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강사
금년 1월부터 집사람이 압구정 복지관에서 민요 장구 강사를 하게 되였다.
복지관은 노인들의 집합소다.
이 강사를 하는데도 이력서를 내고 자기소개서를 내고 자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강 인원은 16명 정원으로 되어 있다.
처음 개설인데도 신청인원이 20여명이니 나름대로 인기종목이다.
십여 년 전부터 민요 공부하러 쫓아다니고 계속해서 장구도 배우고 민요 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오더니 아예 민요 강사까지 하게 되었다.
직장을 고만두고 늙어서 소일거리를 찾는다고 이것저것 하다가 민요까지 하게 된 것이다.
퇴직하고 난 후에 참 한 것도 많다.
바느질 한다고 재봉틀 사가지고 자기 옷도 지어 입고 자랑한다.
지금도 해 입으니 명품 옷이 필요 없다.
명리학을 공부한다고 사주팔자를 보아 길거리에서 돗자리 펴고 사주를 볼만한 실력은 된다.
태극권을 한다고 대만까지 가서 외국인 금상도 받아왔다.
중국 공원에서 주민들이 군무를 추는 것 같은 것이 태극권의 일종이다.
자기 본업인 간호는 간호부장을 끝으로 쉬다가 대학 강사 요양보호사 강사로 끝이다.
자식이 학교에 다닐 땐 과외비를 아끼려 자기가 학원에 가서 수학을 공부하고 그 수학을 자식에게 가르쳤다.
내가보기에 잘한 것은 김치와 장 담그는 일이다.
시집올 때엔 김치 담그는 법도 모르고 장 담그는 것은 구경도 못한 모양이다.
직장을 고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시누이한테 김치 담글 때 도와주며 장 담그는 방법을 체득한 후엔 콩으로 메주를 쑤고 간장을 담그는데 지금은 된장이 수준급이다.
김치는 칭찬해 줄만큼 잘 담근다.
며느리에게 장 담그고 김치 담그는 법을 전수해 줄 수 있으니 시어머니 자격을 갖춘 셈이다.
나는 밥 먹을 때 김치 하나만 있으면 불평 없이 잘 먹는다.
집사람이 복지관에 낸 자기 소개서다
자기 소개서
저는 1982년부터 40여년 이상 강남구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1973년 가톨릭의대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 하였습니다.
가톨릭 의대 부속병원인 명동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과 한강성심병원 간호부장으로 근무를 하였습니다.
수원 간호대학 외래교수를 5년 강의를 하였습니다.
2012년부터는 경기민요 장구 태극권을 연마하였습니다.
2018년에는 전통국악 교육지도사 경기민요 1급, 장구 1급을 취득하였습니다.
세계문화예술 경연대회에서 민요부문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태극권은 1단을 취득하였으며 대만 국제대회에서 외국인 금상을 취득하였습니다.
압구정 데이케어쎈타에서 노래봉사를 3년간 하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지금도 복지관에 가서 우리민요와 장구 동아리에서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민요와 장구라면 언제 어디든지 찾아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