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후기.

[달소래]

오늘에서야 청계산 후기를 마무리 하는 것 같다.

*뒤에 올 사람들을 기다리면, 이수봉에서.

집에서는 딸내미 컴 쓴다고 해서 못쓰고,
오늘은 비오는 날이니 시간도 많고……

-청계산 후기-

어제 먹은 술이 아직도 깨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현상을 작취미성 이라고 하던가???
일어나기 싫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수를 하니 그래도 정신이 좀 든다.
어제 테니스 장에서 술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안주가 남쪽에서 배달 된 홍어와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아 얇게 썰어 놓은 보쌈고기에 새큼한 묵은 김치였으니 홍어음식으로는 궁합이 딱 맞는 요리이기에 마구 먹어댔던 것이 오늘 아침까지 배도 고프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오는 두 달만의 인덕원, 과천길이 아름답다.
갓 돋아난 새싹들의 연녹색과 소나무의 진 녹색 어울림은 하나의 자연 모자이크화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차창의 경치도 잠시 뿐, 어제 먹은 술에 한 시간을 넘게 차를 타다 보니 눈까풀은 내려오고 고개도 끄덕끄덕, 내릴 곳인 양재 꽃 시장을 지나쳐 양재역까지 왔다.
양재역에서 78-1번을 타니 오히려 자리가 있다.
이렇게 종점까지 편안히 왔다.

*서울동성고44회 친구들, 길이 엇갈려서 한사람도 못 봤지만 힘 좋은 사람들이랍니다. ^.*

오늘 산행은 원래 2팀이 합치기로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3팀의 합동산행이 되었다.
한 팀은 서울동성고 동창산악팀과 4050 산과음악사랑팀, 그리고 청계산악회팀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동창 친구들이 먼저 와 있었다.
제일 먼저 온 회원 전화는 모모님이다. 산에 온 사람이 너무 많아 찾기가 힘들다 고 했더니 모자를 흔들고 있는다고 한다. 알고 보니 바로 옆에서 모자를 흔들고 있지않는가…, 정말 등잔 밑이 어둡다.
다음은 ks99님의 전화가 왔다.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걸어서 금방 찾았다.
그러자 흑장미님 한테서 전화가 왔다. 올라가는 길에 굴다리에서 기다린단다.

*집에서 보면 난리 나겠넹, 난 책임 못져요........^^

전화를 끊고 나니 이번에는 김교자님 한테서 전화가 왔다. 주위에 전화를 들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금방 눈에 띄었다. 김교자님은 청송님이 같이 있었다. 김교자님은 지난번 북한산행에 같이 갔던 분이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며칠 전 온다고 전화를 준 나무님의 전화가 없다. 인천에서 오려면 7시에는 출발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못 온다고 전화라도 왔으면 좋을 텐데….
동창들도 온 다는 사람이 아직 안온 것 같다.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어 동창인 ㈜청솔님에게 먼저 출발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출발을 했다.

*절 옆 유체꽃에서 단체사진. 친구들까지 모였으면 사람이 많아서 찍지도 못했을 것 같네요? 누가 제일 잘 나왔지요?

굴다리를 지나자 김교자님 먼저 앞서 나가며 누군가를 보고 손을 흔들어 댄다. 난 아무리 봐도 아는 사람이 없는데, 눈도 밝다. 이제 보니 저쪽에 남자 둘과 여자 둘이 서 있었다. 난 여자들만 있는 줄 알고 두리번거렸으니……
흑장미님이 청계산악회원들과 같이 있었다. 큰 키의 남성미 넘치는 송재화님과 청계산악회의 총무인 박우곤님은 너무도 대조적인 것 같아서 인상적이다.
뒤에 오는 일행이 있어서 묵사발집 앞으로 가자고 했으나 그 쪽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간다고 하여 우리 일행은 옛골순두부 집 앞으로 방향을 잡았다.
뒤에 오는 일행도 이수봉 정상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유일한 송재화씨 부부, 어깨의 손이 다정스럽습니다. 그런데, 티내는 것 아니유?? ^^/font>

지난 얘기지만 묵사발집 앞에서 여러 사람과 같이 출발 했으면 좋은 만남이 되었을 것이다.

