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 경매시장이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달 새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0월에는 99.8%로 약세를 보였으나 11월에는 105.2%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12월 들어 또다시 99.5%로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도심 재개발 활성화 기대감에 경매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으나 투자 과열에 따른 기술적인 조정 국면의 성격이 짙다는 게 경매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새해 들어 서울 다세대·연립 낙찰가율 큰 폭 하락
법원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초순 동안 서울지역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 기간(2007년 12월27일~2008년 1월9일) 서울지역에서 경매 진행된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평균 82.4%로 한 달 전(99.5%)보다 무려 17.1% 포인트 빠졌다.
이 기간 경매 진행된 물건은 총 63건으로 이중 43건이 낙찰됐다. 68.3%의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을 기록한 것이다. 평균 응찰자 수도 경매 진행 물건 당 8.8명으로 1개월 전(9.6대 1)보다 물건 당 0.8명 줄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낙찰가율이 내리고 평균 응찰자 수도 감소해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경매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이라고 전했다.
권역별로는 강동·강서권을 제외한 강남·강북·도심권의 낙찰가율이 모두 하락했다. 강동권(강동·광진·동대문·성동·중랑구) 낙찰가율은 104.4%로 1개월 전(92.0%)보다 12.4% 포인트 올랐다. 강서권(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구)도 낙찰가율이 106.9%로 한 달 전(104.4%)보다 2.5%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낙찰가율은 71.8%로 1개월 전(94.4%)보다 무려 22.6% 포인트나 떨어졌다. 강북권(강북·노원·도봉·성북·은평구)도 낙찰가율이 88.1%로 한 달 전(101.3%)보다 13.2% 포인트 빠졌다. 도심권(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구) 역시 낙찰가율이 93.5%로 1개월 전 98.4%보다 4.9% 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마포·송파구 등 개발 재료를 안고 있는 곳에서는 여전히 높은 경쟁률과 함께 고가 낙찰 사례도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마포구 창전동 애플그린빌라(디세대) 지하 층(전용면적 28㎡, 대지지분 15㎡)의 경우 20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4500만원)의 178%에 해당하는 8021만원에 낙찰됐다.
올 1월 7일 경매로 나온 송파구 거여동 삼보빌라(다세대) 1층(전용면적 47㎡, 대지지분 26㎡)은 37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1억500만원)의 164%인 1억718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서울 빌라의 평균 낙찰가율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뉴타운·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낙찰가율과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빌라는 지역 따라 등락 엇갈려
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지역에 따라 등락이 엇갈렸다. 경기지역은 낙찰가율이 하락한 반면 재개발 호재를 많이 안고 있는 인천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렇다고 경기지역 낙찰가율이 높지 않다는 게 아니다. 평균 낙찰가율이 110%대를 넘는다.
이번 조시기간 동안 경기지역에서 경매 진행된 연립·다세대 주택은 총 131건으로 이 중 105건이 낙찰됐다.(낙찰률 80.2%). 낙찰가율은 114.9%로 1개월 전(118.5%)보다 3.6% 포인트 내렸다. 평균 경쟁률도 6대 1로 한 달 전(6.4대 1)보다 물건당 0.4명이 줄었다.
반면 수도권 5개 신도시는 낙찰가율이 123.9%로 1개월 전(107.4%)보다 무려 16.5% 포인트나 뛰었다.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당 5.1명으로 1개월 전(8.6대 1)보다 3.5명이 줄었다.
인천지역에서 같은 기간 경매 진행된 연립·다세대주택은 총 45건으로 이 중 44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이 무려 97.8%를 기록했다. 경매로 나온 물건은 거의 다 팔려나간 것이다. 낙찰가율도 120.2%로 1개월 전(116%)보다 4.2% 포인트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당 9.6명으로 한 달 전보다 0.3명 줄었다.
지난해 12월 28일 인천법원에서 경매 진행된 인천 서구 가좌동 풍덕주택(다세대) 1층(전용면적 36㎡, 대지지분 21㎡)의 경우 11명이 응찰해 감정가(2100만원)의 246%에 해당하는 5156만원에 낙찰됐다. 또 올 1월 7일 경매에 부쳐진 인천 부평구 십정동 홍실빌라(다세대) 2층(전용면적 47㎡, 대지지분 29㎡)은 6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5000만원)의 2배가 넘는 1억56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메트로컨설팅 윤재호 사장은 “투자금이 1억원 미만의 소형 주택이거나 재개발·뉴타운 등 개발 재료를 안고 있는 물건에는 응찰자들이 몰려 감정가보다 훨씬 높게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강서권 제외하곤 모두 상승세
빌라 경매시장과는 달리 아파트 경매시장에는 연초부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일반 매매시장에서 아파트값이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자 아파트 낙찰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오름세다. 한 달 전 하락세를 보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차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하면서 향후 집값 상승을 점치는 투자자들과 청약가점제에서 불리한 젊은 층 등 내집 마련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많이 유입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강은 팀장은 “향후 집값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서 저평가된 아파트를 낚으려고 달려들면서 고가 낙찰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기간 동안 서울지역에서 경매 진행된 아파트 낙찰가율은 87.2%로 1개월 전(86.1)보다 1.1% 포인트 올랐다. 경매 진행된 아파트는 총 102건으로 이 중 43건이 낙찰됐다. 42.2%의 낙찰률을 기록한 것이다. 평균 응찰자 수는 경매 진행 물건 당 5.3명으로 1개월 전(5.8대 1)보다 물건 당 0.5명이 줄었다.
권역별로는 강서권을 제외하곤 모두 상승했다. 강남권 낙찰가율은 85.0%로 1개월 전 82.7%보다 2.3% 포인트 올랐다. 강동권도 92.1%로 한 달 전 84.4%보다 7.7% 포인트 상승했다. 강북권 역시 92.3%로 1개월 전 86.7%보다 5.6% 포인트 뛰었다. 도심권도 93.2%로 1개월 전 87.4%보다 5.8% 포인트 상승했다.
산하 강은현 실장은 “주택 수요자들이 가격이 싸면서도 개발 재료도 안고 있는 지역의 소형 아파트를 많이 찾으면서 낙찰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서권 낙찰가율은 86.8%로 1개월 전과 변동이 없었다. 이처럼 서울지역의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새 정부가 용적률 상향 조정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양도세·종부세 등 세율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인 상당 부분 반영된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신도시 아파트는 내리고, 인천은 오르고
서울과는 달리 경기지역은 아파트 낙찰가율이 하락했다. 조사 기간 동안 이 지역에서 경매된 아파트 수는 총 262건으로 이 중 116건이 낙찰됐다.(낙찰률 43.3%). 아파트 낙찰가율은 83.8%로 1개월 전의 84.5%보다 0.7% 포인트 내렸다.
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 경매 진행된 아파트는 총 46건으로 이 중 20건이 낙찰됐다. 43.5%의 낙찰률을 기록한 것이다. 아파트 낙찰가율은 81.4%로 1개월 전(82.8%)보다 1.4% 포인트 빠졌다. 반면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 당 8.5명으로 한 달 전(5.1대 1)보다 3.4명 늘었다.
인천지역은 아파트 낙찰가율이 99.8%로 한 달 전(97.8%)보다 2.0% 포인트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도 물건당 8.5명으로 1개월 전(7.9대 1)보다 0.6명이 늘었다. 낙찰률은 70.2%로, 경매 진행된 47건 중 33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