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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小景 |
<이은주의 포토에세이>여름이야기 / 글.그림 이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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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이발관 부부이야기 |
연꽃마을 <마을신문 자연> 어린이기자단이 본 '사람사는 이야기' / 오진경 어린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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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해신탕' 먹고 기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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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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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번에는 '해신탕' 한 번 해보세요. 축구선수들도 보양식으로 해신탕을 많이 먹는데요."
해신탕은 얼마 전 TV에서 방영하는 요리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적이 있었다. 아들도 그것을 보더니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며칠 전, 남편이 "요즘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없다"면서 "토요일에는 삼계탕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웬만해서는 무엇을 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아닌데, 요 며칠 부쩍 더운날씨에 많이 지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전복삼계탕이나 끓여주려고 했다. 그런데 아들 말을 들으니, 해신탕도 좋을 것 같았다.
방송에서 소개된 바에 의하면 바다 신들이 즐겨먹는 보양식이라 하여 '해신탕'혹은 '용궁해신탕'이라고도 한단다. 해신탕이란 말만 들어도 느낌이 팍팍 오는 것이 기운이 나는 것도 같다. 하여 주말 오전부터 해신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재료준비: 닭, 전복, 낙지, 마늘, 대추, 찹쌀
닭을 깨끗이 손질하고 그 속에 불린 찹쌀을 넣었다. 속까지 푹~ 익어야 하기에 닭과 마늘, 대추는 1차로 압력솥에 끓였다. 압력솥에 끓인 후 폭이 넓은 냄비에 옮겨 전복을 넣고 끓였다. 전복은 살아 움직이는 아주 싱싱한 것으로 사왔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전복은 깨끗이 손질해서 내장까지 모두 먹는다.
낙지는 밀가루와 소금을 뿌린 후 힘껏 문질러준다. 소금만 넣고 문질러주면 낙지가 질겨질 수도 있다. 밀가루를 함께 넣고 문지른 후 흐르는 물에 잘 씻어주면 뽀얗고 깨끗해진 낙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부터 낙지를 넣고 끓이면 낙지가 질겨진다. 때문에 낙지는 먹기 직전 바로 넣고 끓여주면 연하고 부드러운 낙지를 맛볼 수 있다.
아들은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해신탕을 보면서 "엄마 냄새 좋다"며 입맛을 다신다. 나도 완성되어 가는 해신탕을 보고 있으니, 그걸 먹고 나면 지친 몸에 기운이 불끈불끈 �아 날 것만 같았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전복삼계탕은 보양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거기에 쓰러져가는 소도 일으킨다는 낙지를 넣었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듯하다.
해신탕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부추·양파겉절이를 했다. 부추와 양파에 소금, 설탕, 식초, 멸치젓 아주 조금 넣고 살짝 무쳤다. 새콤달콤한 것이 입맛을 돌게 한다.
남편은 해신탕을 보더니 "삼계탕에 웬 낙지가 다 들어가 있어?"라고 한다. 내가 "이게 몸에 아주 좋다는 해신탕이라는 거야"라고 하자,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바로 해신탕"하며 먹기 바쁘다.
남편은 배가 많이 고프거나 음식이 입에 맞으면 먹는 동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그날도 해신탕 한 그릇을 비우는 동안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내가 "맛이 어때?"하고 물어도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릇을 비우고 닭죽을 내놓자 배가 부르다면서도 그것도 한 그릇 뚝딱 비워낸다. 그제야 "오늘 진짜 잘 먹었다, 이제야 살 것 같다"라고 한다.
아들도 점심을 늦게 먹어 아주 조금만 달라고 하더니 약병아리 한 마리를 깨끗이 비워냈다.
해신탕 준비하느라 마트로 시장으로 다녔던 긴 하루가 짧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남편은 아침밥을 안 먹겠다고 했다. 전날 너무 잘 먹어서 밥 생각이 없단다. 용궁해신탕먹고 벌써 기운을 차린건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