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좀 안되게 버스 앞에 도착하니 사무장님이 먼저 와 계신다. 차에 물건을 내리고 주차한 후에 버스 탑승을 해 보니 많은 회원님들이 벌써 착석해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버스 기사님과 목적지와 식사 장소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자니 버스 안으로 민재가 상자를 하나 들고 들어온다. 분명, 선약으로 오늘 대회 참가를 못한다고 했는데, 미참자 배번으로 뛰려고 왔나? 하고 생각하는데 상자안에 따뜻한 백설기를 내밀며 간식으로 먹으며 출발하란다. 아침 일찍 떡집에서 따뜻한 떡을 찾아온 모양이다. 떡보다 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몇 년 전인가? 야유회 출발 전 장대규 회원이 갑자기 나타나 따뜻한 꿀떡을 두 상자나 갖고 와서 먹으며 가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6시20분, 예정대로 음성 종합운동장을 향해 버스는 출발했다. 가는 길에 무극 휴게소를 들려 커피를 한잔 하려 했으나 휴게소 상점들이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운영을 하지 않아 못 마시고 화장실만 잠깐 들려 다시 출발. 도착지점 다다르기 전부터 꽹과리 소리와 나팔소리등 희미한 함성이 들려오고 도로 곳곳에는 운동복 차림의 마라토너들이 이리저리 삼삼오오 돌아다니고 있다.
음성 종합운동장 내에는 벌써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다. 현창이형님의 도움으로 헐레부스에 짐을 옮긴 후 다들 배번을 달고 유니폼으로 갈아 입니다. 지방대회라 별 기대를 않했는데 규모나 행사준비 대회분위기 등이 생각보다 웅장하고 한껏 들떠 있어 잘 준비된 모양새다. 이번이 18회이고 참가인원이 8천명 정도 된다고 하니 지역대회 치고는 상당한 규모인 듯하다.
차동주 코치님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단체사진을 찍은 후 파이팅을 힘껏 외치며 출발선으로 다가가 본다. 유용모,나인영,박병우,김태술,이창수,박민수,박인중,장병희님등이 같이 앞쪽으로 집결해 있다. 좌측 상단 VIP 석의 음성군수가 헐레벌떡 하님시 이헌재 시장님등을 이야기 하면서 환영을 해주신다. 군수님 옆으로 반기문 전 UN총장님이 계셔 악수도 청해본다. 옆에 있던 박병우 형님이 임춘애 선수를 가리키며 자기와 잘 아는 사이라고 한다. 맞다 예전에 몇 번 병우형님이 자랑삼아 이야기 해주던 기억이 떠오른다. 출발 전 병우형이 임춘애 선수에게 아는 척을 하자 임춘애 선수가 놀라며 반색을 하고 반겨준다. 추후에 들은 이야기인데, 그날 저녁 전화 통화로 1시간가량을 떠들었다고 한다. 처음 마라톤을 할 때 임춘애 선수가 코칭을 해주며 사제지간으로 만난 사이인데, 술친구처럼 엄청 친했다고.... 헐레에는 이봉주 선배도 있고 임춘애 제자도 있고....
출발이다. 앞쪽으로 용모형이 나선수를 데리고 나가고 옆으로 태술형이 바짝붙고 그뒤로 창수씨와 병우형이 뒤따라 간다. 그 뒤로 인중이형과 나 그리고 민수가 같이 간다. 2키로가 지나면서 앞에 무리와 다소 차이가 나고 민수가 부담 갖지 말고 각자 페이스로 가자고 한다. 몸이 좀 풀리는 것 같아 속도를 내보려 앞으로 나가본다. 계속해서 언덕이다. 순간 숨이 턱 막히면서 빨리 뛰기가 힘들다. 어차피 몸도 완벽치 않으니 포기하고 천천히 언덕을 오른다. 그냥 5분 페이스 정도로 계속 뛰기로 작정하니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대회 참가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 언덕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정말 하프코스의 반은 오르막이고 반은 내리막이다. 평지를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하프 반환점을 얼마 남겨놓고 선두 그룹이 보인다. 여자 선두가 많이 보던 분이다. 가끔 하종운에서 운동하면서 일면식이 있던 분인데 워낙 빠르고 폼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다. 그다음 2위 여자분이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며 언덕을 올라오시고 그 뒤로 용모형과 여자 3위 나선수 그리고 태술형이 삼각편대를 이뤄서 온다. 또 바로 뒤쪽으로 창수씨와 병우형이 온다. 내리막길이라 호흡이 편해서 크게 파이팅을 외쳐준다. 정말 보기 좋다. 용모형이 인영씨를 에스코트 해주듯 데리고 뛰는 것도 그렇고 그 앞으로 태술형이 호위무사처럼 멋진 몸매로 약간 앞서 뛰는 것도 그렇고. 병우형은 창수씨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면서 같이 뛰는 것도 그렇고 너무 보기 좋고 멋진 헐레 모습이다. 나중에 이분들이 헐레의 대표 A조를 만들어 같이 뛰면 기록도 단축되고 서로 시너지도 생기면서 새로운 써브-3 주자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반환점을 지나 계속 오르막에 땡볕 더위다. 16키로 지점을 통과하니 언덕 끝. 이젠 계속 내리막이다. 신나게 내리막을 내려오다 보니 부상 부위에 다시 통증이 느껴진다. 어차피 기록은 포기 했으니 다시 천천히 뛰다보니 배석형님이 달리고 계신다. 형님을 지나고 도착 2키로 정도를 남겨놓은 지점에 용국형님이 계신다. 아마도 회원들 사진을 찍어 주시기 위해 일부러 기다려 주시는 듯 하다. 옆을 지나가면서 살짝 스마일~~ 파이팅도 외쳐 주시고. 이젠 다 왔다. 골인~~~.
