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품격(品格) 무능한 지도자에게는 얼마쯤의 사람만 돌아서지만 몰인정한 지도자에게는 안 돌아설 사람이 없다.
무학산(회원)
<尹 대통령. 원래 이런 위인이었나> 떨어질 감은 떨어지고 만다. 떨어지는 지지율에 화들짝 놀란 대통령실이 박순애 교육부 장관을 내치는 것으로써 안 떨어지게 할 버팀목으로 쓸 모양이다. 저런다고 지지율이 안 떨어지겠는가. 그리고 더 떨어질 지지율이라도 있는가? 추락하는 지지율은 멈추지도 못한 채 윤 대통령의 밑천과 배포와 인간애만 드러나게 되었다. '윤석열은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냐?'는 평판과 함께 말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지게 돼 있었다. 박순애의 5세 취학도, 외고 폐지 추진도 떨어지는 근본 원인이 아니었음을 세상이 다 안다. 근본 원인은 윤석열 자신에게 있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우뚝 세운 사람은 문재인 치하에서 치를 떨던 국민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그 국민을 배신하다시피 했다. 민주당 스스로가 “정권이 바뀌면 문재인 정부 인사 최소 20명이 감옥 간다”고 각오한 듯이 말하는데도 단 한 명조차 감옥 보내지 않았다. 이는 믿음에 대한 배신이고 투표에 대한 배신이다. 배신에만 그치지 않고 겁까지 먹었다. 민노총의 깽판에는 실실 피하기만 하고 있어서다. 이런데도 지지율이 추락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지 않겠나. 좌파에게서도 본받아야 할 것은 본받아야 하고 배워서 익힐 것은 배워 익혀야 한다. 옛날 어르신들은 손자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하여 배우기에 머뭇거리지 않았다. 좌파가 지지율 떨어진다고 하여 장관을 후차내는 바를 보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장관을 내보내지 않고는 도저히 안 될 처지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격랑에 떠내려가는 장수를 보고 눈물이 났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런 말도 없다. 박순애 당신 탓이다 이 말 아니련가. 무능한 지도자에게는 얼마쯤의 사람만 돌아서지만 몰인정한 지도자에게는 안 돌아설 사람이 없다. 박순애 장관의 5세 취학과 외고 폐지 추진은 입안 단계도 아니었고 그저 이렇게 하면 어떻겠느냐는 현안 제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주장이 박순애의 입에서 비로소 나온 것도 아니다. 늘 제기돼 오던 사안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 일에 특정 집단이 반발한다고 해서 장관의 목을 칠 것 같으면 어느 누가 창발적이며 혁신적으로 일하겠는가. 복지부동과 눈치보기와 아부. 아첨만이 판을 칠 것이다. 게다가 좌파는 對 윤 정권 투쟁판을 벌리려고는 하지만 마땅한 이슈가 없어서 못 벌리고 있어 왔다. 차제에 5세 취학과 외고 폐지 논의를 광우병 난동처럼 이용해 먹은 것이다. 민주당과 그쪽 사람들이 제2의 광우병 난동을 벼르고 있다고 여러 사람이 목청껏 말해왔건만 윤 대통령은 안일했다. 그리고 일이 터지자 박순애와 안보실 보좌관을 쫓아냈다. 광우병 난동처럼 확대될까봐 그걸 막기 위해서 박순애를 내보낸 것이라고 우기면 더 할 말은 없다. 그 대신 윤 대통령은 무능한데가 냉혈하기까지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지지율은 더욱 떨어지겠고 말이다.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戰場에서 장수가 군졸 한 명의 종기에 입을 갖다 대고 고름을 빨아내었다. 그걸 본 군졸의 어머니가 대성통곡을 한다. 곁에 있던 군사들이 장수가 군졸을 저렇게나 사랑하는데 어인 울음인고? 했다. 그 어머니 왈. 저 장수가 내 남편의 고름도 저렇게 빨아내 주었다. 그러자 남편은 장수를 위해 죽기로 싸우다가 죽었다. 내 아들도 그렇게 죽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고작 34일 만에 장관을 내쫓았다. 자기 지지율을 위해서. 이를 본 국민이 윤석열을 어떻다 말하겠는가. 지지율 추락은 사람이 만든 문제이다.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풀 수 있다. 그런데 박순애를 제물로 바쳐 버렸다. 사람이 만든 문제를 사람이 풀지는 않고 제물을 써서 벗어나려 한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 이런 治者가 또 있었던가? 대통령의 품격만 우습게 되고 말았으며 민주당과 그쪽 사람들에게 戰意와 용기를 보태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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