이 코스는 청계산을 오를 때, 몇 번 올랐던 코스이다.
조금 오르고 나니 벌써부터 땀이 비오듯 한다. 오늘 아침도 변변히 먹고 오지 못해서 인지 더욱 힘이 드는 것 같았다.
중턱쯤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앞서가는 청계산악회팀을 불러 쉬어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조금만 더 가자고 하며, 쉬기에 좋은 장소를 찾아 배낭을 푼다.
청계산악회원은 역시 청계산의 쉼터까지도 많이 올라 잘 아는 것 같았다.
쉬면서 먹는 과일이 일품이다. 사과와 참외가 꿀 맛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누가 가져왔는지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꼭 후기에 꼭 명시를 하겠습니다. ^.^**

*김교자님의 멋진 포즈, 친구분들에게 제주도 갔다왔다고 해도 믿을 것 같네요

나도 산에 올 때 과일을 가지고 온다고 마음 먹어도 허둥대다 보면 항상 잊어 버리거든요. 오늘도 사진기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깜박하고 그냥 왔답니다. 다음부터는 전날 배낭에 다음날 가져갈 것을 꼭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르면서 후미에 오는 동창들과 통화를 해보았다.
어디쯤 오느냐고 물은 내가 잘못이지만,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내려가는 중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 팀이 빠른 것 같았다. 한시간을 넘게 걸었을까? 벌써 이수봉에 도착했다. 후미의 동창들과 전화를 해도 통화가 되지않는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어찌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동창들이 지금쯤 올라올만한 코스로 오던 길로 다시 가자고 했다.

*옥희님, 라이방이 딱 어울립니다. 청계산에 오신분 유채꽃모델 선발대회 열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청계산악회팀은 ‘산 타는 사람이 높지도 않은 산을 오던 길로 다시 가요’라고 하는 것 같았고, 만날 사람이 있다며 매봉으로 돌아서 점심 예약한 옛골 순두부집으로 온다고 한다.
그래서 나와 모모님, ks99님 세 사람은 묵사발집에서 이수봉 올라오는 길을 역으로 내려갔다. 20여분을 걸어 내려와도 동창들이 보이질 않는다. 반쯤 내려 와서 전화통화가 되어 확인해보니 지금 내려가는 중이란다.
‘어!! 그럼, 이수봉을 안 들렀나?’ 깜짝 놀라 물어보니 매봉 코스로 갔다고 한다.
‘아뿔싸!!’ 밑에서 올라올 때, 코스를 확인하지 않고 올라왔던 내가 잘못이다.
‘그럼 할 수 없지. 옛골 순두부집에서 만나자.’하고 전화를 끊고 걸음을 재촉했다.
이번 산행은 출발부터 이상하더니 역시 계획대로 되질 않는다.

*음식점에서 대화에 빠져 사진찍는 줄도 몰랐네요? 헌데 사진이 너무 어둡네요?

내려오는 산길이 좋다.
600미터도 되지 않는 산이지만 계곡의 물이 많아 시간만 있으면 발을 담그고 시원한 물로 씻고 싶다. 몇 번 청계산을 왔지만 지금 내려오는 이 길은 처음인 것 같다.

옛골순두부 집에 도착했다.
먼저 온 친구들이 방에 자리를 잡아 놓았다. 친구들은 벌써 음식이 나와 먹고 있었다. 우리는 시원한 막걸리에 타는 목을 적시고 두부김치로 허기를 메웠다. 남자들 세 명 이라서 그저 몸들만 왔기 때문에 내려오면서 간식을 하지 못했다.
옆 상에 자리한 친구들은 벌써 술이 얼큰해져서 목소리가 커졌다.
동창들도 우리 카페에 들어온 사람이 있다 보니 전에 북한산 후기에 나온 ‘미스 황’이 왜 안 오느냐고 물어보며 관심이 많다.
“자식들 ‘미스’란 말이 들어가니 궁금한가 보지?”
“너희들 ‘미스’황 보지 않고 가면 후회한다?”
하고 말했지만, 40분이 되어도 ‘미스 황’팀은 오지 않았다.

