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추(初秋) 절기가 그런 절기라 놔서
볼썽없이 쓸쓸했습니다.
좁다란 골목길은 코를 다치게 경사가 급한 모양
이였으며 그 위에 그녀의 단독주택이 있었습니다.
그집주인인 그녀는 가을여자 였습니다
남편과 삼십여년을 쓴맛 단맛 같이 보아오면서
이제는 재래시장에 번듯한 가게도 하나 장만하느라고
동고동락으로 늙은 아낙입니다.
다만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 하나가 흠이지
정이야 깊을 대로 깊고 해서 알뜰한 생애의
길 동무인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가을날 건너방 세입자 노총각과
낙엽지는 그날밤 둘은 한몸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아기가 생길까 하는 희망이였지요
남편이 마음이 변하지 않았고 미더워하며
소중히 여겨주는 줄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가을여인 자신도 의가 좋게 반생을 같이
살아온 남편이니 그에게 정도 정이거니와
의리도 큼을 모르는 바 아니었습니다.
그런지라 그는 남편이 갑자기 싫어졌다거나
그래서 배반할 생각이 들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것은 그것이고, 이것은 따로 이것이라
시장하기도 한데 냥면도 구미가 당겼던 그런 셈쯤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젊은 노총각과 오래
지내다가는 필경 파당이 나서 큰 풍파가 일고라야
말 것을 생각하면 무섭고 외롭습니다
아직도 아기는 들어서지 않았습니다.
🙏
첫댓글 좋은글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시월한달 수고 많으셨어요 11월엔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감사합니다^^
차마두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단풍드는 모양도 다르듯
사는 모양도 각자 다른 인생사
가을 여자의 외로움으로 녹여내셨네요
가을이 소복히 담긴 그림이 참 인상적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소서
차마두 만화가님^^
향린 선생님 염려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