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U-20 여자월드컵 북한전은 생중계 우리경기는 녹화증계

[김종일]

도대체 우리 나라엔 잘못된 상식이 왜 이리 많습니까?

오늘부터 일본에서 시작된 U-20 여자 월드컵, 2년 전인 2010년 지소연 선수를 주축으로 한 우리 팀이 3위에 올랐고 그 뒤를 이어 여민지 선수를 주축으로 한 U-17 여자 축구 팀이 FIFA 주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그것도 일본을 결승 상대로 맞아 승리해 우승했을 때는 그리도 칭찬하고 향후 지원을 소리 높여 떠들고  각종 방송에 출연시키던 방송사들이 이번 대회는 거의 보이콧 수준이네요.

자 예선 경기 중계 일정을 살펴 볼까요?

지난 2010년 U-17 월드컵 우승의 주역 여민지 선수가 주축이 된 우리 팀은 B조에서 나이지리아, 브라질, 이태리를 만났는데 솔직히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긴 합니다.

하지만 말이죠 위 표를 보시면 북한의 세 경기는 생중계, 우리의 세 경기는 새벽 녹화입니다. 이거 어느 나라 방송사인가요?

물론 경기 일정 상 일요일에 두 경기를 한다는 것 때문에 SBS의 주판알은 그렇게 돌아갔겠지만 공중파는 몰라도 케이블로는 생중계가 되어야 마땅했다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대회가 올림픽 축구의 동메달 획득 직후 열리고, 일본 축구협회가 욱일승천기 지참 금지 조치를 철회한데다 8강전에서 일본을 만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방송사도 축구협회도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고 봅니다. 

왜 우리 대표 경기를 유로스포츠로 봐야 했나요?

우리 팀은 아시아 예선에서 4위여서 출전권이 없다가 원래 개최하기로 했던 우즈베키스탄이 문제가 생겨 일본으로 주최지가 바뀌면서 출전하게 되었는데 여민지 선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전반 32분 경 교체되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2010 U-17 월드컵에서 우리와 8강전에서 대결 연장 끝에 6-5로 이긴 상대답게 만만치 않았습니다. 경지 초반 여민지 선수에게 좋은 찬스가 났으나 아쉽게 살리지 못한 이후 우리 팀은 나이지리아의 피지컬 풋볼에 중원에서 밀려 특유의 스피드와 공간 활용을 하지 못했고 15분 경 수비 실수로 볼을 뺏긴 후 문전 크로스를 주어 1실점했고 후반전 프리 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또 실점해 2-0으로 패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의 경기력보다 우리는 2010년 바로 2년 전 이 선수들의 클래스에서, 또 이번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는 U-17 선수들의 쾌거에서 행복해 할 때를 기억합니다.

당시 저도 청와대가 이들에게 밥 사주고 ?내지 말고 실질적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썼고 많은 방송사들이 여자 축구 스토리를 말하고 지원 대책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들을 칭찬하던 방송사는 이렇게 침묵하며 우리 경기는 주말에 잡혔다고 녹화 중계, 오히려 북한 경기는 생중계합니다.

올림픽 열기와 그 이후 박종우 선수 건으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출국했던 우리 여자 선수들은 지금 상당히 우리 선수단에 대한 분위기가 안 좋을 일본에서 경기를 외롭게 하고 있는데 축구협회(뭐 기대하시는 분은 없겠으나)는 자기 발등의 불도 못 끄고 있고 방송사도 이렇게 헛발질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내는 시청료와 광고료로 방송하는 곳은 분명 대한민국 방송사이고 대한민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방송해야 할 것입니다.

참 씁쓸한, 천박한 자본주의를 목도하는 주말입니다. 축협과 체육회 회장의 무지몽매만 해도 잠이 안 올 지경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