*청계산이 야생화,

우리 친구들도 같이 인사를 시켜주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기회가 없는 것 같았다. 다음 달부터 우리 산과음악사랑 정기 산행모임을 청계산에서 매달 4째 주 일요일로 해야만 할 것 같다.
먹을 술도 없다면서 친구들이 일어선다. 아홉 명이 되는 인원이 빠져나가니 갑자기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

친구들이 가고 20분 정도 되었을까? 나머지 6명에 옥희님까지 7명이 합류해서 돌아왔다. 나머지 미루었던 음식도 나왔다. 우리보다 2시간은 더 걸었는데, 생생해 보인다. 누가 또 온다고 한다. 알고 보니 남시천님이 왔다. 그런데, 웬 입에 마스크를 하고 끝에 앉는다.
“우리나라에 싸스가 상륙했나?”

*옛골 순두부집에서 배불리 술 한 잔을 먹고 나서.., 헌데 ks님은 쌩쌩한데 내얼굴은 홍당무? 술은 혼자 먹은 것 같네요??,

그럴리야 없겠지만 마스크만 쓴 사람은 그렇게 보인다.
알고 보니 앞 이빨을 빼서 보기 흉해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 한다. 그런데, 옥희님의 남시천님을 보고 무슨 사연이 있는지 계속 웃어댄다.
“본인은 이빨 빼서 불편하고 아풀텐데, 뭐가 우스워요?”하고 송재화님이 말해도 막무가내다. 다시 한번 남시천님의 얼굴을 보고 배를 쥔다.
“정말 배꼽 잃어버리겠네….”
무엇을 연상하는 것 같다. 이빨만 보면 그저 웃는다.
나중에서 안 사실이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연상되어서 웃었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에 그리 재미나 하나요? 알고싶다?...

한 멋지게 생긴 할아버지와 젊은 여자가 여관에 들어갔다.
‘할아버지가 젊은 여자를…’하며 세다고 생각한 여관주인이 방 앞을 지나다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었다.
‘아~~야~~야~~’
소리가 이상해서 주인만이 보는 틈으로 엿보니 믿어지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빠진 이빨에 젖꼭지가 끼어 빠지지 않아 운동하던 중에 아파서 소리치는 소리였던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점잖은 ks99님이 웃지도 않고 들려준 이야기이다.
유모어는 유모어를 낳는 가보다.
송재화님이 이번에는 아줌마 이야기라면서 말을 한다.

*흐드러진 봄의 자태.

아줌마 모임에서 어느 아줌마 푸념하는 소리….
“앞산의 딱따구리는 그 딱딱한 나무도 “딱딱딱” 구멍을 잘도 파는데, 우리집 문둥이는 파져 있는 구멍도 못판데예~~~”
라고 푸념하더랍니다.

유모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한바탕 웃었다.
늦게 합류한 옥희님은 기분이 좋은지 소주도 잘도 먹는다. 청송님도 역시 기분이 좋은지 대여섯 잔은 먹는 것 같았다. 나도 나오면서 거울을 보니 술은 혼자 다 먹은 것처럼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 있었다.

나오는 길에 유채꽃이 있다는 절에 들렀다.
제주도처럼 넓지는 않지만 절 옆에 노란 유채밭이 아름답습니다.
주변의 경치가 연분홍 진달래꽃도 피어있어 사진 찍기에는 아주 좋은 장소였다.

*청계산 만경대.

물론 단체사진도 박고, 유채꽃 속의 모델도 되었다. 아마도 옆의 사진을 보면 자기도 이런 곳에서 독사진 한번 박고 싶은 생각, 아니 사랑하는 사람과 박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아!!! , 박지 말고 찍어야 한다고 써야 하나요? ^^

어쨋튼 어디를 가고 나면 기억은 흐려지고 사진은 남는 것….
유채꽃 사진은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니 다른 사람에게 자랑도 하고 오래 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고맙고요….
다음에 또 기억에 남는 산행할 수 있도록 기대합니다.

[주인공]

ㅎㅎㅎ 아이고 달소래님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안가도 간것처럼 생각이 들정도로요 항상 고맙습니다

[청송]

산오르다 먹은 참외는 제가 가지고 간것이구요 사과는 흑장님께서 가지고 간것입니다.반가웠고요 즐거웠습니다.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박우곤]

달소래님 ! 감칠맛과 현장감이 솔솔 뭇어나는 산행기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그날 무척 반가웠고 앞으로도 잦은 만남을 기원합니다.

[모모]

옛말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진사람이 많다고했습니다 산이 인간의 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을보니 그 위대함은 표현이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