무언가 소중한 것인줄 알았는지...
그렇게도 열심히 설명해주었나보다.
살가운 사람의 정이 느껴졌다.
황당했지만-_-고마웠다.
관심,,배려,,그 자체가..
자..각설하고~
브뤼셀은 어린 시절 꿈꾸던 유럽의 마을이었다.
아니,
꿈꿔왔던 것 그 이상이었다.
거리거리 맑은 유리창으로 비치는 초콜렛, 인형, 레이스...
동화나 소설 소공녀에 나올 법한 예쁜 소품과
눈으로 먹어야할 것 같은 초콜렛들은..
바쁜 우리의 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했다.
근데 정말 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가 있었으니...
"안녕하세요"를 건네오는 현지인...
반가워서 말을 받았더니
브뤼헤에 볼만한 곳을 몇 군데 가르쳐 주더니
저쪽 교회 목사인데 원한다면 가이드 시켜주겠다고 했다.
솔깃하긴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낯선사람...믿기 힘들다..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저쪽에서 마차가 또각또각하며 지나간다.
한쪽으로는 보트가 물위를 헤치며 행복한 관광객의 눈놀림이 느껴진다.
하지만 우린 땡볕아래 터덜터덜 걸었다.
타고싶다.ㅠ.ㅠ
멀어져가는 말발굽소리처럼 마차는 단순히 환상에 불과했던거야!
가난한 배낭족들에겐...훌쩍.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다들 탈진상태로 빠지다가....
자아~기운내서! 사랑의 호수를 가기로 하고
몸을 추스렸다.
영국에서 너무 용을 썼는지
컨디션이 떨어지고 있었다.
지도보고 한참을 걷다가...
중간에 외국인한테 사랑의 호수 위치를 물어보았더니만
버벅대며 영어로 설명한다.
그러더니 무지하게 쑥쓰러워하대~ㅋㅋ
관광객이었는데 심하게 당황해했었다.
오늘의 교훈: 코크다고 다 영어 잘하는 건 아니다. 움화화화 ㅡㅡ;;;
사랑의 호수는 정말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자에겐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없는 자에겐 용기를
주는 호수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독 솔로들이 그 근처를 배회한다고...가이드 북에 선명히 적혀있으나!
뿔..뿔..개뿔..
다만 엄청난 오리떼들이 우리를 반길뿐!
끼룩끼룩끼룩끼룩~~~~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afe51.daum.net%2F_c21_%2Fpds_down_hdn%3Fgrpid%3DR9tT%26fldid%3D_album%26dataid%3D1220%26regdt%3D20040926020832%26realfile%3D%25BD%25BA%25C4%25B50015.jpg%26ln%3D6%26grpcode%3Dbpguide%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afe51.daum.net%2F_c21_%2Fpds_down_hdn%3Fgrpid%3DR9tT%26fldid%3D_album%26dataid%3D1221%26regdt%3D20040926020916%26realfile%3D%25BD%25BA%25C4%25B50012.jpg%26ln%3D6%26grpcode%3Dbpguide%26.jpg)
어느새 7시.
비록, 레이스학교와 풍차는 보지 못했지만,
월요일 휴일이라 종루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브뤼헤의 정취만으로 시간과 차비가 아깝지 않았다.
소녀시절의 설레임-_-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벨뤼셀을 흐르는 강물에 기분이 마냥 들떴다.
브뤼셀의 역은 남역,북역,서역인가...여러 개가 있는데
잘 구분을 해야한다. 헌데!우리는 잘못내려 한 시간정도 우왕좌왕했다;;
브뤼셀이라는 말만 듣고 서둘러 내린것...
오늘 삽질이 모잘랐던게롤쎄,,
소심한 마음에 아무거나 타면 벌금 낼까봐 우리가 탄 기차랑 똑.같.은;
것을 타려고 기다렸다.
결국 여차저차해서 그랑쁠라스(광장이름)에 저녁을 해결하러 왔다.
이곳 저곳 둘러보는데..
