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골에는 토봉벌이 넘쳐났습니다 농가의 장독대 옆에도 한적한 사찰에서도 하다못해 민속촌에도....
봄이면 분봉해서 갈 길 잃은 벌이 굴뚝에도 날아 와 붙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종봉 몇통 놔두고 벌을 모닥불 피워놓고 훌훌 털어 잡더군요 그렇게 해서 몽땅 채밀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사계절 꿀이 모인것이죠
다 환태통이었죠
빈통은 또 산에 갖다 두면 벌이 다 찼으니끼요
사각통은 통나무 벌통 만들기가 어려워지면서 공사장에서 사용 후 버려지는 합판으로 만들기 시작하다가 지금의 됫박이 됐을겁니다 옛날에는 못도 귀해서 사용한 못을 뽑아서 다시 펴서 사용하기도 했죠
맞죠?
그렇지만 환태통은 위에서 꿀칸만 파내면 벌들이 그곳을 채우기 어렵고 잘 안합니다
그래서 어떤이는 벌통을 위 아래로 뒤집어 다시 채우게 했답니다
어찌됐든 농가에서 훈연기나 면포같은것을 구비 할 시절이 아니고 그저 먹을것 따는 꿀을 벌들이 덤비지않는 늦가을에 채밀을 했던겁니다
물론 손전등도 없고 광솔불 피워놓고 농번기에 꿀 먹겠다고 벌쏘이며 채밀을 하겠습니까
또한 무밀기가 끝난 시기에는 꿀 냄새 풍겼다가는 싸움질이 장난이 아니고 혹여 양봉이 있는 동네는 각오해야 했죠
그래서 벌들 활동이 멎는 시기에 했던 겁니다
하지만 요즘 사계절 꿀 채밀 하시나요? 월동 먹이 남기면 가을꿀은 다 벌들이 먹잖아요
농도요?
꿀이 넘쳐나던 시절에 하나라도 우리것의 품질을 자랑할려면 이것저것 붙여야했죠
우리것은 늦게떠서 농도가 조청같어....
물론 늦게 뜨면 농도 차이는 좀 있습니다
그래서 판매 목적이라면 밀봉된 곳 만 채밀하면 됩니다
만약 겨울을 넘기고 3월 즈음 채밀해보세요 그 꿀을 여름에 보세요 그것도 줄줄 흐르는건 마찬가지 입니다
제 친척 형님도 늦은 가을에 채밀 한답니다 그리고 부족한 먹이는 11월이 돼서야 양봉꿀을 준답니다 설탕물 사양을 했더니 하얗게 굳어서 안된다면서....
그래서 제가 건의했죠 월동하실거면 조금 일찍 채밀하세요 특히 사양은 벌들 활동이 멈추기 전 10월 초까지는 끝내야됩니다
그랬더니 그러시더군요 고객이 그때가 돼야 꿀을 달라고해요 직접 채밀하는걸 보고 산다니 방법이 없어 그러더군요
그래서 한마디 더 했습니다
고객을 설득하세요
우리나라만 꿀 농도 따지는 거 같습니다
꿀을 먹을려고 따거나 사지 몇 십년 보관할려고 수분함량 따지나요?
사람에 따라 생각은 다르겠지만 제 생각은 그러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무렵 추석 전에 채밀 끝냅니다
사실 벌도 몇 통 되지않습니다
산에 여기저기 두고 한다는 게 보통 노동도 아니고 위험해서 ...
첫댓글 토종벌의 지난날 기르던 방법과 추억을 읽어 보니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채밀과 월동사양 시기에 대한 방구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봄,여름에 무겁던 벌통이 이제는 가볍습니다.
전통적인 채밀을 해볼려고 사양을 않했더니 빈소비가 많습니다.
가을 채밀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상강때 주로 했는데
요즘은 논밭 곡식을 수확하는 추분에 하라고...ㅎ
숙성을 생각해서 채밀시기를 상강으로 잡았겠죠
이꿀저꿀 여러가지 꿀이 합성되어야 토종꿀의 진꿀이 아닐까요
밤꿀 시즌에 채밀한다면 그건 양봉꿀과 같은것 아닐까요
해서 상강즈음에 채밀을 고집하고 있답니다
정답은 모르지만요
상강이 지나야 꿀도진하고 애벌레가없어서 개분리하기도 쉽습니다,
꿀 채밀은 본인의 맘 먹기에 달린것 같습니다,
여름에 채밀해서 팔로가 있으면 당연히 벌들이 장마시즌에 꿀파먹기전에 하시면 좋겠지요,
벌 키우는것은 메뉴얼이 없습니다,
자기방식대로 하시면 됩니다
저는 10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채밀합니다 ,
판매처가 없어도 여름에 채밀해야 좋겠습니다.
벌들이 장마철에 꿀 많이 파먹어 빈소비가 많습니다.
절량으로 2통이 도거......
가을밀원이 없으니 벌들도 악전고투합니다.
댓글이 지워져서 내용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