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월 말 신장암 수술 후 회복 중인 1기 환우입니다.
저는 29세 여자입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암을 만나 두렵고 막막했는데,
환우회 카페를 알게 돼 정말 많은 걸 배웠고 큰 도움을 받았어요.
저의 경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신장암 의심]
5월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신장 내 종양 의심 소견을 받았습니다.
당시 ct 판독은 보스니악 2F였어요.
[병원 선택]
ct 자료(복부, 흉부)를 가지고 6월 초 서울아산 송채린 교수님, 삼성서울 서성일 교수님께 진료를 봤습니다.
송채린 교수님 : 암일 확률 95%로 진단, 전절제 가능성 언급, 바로 수술날짜 확정 (8월 초)
서성일 교수님 : 암일 확률 80~90%로 진단, 교수님께 요청하여 수술날짜 확정 (7월 말)
모두 큰 병원이고 두 교수님 워낙 유명하신 분이시라
수술 날짜, 접근성이나 병원 이용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 삼성병원으로 결정했습니다.
[검사]
첫 진료를 본 후 ct 재판독, mri 촬영, 본스캔, 신장스캔 검사 진행했습니다.
물혹 내부에 암이 자란 형태로 종양의 크기는 약 2cm. 좌측 신장 하단 안쪽에 위치.
교수님은 최종적으로 '신장암이 맞는 것 같고 전이는 없다' 정도로 말씀해주셨고
ct 판독 결과 조회해보니 R/O Endophytic RCC (cT1a)로 적혀 있었습니다.
[수술 전 준비]
저는 마른 체형인데다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수술 후 회복이 걱정이었는데요.
그래서 수술 날짜가 정해진 6월 초부터 수술을 받은 7월 말까지, 약 두 달간 운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주 3-4회 정도, 보통 30분 러닝 후 20분 맨몸 운동(플랭크, 스쿼트 등) 했습니다.
식사는 그냥 평소대로 하되 최대한 외식 줄이고 해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입원 및 수술]
7월 24일 월요일 오후에 입원하여 29일 토요일 오전에 퇴원했습니다. 총 5박 6일이었네요.
- 입원 1일차
3시쯤 입원, 암병동에서 수속하고 바로 병실로 갔어요.
6인실 이용했는데 공간도 여유있고 화장실도 2개라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입원 이후 바로 금식 시작(음료는 8시까지 허용)이었고 장 비우는 약을 마셨습니다.
- 입원 2일차 (수술 당일)
1시 반쯤 휠체어가 왔고 맨발로 탑승해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수술실 앞에서 대기하는데ㅠㅠ 나름 클래식도 나오고 따뜻한 천도 덮어주고 하긴 하지만
큰 수술 앞두고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나봐요. 그래도 오히려 수술실은 생각보다 따뜻한(?) 분위기였고
마취과 선생님들이 엄청 친절하게 해주셔서 긴장이 좀 풀렸습니다.
마스크 쓰자마자 바로 잠들었고 회복실에서 비몽사몽 하다가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보호자 알림문자 보니 2시에 수술방 들어가서 5시 50분쯤 병실로 들어온 것 같아요.
돌아와서 4시간 동안 잠들지 말고 숨쉬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호흡했습니다. 그리고 자라고 하는데
수술 부위 통증에 소변줄이랑 배액관 달고, 손가락에 산소포화도 기계, 발에는 마사지기.. 불편해서 잠은 거의 못 잤습니다..
통증은 좀 뻐근하고 아리는 느낌인데 참을만 해서 무통주사는 추가 안 했어요.
- 입원 3일차
수술 다음날 아침 소변줄 제거. 물 마셔도 되고, 조식부터 미음.
입원시 안내받은 종이에는 수술 24시간 후에 미음이었던거 같은데 그냥 바로 주더라구요.
이날부터 공올리기랑 걷기 운동 하라고 하셔서 밥 먹고 복도 한두 바퀴 걸었습니다.
그리고 회진 때 교수님이 수술 잘 되었고 간이 검사 결과 신장암이 맞다고 말씀해주고 가셨습니다.
- 입원 4일차
피 검사 및 엑스레이 검사했고 결과 괜찮다고 (가스 안나왔는데도) 점심부터 죽 나왔어요.
다른 환자분은 가스 안나와서 미음만 먹고 있다고 하던데 환자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른 가봐요.
이날 오후부터는 컨디션이 좋아져서 걷기도 많이 하고 공도 열심히 올렸어요.
- 입원 5일차
배액관 제거하고 가스 나와서 밥 먹었어요. 저녁에는 볶음밥 같은 선택식도 먹을수 있어서 좋았어요.
몸이 많이 가벼워졌고 공올리기도 수술 전만큼 가능해졌습니다.
