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 7일(목), 금년 들어 두 번째 모임 날입니다. 엊그제 경칩도 지나고 나니 이제 제법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네요. 한낮에는 영상 6~7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벌써 남녘에는 동백, 매화, 산수유 등 꽃소식이 전해 옵니다. 아파트 화단에는 벌써 회양목이 꽃을 피웠네요. 서울 지역에선 동백이나 매화, 산수유보다도 훨씬 먼저 핍니다. 크기가 작고, 꽃 색깔이 이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눈에도 잘 띄지 않지만 벌들에게는 생명수와 같은 꽃입니다. 이맘 때 동면에서 깨어난 벌들이 먹이를 찾을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핀 꽃이 없으니...세상은 참 재미있습니다. 못생겼어도, 알아주지 않아도 제 할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회양목처럼...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박영철부부, 백기봉, 오세익부부, 오승용부부, 이경한, 이동철, 이인성, 황종구, 허문열선배님, 이렇게 12분입니다. 김종수부부와 조경삼부부가 태국으로 골프 원정을 가셨으니 오실 분들은 다 오신 겁니다. 먼저 오신 황종구+허문열 vs 오세익부부가 먼저 한 게임을 시작했는데 허선배님이 절구통 같은 허벅지와 철근 같은 팔뚝을 휘두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셨지만 오세익부부의 상대는 되지 못했지요. 땀만 삐직삐직 흘리시고...ㅎㅎ. 오세익은 요새 물이 제대로 올랐습니다. 잘 지질 않아요. 김H씨도 국화부(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 동호인) 베테랑입니다.
<오늘 참석자 > < 한O경+이동철 vs 오승용+이경한 >
이어서 한O경+이동철 vs 오승용+이경한의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한O경 조가 이겼습니다. 이동철은 왕년의 서테회 에이스답게 강력한 스트로크와 빠른 주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합니다. 한여사도 전위에서 발리로 상대방의 좌우를 공격하여 점수를 뽑아냅니다. 오승용이 최근 급 발전한 서비스, 스트로크, 발리 등 기량을 발휘하고 이경한이 학다리 서비스를 꽂아 넣었지만 게임을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먼저 게임을 끝낸 황+허 vs 오세익부부가 다시 한 게임을 끝낼 무렵 백제독이 도착했습니다. 백제독은 요새 정치 바람이 들었는지 모 국회의원 후원회에 가서 점심 잘 얻어먹고 술도 한 잔 걸치고 왔습니다. 오자마자 만만한 이경한을 붙잡고 단식 도전을 했는데 갑자기 우박이 쏟아집니다. 처음에는 싸락눈 같이 오다가 금방 소나기로 변해 코트를 물바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열대지방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squall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예보는 오후 늦게부터 소량 온다고 해서 오늘 모임을 강행했는데 3시 조금 넘어서부터 왕창 쏟아져 오늘 일정을 모두 망쳐 버렸습니다. 이인성 박사는 오다가 돌아간다고 전화하였으나 오세익 회장의 간곡한 요청으로 빗속을 뚫고 코트장에 왔습니다. 락카룸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을 쳐다보며 생강차, 율무차, 쿠키, 바나나 등을 먹는 것도 운치가 있네요. 비는 왔지만 먼저 오신 분들은 2 게임을 했고 조금 늦게 오신 분들도 한 게임은 했으니 생짜로 망친 것은 아닙니다. 친구들 만나 웃고 떠들며 희희낙락 하니 스트레스 날라 가고 엔돌핀이 막 솟아납니다. 한 30분 지나니 비가 잦아듭니다. 딱 운동 못할 만큼 오고 그칩니다. 욕도 못하고...
< 비 그친 후 짐 싸들고 기소야로 Go Go >
짐 싸들고 기소야로 갔습니다. 좀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한 것이지요. 우리가 주로 먹는 메뉴는 돈까스알밥정식, 연어덮밥, 생선까스정식, 알밥, 회덮밥, 알탕 등입니다. 이 집은 우리가 오래 전부터 단골로 오던 집이라 술을 사와도 양해해 줍니다. 백제독이 의례 24시간 편의점에서 4캔에 12,000원 짜리 캔맥주를 사갖고 옵니다. 술값이 많이 save되지요. 아, 예의상 소주 한 병은 그 집에서 시킵니다. 식사 시간은 원래 떠들썩하지요. 웃고 떠들고, 야지 놓고... 이러는 동안 스트레스는 다 날라 가고 6대 행복물질(엔돌핀, 도파민, 옥시토신, 세라토닌, 멜라토닌, CCK)이 쏟아집니다. 이 물질들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서 만성염증과 암세포를 제어하고, 우울증과 불면증 등을 날려 보내는 효과가 있지요.
이번부터 식대 계산은 테이블 별로 1/n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주류, 비주류 문제도 해결됩니다. 오늘처럼 부부가 같이 앉는 경우 남편이 2인분을 내고, 여학생들만 따로 앉는 경우에는 회비에서 내겠습니다. 이의 있으시면 다음 모임에서 더 좋은 방안을 찾아봅시다. 한참 먹는 도중에 박영철 목사님이 오겠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정기검진을 마치고 늦게라도 친구 얼굴 한번 보겠다고 오는 거지요. 얼마나 반갑습니까? 그러나 찻길이 막혀 식사를 같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오승용 전 회장님께서 테니스공 한 박스(36캔)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작년 총동창 테니스대회 때 찬조를 한 답례로 총동창 테니스회장이 주셨답니다. 현재 이월된 공도 13캔이나 있으니 금년은 공 안사도 될 것 같습니다. 아껴 쓰면 차기 회장(백제독)에게로 이월될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 모임은 3월 14일(목) 오후 2:00입니다. 이번에는 날씨가 좋기를 기원해 봅니다.
Good Night!!
첫댓글 테니스는어깨 수술했어도 팔팔한 체력으로 잘 치고 모임 후기도 좋은 기억력으로 재미있게 쓰니 올 한해는 오회장 부부 덕분에
마음 놓고 즐길 일만 남았네요. 감사합니다. 왕년의 체력과 기량을 되찾을 수 있다면 내 얘기도 많이 등장 할 텐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