대단한 나인영 1시간 36분, 여자 3위로 입상했다. 그간 계속된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도 못하고 자세 교정 기간이라 스피드도 제대로 못 냈었는데. 역시 그 친구 안에는 숨겨진 거인이 있기는 한가보다. 헐레벌떡도 단체 참가상 5위를 받았다.
시상식 참석으로 계획보다 1시간여 늦게 점심이 시작 되었다. 김서봉 회원님이 추천해 주신 식당으로 집결. 삼겹살과 함께 사무장님이 챙겨오신 도척면 막걸리로 다 같이 맛난 점심 식사 후에 하남으로 출발! 서봉형님, 식당 맛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버스가 고속도로로 접어들자마자 버스 안 스피커는 최대 출력을 내 뿜기 시작하였고 흥에 겨워 신난 회원들이 좌석 통로를 메우며 좌우로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멋진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듣는 대박형수님과 심효정 가수의 노래 베틀, 이경희 선생님이 부르신 어니언스의 “편지”. 버스에 탑승했던 회원님들 대부분이 한곡씩을 뽑으며 막히는 고속도로에 지루할 틈 없이 신나게 놀면서 하남에 도착 시간은 오후 4시를 넘어갔다.
점심도 늦어지고 고속도로도 많이 막혀 계획보다 2시간 정도 늦어졌다. 49명이 대회에 참가하였고 식사는 그보다 2~3명 정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다. 개인차량을 이용한 회원님들이 있어 버스에는 36명이 같이 움직이셨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모든 분들이 서로 협조하고 봉사해 주셔서 안전하고 즐겁게 봄 소풍을 다녀왔다.
2월 중순쯤 4월 지방대회 참가를 선택하여 참석인원과 회비를 걷을 때만 해도 참여도가 떨어져 걱정도 했고, 버스대절 비용이 높아 교통비 1만원 거출 하는 것도 지금껏 관례가 없었다며 반대를 하시는 분도 있었다. 모든 일이 그렇다. 해야 한다는 확실한 명분이 있다면 사소한 반대나 불만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무시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헐레벌떡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회원님들께 이런 내용을 잘 설명 드리고 동의를 구하면 오히려 더욱 찬성 할 거란 확신이 생겼고 앞으로의 대회참가나 행사진행도 되도록 많은 회원님들과 서로 의논하고 토론하면서 결과를 도출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들리는 사소한 불만이나 반대는 지나친 기우에 불과하다는 믿음도 생겼다. 감사합니다~~. 헐레벌떡 화이팅!!!!
첫댓글 회장님 이하 운영진들 모두 대회를 준비하시느라 수고많으셨구 고생하셨어요 덕분에 저희들은 편안하게 즐겁게 달리고 대회를 즐길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려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 ㅎ
우리 최회장님이 열심히 하시니 날로 헐레가 번창하는듯 오랫만에 즐거운 하루
아직 마라톤대회를 많이 참가해보지못했지만,이번 대회는 대회 참가라기보다 지역축제에 소풍다녀온 기분이에요~
종합운동장 출반전의 분위기도 주로에서 응원해주시는 마을 주민들의 흥겨운 모습들..
회장님 말씀대로 헐레벌떡 선배님들이 함께 뛰어주셨기에 언덕의 힘겨움도 느껴지지않고 즐겁게 뛰었어요^^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요즘 바뻐서 카페에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회장님의 대회 후기를 멋지게 작성을 하셨네요.
헐레의 대한 열정과 사랑 항상 감사하고 모든회원들 같은 마음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서로 배려하고 좀더 소통하면 더 멎진 클럽으로 성장할거라 믿습니다.
헐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