- 퇴원
보호자 없이 혼자 퇴원했는데 주말이라 수속이 조금 귀찮았지만
짐이 많지 않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조직검사 결과]
투명세포암(clear cell) / T1a / 분화도 2
서성일 교수님은 퇴원 후 결과 나오면 전화로 알려주시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퇴원하고 3일 후, 수술 날짜 기준 딱 일주일 되는 날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퇴원 이후]
마침 외래도 수술 4주되는 날에 잡혀서 회복기간으로 생각하고 집에서 쉬었습니다.
퇴원 후 일주일 정도는 집에서 밥 해먹고 청소하고 하는 것도 꽤 지치더라구요.
그래도 걷기 운동은 꾸준히 했고, 이후에는 거동도 편해져서 친구도 만나고 했습니다.
이참에 푹 쉬고 싶어 쉬긴 했지만 사실 제 경험으로 보자면
수술 3주차 정도부터 사무직 분들은 출근도 가능할 거 같아요. (물론 스트레스 받고 이런 건 또 다른 얘기지만..)
예상보다 빠른 회복에 신기할 정도였네요. 아무래도 수술 전 운동을 해둔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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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러더라구요. 병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고. 저는 그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아도 내 몸은 늘 건강할 거라 믿었고, 암 같은 건 남의 얘긴 줄로만 알았거든요.
지금은 병을 더 키우지 않도록 일찍이 깨닫게 된 것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관리 잘하면서, 저에게 주어진 삶을 좀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려구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저도 정말 우연찬게 발견 하였습니다(교통사고로-피해자,입원해서 합의 보려고 띵가띵가 하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으니 안듣더라구요.그래서 정형외과에서 대전 응급실 가서 진찰을 받아서 발견되어 서울로 가서 수술했죠.ㅎ
대전병원서 암이 예상된다고 하니 집에 오는길에 길가에 차세워놓고 엄청 울었네요.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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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전보다
더 건강하게
더 즐겁게
더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스트레스가 최대의 적 인것 같습니다.
항상 몸건강히 재미나게 사세요^^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처음 암일 수 있다는 말 들었을 때 정말 아득해지더라구요ㅠㅠ 돌아보니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네요. 수술 전보다 더 건강하고 재미나게~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29살의 나이에 암이 찾아와 안타까운 일이나 그래도 초기에 발견이 되어 참으로 다행이네요. 글에서 씩씩하고 의연함이 묻어나 있네요.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잘관리 하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즐기시길 바래요.
초기에 발견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만큼 앞으로 관리 잘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삶 이루려구요! 감사합니다😊
씩씩하게 잘 수술받아서 좋습니다. 최상의 병원과 교수님을 탁 선택해서 진료후 수술결정...참 대견하십니다.
3cm미만은 거의 재발ㆍ전이없어도 식단ㆍ운동으로 잘 관리하시고요. 술은 드시지 말았으면 합니다.
병원은 환우회 카페에 많은 분들 후기 참고해 선택했어요. 저에게 참 고마운 공간입니다. 술.. 저 술 마시는 거 참 좋아했는데, 암인거 알고는 입에도 안 대고 있어요.. 아쉽지만 이제는 술 없이도 재미난 삶을 살아야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두 3년전에 우연히 쓰러져 갈비뼈 씨티쩍다 발견하여 7월30일에 신장암1기라고 들었을땐 마음이 무너지더군요
암은 유전이라고하는데
환우여러분 건강관리잘하셔셔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2년전 수도권을 떠나 강원도 원주 공기좋은데로 와서 살고있답니다
아침에는 맹꽁이가 울구요
새들의 소리를 들으니 좋습니다.
그래도 쓰트레스는 언제 우리마음속에 생길지 몰라
긴장하며 멀리할려고 합니다 시간날때 집사람과 원주소초면 구룡사숲길
그리고 홍천에 수타사를 가끔가면 확실시 공기가 다릅니다.
환우여러분 힘내시고요
자연과 어울리는 생활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도 이번주에 삼성병원 서성일 교수님 진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대구에서 1기진단받고 진료받는거라...많이 긴장되네요....
긍정적인 사고와 기운 받아갑니다!
더욱 건강하세요!
조기에 발견하셨으니 다행입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고 항상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
저희 남편도 2020년에 1기 진단받고 서성일교수님께 수술 받은 후 저번주에 검진 다녀왔네요 ^^ 저희 남편처럼 eiei님도 수술 잘 받으시고 건강하실거에요~ 화이팅입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우연히 봤는데, 저랑 성별만 다르시고 동갑이시네요..! 한고비 넘기셨으니 저희 이제 행복하자구요!
저는 조금은 풀어져서,,, 가끔은 회사에서 술도 먹는데 다시 자중하겠습니닷
저도 서성일 교수님께 수술 앞두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