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4일. 예기치 못하게 하게된 또다른 축구여행.
또다른 예기치못함인ㅋ 쭝궈 항공사의 지연비행으로 밀라노에 불시착(?)하게 되는데..
하지만 불시착 장소치고는 넘 알흠답군요. 밀라노. 두오모. 파숑의 도시. 이탈리아. 특유의 예술 분위기.
빅경기 날답게 두오모 광장에는 인테르 레플입은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전에 밀란에 왔을때도 토요일이었는데.. 그땐 레플이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는데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것인가 ㅎㅎ.
불시착이라 표를 미리 구하진 못했지만, 인테르 홈피를 살펴보니 표가 아직 있는듯하여 일단 경기장으로 고.
산시로, 주세페 메아차는 메트로 1호선 Lotto 역에 내려서 15분쯤 걸으면 도착:) (역이름 왜 로또.. 로또풀.. ㅋ.. ㅋ..)
경기날은 셔틀버스가 있다는데.. 인파상.. 버스를 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뿐이고..;;
하지만 산시로 가는 길은 일부러 걸어봐도 될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의외로 가로수가 참 많은 도시 밀라노. 그래피티도 남다른 밀라노~ ^^
앞에 걸어가던 인테르 팬 부자. 아버지 중년 간지... 이탈리아 남자들은 중년때 더 멋져지는 것 같음.
경기장이 가까워지니까 역시 (짝퉁) 레플 샵들이~~ 점점 업되는 마음~
그리고. 저 멀리서~~ 위용을 드러낸 산시로!! 주세페메아차!!
언젠가 한번은 와보고 싶었던 이 곳. 이렇게 뜻하지 않게 발을 딛게 되네요.
산시로는 꼭 멀리서 첨 보일때 사진을 찍어두시라는~ 가까이 가면 한 큐에 절대 못담아요 ㅎㅎ.
입구 티켓 매표소에 가서 표를 구해봅니다.
경기사진을 매의 눈으로 파악한 결과 Green stand가 홈응원석 Blu stand가 맞은편임을 확인.
저는 홈팀의 카드섹션을 한눈에 볼겸. 또 원정인 유베 선수들도 가까이서 볼겸ㅎㅎ Blu stand 선택.
이태리 청년이 그냥 임의로 골라준 자리라 어딘진 모르겠지만 귀엽게 생겼으니 일단 받는다.. ㅋㅋ.
이탈리아더비를 내 눈으로 보게되서 좋긴한데.. 이런 빅경기도 경기 2시간전에 표를 구할 수 있다는것이.. 요즘의 세리에 상황을 말해주는 듯해서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티켓 아래에 SAN SIRO라고 박혀있는데..
우린 아 밀란은 산시로, 인테르는 주세페메아차. 구별해도 현지에선 대충 산시로로 퉁치는듯^^; 경기장 안내판도 다 산시로..
주세페 메아차는 선수이름이지만 산시로는 지명이라 그런듯해요.
사실 좀 낡았지만 나도 모르게 '아름답다..'고 말하게 되는 산시로.
그러나..
경기장으로 다가서자 어디선가 들리는 폭동 소리.
유베 원정팬 납시오.
이탈리아 경기장은 원정팬들이 알아서 입장하는게 아니라 단체로 우리 가두듯 몰아두고 검색 후 들여보내더군요.
원정팬 보호 목적도 있는듯 하고^^;;;
남다른 세리에 분위기 목격. ㅋ.
하지만 더 하이라이트는 이들이 입장할때.
산시로의 원통들은 괜히 존재하는게 아니었으니..
세리에나 라리가는 원정팬들에게 젤 꼭대기 구석탱이 자리를 주는데요 (골대 바로 뒤 1층주는 친절한데는 EPL뿐. ㅋ)
꼭대기 층으로 직행하는 통로가 바로 저 원통입니다.
그런데 저 원통이 철제로 되어있다 보니.. 어디서 벌떼소리가.. ㄷㄷㄷ..
와우 아주 격정적이고 좋으다. ㅋㅋ
자아~ 이젠 슬슬 입장해 볼까여↗
산시로의 하늘.
이 경기장은 모든 관객이 비를 맞지 않도록 천장이 100% 둘러져있는데요.
이 가림막을 뭔가 예술스럽게 주름잡아준것이 산시로의 내부를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역시 예술성은 있고봐야대..
그리고 골대뒤 응원석이 이렇게 단상위로 돋우어져 있어서 골대뒤 좌석에서도 시야확보가 아주 잘 되었어요!
자리 매우 좋았음! 티켓판매청년.. 복받으십쇼..
하지만 나의 시야는 다른 곳으로 확보되는데....
이태리 청년들아. 너희는 참 바람직한 존재구나...
그냥 서포터들이 왜 일케 존잘...
특히 회색티 너 내가 애낀다. 거절은 거절한다.