"한국사람이세요?"
(생긴건 일본인인데 어쭈 한국말좀 하네?)
그리고.....
니하오라 안하네???
으아~감동의 물결~~~~~~-_-;;;
혼자왔는데,, 아무것도 잘 모르겠단다.
진짜 어리버리해보이는 게
내심 정보를 얻기를 바랬던 우리의 기대와는 어긋나가고 있었다.ㅋ
이 어리버리햏은 벨기에 북역에서 막 도난을 당하고
망연자실해 있었다.
"나 쟤 아까봤다"
"어디서?"
"저 사람 우리 브뤼헤갈때 땅바닥에 주저앉아있었어"
그랬다.
하루종일..자신을 구원해줄 한국사람만 찾고 있었는데
우리가 딱걸린거지~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10시 반에 다시 만나 함께 야경을 보기로 하고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케밥, 맥주
와웅와웅
진짜 맛나다~~우흐흐
영국보다 싸다~~우흐흐
그랑쁠라스의 야경은 유명하다.
위대하신 <유럽 100배 열받기-_->에도 멋찐 사진과 글로 소개가 되어있다.
잔뜩 기대를 하고 광장앞에 털썩 앉았다.
불이 꺼지더니..
조명 퍼포먼스-_-를 시작하는데...
우............와............................;;;;;;;;;;;
조악하다.
기대만 못하다.
어젯 밤 빅벤이 너무 강했나....
나름대로 음향효과도 있었으나 조명과 조화는 안되심이고ㅡ.ㅡ
엄청난 기대감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다.
난,,이걸보러 벨기에까지 온 게 아니라구!
하지만 광장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즐길만 했다.
내가 이 속에 있다는 게 행복했다.
12시에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에 오니 브라질 여자애들 둘이 들어왔다.
"where is..................."
"i don't know i don't know"(절래절래)
생긴건 진짜 영어 잘하게 생겼는데-_-
말끝나기도 전에 영어 못한댄다;
대체 샤워실은 어딨는게지....
슬립웰을 돌고~~~돌고~~~돌아~~
샤워실을 찾았다.
유스호스텔이라 민망한 광경 속속 목격. 오호-_-^
아...얼릉 씻고 자야지..
쏴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
손도 못델 정도로 물이 정말 뜨거웠다.
오바안하고 살이 익을 정도.
날 데쳐먹으려는 속셈이냐 이놈들 ㅜ.ㅜ
갈수록 뜨거워지는데 몸에 묻은 거품처리는 어쩐다 ㅡㅡ
꺄아꺄아
힘들게 샤워를 마쳤다.
슬립웰 단점은 이거 하나다.
모 이제는 안그러겠지만......ㅜ.ㅠ
마침 같은 숙소인 어리버리햏(편의상 광군이라 부르겠음. 미칠광 절대아님;)과는
또 어떤 삽질을 하게 될지....
그렇게
움틀움틀 잠이 들었다.
첫댓글 재밌네요^^ 시차가 있져 영국과 벨기에는 그래서... 갈때 다들 착각 많이 한답니다. 한시간 빠르다는걸 적응을 못하져^^ 그리고 브뤼셀에서 진짜 도난 당하는 사람 많더군요 조심해야겟더라구요! 브라질 애들은 아마...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말하기 싫어서 아이 던 노라고 했을거에요 원래 좀 재수가 없어요 ^^; 역시
재밌네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그들의 말을 모르고 간 우리들이 잘못입니다..ㅋㅋ 인사말정도는 현지어로 한다면 훨씬 친절할것ㅂ니다.
^^ 50센트의 행운 멋진데요? 저도 예전에 여행때 30달러를 주워서 무지 행복해한적이 있었는데... (다만 그담날 버스표를 잘못끊어 40달러를 날렸죠.. 행운과 함께 쉽게 얻은건 허무하게 날린다는 교훈도 얻었죠) 아 그리고 제 경험상으로 브라질 아르헨같은 남미애들은 한번 말시키면 정말 never stop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