ㅋㅋ.. 아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도촬을 계속 시도했는데 뙇. 뒤돌아보는 순간은 놓쳤네여..
그나저나.. 여긴 엘샤라위 머리가 대세인가봄..
잘생김 청년들 못지않은 훈훈한 가족사진. 저 꼬마애 1초 카카 ㅋ.
이탈리아가 왜 중년간지인가 생각해보니 이태리 아저씨들은 왠만하면 티를 안 입는듯. 꼭 셔츠나 최소 피케티를 즐겨 입으심.
하지만 역시 존잘은 따로 있겠죠?
보누치 오셨세여?
실물로 보니 더 간지였던 피를로.
근데.. 왠지 귀여워.. ㅋㅋ
유베에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테베즈.
피를로와 테베즈 투샷
이탈리아 식수엔 간지가 함유되어 있는듯. 테베즈마저 뭔가 더 멋있어졌숴.
갠적으로 무리뉴의 외모 리즈시절또한 인테르 시절이라 생각합니드.
역시 연습때도 눈감고 하시는 피를로성님
경기시간이 가까워 오자 네임콜링이 시작되는데...
이탈리아 특유의 숨넘어가는 네임콜링 ㅋㅋㅋㅋ.
서브임에도 특별한 밀리토 위엄.
네임콜링후 응원석에선 뭔가 휘장이 내려오더니.
아름다운 카드섹션 완성.
인테르 레전드paolo의 뭔가 20주년을 기념하는 것 같았어요.
당신의 사람이자, ultras이자, 진정한 친구들은 당신을 결코 있지 않을 것입니다. 파올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그리고 흐르는 인테르 응원가~
che solo inter~ 유일한 인테르~
어딘가 서정적이고 찡한 인테르 응원가..
그러나 1분 15초쯤 터지는 대포소리 들리시나여.
유베팬들이 화염대포에 지네 응원가에 방해시작 ㅋㅋ 세리에에 훈훈함 따위는 없다 ㅋㅋㅋㅋㄷㄷ
뭔가 험한 분위기ㅋ와 함께 킥오프.
산들산들 몸푸시는 피를로 성님
무아지경의 어깨돌리기.
포그바. 키엘리니
쾌남 부폰까지.
네임드 유베선수들을 눈앞에서 보니 씐기함과 설렘이~
무엇보다 오늘경기에선 피를로에게 진짜 감탄했어요.
단순히 외모에서 오는 아우라 때문이 아니라
정말 유베의 심장박동이더군요. 피를로의 발끝에서 모든게 조율됐어요.
지느가 피를로 모기버전 붙은게 정말 유베잡는 필수요소였겠다는게 팍팍 실감.
전반은 0-0 경기였지만 스피드 사롸있눼! 45분이 어찌갔는지 모를정도로 재밌었다는.
하프타임에 더욱 응원의 열을 올리는 인테르 응원단.
꼭대기 난간에 까지 붙은 모습이 인상적 ㅎㅎ.
직관가본중에 남성비율이 젤 높은듯했지만. 잘보시면 중간중간 여자도 있긴있긔 ㅋㅋ.
그러다 평형추를 기울인것은 73분 이카르디의 골!
장내 아나운서님 울부짖다가 골로 가시는줄 ㅋㅋㅋ.
하지만 이까ㄹㄹㄹㄹㅡ디이~~~~~~~~~~~~~~~의 이~~~~~가 채 끝나기도 전에
비달의 동점골 ^^;
경기는 그대로 종료~!
인테르팬들도 유베상대로 무캔거라 그런지 그런대로 만족하는 눈치였어요.
경기 끝나고 나오니 블루코발트빛이된 하늘~
산시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하지만 바닥은 안 아름답다.. ㅋ..
경기 끝나고 나오니 바닥의 80%과 유리병과 캔 맥주병, 쓰레기로 뒤덮인.. 맨땅이 없숴 ㅋㅋㅋ..
뭔가 약간은 무질서한 모습이 EPL, 분데스와는 확실히 다르지만, 그렇다고 듣던것 만큼 위험하단 느낌은 아니었어요.
기사엔 칼이나 도끼나 검거된게 보여서 헉하지만
다른 유럽축구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 사람들의 삶의 일부, 가족끼리, 친구끼리 함께하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어리버리 하지않고. 괜히 도발 안하고 길만 또리또리 씩씩하게 잘 걸어가면 괜찮다 생각^^.. 뭐 동양여자애가 혼자 잘 보고왔음 괜찮죠^^
뭔가 날 것같은 생생함과 에너지가 있어서 저는 더 좋았네요.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간 첫 세리에 직관이었는데 전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경기도 스피드있고 클래스 있고 멋졌구요.
세리에가 위험하다 위험하다 해서 좀 기피되는 분위기인데 전 축구팬분들께 한번 추천하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첫댓글 마피아리그 ㄲㅉ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